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색빛 세계와 검은 동물들-56화 (56/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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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4. Hypocri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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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셋~!!!!"

"와아!!!!!!!"

코트 밖에서 외침소리가 들려왔다. 이겼나..내가..? 정말로...? 아저씨도 아쉬운 듯 내 앞에 있는 공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로..이겼다..

나는 바닥에 쓰러졌다. 게임 후에 찾아온 리바운드에 더 이상 움직일 여력도 없었다.

"수고했다. 내가 졌다."

"…운이 좋았을 뿐이에요 갑자기 닉 샷이 되버려서…"

"운도 실력의 일부라고들 하지. 나도 그것에 동감하고 있어. 진 것은 진 거다."

아저씨는 손을 내밀었다. 나는 그 손을 잡고 일어났다.

"고맙습니다."

코트 밖으로 나오자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던 사람들이 열광하고 있었다.

"이야~!! 정말 멋진 게임이었어!!!"

"동석…정말로 져 버린거냐…"

"신입!!! 정말로 이겨버렸어!! 진짜로 동석이 상대해서 이겨버렸어!!!"

"동석이 형님 수고하셨습니다."

"껄껄껄!!정말로 재미있는 경기였어"

"보는 우리도 숨을 죽이고 지켜봤어요."

"정우도 동석도 모두 정말로 수고 했어."

"이번에 새롭게 떠오른 에이스네 이제. 우리 저녁 시간부의"

"그러게나 말이다. 이제 에이스자리를 내줘야 겠네 동석이가."

모두 수고가 많았다고, 정말로 즐거운 경기였다면서 아낌없는 격려의 말이 오가고 있었다. 나는 정말로 지쳐버려서 바로 코트 밖에 나오자마자 의자에 털썩하고 앉았다. 아직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고 요동치는 심장 그리고 계속 몸이 뜨거웠다.

"여기 수건이랑 음료수."

"…?"

연세희가 나에게로 오더니 수건과 음료수를 건네주었다. 그리고 내 옆에 앉았다.

"…고마워"

"정말로 잘했어"

"…"

"언제 나랑 한번 쳐 볼래?"

"시간 있으면…"

"응"

"자 그러면…약속은 지켜야지?"

"…젠장…"

"약속대로!! 동석이에게 건 사람들 모두 치킨과 맥주를 쏴야됩니다!! 물론 동석이도."

"…"

"…대체 얼마야?"

"지금 한 12명정도 있으니까…보통 치킨 한마리에 얼마지?"

"15000원정도 하지 않나?"

"왜 이렇게 비싸졌냐…예전엔 12000원이었는데…"

"언제 적 얘기하고 있는 거냐…요새 7000원짜리 치킨도 있잖아?"

"그런데 인근에 있냐고."

"아 그렇지…"

"게다가 맥주도 얼마야…"

"맥주까지 포함해서…흠… 동석이가 이긴다고 몇 명걸었냐?"

"한 7명 걸었지 아마?"

"일단 돈이나 모아. 빨랑 시키게. 지금 9시라고?"

"이미 시키고 있어…스포츠센터 아시죠? 네네…맞아요…스포츠 센터 지하 2층 스쿼시장이요. 야! 치킨 몇 마리 시켜야 돼?"

"일단 8마리 시켜 봐. 그리고 맥주는 몇 병?"

"맥주는 캔으로 12개."

"정우랑 세희 미성년자잖아."

"미성년자고 자시고 어디있어. 그냥 마시면 땡이지. 정우 너 술 마시지 않냐?"

"아니요…한 번도 마신 적이…"

"에~ 정말? 보통 어렸을 때 호기심으로 한 번쯤은 먹지 않나?"

"그럼 이번기회에 마셔! 세희는 마실 거지?"

"당연하죠"

"여자도 마시는 데 남자가 빠지면 섭하지. 그럼 캔으로 12개"

"차라리 병으로 마시지 그래?"

"일단 밤이고 하니 운동 후에 마시는 한 캔 정도면 충분하겠지."

"에…맥주 캔으로 12개 되나요…? 예예…캔으로 12개. 예…그럼 캔 12개 주시고요 그리고 양념반 후라이드반?"

"그게 정석이지"

"양념반 후라이드 반으로 8마리. 네네…스포츠센터 지하 2층 스쿼시장이요…네 알겠습니다"

"시켰냐?"

"어. 돈이나 모아라."

"젠장…"

"총 얼마래?"

"15000원에 8마리 그리고 맥주 캔…가격이 얼마였지…?"

"일단 15만원 모아봐. 그런 다음에 부족하면 모으면 되고 남으면 다시 나누면 되잖아?"

30분 뒤, 스쿼시장에 치킨배달부가 와서 치킨과 맥주를 꺼냈다.

"얼마죠?"

"14만 8000원 입니다."

"여기요."

"여기 쿠폰있죠?"

"네 맛있게 드십시오."

"안녕히가세요."

"자 먹자~!!!"

모두 치킨을 꺼내 뜯어먹기 시작했다. 야식은 참으로 맛있었다. 웃고 떠들며 이렇게 땀을 쫙 빼고 먹으니 더 맛있는 것 같았다.

"그럼 건배할까?"

"뭘로 건배하게?"

"신입환영식"

"오. 그것 좋네."

"그러면!! 이번에 새로 들어온 신입을 환영하며!!! 건배!!!"

"신입이 아니라 정우라니까."

"건배!!!!!!!!!!!!!!!!!!"

모두 건배라고 외치며 나를 환영한다며 단체로 맥주캔을 서로 맞부딪혔다. 나도 웃으면서 맥주 캔을 짱하고 부딪혔다. 그리고 나는 웃고 떠드는 아저씨와 할아버지 그리고 아줌마들을 보고 있었다. 나는 처음으로 맥주 캔을 따서 마셨다. 썼지만 시원하였다. 그러니까.. 맛은 없지만 자꾸만 끌리는 맛이랄까..이상하게 계속 마시게 되었다.

"즐겁지? 이런 분위기."

연세희가 내 옆에서 맥주를 마시며 말했다.

"어. 즐거워."

"나이차이가 많이 나면 거부감이 보통 들잖아? 세대차이라는 거. 그런데 이 곳에 오면 그런 것을 느끼지 못하게 돼. 웃고 떠들고 시끌벅적한 것을 보면 자연스레 나도 유쾌해져."

"그래…대충 이해 할 것 같다."

"정우야"

"응?"

"환영해."

"…그래"

갈색머리를 뒤로 묶은 소녀는 나에게 환영한다고 웃으며 말해주고 있었다.

조촐하지만 유쾌한 치킨파티는 그렇게 끝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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