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색빛 세계와 검은 동물들-137화 (137/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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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9.

현재 히로인 투표 중간 결과.

지현누님이 압도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군요..역시 누님파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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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갔다가는 세희와 2-c놈들 전원은 물론이고 시하와 그녀의 친구들에게 걸릴 확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민정이와 지현누나의 제안을 거절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오타쿠"

"응?"

"오타쿠한테 선택권은 없어? 무조건 Yes야"

"…"

쐐기를 박아주시는 구만 민정양께서는..

"정우"

"응?"

"…꼭 같이 갈 거지?"

"…"

저기요..저한테도 생각 할 기회를 주시면 안될까요? 지현누나도 민정이도 나를 왜 이렇게

들들 볶고 있는 거야..

"갈게"

나는 그 워터파크에 사람이 많아서 제발 마주치지 말기를 빌어야만 했다.

셋이서 모처럼 가족여행이기도 했고..(놀러가는 거지만) 나름대로 자기를 합리화 시켜보았다. '그래. 이것은 어쩔 수 없는 거야'라고. 그렇다고는 해도 가려자니 세희와 시하에게 미안했다. 그렇게 안 간다고 바득바득 했었는데..걸리면 아주..

끝이지 뭐...

"지현언니"

"어?"

"수영복 사러가자"

"…에?"

"수영복 없잖아"

"…그렇기야 하지만…"

"그리고…"

민정이가 지현누나에게 다가가서 귀에다 대고 귓속말을 하더니 지현누나는 얼굴이 갑자기 붉게 달아오르면서 부끄러워 하고 있었다.

"알겠지?"

"…응"

"오타쿠. 우리 수영복 사러 간다. 점심은 알아서 먹어"

자기들만의 대화를 하고선 바로 지현누나의 손을 이끌고 현관문을 나서는 민정이. 아주..여름방학이라고 신났어요 아주...

"그러고보니까…나한테 수영복이 있던가?"

나는 내 방으로 들어가 텅텅 비어 있는 옷장을 뒤졌다. 뒤적뒤적해도 뭐..그냥 티셔츠에..긴 팔에..평범한 사복들 뿐.

"하아…나도 사야겠네"

"그럼 렛츠 고~"

드디어 수영장을 가는 날. 이틀이 지났어도 민정이는 여전히 하이텐션. 아주 기분이 붕하고 들떠있는 것 같았다.

"정우"

"응?"

우리들은 각자 자신들의 짐을 들고 워터파크로 천천히 향하고 있었다.

"수영…잘 해?"

"아니. 전혀 못하는데"

"그러면…"

"?"

"나한테…배…배워보지 않을래?"

"응?"

"그러니까…수영 잘…못한다면서…그래서 내가…가…가르쳐주겠다구…"

"누나가 정말로 가르쳐주게?"

"응…"

"헤에…꽤나 자신있나보네…"

"나름대로…그 동안 여름되면 많이 했으니까…"

"흠…"

"배우기 싫으면 안 배워도 되구! 하지만…"

"알았어. 기껏 왔는데 배워보지 뭐"

"정말?"

"잘 부탁해"

"응!

그녀는 밝게 미소지었다.

"지현언니!"

"어…어?"

"그거! 반칙이잖아!"

"…어?"

"반칙이라구! 반칙!"

"…그건 또 무슨 소리냐…"

"먼저 선수치는 거야?"

"…"

"쳇. 절대로…지지 않을거니까…"

"이건 뭐냐…"

화해하는가 했더니 길거리에서 또 신경전이네. 대체 왜 저러는 거야 이 둘은.

"도착!"

"헤에…엄청크다…"

"여기에 영화관도 있고! 각종 오락시설도 많대"

"사람들 많이 들어간다"

"나는…싫은데…"

"에이. 지현언니 이제와서 빼는 거 아니겠지?"

"…!!"

"나야 상관없지. 오타쿠랑 둘.이.서. 놀테니까~"

"가자"

갑자기 의욕만빵이신 지현누나. 평소에는 시끄러운 곳을 왠만해서는 가지 않으려는 누나인데..뭔 놈의 이유로 이렇게 가자고 우리들을 이끌고 있는 거지..?

당연히 사람들이 많음에 따라서 우리 셋은 주목을 받는다. (나는 항상 들러리였다)

"야. 저 긴 머리 여자애 이쁘지 않아?"

"진짜 쩐다 쩔어…"

"단발머리도 엄청 귀여운데?"

"자매사이 같은데…"

"햐~ 우월하구만 우월해…"

"성형한 걸까?"

"성형한 것 치고는 자연스러운데?"

"요새 기술이 얼마나 발달했는데…"

"전혀 그런 흔적은 없어보여"

"자연미인이면…"

"대박 중의 대박이지…"

"혹시 박지현아냐?"

"한국고 여신?"

"그래! 박지현이야"

"그럼 저 단발머리는?"

"박지현 여동생이야. 전에 문화제 때 봤어"

"모에다!! 불타오른다!!"

"우오!!!!"

여름방학이라서 고등학생들도 많았다.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도 그런 것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자기 갈 길 가고 있는 이 둘. 즐기고 있는 건지..정말로 모르는 건지..

"저 놈은 뭐냐?"

"박지현이랑 단발머리랑 중간에 있는 놈?"

"그래. 저 새끼 말야"

"얼굴이 안 보여…"

"저 새끼 왜 저렇게 머리가 길어?"

"그러니까 말야…정말 추하다 추해"

"얼굴이 못 생겨서 가리고 있는 거 아니야?"

"당연히 그러겠지"

"그런데 저렇게 예쁜 애들 둘이나 데리고 다니고 있는 이유는 뭐야?"

"설마…저 자매들랑 사귀고 있는 거?"

"에이 설마…진짜로 그러면…"

"돈이 많던가…"

"아니면 뭔가 약점을 잡았다던가…"

"알고보니 저 둘이 꼬신거라든가…"

"결국엔 온 남자들의 로망!! 양 손의 꽃이 아닌가…"

"저런 행복한 새끼…부러운 새끼…"

"부러우면 지는 거다!!"

"옳소!!!!"

"여기에 무적의 솔로부대가 없는가!!! 저런 잔혹무도한 놈한테 정의의 철퇴를!!!"

"와아!!"

어이어이 이보슈...우리들은 '남매'거든요..? 댁들이 생각하는 그런게 전혀 아니거든요!!!

어떻게 이 둘은 자신들에 대해서 말하는 줄도 모르고 그냥 걷고 있다냐...

"오타쿠"

"엉?"

"들어가자"

사람들의 욕이란 욕은 먹다보니 어느 샌가 목적지인 수영장에 도착했다.

"그러면 어디서 볼래?"

"저기~ 음료수 파는 곳에 파라솔 있고 수영장의자 있지?"

"어"

"그 쪽에서 보자"

"정우"

"응?"

"조금 있다가…"

얼굴이 발그레하며 머뭇거리고 있는 지현누나.

"아. 많이 가르쳐줘"

"응!"

행복하다는 듯 미소짓고 있는 그녀를 보며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 지었다.

"자 그럼…"

지현누나와 민정이가 여자탈의실로 가고. 나는 반대편에 있는 남자탈의실로 갔다. 거기에서는 많은 수의 사람들이 옷을 갈아입고 있었고 나는 라커룸에 키를 받으러 갔다.

"802번 라커룸 사용하시면 됩니다"

점원이 팔찌로 된 라커룸 키를 건네주고 나는 라커룸 문을 열었다. 입고 있던 반팔티를 벗고 수영장에 들어갈 것이기 때문에 따로 준비한 반팔티를 꺼내 입었다. 그런데 내 몸을 보고 남자들의 시선은 놀라워하기 그지 없었다.

"왜 저렇게 상처가 많대?"

"심지어 칼자국도 있어…"

내 몸에 새겨진 수 많은 흉터들과 칼자국을 보더니 나를 슬금슬금 피하기 시작했다. 반면에 나는 그러한 곳에 아랑곳하지 않고 바지를 어제 사두었던 웨이크팬츠로 갈아입었다.

"이거면…되었으려나…"

수영장으로 들어서면서 아까 전에 얘기했던 약속장소에 있던 수영장의자에 앉았다. 아직 민정이와 지현누나는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있는 지 그곳에는 없었다.

"정말 넓네…"

수영장 안에는 각종 후룸라이드와 같이 놀이기구들이 즐비하고 개장한 지 별로 안되서 수많은 사람들이 '꺄아~'거리며 신나게 놀고 있었다.

놀이공원이라던가 그러한 곳은 별로 가보지 않아서 그런지 여전히 나에게는 별천지의 세상이어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나는 신기해하고 있었다.

"오타쿠"

내 앞에선 민정이가 원피스로 된 수영복차림으로 있었다. 가슴은 그다지 없었지만 모에한것을 좋아하는 남자들이라면 닥치고 안겨들어올 기세로 그녀는 정말로 귀여웠다.

"나…괜찮아?"

"귀여운데"

솔직한 감상. 내가 봐도 이것은 엄지손가락 척하니 들고 '굿 잡!'을 해야 할 형편이었다.

"그래…?"

나의 이러한 대답에 놀라했지만 칭찬에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고 있는 민정이.

"딱히…오타쿠한테 보여주려고 했던 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

"그런 말 들으니…기뻐"

"뭘 별말씀을"

"그런데 오타쿠는…머리 안 걷는거야?"

"응?"

"여기서도 얼굴 안 보여주게?"

"내가 이런 추한 얼굴을 왜 보여줘?"

"…추한 얼굴아니야"

"엥?"

"멋…멋진걸…오타쿠는"

"멋지다니? 내가?"

"정말로 잘 생겼고…또…으앗! 더 이상 못 말하겠어!"

그녀는 얼굴을 부여잡고 도리도리 고개를 저으며 창피해하고 있었다.

"…말로나마 고맙다"

그냥 말로만 한 거겠지..진짜로 내가 잘 생겼을리가..? 이런 다크서클 낀 폐인놈한테..

"오오!!!!"

"뭐냐 이 소리는…"

그 때 주위 남자들의 환호성소리가 넘쳐나기 시작했다. 여자탈의실에서 누군가가 수영장으로 들어선 순간. 경악과 탄성이 흘러나왔기 때문이었다.

"으어!!!!"

"여신님이다!!!!!"

"여신…?"

"정말 눈 호강한다!!"

"굿 잡!!!!!!"

"최고다!!!"

"뭐야…?"

"…왔네"

"어라…? 지현누나…?"

기나긴 검정색 생머리. 여신님이라고해도 믿을 아름다운 외모.

"정우"

그녀는 완벽한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보여주고 있었다.

"에엑…진짜야…?"

모두가 탄성을 자아내게하는 그녀는 검정색의 비키니를 입고...

나에게. 빛보다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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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소설 Lt Novel란에 옮겨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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