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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6. Possessiveness(Deep At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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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 끝났어…"
"…"
나는..이제서야 숨겨져있었던 진실을 알았다. 그녀의 사정을 아무 것도 모른 채..나는 그저..
'그녀를 철저히 외면했었다'
"…"
그저 단 둘이 있는 방 안에서 침묵만이 있었다. 나도 그녀도 이제 어떻게 할 것인지 모르기 때문에...
"…너는…"
"…서운했어"
"…"
"…알아주었으면 했는데…"
"…"
"…그리고 나는 너를 죽이려고 했었는데…"
"…그래"
"나는…너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 뿐이었어…그리고…사랑하니까…널 사랑하니까…"
"…"
"사랑해서…단지…그랬을 뿐이야…"
"…"
내가 무엇을 말해야 했을까. 무엇을 말해야 '고슴도치'가 사라질까.
이 '고슴도치'가 자라난 원인도..나다..모든 것이 나 때문이었다.
이 '애정결핍'의 소녀를 어떻게 해주어야 할까.
나는..그녀에게 다가갔다. 무엇을 해야할 지 고민을 하며..하지만 그런 고민도 버린 채.
나는 그녀를 안았다. 말 한마디 보다..차라리 이러는 것이 나았기에.
"…!!!!"
"…미안하다는 말은 안 하겠어"
"…"
"나도…너도…그저 서로의 '가시'에 찔린 것 뿐이니까…"
"…흐…흑…"
또다시 그녀는 울음을 터뜨렸다. 안겨져서..그저..펑펑..
"…우리는…결국에…똑같으니까…"
'애정'을 원하는..그렇지만..가시로 그 원하는 '애정'을 거부하려고 애쓰고 있으니까..
"…아파…"
"…"
"아파…가슴이 아파…마음이 아파서…목이 메어져…그렇지만…"
"…"
"행복해…"
"…"
"…정우군"
"…?"
"오늘…나의 '인형'이 되어줄래?"
"…"
인형...그녀는 자신의 욕망을 채워줄. '살아움직이는 인형'을 원했다.
그래...'나'를 원하고 있다..자신을 사랑해줄..그럴 사람..
"…어"
나는 그녀의 욕구를 들어주려고 하고 있었다. 그녀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녀의 존재를 잃고 싶지 않아서'
아마 나도..'첫사랑'의 추억을 좋게 하고 싶은...평범한 남자였다...
비참한 비극이 아닌..적어도 그 추억을 생각하면 미소 지을 수 있게...
그녀는..오랜만에 나를 보며 활짝 웃고 있었다.
문화제에서 보았던..아름답다고 생각했던 그 미소를...
"…자기야!!!"
젠장. 또 이 녀석은 '자기'라고 말한다. 이거 무슨..문화제 패턴의 반복도 아니고..그녀의 미모에 온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데..'자기야!'하고 달려오고 있으니..아놔...
'오해'는 눈덩이처럼 열심히 굴러가면 굴러갈수록 그 크기는 불어나고 있었다.
"…그렇게 큰 소리 지르면 어떡하냐?"
"…치잇…자기랑 오랜만에 데이트 하는 건데…"
"…"
"동물원 가자!"
"갑자기?"
"나…갑자기 가보고 싶어져…"
"예예…뜻대로 모시겠습니다…"
자기 마음대로 하는 행동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지만..뭐..지금은..
그녀의 장난감인 '인형'상태이니..
동물원에서 동물들을 보며 유치원생들이 구경하면서 '와아~'하고 탄성을 지르는 것과 같이 그녀도 동물들을 보면서 신기해하고 있었다. 나랑 두 번째 구경인데..아직도 신기해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수족관가자!!"
"…네네…"
그녀는 나의 팔짱을 끼고 웃으며 걷고 있었다.
그녀에게..사랑하는 사람과 지내는 '평범한'일상은..가장 그녀가 바라고 있던..'이상향'이었다. 그러기에..그녀는 진심으로 행복해 보였다.
상대가 '나'라서 문제였지만..다른남자를 사랑하고 있었다면..
그녀는..더 행복해 할 수 있었을텐데...
수족관에서 물고기들도 쳐다보고 그 안에 있는 물개쇼 등 볼 거리등도 즐겼다. 그리고 이번에는...
"이번엔 놀이공원 가자!"
나는..이리저리 끌려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돈도 돈 대로 왕창 깨지고 있었고..(전부 내가데이트비용 부담하고 있었다..)
역시...데이트 할 때는 '더치페이'가...최고다...
"헉…헉…"
놀이공원. 그 얼마나 그리운 이름인가. 어렸을 때 소풍으로 몇 번 와보긴 했었지만 그것은 머나먼 기억이었고 안 좋은 추억이기도 하였다. 그 때도..따돌림 당하고 있었으니..놀이기구를 타지도 않았었고..
오늘 처음으로 타 보았다. 하필이면..롤러코스터에...그 뭐시기냐..맨 꼭대기까지 내려갔다가 한번에 내려찍는 거...게다가..배가 흔들리는 기구에 탔었는데 흔들릴 때마다 '욱!'하고 구토기가 밀려오기도 했었다. 겨우겨우 참아냈지만..
'남자주제에 이런 것도 못 타?'
라고 말한다면..이렇게 말하고 싶다.
'네가 타 보든가'
"…힘들어?"
너는 전혀 안 힘드냐..
"…처음 타 봐서…"
"헤에~ 정우군은 처음 타 보는구나…"
"…나야 뭐…집 안에서 줄창 처박혀 있었으니…"
"다음에 뭐 탈래?"
사양한다. 제발 조금이라도 쉬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학교 땡떙이치고 오니까 좋다~"
너야 좋겠지..나는 죽을 맛이야..죽을 맛..나..괜히 허락했을 지도..?
"하아…"
"일단 솜사탕 하나 먹자~♡"
이노무 솜사탕 사랑. 이번에는 500원이 아닌 1000원이 날아가게 생겼다.
놀이공원에 있는 기구는 모두 다 탄 것 같았다. 있는 거 모두..이름이야 모르겠지만은..다행히도 심장에 그렇게 무리가 가지 않는 기구들도 많이 있어서 나도 나름대로 즐길 수 있었다.
"꺄~♡"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는 그녀. 특히 회전목마를 탈 때..어린아이처럼..
놀이기구도 즐기고 있겠다, 나머지는 식사..제길..이 녀석은 패밀리레스토랑으로 나를 끌고가더니 냅다 메뉴를 주문하고 있다..아까 전에 그 침울하던 얼굴은 어디가고..
나는 항상 비상용으로 돈을 챙기고 있었으니(다시 한 번 말하지만 우리 집은 부자다..)다행히도 '무전취식'죄로 경찰에 신고 당하지는 않았지만..지출이 너무나도 크다..
스테이크를 열심히 썰어먹는 그녀..어째 무섭다...전에 나를 죽이려고 했었기 때문인가..
갑자기 나이프가 나에게로 날아올 것만 같은 소름끼치는 기분을 느꼈다.
지금은 행복해하고 있으니 상관은 없겠지만은...끄...상상만 해도 싫다.
"냠~♡"
나의 사정은 아는 지 모르는 지 그저 먹기만 하는 그녀였지만 말이다.
식사도 하고..이제는 쇼핑을 가잔다..내 지갑에 있는 비상금들은 몽땅 털리고 있었는데..쇼핑이냐..
"…나 옷 사줘!"
왜 나한테 옷 사달라고 징징거리냐 말이다!!!!
"…에휴…"
"지금 '인형'인거 몰라? 내 뜻대로 하는…"
어째 분위기 흉흉해지면서 칼 꺼낼 것 같다...
"…넵"
정말 귀찮다. 이런 거. 무슨 쇼핑하는데 3시간이나 걸려 무슨..'이 쪽 가자!' 이번에는 '저 쪽에 괜찮은 것 있는 거 같아!'하고 호들갑을 떨면서 이리저리 손 붙잡히고 끌려다니고 있었으니..다리가 후들거리고 삭신이 쑤신다. 그런데 이 녀석은 지치지도 않는 지..정말 초인적인 체력으로..
게다가 난 지금 교복을 입고 있었다. 저 녀석의 외모만 해도 시선 끌기 충분한대..교복에..폐인같이 얼굴을 가리고 있었으니..주위의 시선이 집중되는 건 당연한 노릇.
이 녀석은 내 돈을 제대로 털려고 하는 모양인지 이것 저것 마구잡이로 사고 있었다..
'백화점'의 물건은 왜 이리도 비싼건지..세종대왕님들과 이번에 새로 생기신 신사임당님들이 엄청난 속도로 지갑에서 빠져나오고 있었다.
"현금영수증 하시겠어요?"
현금영수증..이건 또 뭐다냐...
"네~"
그녀가 갑자기 끼어들더니 기계에 번호를 입력한다..이거..뭐지...?
"현금영수증?"
"정우군…설마 이것 몰라…?"
넵. 모릅니다. 미연시에 빠져사는 저 인지라..종업원도 '이런 여자친구를 데리고 있는데 돈만 많은 한심한 놈아냐…?'하고 무시하는 듯한 시선으로 쨰려보고 있었다.
오해라니까. 이거..
날은 어둑어둑했다. 그리고 나는 그녀를 배웅해주고 있었다. 시하 어머니..
'즐겁게 놀다오렴~'
하고 말했던 이유는 뭡니까...제 사정은 뻔히 아시면서...그리고..학교 멋대로 결석했는데.혼내야 되는 거 아닌가..?
"…무슨 생각해?"
"아니. 니네 어머니가 꽤나 개방적인 성격인 것 같아서…"
"응…그런 점이 좋아…우리 엄마는…"
"…그래?"
"공부니 뭐니 이런저런 이유로 갈등은 많지만…그래도…"
"가족이라서…인가…"
"응…"
조금은 그녀가 부럽기도 했다. '부모님'이라는 존재가 있지 않은가.
"부모님…언제 돌아가셨어?"
"12살 쯤이었나…기억 안 나…"
"…그렇구나…"
'가족'에 대한 화젯거리가 끊긴 이후. 우리는 말 없이 그녀의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런 기회 다시는 없을 줄 알았는데…"
"나도 말이지…"
"어째서 해준 거야…? 이런 나랑…데이트 하는 거…싫었을텐데…"
"'흥미'"
"재미로 그런 거였어?"
"그래. 그저 재미로 하는 거야. 이런 거"
'흥미가 아니라…애정이었겠지…'
"…우리…다시 시작할 수는 없겠지…?"
"…글쎄…"
"뭐 됐어…더 이상 집착할 이유도 없으니까…"
"왜?"
"지금 너가 내 옆에 있으니까"
"…그걸로도 만족하는 거냐?"
"응"
"…그래?"
"정우군…"
"…?"
"나…사랑해?"
"…"
"사랑해?"
"…"
"…괜찮아!"
"…뭐?"
"아직 너는…혼란스러울 테니까…그러니까 답을 내릴 수 없는 거야…"
"…"
"그래…그런 거야…"
"…"
"다시…시작할 수는 없겠지…그렇지만 새로이 시작할 거야…"
"…뭘…?"
"정우군의 마음. 돌려볼테니까"
"…"
"나도 어리광 부리지 않고…진심으로…맞부딪힐테니까…"
"…"
"지금 좋아한다고 대답하지 않아도 돼. 하지만…언젠가 그렇게 만들테니까!"
"…"
"그러니까 나는…더 이상…지루해하지 않아…"
"…"
"지금은…'친구'인 거야…그렇지? 정우군?"
"…아…"
친구다. 애증에 얽혀있고..헤어졌지만..친구다..
연인들이 헤어지면서..진짜로 친구사이가 되는지 이해가 전혀 안 갔던 나였지만..
지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게 될 수도 있다는 거.
'고슴도치는…애정을 바라는 연약한 동물…자신의 '가시'에 찔려서 아파도…사랑해 주기를 원하고 있다'
그녀는 나에게로 다가와서 문화제 옥상에서 했던 키스처럼 다시 나의 입술을 덮었다.
"'연인'으로써의 마지막…키스야…"
"…"
"이제는…네가 나에게 해줄 수 있기를 바랄게…"
"칼이나 들이대지않았음 좋겠다"
"…미안"
"상관없어. 그저…"
'가시'에 찔렸을 뿐이니...
"그저…?"
"아니. 들어가 봐. 어머니가 기다리고 계시잖아?"
"…응…오늘…고마워…"
"…잘 가라"
"다음에도. 이런 기회 많아졌음 좋겠다…"
"…많아질 거야"
"정말?"
"…두고보면 알겠지"
"…나는…반드시…"
"뭐…?"
"갈 게. 정우군. 오늘은 정말로 고마웠어!!"
꾸벅 고개를 숙이고. 그녀는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다.
사람은..끝 없이 사랑을 원하고 있다. 그것이 어떠한 이유에서든. 무조건적으로.
하지만 그 사랑이 부족해지면...외롭고 외로워져..두려워지게 된다.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그래서 접근하기를 꺼려하고 거부한다.
하지만..바라고 있다. 원하고 있다.
그것을 표현할 수 없는 내 자신에....더더욱 아파한다.
그럼에도 어떤 누군가가 이런 자신을 보듬어주기를...진심으로 갈망한다.
그것은 사람의 '이기주의'. '욕심'이었지만..
어찌보면 당연한 생각. 누구나가 원하는 평범하고 평범한..'진리'
그녀도 나도 그리고 이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바라고 있다.
내가 겪은 일은..그저 아주 조금은 특별할 지 몰라도..결국에는 똑같다.
"오타쿠"
"왜?"
"오늘 왜 이렇게 늦었어!!!"
퍽!!!
"끄헉!!"
"얼마나 배고파했는지 알아? 응?"
"…미안"
"젠장! 지현언니도 없고! 냉장고있던 음식도 다 떨어졌고! 빨리 장이나 봐 와!!!!"
"이런 늦은시간에?"
퍼억!!!
"오타쿠가 늦은 거 잖아!!"
"…제길…"
"편의점에서라도 사 와!!"
"…"
"그리고…같이…먹어야 되니까…많이 사오고…"
"…?"
"흥! 착각하지마! 오타쿠가 행여나 쫄쫄 배 굶고 있을까봐 그러는 것 뿐이니까!"
나는 그 말에 피식웃고 말았다. 그리고 편의점으로 가는 내 발걸음은 가벼웠다.
나도 조금은..'애정'을 받고있는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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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6. Possessiveness(Deep Attachment) 끝났습니다.
이번 파트..상당히 고민을 하고 어떻게 전개시켜야 될 지 막막하기만 했던 파트였는데..
용케도 끝났군요..
Part 7은 아마도 수련회편이겠군요..연속으로 2명의 히로인 파트를 쓰다보니..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합니다..다른 히로인 파트들도 구성해야 되고..
히로인 파트에 들어가면..자연스레 어둡게 나오기 때문에...
Part 3와 같이 가볍게 쓸까 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리면서..이상 허접작가 Scribbler였습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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