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색빛 세계와 검은 동물들-132화 (13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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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8. jealousy · forlornness

하아..이제 Part 8도 끝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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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여"

손을 살짝 들며 민정이에게 멋쩍게 인사. 끄..진짜 쪽팔렸다.

"저 사람이 민정이 오빠야?"

"연예인이야…?"

"그렇게 보기에는 다크서클이…"

"여태까지 민정이가 가족에 대해서 얘기한 적이 없었는데…저런 오빠를…"

"처남이 강림하셨다!!"

"누가 처남이야!!!"

"처남형님!!!"

"…"

민정이의 인기는 대단하구만..대체 이 자매들은 어떻게 생겨먹은 유전자길래 남자들이 꼬이고 꼬이는 거지..?

"오빠!! 잘 생기셨어요!!!"

"…엥?"

뭔 이상한 소리를 하는 거야..?

"오빠"

맨날 이 녀석한테서 오타쿠오타쿠 소리 듣다가 오빠소리 들으니 은근 갑자기 기분이 좋아지네.

"여기에…무슨 일로 왔어?"

"아 그게 말이야…저기 선생님?"

"네?"

"민정이 좀 데리고 갈 수 없을까요?"

"오오!! 이건 무슨 시추에이션인가!!!"

"설마…오빠와 여동생의 금단의 사랑의 도피?"

이 녀석들은 무슨 소리를 지껄이고 있는 거야..

"민정양!! 우리 버리고 가면 안돼!!!"

절규하는 남자들. 이 중학교에서 민정이가 '여신'인가..

"…왜죠?"

"담임선생님이 저보러 여기에 오라고 해서…"

"무엇때문에…"

"학부모면담"

그 소리와 함께 갑자기 싸늘해지는 반. 민정이도 그 소리를 듣자마자 표정이 어두워졌다.

"…"

역시..저 녀석들은 민정이가 고아라는 것을 알아냈어...

"…대리보호자 자격으로 왔습니다"

"…오빠가 그걸…"

"숨긴다고 해서 계속해서 숨겨져?"

"…!!"

"아무튼. 학부모면담때문에 왔습니다. 그래서 민정이를 잠깐 데리고 갈까 합니다"

"알겠습니다"

"일단 출석이 인정되는 거지요?"

"네. 담임선생님이 부르셨다면야…"

"실례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뭔 말씀을…"

"수업시간인데 폐를 끼쳐서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민정아…"

"…"

나는 양해를 구하고는 그녀의 손을 잡고 복도를 걸어갔다.

"어떻게 알아낸거야?"

"어제 전화가 왔어"

"오후 때의…"

"맞아"

"이렇게 갑자기 오니까 놀랐잖아!!"

"미안"

"…칫. 미리 얘기나 해주고 올 것이지"

"미안하다니까"

"딱히…미안해 할 필요는 없으니까!"

"??"

"그냥…와줘서…"

"…그러냐"

"…"

"얘기했었잖아. 도와주겠다고"

"…응"

"고작 이런 거 하나도 도와달라고 말해주지 못하는 거야?"

"…오타쿠는 미성년자이고…"

"네가 나에 대해서 가족사항을 기재안했으니까 선생이 모르는 거 아냐?"

"…몰라 그런 거"

"그래서 21살로 속였다"

"…나 때문에?"

"그럼 18살로 얘기할까?"

"아니…안된다는 건 알지만…"

"뭐. 네가 기재를 안 해서 이렇게 보호자 자격으로 너를 도와줘서 다행이지만"

"…"

툭툭.

"걱정하지마. '보호자'역할은 잘 할테니까"

"오타쿠인데…신뢰가 가겠어?"

"…그거야 그렇지"

"…하지만…"

"…하지만?"

"오타쿠가…이렇게 와줘서…기뻐…"

"…??"

"그…그렇다고 착각하지마! 오타쿠가 진심으로 나를 도와주는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머뭇머뭇거리며 금방이라도 머리 위로 증기가 피시식하고 올라올 것만 같이 얼굴이 사과같이 붉어진 민정이.

"알아 이 녀석아"

"그런데 있지?"

"엉?"

"오타쿠는 담임선생이 어디 계신지 알아?"

"당연히 모르지"

"…에휴. 따라와"

민정이는 앞으로 가더니 나를 질질 끌고갔다.

그러면서 손은..계속 꽈악하니 붙잡고..

똑똑. 끼이익..

나는 민정이의 담임선생이 있는 특별활동부의 문을 열었다.

"저기…"

"네?"

"죄송한데 오진아선생님이…"

"저기 전화받고 계시는 분이세요"

"아. 감사합니다"

나는 민정이와 함께 담임선생의 앞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전화를 하느라 아직 우리가 왔다는 것을 알지 못한 담임선생.

"네네 알겠습니다. 네. 어라…민정이가…"

"…안녕하세요"

"옆에는 어제 전화 받으셨던…?"

"네"

"일단 앉으세요"

우리들은 선생의 안내를 받아서 의자에 앉았다.

"이름이…?"

"박정우입니다"

"정말…21살이신가요?"

"…네? 네…"

"아니 나이보다 어려보이셔서…"

"하하…"

실제나이는 18살인데 말이죠..

"민정아"

"네"

"오빠분이 잘 생기셨네"

"…"

"…"

당연히 예의상으로 칭찬하는 거겠지만 막상 들으니 당황스럽다.

"말씀만으로도 고맙습니다…"

"아니요 정말로 잘 생기셨는걸요! 살면서 이렇게 잘 생기신 분은…"

"에이 설마요…"

"진짜로 잘생기셨어요"

"…하하…고맙습니다"

"민정이는 이렇게 다정한 오빠둬서 행복하겠어?"

"…"

민정이는 얼굴이 홍시가 다 되었네..

"…저기…"

"내 정신좀 봐! 죄송합니다…잡설이 너무 길었죠?"

"아니요 괜찮습니다"

"일단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담임선생은 자기의 책상으로 가서 서류 몇 장을 들고 다시 돌아왔다.

"여기서…면담해도 괜찮으시죠?"

"예"

"그러면…"

"…"

서류를 유심히 살펴보는 중. 나는 어떤 말이 나오는 지 조마조마하기만 했다.

"민정이의 성적이 우수하다는 건 알고계시죠?"

"알고있습니다"

"이번 2010학년도 부터 고교선택제를 하는 건 알고계시고요?"

"아니 그건…"

"그러니까 간단히 얘기하자면 예전에는 학생의 선택없이 추첨을 통해서 학교가 배정되었는데 그것이 아니라 학생이 자율적으로 학교선택을 한다는 거죠"

"아…"

"그렇다고 학교를 선택해서 무조건 들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군요…"

"어차피 학교선택을 하는 것은 3학년 막바지에 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리 말씀드리는 겁니다. 민정이와 충분히 상담을 하시고 학교를 선택하시라는 거죠"

"…네"

"사실 민정이가 모범적인 학생이라서 더 노력해 특목고를 갈 수도 있지만…그건 대부분 성적이 전교 1등이나 2등인 학생들이 가는 것이라서…"

"…"

"그렇다고 성적이 나쁘다고 얘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에서 3등정도 하고…전교에서 15위 안에는 드느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충분히 우수하고 훌륭한 학생이죠"

"…"

"그래서 민정이가 고교를 선택하는 것에 대해서는 걱정을 하지 마셨음 합니다. 올바르게성장하고 있는 학생이니까요"

"…민정이를 믿으니까요"

"상당히 좋으신 분이시군요. 오빠분께서는…"

"아니요. 민정이에게는 항상 미안할 따름입니다…"

"…"

"아시다시피 우리 남매에게는 부모님이 안 계셔서 제가 잘 챙겨줬어야 되는데…민정이에게는 고맙기도하고 한편으로는 계속 미안함과 죄책감에…"

"…오빠"

"오빠로써 민정이를 믿어주는 수 밖에 없습니다. 힘들어하는 것이 뻔한데도 꿋꿋이 버티고 있으니까요"

"그러시군요…"

"민정이의 미래에 대해서는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저 민정이의 생각을 존중해주고 따를 뿐입니다"

"…"

"그래서 아무쪼록 부탁드리겠습니다. 민정이에게는 선생님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민정이가 잘 해서 훌륭히 졸업할 수 있도록 선생님께서 보살펴주시길 바랍니다"

"네…"

"감사합니다 선생님"

"아니요. 감사하실 필요는…민정이가 워낙 학교에서 인기도 많고 주위엔 친구들도 많이 있는데다가 무엇보다 이쁘고 성실해서…"

"그래도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그럼. 이걸로 면담은 끝입니까?"

"네. 이제 가셔도 됩니다"

"감사합니다"

"아니요. 저야말로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하죠"

"감사해요 선생님"

"아니다 민정아 너는 수업 다시 들어가야지?"

"네"

"그럼 안녕히가세요"

"네. 안녕히계세요"

나는 담임선생과 헤어지고는 건물 밖으로 나섰다. 교문을 나서려는데 민정이가 배웅이라도 해주려는 듯 뒤에서 따라오고 있었다.

"오타쿠"

"빨리 안 들어가고 뭐해?"

"아니 그냥…고맙다고 얘기해주려다가 깜빡해서"

"…고맙기는 무슨…"

"그럼 좀 있다가 집에서 봐!"

"응…"

"그런데 오타쿠"

"응?"

"오타쿠 오늘 학교 안 가?"

"…오늘 재량휴업일이야"

"…정말로?"

"그럼"

"그러면 다행이겠지만…어쨋든 집에서 봐!"

"응"

잘 해결되었구나..걸리지나 않을까 불안하기 짝이 없었는데 이제야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민정이가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는 것을 보면서.나도 그 녀석과 '화해'를 할 수 있게 되었구나하고 조금의 미소가 걸려왔다.

이제 그 검은 물고긴 외로움이라는 어항에서 벗어나 자유로이 헤엄치게 될 것이다.

그 녀석에게..가족이 있다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주었으니까.

혼자가 아니라 같은 처지에 있는 가족들이 동료가 되어줄 테니까.

그러니까. 안심 할 수 있었다.

"오타쿠"

"응?"

"오늘…산책 안 나갈래?"

"…산책?"

"응. 이제 곧 있으면 여름이고…왠지 밤날씨도 좋아서 산책하고 싶어서…"

"가까이에 있는 공원이라도 괜찮다면"

"응!"

그녀는 밝게 웃으며 내 손을 붙잡았다.

"엉? 지금 나가자고?"

"당연하지"

그리고 나는 현관문 밖으로 끌려나갔다. 도착한 곳은 공원.

"여기서 산책하자는 거지?"

"응 오타쿠!"

"엉?"

"나 오랜만에 업어줘"

"엥?"

"업어달라니까!"

"알았어"

나는 피식 웃고는 허리를 숙여서 어부바자세를 취했다. 그러더니 민정이는 바로 폴짝 뛰어올라 내 등에 업혔다.

어렸을 때에도..이 녀석 자주 업었었지..맨날 업어달라고 했는 게 엊그제 같았는데..그런데..등에서는 왠지 말캉한 감촉이 느껴졌다.

저 녀석의 가슴이 자꾸만 내 등을 자극했던 것이다. 끙..

"왜 그래?"

"아니 아무 것도 아니야"

땀은 삐질삐질. 그런데 이런 느낌이 좋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오타쿠"

"응?"

"어렸을 때에도…나 자주 업었었지?"

"…어"

"그 때…무척이나 좋았었는데…"

"그랬었냐? 나는 전혀 몰랐는데…?"

"바보…멍텅구리 오타쿠"

"킁!"

"히힛~♡"

"…"

우리는 그렇게 말 없이 걷고 있었다.

공원에 있던 시계는 10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무언가를 까먹은 듯한...

"…"

민정이는 한창 즐겁게 떠들다가 조용해졌다. 졸려서 잠이 든 건가..?

"오…빠…"

"응?"

잠이 들진 않은 것 같았다.

"…오…빠…"

아주 오랜만에 민정이가 사람들이 없을 때에도 오빠라고 말해주었다.

"좋아해…"

"…?"

"좋아해…오빠를…"

아아..나를 싫어할 줄만 알았던 민정이가 나보러 좋아한다고 얘기했다.

기쁘다. 상당히 기뻤다.

드디어 이 녀석과도 '화해'를 하게 된 셈이었다.

"…정말로 좋아해…"

"…나도 좋아해"

"…"

"…?"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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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8. 종료.

하아..정말로 힘들었습니다.

스토리 전개구성도 힘들었구요..무엇보다 전개를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Part 9은 일상으로 돌아갑니다..아마..기말고사와 여름방학 편이 되겠군요..

아무쪼록 다음에도 잘 부탁드리면서..

이상 허접작가 Scribbler였습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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