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색빛 세계와 검은 동물들-52화 (5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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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3.

이런 허접작품에 조회수가 10000을 넘어섰습니다.. 감사..또 감사..

솔직히 끄적끄적쓰다가 인기가 없어서 금방 막을 내릴 줄 알았는데 말이죠..

그저 저의 작품을 읽어주시는 독자님들이 너무나도 고마운 허접작가 1人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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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열쇠로 문을 열고, 나는 옥상 바닥에 철퍼덕하고 누워버렸다.

할 짓도 없으니 잠이나 퍼자려는 거지 딱히 자기위해서 누워버린 것은 아니었다.

하늘에 몽실몽실 떠오른 뜬 구름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며 나의 긴 앞머리를 건드려 눈이 살짝 보이게 되었다.

보통은 머리에 가려져서 시야가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니까..눈에는 검은커튼과 같은 것이 쳐져있다고 해야하나..? 그 커튼 사이로 사람들과 사물들을 간간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알'을 본다. 사람들의 안에 있는 보이지 않는 알을..

요새, 외로움만이 친구였던 나에게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지현누나와의 화해라던가 반 친구들의 인정같은..'사회'의 구성원으로써 일부 받아들여졌다. '나'라는 존재가..

멸시와 차가운 시선들은 그치지 않고 있지만 그나마 개선되었다. 그 변화에 나의 성격도 바뀌게 된 것 같았다. 평소에는 귀찮아하고 거부하고 주변만을 맴도는 아웃사이더였지만 지금은 연극의 주연배우로도 해보고..사람들 일행에 동참하여 광신도들의 행진같은 것도 해보고..그리고 누군가를 찾기위해서 하루 종일 필사적으로 돌아다녔다.

그들이 나를 거부한다면..나도 그들을 거부한다.

그들이 나를 비웃는다면..나는 귀를 막는다.

그들이 차갑게 나를 보고 있다면..나는 그들을 보지 않는다.

그것이 나의 신조이자 여태까지 살아왔던 삶이었다.

그 세계가 붕괴되려 하고 있었다. 어둠이라는 것에 몸을 맡겨서 살아왔던 나에게.. 그 붕괴는 돌이킬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도 붕괴되고 있다. 빠른 속도로..

두려운 것일까? 사람들의 앞으로 나서는 것이? '빛'이라는 세상으로 한 발자국이라도 나아가려는 것이?

알려줘. 모든 것이 돌이킬 수 없기 전에..내가 진정으로 옳은 길을 걷고 있는 지를..

그것은 기억과 꿈의 충돌. 뭔가 말할 수 없는 아련한 추억이었다.

8살. 다른 아이들보다 작았었던 키와 허약한 몸. 그리고 계속되고 있었던 '외면'

나는 아파트 옥상에 올라갔다. 더 키가 커진다면..하늘에 닿을 수 있을까?라고 생각할 만큼 높고도 높았던 옥상. 혼자서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서 저 아래에 있는 세상을 보았다.

수 많은 사람들이 거리를 지나고 있었고 자동차의 경적소리가 시끄럽게 울리는 도시.

나는 이 도시라는 것이 싫었다. 조용하게..혼자서 지낼 수가 없었으니까..

아파트 옥상. 금방 떨어질 듯한 아슬아슬한 곳에 앉아서 멍하니 구름을 보고 지나가는 새들을 보고 산을 보고 높이 솟아오른 건물들을 보았다.

"심심하다…"

당시에 나는 '외롭다'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그냥 친구가 없어서 '심심하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누군가가..나와 어울려줬으면...

"흑…흑…"

아무도 없는 지독한 외로움에 눈물을 흘렸다. 눈물방울이 흘러내려 낮은 곳으로 떨어져내리고 있었다.

누군가가..내 눈물을 닦아주었으면...

잠깐 잠이 들어 꿈이라는 것을 꾸었다. 너무도 생생한 기억이었다.

"눈물…"

나의 눈가에는 눈물이 흘렀었나보다. 너무나도 생생했나..어찌보면 창피하기도 했다.

그런데 누군가가 나를 눕히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딱딱한 콘크리트바닥이 아닌 더 부드러운 것이 나를 감싸주고 있었다.

"깻어…?"

위를 올려다보니 기나긴 머리카락을 지닌 소녀가 나를 보고 있었다.

"누나…?"

"너가 옥상에서 잠이 들었길래…"

그녀는 내게 무릎베개를 해주었던 것이다. 이거..영광이네..여신의 무릎베개라..남학생들이 모두 한번 쯤 꿈꾸는 그런..

"아 미안…기다리다 잠이 들어버렸네…"

"뭐…안 좋은 꿈 꿨어?"

"…아니"

"그런데…눈물이…"

"…아무것도 아니야"

"…슬픈 꿈…꾸었구나…"

"…"

"…내게도 말해주기 싫어?"

"…그냥…어렸을 때…아파트 옥상에 올라간 꿈을 꿨어…그것 뿐이야…"

"…혼자서?"

"…그래"

"…"

그녀는 슬피 보고 있다. 눈물 흘리고 있었던 거..봤나...

"눈물…흘리길래…닦았어…닦아도 닦아도…멈추지 않았어…그걸 보면…나도 슬퍼져서…"

"…"

"더 이상 혼자라고 생각하지마."

"…"

"내가 있으니까. 곁에 있으니까. 가족인 '나'라는 사람이 있으니까. 비록 나도 너에게 미안한 경험이 있지만..그래도.."

"…"

"혼자는 아니니까."

"…응"

"그러니까 눈물 흘리지마…너의 눈물을 닦아줄 사람이…여기에…"

아아..그래서 이런 꿈을 꾸었었나..더 이상 외로워하지 말라고..더 이상 혼자가 되지 말라고..내 자신에게...

"고마워"

"…?"

"그냥…고마워…이것 말고는 누나에게 말해줄게 없어…나는 바보니까"

"…"

"갈까?"

"어디를?"

"누나도 기다리게 했고…문화제 마지막 날이고…"

"그렇다면…오늘…"

"응?"

"가보고 싶은 곳이 있어."

그녀는 어디론가 가기 시작했다. 어느 새 해는 저물고 깜깜한 밤이 찾아왔다. 내가 생각해도 잠을 너무 많이 자는 것 같았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우리는 학교 운동장에 도착하였다.

"운동장이 가보고 싶은 곳이야?"

"…저길 봐"

그녀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을 보니 연기가 치솟고 있었다. 그리고 많은 수의 사람들이 모여서 있었다.

문화제 마지막 날을 기념하여 폭죽을 터뜨리고 환호성을 지르고..

중심에 타오르는 불을 중심으로 원으로 둘러싸서 커플들, 친구들 모두, 어찌보면 전교생 모두 이곳에 있는 것 같았다.

머지않아, 음악이 흐른다.

"춤추자"

"엉…?"

그녀는 내 손을 잡았다. 정말로 춤추려고 이곳에 왔어..?

나는 춤 같은 거 전혀 모르고..어째 애들은 왜 이렇게 잘 추고 있다냐..남자와 여자가 커플이든 모르는 사람이든 손을 잡고 추는 포크댄스. 이거 어떻게 하라고..

그녀도 스텝을 밟는다.

"너도 해"

"…"

하라고해서 하고 있지만 엉성하기만 한 스텝. 게다가 발이 꼬여서 몸개그까지 연출하였다.

"…미안"

"…괜찮아"

손을 잡고 그녀의 리드를 따라서 어색하게 춤을 춘다. 그렇지만..즐겁다.

잘 춤을 추지는 못할 지라도 지금 이렇게 있는 시간이 즐거웠다. 그녀와 함께 있는 것이 즐거웠다. 사람들의 사이에 껴서 있는 것이 즐거웠다.

"헉…어째서 박지현이…그 놈과"

"정말 친절해. 저런 놈을 친동생으로 두었는데도 저렇게 다정하니…"

"그러니까…"

"여신은 정말 여신이야 여신…"

"여신님과 춤을 추고 있다니…척결!"

"척결!"

"척결!"

광신도를 비롯한 모두의 사람들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 시선을 느낄 때마다 창피하기만 하다.

"저런 사람들의 말에 신경을 쓰지말고 나를 봐. 지금 옆에 있는 나를…"

아아..그렇지..누나를 봐야되지..지금은 함께 춤을 추고 있으니까..

음악이 흘러가면 흘러갈 수록 자연스레 그들의 시선도 신경쓰지 않는다. 오직 그녀를 보고 있었다. 서로에게만 신경쓰고 음악의 흐름에 움직인다.

그녀는 활짝 미소지었다. 빛이 날 정도로 아름다운 미소를...

나에게 '변화'라는 것이 많이 찾아왔다. 그리고 그 '변화'에 거부하지 않는다.

그녀를 보며 나의 입꼬리는 서서히 올라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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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3. 문화제 편 끝났습니다..Part 4에서는 새 히로인 등장예정..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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