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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4. Hypocri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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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뭐야?"
"저는 이 녀석의 친구입니다"
"…연세희"
"네…?"
"친구 좀 가려서 사귀지? 오랜만에 학교를 갔는데 고작 저런 음침한 놈이랑 사귀냐?"
"…그게 아니라…"
"그리고 너"
"…"
"다시는 친구랍시고 나서야 하지 말아야 할 상황에서 깝죽대지마라. 그리고…"
"…뭐죠"
"앞으로는 세희랑 붙어다니지 마라. 너가 몰라서 묻나본데 따지고보면 모두 스케줄 늦어진 것이 너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
"…"
"친구니 뭐니 그런 걸로 세희한테 접근하지 말란 말이야. 알았어?"
"…당신이야말로"
"…뭐?"
"당신이야 말로 지금 이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를 알아야 될 것 같은데? 이렇게 사람들 둘러쌓여있는데…게다가 세희한테…"
"…뭐라고했냐? 다시 한번 말해보지?"
"지금 주변을 보라는 거죠. 지금 이렇게 사람들이 꽉꽉 메워져있다는 사실을…그리고 강제로 일으켜세우려고 했잖아요?"
퍽!!!
쿠당탕!!
나는 얼굴이 돌아간다는 느낌과 함께 땅바닥에 널부러졌다. 그것도 사람들 몰려있는데로 넘어져서 사람들이 나로 하여금 몇 발자국 물러났고…
"닥쳐 새꺄. 너가 지금 나서야되는 상황이야? 닥치고 있었으면 맞지도 않았는데 괜히 깝죽거리다 쳐 맞는거 아냐? 그리고 모두 너 때문이라는 거 알고있어?"
"…"
"그만하세요 오빠. 모두 저 때문이예요!!"
"너는 잠자코 있어!"
"제가 이 곳에 데리고 왔어요. 같이 점심 밥 안먹어서 뭐라도 먹으려고요. 스케줄이 있는 건 알고 있었는데…"
"오호라? 친구와 밥 먹겠다는 핑계로 화보촬영 펑크내려고 했냐?"
"…계속 활동하느라 힘들어서…"
"휴식기건 뭐건! 너는 연예인이야. 그것도 유명한 연예인. 스케줄이 휴식기에 없을 것 같아? 너가 신인이라서 모르나본데…스케줄은 1년내내 있단 말이다!! 겨우 이딴 곳에 와서 햄버거 하나 먹겠다고 낭비하는 시간이 아니란 말이다!!!"
"…"
"너가 스쿼시를 친다고 했을 때 내가 하지말라고 한 거 알고있지?"
"…네"
"그런데 너가 집에 들어가지도 않고 새벽까지 내내 촬영에 임하다보니까 여가시간을 주려고 허락했어. 그런데…"
"죄송해요. 모두 제 잘못이니까…저 아이는 상관없어요…그러니까…"
왜 연세희가 사과를 해야되는 것이지? 지금 잘못하고 있는 것은 매니저가 아니었나?
"…잠깐만…"
"잠자코 있어줘!"
"사람들 힘들게 만들고…게다가 네가 지금 어떤 위치인지도 자각도 못하면서…"
"죄송해요…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할게요…"
"지금 이렇게 사과 할 때야? 늦었다고!! 어떻게 잡은 화보촬영인데…"
"갈게요…그리고 정우야"
"…?"
"밥도 못 사주고…귀찮게 만들어서 미안해"
"아니 그게 아니라…"
"가자"
"네"
보디가드들에게 둘러싸여 그녀는 사람들이 길을 터주면서 밖에 있던 밴으로 들어갔다.
"어이"
"무슨 일입니까?"
"앞으로 조심해라"
돌아가며 경고의 메시지를 나에게 말해주곤 매니저는 휙하니 보디가드들을 따라나섰다. 주위 사람들은 경악과 놀라움으로 모두 입을 다물고 있었고 나는 그것을…그저 멍하니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한참 멍하니 있다 패스트푸드점을 나온 나는 집으로 돌아갔다. 아직도 꼬르륵..하는 배고픈 소리와 함께 뭔가 만신창이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 뭐라고 해야 할까..? 지금 느끼고 있는 기분은..나를 때린 매니저에 대한 분노였을까..?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녀가 돌아가는 것을 그저 멍하니 바라볼 수 밖에 없었던 허무함과 자책감이었을까..?
혼란스러웠다.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가자 거실에는 민정이가 소파에서 tv를 보고 있었다.
"…"
내가 들어왔음을 알고 있는 데도 그녀는 인사도 없이 tv만 보고있었다. 지현누나는 수능공부하느라 아직 안 왔나...
나는 힘 없이 방으로 들어가자마자 침대에 누워버렸다. 내가 매니저에게 얼굴 맞은 건 상관하지 않는다. 하지만 반면에 그녀는 밥을 먹는 것 뿐이었는데 매니저에게 제지를 당해야 했다. 화보촬영을 펑크냈다고..그녀가 약속을 깨버려서 화가 나 그런 것이었을까..?
아니면..정말로 나라는 일반인과 함께 있었기 때문이었을까..?
나는 연예인도 처음 보는 것이었고 그리고 그녀도 평범한 학생처럼 행동했다. 하지만 패스트푸드에서의 그녀의 모습은 완벽한 연예인이었다. 주위 사람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온갖 질문에 웃으며 대답하는 그런 프로같은 모습.
하지만 그녀의 진실된 모습은 무엇일까..그리고 무엇때문에 그녀는 두려워했을까..
나는 결국 아무 것도 알지 못했다.
다음 날, 학교에 등교하자 오늘도 연세희 주위로 학생들이 웅성웅성했다. 다행히도 밝고 웃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나를 보자마자 표정이 바로 어두워졌다. 그리고 나를 본 이후로 표정이 어두워진 것을 안 학생들이 나에게 질문공세를 하기 시작했다.
"어이 오타쿠 너 연세희양한테 무슨 짓 했냐?"
전혀 아무것도.
"너 어제 세희랑 패스트푸드점 가지 않았어?"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듣기로는 어떤 학생이 매니저한테 맞았다고 하던데…그게 너였어?"
"무슨 짓을 했길래 매니저한테 맞아?"
"내 말이…"
역시나 소문은 모두 퍼진 모양이었다. 하지만 내가 무슨 말을 해야되는지도 모르겠다. 나도 이 일이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였으니까.
"기사도 났을걸? 연세희가 패스트푸드 점에 왔다고 막 파파라치들이 따라붙었잖아"
"완전 난리였는데…나도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보지도 못했지만…연세희왔다는 소식에 모두 그곳으로 몰려들었잖아?"
"얘기해줘.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아무 것도 아니야. 아무 일 없었어"
"너 맞았다면서? 매니저한테?"
언제 이런 일까지 퍼졌는지 모르겠다만은..아무튼 귀찮게 되버렸다.
"저런 놈이 연세희랑 같이 있으니까 화가 난 것이 아닐까?"
"어이!"
"맞잖아.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연세희랑 저 놈이랑 같이 있었고 매니저가 저 놈을 때렸다는 것은 저 놈한테 뭔가 원한이 생긴 것이겠지"
"그럴 수도…"
"아니야!"
모두 갑자기 연세희에게로 집중이 되었다. 연세희가 갑자기 아니라고 소리를 질렀기 때문이었다.
"뭐가 아니라는 거야 세희양?"
"정우의 잘못이 아니야! 모두 내 잘못이야!"
"세희양의 잘못이라니…"
"저 자식을 감싸주는 건 아냐?"
"그러니까…세희양은 착하고 상냥하니까…"
"모두 내 잘못이야…"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이들도 더 이상 캐물을 수 없었다. 그녀의 목소리가 너무 간절했기 때문에..
나도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잠자코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아무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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