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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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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활동은 당연히 '정신수련'을 가장한 기합이었다. 첫째 날은 이렇게 빡세게 우리들을 굴려주고 다음 날과 셋째 날은 놀게 하는 것. 그것이 기본 수련회 기본패턴이었다.(사실 수련회는 2박3일이 보통인데 3박 4일인 우리학교였다)
"집합!"
"전체 집합!"
교관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2층 복도에 울려퍼졌다. 여자애들도 허둥지둥 집합소리에 맞춰서 나왔다. 나는 어쩌냐고? 나는 이불장에 숨어있다가 모두 다 나갔으면 따라나서는 거지 뭐,..하아..이렇게 숨어다니면서 이 곳에서 꼭 묵어야 되나...?
"정우야. 그럼 좀 있다가 보자"
여자애들의 수다소리가 문 너머에서 들려왔다. 그리고 교관의 '이동!'하는 소리와 함께 대강당으로 이동하는 대규모 행렬은 빠르게 계단을 내려갔다. 행렬들이 복도에서 모두 사라지자 나는 옷장에서 슬금슬금 기어나와 빼꼼하고 사람이 남아있는 지 두리번두리번 한 뒤에 나도 대강당으로 내려갔다.
"…너 어디 갔다왔어?"
"하하…화장실에서 볼 일보다가…죄송합니다…"
"그럼 빨리 들어가라"
"네…"
교관들이 왜 늦게 들어오냐는 그러한 심문에도 유유히 말을 잘 해서 극복해나가고 강당으로 들어가서 아무도 모르게 재빨리 우리 반 남자 줄 맨 뒤에 섰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수련회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하아~ 힘들었어. 진짜"
"무슨 교관들이 왜 그렇게 빡세게 굴리는 거야?"
"고등학교 들어와서 아직도 이런 짓을 해야되다니…"
"그러고보니까 박정우 그 개자식은 어디 간 거야?"
"그러게. 전혀 안 보이고 있잖아"
"또 어딘가에서 잠이나 자고 있겠지"
나는 여기 있는데..눈이 어떻게 된 거 아냐? 그렇다고는 해도 내가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나는 또 화장실 간다는 핑계로 1층 화장실에서 죽치고 있었다. 그리고 아무도 없자 2층으로 올라갔다. 그래서 동정을 살폈는데..역시나 교관이 복도를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고 있었다. 나는 마치 쫓기고 있는 범죄자 같이 숨어들었다.
자..이제 어떻게 내가 묵을 곳으로 들어가냐 이건데..일단 기다려보자..
기다리고 기다린 끝에 10시가 지나서 모두 잠을 자고 있다고 판단해서 몇 분동안 숙소 안에 들어가서 감시하고 있는 사이에 나는 그 틈을 이용해 숙소로 들어갔다.
내가 봐도 아주 별 짓을 다하고 있다..
"정우 왔네?"
당연하게도 녀석들은 잠을 자지 않고 있었다. tv를 보고 있던가, 음악을 듣고 있던가..대충 그러한 것으로 시간을 때우고 있었다. 하지만 버스를 타고 온 데다가 오랫동안 몸을 움직였으니..(게다가 기합까지 받아서 몸도 지쳤을 것이다)
"…"
"정우야 알지?"
"…어"
"잘 부탁해. 박정우"
"…그래도 너가 있어서 다행이다…"
"잘 부탁할게"
다른 여자아이들도 나를 믿고 있다는 듯 하나 둘 이불을 덮고 잠을 잤다. 연세희 그녀 역시 피곤해하며 하품을 하고 잠이 들었다. 나는 베란다 너머로 보이고 있는 산들과 그 위에비치고 있는 달빛을 보고 있었다. 이 오랜 시간을 버티려면..운동이나 뭐 그런 것을 했었는데 장소가 장소인지라 할 수도 없었고..그냥 이대로 있어야 되나..?
아니지..아니지..혹시나 음흉한 남자(나도 남자다)들이 이 방에 몰래 쳐들어와서..그렇고그런 짓을 하려고 하는 것을 막아야 했기에..후..어쩔 수 없지..
일단..'개' 역할에 충실해 볼까나..
끼이이익...
현관문 소리가 조용하게 울려퍼졌다. 이 녀석들은 당연하게도 이 방에 쳐들어왔다. 드디어 왔네..이 자식들..
"조용히 열어…"
"침착하게. 침착하게"
"모두 잠 들었겠지?"
"당연하지"
"여기 연세희 묵는 방 맞아?"
"그렇다니까. 여기 맞아"
3명으로 보이는 남자애들이 문을 천천히 닫으며 이 방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나도..준비해볼까나..나는 벽 뒤에 숨어서 이 녀석들이 다가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천천히 가는 거야…"
"행여나 깨더라도…"
"일단 우리는 3명이니까…"
"세희는 어디 있으려나…"
자..와라..
작은 발걸음소리가 점점 더 크게 들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의 한 명이 내가 있는 곳으로 오려는 순간...
팍!
"컥!"
"누구야!"
푹!
"커윽…"
"설마 깨어있었어…? 힉!!!"
허겁지겁 남은 한 명은 도망치려고 하고 있었지만..
팍!
나는 정확하게 수도로 목을 쳐 3명 전부 기절시켜 버렸다. 그리고나서 간단하게 상황이 종료되었다. 나는 그 3명을 질질 끌고가서 문을 열고 복도에 놓아두었다. 기대되는 걸? 아침에 어떤 사고가 벌어질 지... 게다가 불이 모두 꺼져있는 상태라서 자신들을 기절시킨 장본인도 모를 것이고..크크크..
나도 모르게 음흉한 미소가 절로 울려퍼지고 있었다.
그러한 사건도 일어난 지 모르고 이 방의 여자애들은 새근새근 계속 잠이 들고 있었지만.
"꺄악!!!"
여자의 고주파 비명소리가 복도를 메웠다. 그리고 그 비명소리에 모두가 깨어나서 복도로나왔는데..그 나온 사람들도 모두 꺄악하고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여자애들 밖에 없는 이복도에서 남자 세 명이 쓰러져있으니..비명이 나올 만도 하겠다.
그리고 합창 비명소리에 방에 있던 여자애들도 부스스한 상태로 하나 둘 일어났다. 교관들의 '기상!'소리도 필요없이 자연스럽게 자명종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 비명소리에 놀란 것은 교관들도 마찬가지. 아직 기상시간도 아닌데 비명소리가 울려퍼지자 놀라서 허둥지둥 2층 복도로 몰려들었다.
구경거리가 되어버린 그 쓰러져버린 3명. 나도 그 광경을 숨어서 지켜보고 있었다. 여자애들도 모두 놀란 토끼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고..머지 않아서 목을 감싸쥐며 천천히 남자 한 명이 일어나고 있었다.
"아윽…아파라…어라…? 왜 이렇게 사람들이…"
"으…누구야…누가 뒤에서 목을…"
하나가 깨어나니 나머지들도 나에게 맞은 부분을 감싸쥐며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주변을 두리번두리번. 멍한 상태로 쳐다보고 있다가..이제야 사태파악을 한 듯..
"크아악!!!"
그 남자애들도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자. 어떻게 된 일인지 지금. 이 자리에서 말해주어야 될 거 같은데?"
교관들의 살기어린 눈빛. 그 세 명은 위기에 처한 양처럼 벌벌 떨고 있었다.
"저도 잘…어떻게 된 것인지…"
"그러니까…그게…"
"우선. 왜 이 곳에 온 것인지 차근차근 들어보도록 할까? 지금 마침 여자애들도 다 깨어있고…어떻게 된 것인지…"
"저기…다른 데서 얘기하면…"
"호오? 뭔가 켕기는 것이 있나보지?"
"아니! 그런 것이 아니라…"
"어이어이. 몰아붙일 필요 없잖아? 이유야 당연한 거고…"
"어째 남자란 애들은…"
"변태야 변태…"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내가 찔린다. 나는 지금 이 곳에서 심지어 '묵고'있었으니까.
"아무래도 얘기해줘야 될 것 같은데? 여자애들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여자애들은 그 세명을 노려보고 있었다. 살기를 담아내지도 않고..그것도 아주 차갑게..
"크윽…"
삐질삐질 땀 흘리는 것이 다 보일 정도로..당황하고 불안해하고 있다. 저 세명..내가 미안해할정도로..
"그것이…저희는…"
"저희는 그냥…여자애들이랑 놀려고…여자애들이랑 단절되어있다보니…"
"놀려고는 하는데. 이런 야심한 시각에?"
"그것이…"
역시 얘기할 수가 없다. 얘기했다가는 자신들의 파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그래서. 누구의 숙소에 들어갔지?"
"…204호…입니다…"
"204호에 묵고 있는 여자애들은 전부 다 모이도록!"
이크! 나는 재빨리 옷장으로 숨었다. 묵고 있는 여자애들은 왜 우리를..?이라는 눈빛으로 나오고 있었고..세희는 나에게 알고 있다는 듯 '고마워'라고 살짝 말해주고는 복도로 나왔다. 그리고 나는 조금 있다가 살금 나와서 다시 구경(그래봤자 몰려있는 애들사이에 끼어들어서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지만 그 누구도 나를 보지 못하였다)
"이 여자애들이 목적이라는 건가…역시나…그래서 그렇군…"
"하기야…그럴 만도 하겠다…"
교관들 모두 수긍. 당연히 목적은 연예인인 '연세희'임을 알았기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
"너네들은 눈치 채서 이 남자애들을 그렇게 한 거니?"
"…"
여자애들은 대체 무슨 소리예요? 하고 있었다. 자신들이 나보러 지켜달라고 할 때는 언제고..전혀 모르고 있었다.
"네"
그녀. 연세희만이 자신이 그렇게 했다고 얘기했다. 내가 그랬다고 알려졌다가는 안되는 것을 그녀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른 여자애들은…?"
"눈…눈치채고 있었어요! 그래서 무기를 들고…숨어서…"
이제서야 같은 방에 묵고 있는 내가 그랬다는 것을 깨달은 여자애들도 이구동성으로 자신들이 그랬다고 교관들에게 얘기했다.
"하지만 저희들은…무기가 아니라 '손'으로 맞았는데…"
"너희들은 가만히 있어!"
"네…"
"남자애들이 이런 장난을 할 것이라고 애초에 예상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우리들은 무기 하나 씩 꺼내들어서 언제 찾아올 지 모르는 남자애들에 대비하자고 비밀리에 합의를 하고는 잠이 든 '척'을 했어요. 그리고 예상대로 남자애들이 찾아왔고 그래서 저희들은 어쩔수없이 힘을 행사할 수 밖에 없었어요"
그녀의 조리있는 말에 복도에 있는 여자애들은 물론이고 교관들 역시 '역시 연세희구나…'하고 감탄성을 터뜨리며이러한 말에 동조를 하고 있었다. 그 반면에 남자애들은 더욱 더 비참한 듯이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지만..
"…그렇구나…네가 많이 겪어봤었을테니까…"
"죄송합니다…"
"아니 왜 네가 죄송하다고 얘기를 하는 거야? 당연히 그랬어야지. 일단 이 녀석들은 선생들한테 맡기기로하고…너네들은…"
"네…?"
"당장 사과하지 않고 뭐하고 있어!!"
"히익!! 죄…죄…죄송합니다! 다시는 안 그럴게요!"
급한 듯이 고개까지 90도로 숙이고는 사과를 했다. 여자애들도 기분이 조금은 풀린 듯 그 광경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숨어있던 나도 그녀에게 또다시 도움을 받았기에 꾸벅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그녀는 나를보고는 지그시 아무 말 없이 미소만 지었다.
첫째 날부터 일어난 작은 소동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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