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색빛 세계와 검은 동물들-95화 (95/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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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6. Possessiveness(Deep Attachment)

Part 6. 정시하편. 제 2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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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했다'

나는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다. 그렇다고해도 그 사랑이 보통 사람들이 말하고있는 '사랑'인지는 모른다. 나는 그런 감정에는 서투른 사람이었으니까.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잊자. 모두 잊어버리자.

그녀의 존재도. 과거의 기억도. 모두.

하지만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잊으려고 몸부림을 쳐 봐도.

아픈 기억은 자꾸만 가시처럼 박혀오고 있는데..

기억이 떠오른다. 그 날의 광경을. 광기에 울부짖고 있는 나의 모습을. 정신을 차려보니 피투성이로 얼룩져있고 나의 신체 여기저기에서는 피가 계속 흘러넘치고 있었다.

주변은 모두 피의 향연. 온통 피의 세상 뿐이었다.

'울…지…마…'

그녀가 의식이 남아있는 동안 마지막으로 끄집어낸 목소리. 그 목소리에 나는 이성을 찾았다. 머리에는 통증이 밀려오고 있었고 시야는 자꾸만 흐릿해졌다. 비틀비틀 체육창고를 돌아다니다 쓰러진 그녀를 발견했다.

나는...대체...무슨 짓을 한 것일까...

"정시하…"

옷이 여기저기 찢어져있었다. 밖으로 나가기에는 보기 민망할 정도로. 주변에는 남자들이 쓰러져있었다.

모두..내가 한 짓인가...

나는 그녀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서 목을 짚었다. 다행히도 그녀의 심장고동이 미약하게나마 느껴지고 있었다. 그녀도 나 때문에....

그녀가 증오스러웠다.

'우리…이제 헤어지자…'

'이젠 질렸어…너랑 함께하는 거…'

'필요없으니까…너란 존재는…'

'정우야…울지마…'

그녀가 너무나도 미웠다. 나를 이용한 그녀가. 단지 '재미'때문에. '나에 대한 흥미'때문에...나를 만난 그녀가 너무나도 미워서...

마지막에 했던 그 말은 무엇이었을까..?

진심으로 울고있던 나를 동정해주는 말 이었을까?

나는 그녀를 안아들었다. 그리고 남자들의 교복을 대충 입혔다. 증오스럽고 당장에라도 목숨을 끊게 만들고 싶었지만 참았다.

'나는 아직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기에'

하지만 이걸로 끝이다. 그녀와 이어진 인연을 끊을 것이다.

이 남아있는 미련에 그녀를 살리고..나는 더 이상 그녀를 만나지 않을 거다.

그녀는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먼지가 퀴퀴하게 쌓여있는 곳에서 빨리 빠져나가야했다.

"헉…헉…"

뛰고있다. 병원을 찾아서. 그녀를 살리기 위해서. 피가 뚝뚝하고 계속 흐르고 있다. 상처가 벌어지고 온 몸에서 통증으로 비명을 지르고 있다.

길가에 사람들이 놀란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도 도와주려하지 않았다.

"응급실…응급실…"

이럴 때 통신수단도 하나 없는 내가 원망스러웠다. 나는 주변 사람 아무나 붙잡았다.

"응급실이 어디있습니까…헉…헉…"

"저기 저 쪽에…큰 병원 하나가…"

"고맙습니다…"

행인의 도움을 받자마자 다시 뛰어갔다.

"여기 환자가! 환자가 있어요!"

급한 목소리로 외치는 나. 간호사와 의사들이 응급실에 들이닥친 나를 보고 침착하고 재빨리 이동침대를 갖고왔다. 나는 안고있던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

"이보게 학생…자네의 상처도 심각한데…"

"저는 상관하지말고 빨리 시하를 살려주세요…돈은 여기 있으니까…"

떨리는 손으로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지폐 몇 장 쥐어주고는 나는 황급히 뛰쳐나갔다.

"학생! 학생!"

어쩐 이유에서인지 나는 도망쳐나왔다. 그리고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근처에 있던 벤치에 털석하고 주저앉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끝났다.

쉬고 싶다. 편히 자고 싶다.

다시 일어나서 천천히 비틀비틀 거리며 집으로 돌아갔다.

흐릿해져만 가는 시야. 자꾸만 쏟아지는 졸음.

나는 상처부위를 눌렀다.

"끄학!"

통증에 정신을 차리며. 나는 집으로 돌아갔다.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가 방으로 바로 들어가 침대에 상처투성이의 몸을 눕혔다.

이불과 침대에 피가 흐르고 있는 것도 무시하고 지치고 지쳐버린 몸을 눕혔다.

눈을 감았다. 이 피곤함을 달래주려고.

비록 악몽을 꿀지라도.

"낄낄낄…끄하하하!!!"

말 같은 건 하지 않았다. 혼자서 '나'는 웃고 있었다. 그것도 미친 광소를..

쾌감과 희열에 사로잡혀서 미친 듯이 웃어보였다. 주변의 사람들이 더욱 더 공포에 질리고 두려워 하도록..

주변은 피웅덩이. 그나마 남은 그녀와 그녀의 남자친구로 보이는 사람이 벌벌 떨고 있었다.

"크크크크…"

광기에 사로잡힌 나는..그들에게로 다가갔다.

"…재미…였냐?"

"…그래…전에도 얘기했었는데 너에게 흥미가 있었어. 하지만 이제 재미가 없어졌어. 그래서 헤어지자고 얘기하려 온 거야"

"…진심…이냐…?"

"…이제는…이제는…"

"…"

"필요없으니까. 너란 존재는…"

"하하…결국에는 너도…하하…"

"정우군. 나…사랑해?"

"정우군. 정우군. 정우군. 정우군. 정우군"

"정우군…나…사랑하고 있는 거 맞지? 그렇지?"

끄하하하@!!!!!!!!!!!!!!!!!!!!!!!!!!!!!!!!!!!!!!!!!!!

크크크큭!!!!!!!!!!!!!!!!!!!!!!!!!!!!!!!!!!!!!!!!!!!!!!

증오해라. 미워해라. 분노해라.

"아니야…아니야…"

"너는…광기에 차있는 미친 놈이야"

"아니야…나는…"

"그런 짓을 하고서도 발뺌하는 거야?"

"그만…"

"더 이상 도망치려고 하지 마. 박정우. 너는 원래 이런 새끼야"

"아니야…"

"끝 없는 자기합리화하지마. 네가 더더욱 쓰레기로 보이니까"

"…"

"증오해? 미워해? 분노해?"

"아니…"

"자신의 마음을 속이려 하지마. 너는…"

"…"

"이러길 바라고 있었으니까!!! 크크크크크큭!!!!!!!!!!!!!!!!!!!!!!!!!!!!"

"…그만!!!!!!!!!!!!!!!!!!!!!!!"

"헉…헉…"

식은 땀이 줄줄 배었다. 악몽을 꾸었다.

"꿈…인가…"

너무도 생생했다. 나는 목이 말랐다. 물을 마시려 일어서려했는데 일어나지 못했다.

아아..지금 나는 환자였지..

나는 엉금엉금 기어서 책상 서랍에 있는 구급상자를 꺼냈다. 그리고 붕대를 꺼내서 얼기설기 조잡하게 묶었다. 이 정도면 되었겠지..그리고 다시 피로 얼룩진 이불을 덮고 눈을 감았다. 이번에는 편히 잠을 잘 수 있기를...

다시 눈을 떠 보았다. 이젠 어느 정도 회복이 된 것 같았다. 불편하게 일어날 수 있게 되었다. 문을 딸칵 열고 거실로 비틀비틀 걸어가 보았다.

시계를 보니 아침 10시. 학교에 등교해야 하는 시간. 주방으로 가서 그 동안의 쌓인 갈증을 풀어내기 위해 생수통을 꿀꺽꿀꺽 병 채로 들이켰다.

"헉…헉…"

목이 시원해진다. 정신이 다시 차가워지고 맑아졌다.

어제의 일을 다시 상기시켜보았다. 피...피...피...

"으아아아악!!!!!!!!!!!"

다시 울부짖었다.

일주일 동안 집에서 쉬었다.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하고 내 방에만 처박혀서...

고통에 몸부림치고. 지나간 과거에 후회하고. 자책하고. 이러한 나를 증오했다.

멍하니..그저 멍하니...나는...

'과거의 망령'에 얽매여 헤어나올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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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들의 응원코멘트를 보고 정말 감동했습니다.

저..정말로 덧글 하나하나가 모두 힘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독자님들을 위해서는 더 열심히 작품연재에 정진해야겠지요?

앞으로도 독자님들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러한 허접작품과 저에게 관심을 기울여주시는 독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 또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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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그런데..이번 편 왜 이렇게 난해하다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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