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색빛 세계와 검은 동물들-61화 (61/318)

0061 / 0318 ----------------------------------------------

Part 4. Hypocrisy

==================================================

지현누나와 계단에서 헤어지고 난 뒤, 나는 2-C반 교실 뒷문으로 들어갔다. 드르륵하고 문이 열리자 주위 사람들이 모두 뒷문으로 시선이 고정되었다.

"왔냐 시체"

"백작~"

"안녕 잠신"

...? 교문에서의 인간들과는 다르게 나를 보자 반갑게 인사하는 같은 반 놈들. 그리고 내가 오자마자 나의 책상앞으로 다가오는 남학생들. 뭐야..

"너 그거 아냐?"

"뭐"

"우리 반 문화제 우승 못했다는 거."

당연하지. 진짜로 우승할 생각을 했냐.

"…알고있어"

"그럼 누가 우승했는 지도?"

"3-A겠지"

"당연의 말씀! 우리 여신님이 있는 반이 우승했지!"

어이 이보슈. 언제부터 '우리'여신님이 된 거요?

"지현누나가 있는 반마다 모두 문화제 우승했잖아? 당연한거지."

"징크스는 깨지지 않는다는 건가…"

"너 교문 앞에 사진콘테스트 봤냐?"

"그런 건 나한테 왜 물어."

"네가 있는 사진. 현재 2등이라고?"

뭔 개소리야. 2등일리가 없잖아.

"그럴 리가 있겠냐?"

"정확하게는 여신님과 함께 있는 사진."

그럼 그렇지. 지현누나때문에 사진콘테스트에서 2등받는거고 그리고 내가 옥의 티라서 1등을 못하는 거겠지.

"…뭔 사진인데?"

"축제 마지막 날, 너랑 춤췄잖아? 여신님"

"진짜??!!!!!!!!!!!!!!!"

"에엑~~??"

"말도 안돼!!! 어떻게 여신님이랑…"

"아무리 친동생이라도 그렇지, 이건 너무 심하잖아…"

"감히 여신님과 춤추다니 척결!"

"척결!"

"척결!"

어이. 언제부터 우리 반에 광신도들이 생겨난 거야 응?

"…그거야 그렇지만…"

"그 때 여신님 표정봤냐? 캬~~~~그 빛나는 미소…"

"봤냐? 그거?"

"봤지. 햐~정말 끝내주더라."

"그런데…왜 하필 상대가 이놈이냐고!!!!"

"끄흑! 부럽다!"

"나도 동생이었으면..여신님이랑 춤추는 건가?"

"…같이 춤추자고 하면 될 것 가지고…"

"뭔가 범접할 수가 없어. 그러니까…여신님 주위 몇 미터는 절대로 가서는 안 될 성역이랄까…"

성역이고 뭐고. 그냥 너네들이 우상숭배화 하니까 그렇지.

"그건 그렇고…또 사람 염장지르게 만드는 것은…"

"그렇지…이건 정말 사람마음 완전히 태우는 거지…"

"진짜로…이거보자마자 하늘에 승천했다가 바로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그래…사진콘테스트 1위의 그 문제의 사진…"

...대충 알 만하다.

"메이드!!!!!!!!!!!!!"

"우오!!!!!!!!!"

"진짜 완전 안구정화 되는 사진이었다."

"메이드라니…메이드라니…이건 범죄야 범죄…"

"나 그거보고 코피 뿜었잖아"

"한마디로 '굿 잡!'였는데…문제는…"

"…또 나한테 불만 있냐?"

"문제는…어째서 '주인님'을 너한테 하냐고… 그것도 웃으면서…주인님이라고…"

"ㅠㅠ…"

단체 침울. 단체 OTL. 그 때는 나도 놀랬다 이놈들아. 그리고 나한테 해주는 게 그렇게 불만이냐 응?

"너네들도 메이드카페 갔으면 되잖아. 그리고 나 금방갔다고"

"여신님 너한테만 메이드차림하고 접대한 거 알고있냐?"

뭐..?

"너 나가고나서 바로 옷 갈아입고 그냥 주방에서 일하던데? 나오지 않고…"

"나 번호표 32번이었는데…"

"나는 16번이었어!"

"나는 5번이었다!!!! 바로 그 소문듣고 3-a반에서 얼마나 죽치고 있었는데…"

"…몰랐어…"

"여신님은 어떻게 친동생한테 이렇게 다정한거야…"

"그러게…미운 놈 떡하나 더 준다고…헉!"

"크흑! 여신님의 가족씀씀이는 정말…"

"너 정말 행운아라고 생각해야 해 응? 이런 행운을 누려서…"

행운이라고도 한다면 행운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그것도 아주 대박. 로또 맞을 확률만큼..대박중의 대박.

"그거 보고 종교집단들 단체로 석화 된거 알고 있냐?"

"아 봤어. 복도 지나가기 불편하게 멍하니 있던데…"

"툭툭 건드려도 아무 반응도 하지 않더라."

"심지어 나는 발로 차 봤다는…그런데 그냥 넘어지기만 하고 아무 반응 안해."

"그거 얼마동안 갔냐?"

"그러니까…사람들 얘기로는 한 3시간 쯤?"

"진짜로 오래도 굳었다. 그렇게 충격이었나?"

"동생한테만…그러니…"

"왠지 여신님…브라콤같지 않아?"

이런 말 하자마자 단체로 퍽퍽하고 구타 시작.

"감히 여신에게 망발을!!!!"

"브라콤이라니!!! 그런 여신님께 천박한 말을 쓰고도 용서가 될 것 같으냐!!!"

"그냥 가족이라서 챙겨주는 거다 가족이라서! 이 병신아!"

담임이 올 때까지 구타는 계속되었다. 정말로. 말 한마디 잘못했다고…

"이번에 새로 온 학생이 있다.아니 정확하게 말해서 이 학교에서 잠시 휴학했다가 돌아왔다."

담임의 조회시간. 느닷없이 전학생이 왔다는 소식에 반 학생들 전원 환호.

"남자예요 여자예요?"

"여자다"

"예!!!!!!!!!!"

남학생들 전원 열광. 쿵.쿵하고 챙상을 두들기며 열렬히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여학생들은 별로 반기지 않는 듯한 눈치였지만..

"예뻐요?"

"너네들 바로 멍 때릴 만큼. 보장하지."

"우오!!!! 정말로? 담임이 저 정도까지 말할 정도면…보통 예쁘다는 것이 아닌데…"

"그리고! 너네들이 아는 얼굴이다."

"그건 또 무슨소리야. 아는 얼굴이라니? 휴학했으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러게. 대체 누구지?"

"들어와라."

드르륵 하는 앞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여학생이 들어왔다.

"…"

진짜로 단체로 멍 때렸다.

"…!!!!"

그리고 나도 놀랐다.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