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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9.
Part 9 마지막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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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 들어가고보니 경기장을 중심으로 좌석들이 둥글게 감싸고 있었다. 이미 사람들은 거의 만석이라고 할 정도로 꽉 차 있었다.
"늦었나…"
"괜찮아. 찾다보면 있어"
그녀는 이 곳에 처음 온 것이 아니라는 듯 종종걸음으로 좌석을 찾고 있었다.
"햐~ 오늘 잠실더비지?"
"두산과 LG!!!"
"LG하면 응원이지!!"
"누가 이길 것 같냐?"
"당연히 두산아니겠어?"
"두산이랑 LG붙은 전적보면 LG가 우세하던데…"
"오죽하면 LG가 두산전만큼은 자신있다고 얘기하겠어?"
"이번 LG는 완전 물 먹던데…"
"물 먹는 건 한화였지…"
"그래도 LG도 물 먹고 있잖아…지금 몇 위지?"
"7위잖아"
"끄허…LG는 선수연봉도 높은데 왜 이렇게 못하는 거냐…"
"오늘 선발 누구야?"
"중근이횽아니겠어?"
"봉의사!!!"
"WBC대박…"
"두산 선발은?"
"글쎄…누구였지…"
"두산은 선발진이 약하니까…"
"오늘은…김선우려나…"
"김선우가 에이스야?"
"아닐 껄…"
"그래도 두산 선발진에서는 제일 잘하지 않아…?"
"두산은 선발이 아니라 계투로 밀고 나가니까…"
"어쨌든 잠실더비는 흥미진진"
"동감"
"경기보면 알겠지"
"LG는 봉의사만 잘하는 것 같아"
"봉중근이 다 해먹지 솔직히…최고의 좌완 중 한 명인데…"
"투수는 봉의사, 타자는 페타지니 아니겠어?"
"페타지니만큼은 잘하고 있지…"
"봉중근 너무 혹사당하고 있는 것 같아…"
"당연히 WBC치르고 후유증도 컸을 텐데…"
"야. 시작한다 시작해"
"오옷!! 시작한다!!"
"정우"
"응?"
"여기로 와"
다행히도 빈 좌석이 두개가 있었다. 드디어 시작되는 경기.
"1번타자. 중견수 이종욱"
"와아!!!"
응원봉두드리는 소리가 이 경기장을 잔뜩 메우고 있었다. 내 앞으로 보이는 전광판에는 1번부터 9번까지 선수이름들이 표기되어있었고 공을 던질 때마다 구속도 표시되었다.
난생 처음으로 보는 야구경기. 가끔가다 같은 반 애들이 야구경기에 대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떠드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다. 물론 백문이불여일견.
듣는 것보다 보는 것이 백배천배 나았다.
"달려라 이종욱~이종욱~"
선수응원가로 보이는 노래를 관중들이 따라 부르고 있었다. 나는 어리둥절했다. 선수가 나올 때마다 음악이 나오고 따로 응원가까지 있다니..
"…신기해"
나에게는 신기한 것 투성이였다. 물론 하나도 모르겠지만은 이렇게 수 많은 사람들이 열광적으로 경기에 참여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나도 덩달아서 따라하고 싶다랄까..
"와아!!!!"
"뭐야…왜 갑자기 뛰는 거야…"
"도루라는 거야"
"도루?"
"그러니까…투수가 던지는 틈을 타서 몰래 뛰는 거야"
"그냥 친 다음에 뛰는 거 아니야?"
"이렇게해도 돼"
"흐음…지현누나는 잘 아네…"
"내 친구들이랑 자주 야구장에 갔다왔어"
"4번타자 3루수 김동주"
타타타타..
타자들이 나올 때마다 선수입장노래와 함께 응원봉과 환호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녀 역시응원봉을 두드리며 열심히 응원 중.
"동주~동주~김동주~"
응원가도 제각각. 아까 전에는 가제트노래까지 나온 것 같았는데...그러면서 '고잭!' 이라고 외쳤었는데..이제는 비행기노래가사를 살짝 바꿔버리네...
"오오오오!!!!"
그 때 반대편 오른쪽 관중석으로 공이 높이 솟아오르며 날아오르고 있었다.
"우~"
아쉽다는 듯한 외침.
"얼래…갑자기 다 들어가버리네…"
"공수교대야 3아웃되면 수비팀과 공격팀을 바꾸는 거지"
"그러면서 번갈아가는 거야?"
"응"
"이봐 아가씨 잘 아네"
"네…"
"옆에 있는 남자는 남자친구?"
"아닌데요"
"맞아요"
어...? 지금 누나가 방금....
"이봐 형씨. 형씨는 부러운거야 저런 예쁜 여자친구 사귀면…"
"네…?"
"형씨는 야구경기 처음 보는 거지?"
"아 그렇죠…"
"여자친구가 잘 아는 것 같은데 좀 배워봐. 야구경기보는 것도 엄청 재밌다니까?"
"그러니까 여자친구가 아닌데…"
"에이 부끄러워하지말고…형씨처럼 야구에 대해서 잘 모르는 남자들도 많으니…"
옆에 있던 인심 좋게 생기신 아저씨 한 분이 호탕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여자친구가 아니라고 해봐도 듣지 않을 모양이었다.
경기는 지루하게 진행이 되었다. 전광판에는 1회부터 6회까지 전부 다 0으로 표시되었다.공격을 할 때마다 번번히 막히는 공방. 그 동안에는 우리들은 저녁이나 다름이 없는 햄버거들을 모두 먹어치웠다.
"4번타자 1루수 페타지니"
"오오!!!"
야구선수 중에 한국인 말고도 외국인이 방망이를 들고 타석에 섰다.
"오! 오! 페타지니~~"
전광판에는 노란색 전등이 2개가 표시되었고 초록색 전등도 'B'옆에 3개가 표시되었다.
"풀카운트다!! 한 방 날려라!!!"
"페타지니!!!"
"풀카운트는 또 뭐지…"
딱!!!
"와아!!!!!"
공이 딱하고 크게 들려오면서 중간에 있는 전광판이 있는 곳으로 높이 날아가고 있었다. 수비자가 공을 잡기 위해서 열심히 달려가고 있었지만 공은 이미..
"와아!!!!!!!!"
수비자가 펄쩍 뛰어올라서 공을 잡으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잡을 수도 없이 공이 넘어갔다
"이게 홈런인가…"
공을 친 타자는 유유히 뛰면서 돌고 있었다. 관중들은 엄청나게 열광 중.
"거 봐!!! LG가 두산에 강하다니까!!"
"페타지니!!!!"
"드디어 1:0!!!"
응원봉의 두드리는 소리는 엄청크게 울려퍼졌다.
6회가 끝나고 7회가 시작되려하고 있었는데..전광판에 이벤트에 관한 것이 나왔다. 입장권에 나온 일련번호에 관련된 이벤트였다. 그래서 뒤에 세자리가 맞을 경우에는 다양한 경품들이 준다고 광고했다.
그리고 스크린에는 '댄스타임!'이라면서 관중석에서 구경하고 있는 여자 한 명을 집중적으로 비추고 있었다. 그러자 부끄러워서 손을 내저어서 내빼려고하다가 결국에는 웨이브 한 번 추고는 얼굴을 가리며 주저앉았다.
"오오!!"
이런 거해도 경품주는구나...
경기 막간에 펼쳐지는 이벤트는 계속 진행되었다. 댄스도 나왔고..엉덩이로 이름쓰기도 나오고..그리고...
♬~♪~♩~KISS~
"오오오!!!!"
정말 얄궃게 키스까지 하라고 나왔다. 그리고 스크린에는...
"에…??"
나와 지현누나가 비치고 있었다.
"뭐야 이거!!!!!!"
나는 정말로 당황하였다. 누나도 놀랐나본지 손을 내저으면서 철저히 거부의 의사를 명백하게 보였다.
"키스해!"
"키스해!"
"형씨 부럽구만!!!"
"저런 예쁜 여자랑 키스하다니!!!"
"키스해!!!"
"저희는 연인이 아니라니까요!!"
나는 급기야 흥분해서 연인이 아니라면서 변명을 하고 있었지만..이렇게 쉽게 넘어갈 위인들이 아니지...
하지만 그 때 부끄러워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지현누나가 나에게 다가와서..
쪽.
머리를 걷고 내 이마에 뽀뽀해주었다. 그러고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다시 제자리에..
"에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야유..게다가 전광판에도 '에이~'라고 쓰고 있었다. 게다가 구경하고있던 모든 관중들마저 야유하고 있었다.
"…"
"…"
전광판에는 여전히 우리의 모습이 비치고 있었다. 끝장을 내고야 말겠다는 의지인가..그래도 나는 절대로 안한다!! 어떻게 친누나랑 키스를 할 수가 있냐고요...
"저희는 남매라니까요!!"
"에이~우리는 다 알고 있어~"
크어!!! 미치겠네...젠장...
"정우"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지현누나가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여전히 얼굴이 달아오른 채로 나를 유심히 쳐다보고 있었다.
"…어?"
그녀가 다시 내게 다가왔다. 촉촉해진 그녀의 입술이 보일 정도로 가까이.
"…어…"
다시 머리카락으로 가려져있던 시야가 펴지고..
그녀가 내 얼굴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위헙하다...진짜로...
내 입술과 그녀의 입술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졌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녀가 다가온다.
정신이 서서히 혼미해졌다.
애써 고개를 돌려보려고하였지만 몸은 그렇게 반응해주지 않는다.
"지현누나…그만…"
이러한 외침에도 불구하고 결국에..
입술과 입술이 닿는다. 정신이 빠져나갈 것만 같았다.
황홀하다고해야할까...아니면..정신이 없다고 해야할까..짧지만 영겁의 시간이 흐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애틋하면서도 가슴이 아릿했다. 왜 갑자기 그런 감정이 느껴지는 건지 모르겠지만..
거부감이 들어야하는데도..이상하게 되어버린다.
'어째서…'
그녀는 왜 나와 입맞춤을 하였을까.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서도..
'그냥…'이벤트'려나…'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이게 해결책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자꾸만 심장이 두근두근하다.
키스를 하였다. 그렇게 나와 그녀는. 그 덕분에 커플식사권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그래..'이벤트'인 것이다..
"정우"
"응?"
"화…났지?"
"…"
"내가 갑자기 그러니까…"
"괜찮아. 어차피 빼도 박도 못한 상황이었는 걸…"
"…"
"내가 더 미안하지. 누나랑 그런 오해가 생기니…"
"…"
"누나한테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잖아…?"
"…"
"미안"
어색해졌다. 키스를 나누고. 경기가 끝나고..집으로 돌아가는 길. 웃으며 지현누나와 대화하지못하고 나는 그저 차창 너머로 보이는 도시의 야경을 보고 있었다.
"…정우"
"응?"
"고마워. 소원이루어줘서"
"…소원이랄 것도 없었고…오히려 누나한테 피해만 끼치고…"
"나는 정말로 괜찮아…오히려…"
"…?"
"기쁜 걸…행복하기도 하고…"
"…"
거짓말이었다. 그녀에겐 너무 미안한 마음 뿐이었다.
"…"
키스의 여파 때문이었을까,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그녀의 얼굴은 발그레 달아올라져 있었다. 상당히 부끄럽고도 부끄러우면서 죄책감에 휩싸였다.
'친누나와 키스를 했다. 그것도 아무렇지 않게 연인처럼'
아무리 이벤트라고 끊임없이 자기를 달래보아도..키스를 한 건 한 거다...
"…"
고개를 돌리며 그녀를 보고 있으면. 그녀는 머뭇머뭇거리고 있다.
"…"
당분간. 그녀의 얼굴을 볼 수는 없을 것 같았다. 너무나도 부끄럽고...미안해서...
그 이후. 나는 외출을 하지 않았다. 그저 방 안에 틀어박혀 미연시를 하며 시간을 보내었다. 방을 나올 때 가끔 마주치는 그녀를 볼 때마다 웃으며 인사를 했지만...
아직은 어색하기만 했다.
여름방학이라는 것도 서서히 끝나가고. 2학기를 준비해야 된다. 이 2학기가 끝나고나면..나도 고3이 되고..그녀는 이제 졸업을 하게 된다.
지금보다 나도 그녀도 서로 바빠져서 얼굴도 잘 안보게 될 것이다. 이런저런 사정으로..민정이도 그렇다. 이런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들도 줄어만 간다는 생각에..
'조금 더…잘해줘야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가족들과 더 친하게 지내고. 더 잘해주려고 노력하는 것.
그것 뿐이었다. 그저..그것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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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오십시오 어디로 모실까요?"
"서울 00동으로 가주세요"
"여행이라도 다녀오셨습니까?"
"아니요. 유학을 하다가…한국에 오랜만에 오는 거예요"
"그렇군요. 가족들과 만나러 가는 것입니까?"
"네"
"그러고보니 손님께선 참 예쁘시네…"
"후훗. 고마워요"
'정우는 아직도. 그 곳에서 남아 나와의 약속을 지키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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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9 종료입니다..
내일부터 Part 10 연재와 뜰에는 Part 9.5 외전편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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