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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9.
넵. part 9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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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이었다. 6시에 일어나서 이제 밥 준비나 해야지 하던 와중에 지현누나가 먼저 일어나 있었다.
"어라…?"
지현누나는 평소에 절대로 이 시간에는 일어나지 않는데 말이지..
"누나…?"
분명히 들렸음에도 불구하고 반응을 하지 않는 그녀. 뭔가 뾰루퉁한 표정에 나를 본체 만체하였다. 내가 뭐 잘못한 것이라도 있었나..?
톡톡.
이번엔 다가가서 어깨를 톡톡하고 건드려보았다. 그래도 반응은 없음.
"누나. 지현누나"
"…"
대체 왜 그러냐고...
"누나"
"…응"
"나한테 삐진 거라도 있어?"
"…"
"혹시 화난거야?"
"…아니"
"그러면?"
"어제…"
"어제라니?"
"어제…같이 독서실가기로 했잖아…"
이런. 민정이 녀석이랑 산책하느라 까먹고 있었다..
"미안…"
"…"
그거 때문에 나한테 뾰루퉁한 표정짓고 '나 삐졌어요'라고 쓰여있었구만..
"오늘은 꼭 같이 가자"
"…정말이지?"
의심스럽다는 듯이 말하는 표정으로 정말로 갈 거냐고 묻는 그녀.
"정말이라니까. 학교 끝나고 집에 갔다가 바로 가자"
"응!"
이 누나. 조금 단순하다. 어떻게 바로 표정이 풀리냐...뭐..이런 거 보면 상당히 귀엽지만.
"학교도…같이 등교할래?"
"그래"
누나는 내 옆 가까이에서 닿을 듯 말듯하게 같이 등교 중. 30분이나 되는 머나먼 거리를 그런 상태로 유지한 채 걷고 있었다.
"이제…7월이네…"
"누나 수능도 4개월 밖에 안 남았지?"
"응"
"잘 준비하고 있어?"
"나름대로는 준비하고 있지만…"
"자신은 없는 거지?"
"…그럴 지도"
"괜찮아. 누나 성적이면 충분히 좋은 대학 갈 수 있을 거야. 게다가 누나 수능준비 열심히하고 있잖아? 자신을 가져"
"…고마워"
"뭘. 나야말로 여태까지 응원해주지 않은 게 미안하지 뭐…"
"으응. 충분히 응원받고 있어…"
"…?"
"네가 있는 거만으로도 응원받고 있다고 생각해"
"과대평가야 그거"
"아니. 정말이야"
"…그래?"
"응…정말로 너 덕분에 응원많이 받고 있는 걸…"
"…"
머쓱하다. 누나가 이런 말을 해주니 부끄럽기만 했다.
"독서실말야…"
"독서실은 왜?"
"어떻게 되어있는 거야?"
"…?"
"아니. 독서실은 한번도 가본 적이 없어서"
"아…"
"여태까지 집 안에서만 공부를 했잖아? 그래서 독서실이 어떻게 되어있는 건지 잘 몰라. 내가 아는 것이라고는 독서실은 공부하는 데라고 아는 것 밖에…"
"그냥…평상시에 공부하던 방 책상이 많이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돼. 대신에 상대방한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칸막이가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랄까? 별 다른 건 없어"
"그렇구나…"
"후훗. 독서실이라고 해서 특별한 곳이라도 되는 줄 알았어?"
"…응"
"자기 방에 있는 책상이라고 생각해. 긴장하지 말구"
"긴장은 안 했어"
"궁금하기만 했던 거야?"
"나는 잘 모르니까"
"…"
"그냥. 영화관이라던가 pc방이라던가 그러한 것은 알지만 딱히 독서실 같은 곳에서는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해서…처음에는 책 읽는 곳으로 알고 있었어"
"오늘 가는 것으로 알면 되잖아 어떤 곳인지"
"응"
"그러니까 차차 알아가면 되는 거지"
"하기야. 그렇긴 해"
"방과 후에 정문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알았어"
방과 후. 종례가 끝나고 나는 먼저 정문에서 기다리고 있던 지현누나를 만났다.
"기다렸어?"
"아니. 나도 방금 왔는걸"
"일단 집부터 갔다가자. 민정이 밥 챙겨주고"
"…"
"오타쿠 왔어?"
"응"
"어…?"
"다녀왔어"
"…응…어서 와…"
아직도 화해를 하지 못한 건가..그 두 자매사이에선 계속 '서먹함'만이 존재하고 있었다.예전이었다면 '어서 와!'하면서 지현누나를 반갑게 맞아주었을 민정이인데..
지현누나도 민정이도 서로의 얼굴을 볼 때마다 표정이 어두워지기만 했다. 대체 왜 그러는 거지..아무래도 지현누나와 민정이 사이에서 일어났었던 일이 너무 컸었나 싶다.
나는 바로 가방을 내려놓고 민정이 저녁밥을 만들고 지현누나도 방에 가서 사복으로 갈아입고 화장실로 씻으러 들어갔다.
"오타쿠"
"응?"
"저녁밥 만들고 있는거야?"
"응"
"저녁에 어디 가?"
"지현누나랑 같이 독서실 가기로 했어"
"독서실?"
"응. 어제 못 갔거든"
"…"
"왜 그래?"
"으응. 아무 것도 아니야"
"저녁되면 데워서 먹어"
"응…잘 갔다와…"
민정이는 쓸쓸하다는 표정으로 방에 들어가고는 나오지 않았다.
"정우"
"응"
"가자"
"나 일단 교복 좀 갈아입고"
"민정이…"
"민정이는 왜?"
"민정이가 무슨 말 했어?"
"독서실간다고 했더니 잘 갔다오래"
"…그래?"
"별 말하지 않았어"
"…"
"민정이랑 화해…못한 거야?"
"…"
"내가 알아서는 곤란한 일이고…마음열고 민정이랑 화해하면 안 되겠어?"
"…아마 못할 거야"
"…?"
"그러기에는…너무 돌이킬 수가 없게 되어버렸는 걸…"
"그건 무슨 말이야?"
"그냥…있어…언젠가 알게 될 거야 너도…"
"언젠가…라니?"
"그리고…우리 싸우지 않았어"
"싸우지 않았다는 건 또 뭐야?"
"미안하지만…얘기 못해…"
"…"
"때가 되면…알려줄게"
"하아…나한테는 그렇게 얘기해주기 싫은 심각한 얘기네…"
"정우"
"응?"
"…금지된 사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그건 왜?"
"그러니까…형부와 처제간의 사랑이라던가…여동생과 오빠의 사랑이라던가…누나와…친동생의 사랑이라던가…"
"근친…말하는 거야?"
"아니. 꼭 그러는 걸 말하는 건 아니지만…"
"글쎄…나도 뭐라고 말해야 될 지 모르겠어.애초에 생각을 안 해봤으니까"
"하지만 만약에…"
"만약에?"
"네가 그 상황에 처해있다면…너는 어떻게 할 거야?"
"내가 누군가와 금지된 사랑에 빠졌다면…이라는 얘기지?"
"응"
"…"
"…?"
"아마도. 그 사람을 정말로 사랑하고 있다면…"
"응…"
"그런 거. 상관없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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