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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7.
목표치 10만 조회수 돌파 기념 연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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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하다…"
나는 터벅터벅 숙소로 돌아가고 있었다. 더운 여름에 땀 흘려서 운동하다보니 지쳐버려서졸음이 쏟아졌다. 숙소의 문을 열고 나는 신발을 벗고 화장실가서 간단히 샤워를 한 뒤에 바닥에 누웠다.
마침 베란다 문도 열려있어서 바람도 솔솔 불어온다.
"수고했다. 박정우"
나 자신을 그렇게 다독이고는 이틀동안 잠을 자지 못한 피로가 한번에 풀어내려고 눈을 감았다.
모처럼 이번에는 저녁에도 계속 잠을 잘 것만 같다.
"정우. 일어나"
"정우야?"
"박정우"
"정우야. 일어나"
뭐냐..왜 여자애들이 나의 이름을 부르고 있다냐..
"피곤한가?"
"피곤할 만도 하겠다…"
"정우야 일어나"
계속 누군가가 나를 흔들어 깨웠다.
"세희야 그만해. 피곤해서 자는 거 잖아"
"정우. 밥 안 먹었는걸?"
"에?"
"밥을 안 먹었다니…그게 무슨 소리야…?"
"장애물경주 끝나고 우리 바로 밥 먹으러 갔잖아? 그런데 정우가 없었어"
"그러고보니…남자애 한 명이 숙소쪽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였는데…그게…?"
"…"
"우리들. 계속 정우 찾았잖아…"
"승리로 이끈 장본인이 갑자기 사라져버렸으니…"
"애들도…정우가 사라져서 당황해했고…"
"…정우야 일어나"
"끄…흠…"
눈을 서서히 떠보니 옆에는 세희가 있었고 주변을 보니 여자애들이 두러두런 수다를 떨고 있었다.
"일어났네"
"일어났어 정우?"
"…"
아..나는 여자애들 숙소에서 묵고 있었지...
"밥 먹었어?"
"…아니"
"네가 갑자기 어디론가 사라져서 우리 계속 한참 찾았었어"
"…그러냐"
"계속 자고 있었던 거야?"
"…어"
"불면증이라며?"
"피곤하다보니…"
"수고했어"
"…?"
"내가 멋대로 신청하긴 했지만 그래도 열심히 했잖아?"
"…"
"너라면 대충대충 할 줄 알았는데…정말로 열심히 해줬어"
"…"
"고마워 정우야"
"…"
"너 덕분에 자유시간도 얻었고 야식도 먹게 되었어. 수고했어 박정우"
"수고했어"
"수고했어"
세희를 비롯한 같은 방에 있는 모두가 나에게 수고했다며 감사의 표시를 전했다.
"그런데…저녁활동은 안 하는거야?"
"응. 저녁활동은 안 하고 숙소에서 쉬는 거야"
"게다가 우리는 자유시간도 있고"
"조금 있으면 야식도 올 걸?"
"…"
시계를 보니 벌써 9시 45분..이제 취침시간이 거의 다 오고 있었다.
"2-C반 학생들은 지금 복도로 모인다!!"
그 때 갑자기 들려오는 교관의 목소리.
"…왜 우리들을 불러?"
"야식 온 거 아니야?"
"그러게…"
기대하는 심정으로 여자애들은 하나 둘 밖으로 나갔다.
"정우야"
"…어?"
"야식. 갖고 올게"
"…"
조금있다가 우와아!!하고 여자아이들의 환호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위에서는 남자학생들의 열광소리도 들려오고 있었다. 대체 뭐야..
여자애들이 다시 방으로 들어왔다. 게다가 무언가를 들고 있었다.
"정우야. 나와봐 피자왔어"
"…!!!"
수련회 야식으로 피자가 왔다. 보통 수련회야식하면 과자주지 않나 이거...? 나도 이불장에서 숨어있다가 나와보니 피자 한 판이 진짜로 있었다.
"수련회에서 피자를 먹게될 줄 몰랐어…"
"그럼 먹을까?"
"먹어야지 뭐"
하나 둘 피자 한 조각 씩 들고 먹기 시작했다. 같이 있는 피클도 먹고 핫소스나 치즈가루도 뿌려먹으면서 맛있게 먹고 있었다.
"정우는 안 먹어?"
"어? 아니. 먹어"
나도 따라서 한 조각을 뜯어서 한 입 베어물었다. 정말로 오랜만에 피자를 먹는 것 같다. 가족들이 가끔씩 시켜먹거나 먹으러 가는 것을 보았지만..
나는 전혀 먹지 않았으니까. 그냥 혼자서 밥을 먹었지..
"…"
"무슨 생각하는 거야?"
"…아니. 아무 것도 아니야"
사람들과 함께 밥을 먹는 것도 참 오랜만이었다. 수련회에서 급식을 먹을 때도 혼자 앉아서 먹었었고..그리고 집에서도...
"맛있다"
모처럼 함께 먹은 피자는 정말로 맛있었다.
"그럼. 진실게임을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피자를 다 먹었겠다, 양치질도 하고 다 씻었겠다 이제는 편하게 자려는가 싶었는데 불을 모두 끄고 핸드폰 한 개로 빛을 비춘 채 여자애들은 진실게임을 하려고 있었다.
"핸드폰을 돌려서 자기가 걸렸으면 얘기하는 걸로 하자"
"ok"
"질문은 어떻게 하는 거야?"
"질문자 역시 핸드폰을 돌려서 하는 걸로. 그리고 Yes나 No로만 답하는 거야"
"정우도 같이 해"
"…엉?"
"그러니까. 박정우도 일로 와서 해"
"…"
나도 졸지에 진실게임에 참여하게 되었다.
내가 들어옴과 동시에 핸드폰을 팽그르르 돌렸다. 그래서 어떤 한 여자애가 걸렸다.
"…내가…걸린 거?"
"…크크…첫 번째 당첨…"
"질문자도 해야지"
또다시 핸드폰이 돌아서 또다른 여자애를 지목했다.
"나네? 그럼 무슨 질문을 해볼까…"
"…"
"최근 한달 안에 키스를 한 적이 있다. Yes or No"
"…!!!"
"오…초반부터…"
"솔직하게. 진짜 거짓말 안 하고"
"…"
"참고로 묵비권 없어. 무조건 해야 돼"
"…Yes"
"…진짜?"
"정말로?"
"어디에서?"
"…그건…"
"흐응…?"
"…남자애도 있는데 꼭 얘기해야 돼?"
"당근!"
"…우리 집 앞에서"
"꺄!!!"
"좋아좋아. 다음!!!"
핸드폰은 다시 돌아가면서 누군가를 계속 지목했다.
진실게임도 한창 계속하고 있었다. 사람을 난감하게 만드는 질문들이 오갔고, 그 때마다 걸린 여자들은 성심성의껏 울며 겨자먹기로 얘기를 해야만 했다.
지금 현재 안 걸린 사람은 나와..그리고 연세희였다. 이 녀석은 왜 안 걸린다냐..
"그럼 다음!"
다시 핸드폰이 돌아갔다. 핸드폰이 느려지면서 가리킨 쪽은..바로 나였다.
"…정우 당첨이네?"
"…"
"그럼 질문자는?"
팽그르르 돌아가더니 질문자는...마녀였다.
"어머~ 내가 정우한테 질문하는 거야?"
"…"
하필이면 저 녀석이 떡하니 걸리면 어떡하라는 거야...
"…흠…뭐 하면 좋을까?"
"…"
그냥 얘기하지..?
"현재 사랑한 사람이 있다. Yes or No?"
"…에이 약하잖아"
"당연히 여자친구가 있으니까…"
"…"
"No"
"에엑~~??"
"No라니…여자친구가 있는데?"
"…없어"
"그럼 정시하는 뭐야?"
"친구"
"…진짜?"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는데?"
"친구야. 진실게임에서는 '진실'만을 말하는 거잖아? 그 녀석이랑은 오해가 생긴 것 뿐…어떠한 사이도 아니야"
"…새로운 사실인데?"
"그럼 지금 '사랑'은 아니지만 '호감'가는 사람은 있어?"
"…딱히"
"…그러면 솔로?"
"그럼 뭐겠어?"
"에이…시시하다…다음 넘겨"
뭐야 이 녀석들...내가 성심성의껏 대답해주었는데도..
핸드폰은 자비없이 돌아갔다. 그리고 이번에 걸린 사람은...
"예!!!! 세희 당첨!!"
여자애들 단체로 환호성. 걸리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듯 보였다.
"왜 그렇게 환호성을…"
당사자도 놀란 듯.
"그럼 질문자는 누구?"
다시 핸드폰이 돌아가더니 세희 옆에 있던 여자애를 지목했다.
"그러면 바로 똑같이 질문. 세희는 현재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Yes or No?"
"…"
진실게임 내내 웃음을 잃지않던 그녀가 갑자기 표정이 일순간에 돌변했다. 얼굴도 상당히 빨개진 것 같고…
"대답해 세희야. Yes야 No야?"
"…"
"에이~~"
단체로 야유. 그녀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묵비권 없다고 얘기한 것은 세희였다? 빨리 말해"
"다시 말할게. 연예인 연세희는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Yes or No?"
"……Yes"
"예!!!!!"
다시 환호성.
"세희한테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줄은…"
"좋아하는 사람있을 수도 있지. 세희도 사람인데…"
"그럼 다음!!"
다시 핸드폰은 돌아갔다. 그리고 그녀가 또 걸려버렸다.
"…"
표정은 더더욱 어두워진 세희.
"예!!"
반면에 그녀들은 환호하고 있었지만. 질문자도 바로 돌려서 또다른 여자애가 걸렸다.
"…뭐가 좋을까…"
무슨 질문을 할 지 고민을 하는 동안, 그녀의 얼굴은 웃음기도 없이 창백해져 있었다.
"자신은 지금 짝사랑하고 있다. Yes or No?"
"…질문이…"
"뭐야 그 질문은?"
"남자친구가 당연히 있을 텐데…"
"…"
"질문을 왜 그따구로…"
"…Yes"
"…에?"
"…정말이야?"
"…응"
"진짜 짝사랑?"
"…응"
"좋아하는 당사자는 모르고 있는 거야?"
"…응"
"헐…진짜?"
"세희가 좋아하는 데 당사자는 전혀 모르고 있다니…"
"그 남자 최악…"
"세희가 짝사랑하고 있다니…"
"오늘 진짜 대박…"
"세희의 진면모를 알게 되네?"
"…"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라...
그녀가 좋아하고 있는 사람은 대체 누굴까?하고 문득 궁금증이 일어났다. 그녀의 마음을 흔들어놓은 당사자를 보고 싶기도 했다. 내가 그런 것에 간섭할 바는 전혀 아니지만..뭐..그냥 궁금했다.
시간은 계속 흐르며 진실게임은 숨겨놓았던 비밀들을 하나하나 풀어내고 있었다.
새벽. 시각은 현재 3시. 진실게임을 하다지쳐 여자아이들은 모두 잠이 들었다. 다행히 오늘은 쳐들어오는 일은 없을 것 같이 보였다.
내일은 아침식사를 하자마자 바로 집으로 돌아간다. 3박 4일의 길었던 수련회가 드디어 끝이 나는 것이다.
"정우야"
"…아직도 안 자냐?"
"…그냥…"
"…뭐야 그건"
"정우야"
"…어"
"고마워"
"…그걸 몇 번 듣는 건지 모르겠다…"
"그냥…수련회하면서…네가 많이 도움이 되었어…내가 짓궃게 장난도 치고 그랬지만…"
"…그걸 아니 다행이다"
"…그래도 불평불만없이 해줘서 다시 한번 고맙다고…얘기하고 싶어"
"…나도 고맙다"
"…뭐가?"
"나를 이 곳에서 자게 해줘서"
"…"
"그리고…'친구'가 되어줘서 다시 한번 고맙다"
"…"
"…"
"…게다가…"
"…응?"
"네가 장애물경주 선발명단에 내 이름 써 놓았던 거"
"…"
"내가 사람들이랑 친해지게 만드려고 한 거지?"
"…"
"그냥…그것도 고맙다"
"뭐야 그건…"
"고마운 것을 고맙다고 얘기해야지 그러면 뭘로 말하겠어?"
"…"
"내일 아침일찍 돌아가니까 편히 자"
"…응"
그녀도 눈을 감고 잠을 자는 듯 새근새근 자고 있었고 나는 새벽 내내 바닥에 앉아 바라보고만 있었다.
베란다 너머에 있는 하늘 위에 고고하게 있는 밝은 달을.
"이상 한국고 수련회 폐회식을 모두 마치겠습니다"
"와아!!!"
아침식사도 다 했고, 폐회식도 모두 종료. 드디어 수련회가 끝이 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만 남았다. 교관들이 손을 흔들며 잘 가라고 인사하고 있었고 우리들은 그 인사를 받으며 버스 위에 올라탔다.
"정우야"
"응?"
"여기 앉는 사람 없으면…앉아도 되지?"
"…마음대로"
"오늘은 편히 쉬고. 내일 놀토인 거 알지?"
"와아!!!"
"그럼 주말동안 편히 쉬고. 그리고 다다음주부터 기말고사인 거 알고 있겠지?"
"우우~~"
"기말고사 철저히 준비해서 좋은 성적 얻길 바란다. 자유시간하는 동안 새벽내내 놀았을 텐데 자라"
"…"
버스가 서울로 돌아가면서 우리 반 애들은 정말로 새벽내내 놀았는지 전부 다 자고 있었다. 나는 어제 잠을 자서 졸리지 않아서 그냥 물을 꿀꺽 마시고 있었다.
툭!
갑자기 어깨에서 묵직한 느낌이 났다. 옆을 보니 그녀도 잠이 든 것이다. 출발할 때에는 내가 그녀의 어깨에 잤었는데..이번에는 그녀가 내 어깨를 베개삼아서 잠이 들었다.
조금은...즐거웠을지도..수련회...
버스에 내리고 모두와 헤어지고 나서 나는 집에 도착했다. 오래간만에 온 집은 황량하기 그지 없었다. 아침시간이라 그런지 지현누나도 민정이도 없었다.
베란다에는 세탁감이 꽉꽉 밀려있었고..
부엌에는 설거지 안 한것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었으며..
거실에는 먼지가 돌아다녔다.
"하아…"
돌아오자마자 이 꼴이냐...나는 밀린 세탁감부터 정리하기로 하였다.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온 내가 먼저 한 일은..'집안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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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7이 끝이 났습니다. Part 8도 '주인공의 평범한 일상'을 써내려 갈 듯 합니다.
전에 얘기했던 제가 목표로 했었던 조회수 10만이 돌파를 했습니다..
정말로..감격..또 감격입니다..독자님들의 관심덕분에 10만을 돌파하게 되었습니다!
허접하기 그지 없는 첫 작품이었지만..기쁠 따름입니다.
앞으로도 계속..독자님들의 관심 부탁드리면서..
행복하고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내시길...
P.S. 저는 크리스마스인데..혼자서 글을 쓰며 쓸쓸히 보낼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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