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색빛 세계와 검은 동물들-50화 (5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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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3.

끄어..벌써 50회 입니다...

하루에 3~4개 씩 쓰다보니까 벌써 50회를 넘겼는데요..(솔직히 글 분량은 짧았지만은요..)

지금까지 저의 허접작품을 읽어주신 독자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50회 시작하겠습니다..

요새 컴퓨터 오류때문에 작품을 다 썼는데도 갑자기 꺼진다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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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세요~"

집 앞에 도착한 우리들은 현관문 벨을 눌렀다.

"나야"

"지현언니? 금방 열어줄게"

현관문이 열리자 민정이가 현관 앞에 서있었다.

"어서 와~어라…"

민정이는 뭔가를 봐서 경직이 되어버렸다. 내가 같이 있어서 놀라운 건가? 하기야..여태까지 나랑 지현누나가 같이 다니는 걸 본 적 이 없었을 테니..

"오타쿠."

몇 초간 멍하니 있다가 풀린 민정이가 정신을 차리고 나를 불렀다.

"…왜?"

"왜?라고 말할 때가 아니잖아!!!!"

퍽!

오자마자 민정이의 스크류펀치가 내 복부를 강타했다. 젠장..아프다..

"오타쿠가 왜! 지현언니랑 팔짱을 끼고 있는거야? 그것도 이런 늦은 시간에?"

"…!!!!"

그러고보니까..계속 팔짱을 끼고 있었지..생각 못했다..

우리는 화들짝 놀라며 재빨리 팔짱을 끼고 있던 것을 풀어버렸지만..이미 늦어버렸다.

"…"

우리는 서로 다른 데를 바라보며 딴청을 피우고 있었고 민정이는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요새…언니랑 오타쿠가 많이 친해진 것 같은데…연극연습도 같이 하고…그리고…"

"그…그…그런 것 아니야!!!"

지현누나는 급흥분하며 아니라고 소리를 질렀다.

"흐응…그런데 팔짱을 끼고 있구나…사이가 안 좋으면 팔짱같은거 끼고 있을까…게다가 강한 부정은 긍정이라는 말이…"

"…"

지현누나도 이러한 말에 할 변명이 없어졌다. 이럴 때에는..조용히 있는 것이 최선이야 최선..

"오타쿠. 뭐 할말 없어?"

이런.

"그…그러니까…늦은 시간이니까 위험할 까봐 같이 왔어! 호위도 할 겸…아하하하…"

변명거리가 딱히 떠오르지 않은 나는 합기도 유단자인 누나를 호위했다고 절대로 통하지 않을 변명을 늘어세웠다. 그리고 뒤에서 나오는 헛웃음..이건 뭐..

"맞아!!! 문화제도 같이 하고 있었고…집도 같은 방향이고…"

지현누나도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나의 말에 동조하고 있었다.

"흐응…"

아직도 믿지 못하겠다는 듯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거두지 않으며 민정이는 보고 있었다.

"뭐…더 이상 뭐라 하지 않을게. 늦은 시간이고..언니도 합기도 유단자라고 할 지라도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다행이다. 넘어가주었다.

'대신에, 사정은 나중에 차.근.차.근. 말해줘야 해?'

역시. 이대로 넘어가지는 않았다. 민정이는...

방에 들어오고 난 뒤 옷을 갈아입고 나는 방에 누워있었다. 아..피곤해..그렇다고 잠을 잘 수도 없고...

정시하에게 이리저리 휘둘렸지..연극 연기도 오랫동안 해야하지..그래서 오늘은 상당히 힘든 날이었다.

똑똑. 노크소리가 들렸다.

"누구?"

"정우"

"지현누나? 들어 와"

금방 씻은 듯 머리카락을 수건으로 닦으며 지현누나가 들어왔다.

"무슨 일이야?"

"그러니까……"

"…?"

"그러니까…혹시…내일 문화제 때 시간있냐고…"

시간이야 널널하다. 내일은 연극도 없었고 그리고 문화제인데 함께 어울릴 애들도 없었기 때문에 나는 그냥 조회시간 끝나자마자 옥상에서 자려고 했지..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면 돌아가서 미연시나 하고..

"시간이야 있는데… 왜…?"

"시간 있으면…우리 반에 와줄 수 있어…?"

"…누나네 반?"

"…응"

상관없으려나. 어차피 심심해서 학교에서 잠이나 자려고 했는데.

"그럼…조회시간 끝나고 바로 갈게…"

"응…기다리고 있을게…"

그녀는 기쁘다는 표정으로 얼굴에 홍조를 띄며 거실로 나갔다. 대체 나를 부르는 이유는 뭐지..?

새벽에는 오랫동안 모으고 모았던 몇십 기가짜리 미연시게임들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밀린 게임들이 많아서 미연시에서의 19금씬들도 왼쪽마우스로 빠르게 넘기면서(미연시를 몇 백개나 해오던 나로써는 안 봐도 비디오였다.) 오직 히로인 공략에 중점을 두었다.

그렇게 새벽을 보내고, 6시를 알리는 알람종과 함께 방을 나와서 씻고 밥을 준비한 뒤에 학교로 등교하였다.

"오늘 마지막 날이지?"

"네~"

"그 동안 연극하느라 수고가 많았다. 연극도 쉬고 무엇보다 마지막 날이니 만큼 확실히 문화제의 마지막을 즐겨보도록! 이상."

"차렷. 경례!"

"안녕히가세요~"

문화제의 마지막을 즐겨보라는 담임선생의 말과 함께 조회시간이 끝나고 문화제의 마지막이 본격적으로 시작이 되었다.

누나가 어제 자기네 반으로 와달라고 했지..

나는 누나가 있는 3-A반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복도는 어째 웅성웅성. 와글와글했다.

"내가 먼저야!"

"내가 먼저왔다니까?"

"야이 새끼들아. 새치기 좀 하지말라고!!!"

"아! 시끄러!!!"

"오늘이 그 날이야?"

"드디어…그 날이 온 건가…"

'그 날?' 대체 오늘이 무슨 날이길래 남학생들이 단체로 여기에 모여있어..?

"이 날이 왔도다!!! 우오!!!"

"우오!!!!"

어째 광신도들의 광기는 몇 배 상승이 되어있었다. 이 광신도..지현누나의 팬들이잖아..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는가? 제군들?"

광신도들의 리더로 보이는 남자가 일장 연설을 시작하였다.

"알고 있습니다!!!!!!!!!"

광신도들도 광신도가 아닌 남학생들 모두 일제 합창. 아 그러니까 뭐냐고...

"오늘을 손 꼽아 기다렸도다!!!"

단체로 열광과 환호.

"드디어…드디어…우리의 여신님이…"

'여신'? 지현누나? 지현누나가 뭐 어쨋다고..

"메이드카페에 참여를 한단다!!!!!!!"

"끄어!!!!!!!!!!!!!!!!!!!!!!!!!!!!!!!!!!!!"

엥...? 메이드카페...? 여태까지 참여를 한 게 아니었어..? 사람 엄청 몰려있을까봐 오지도 않았었는데...

"찬란하고도 찬란한 모습…여신님의…"

"메이드복!"

"메이드복!"

쿵! 쿵! 하고 남학생들이 발을 구르며 메이드복을 질서정연하게 군대식처럼 외치고 있었다. 진짜..놀랍다..지현누나 한 사람때문에 이런 많은 사람들이 뭉친다는 것은..언제 봐도 놀라운 일이었다..

"듣고 싶나?"

"예!!!!"

"듣고 싶나?"

"예!!!!"

뭐를 듣고 싶다는 거야.

"여신님의 '주인님~'하는 영롱하고도 영롱한 목소리를 듣고 싶은가!!!"

"예!!!!!!!!!!!!!!!!!!!!!!!!!!!!!!!"

....할 말이 없다.

"어서 진군!!!!"

"오오!!"

척척하고 남학생들이 복도를 꽉 메우고 한 줌의 흐트러짐도 없이 3-A반으로 이동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나도 얼떨결에 참여를 하게 되었지만은..

당연하게도 3-A반의 앞문과 뒷문에는 남학생들이 서 있었다. 이런 엄청난 수의 남학생들을 받아드리려면..

게다가 몇몇 인간들이 이성을 참지 못하고 달려들줄 알았지만 '대기!'라는 리더의 명령과 함께 모두 반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이건 뭐 군대도 아니고..종교도 아니고..

"차례차례로 들어간다. 알겠나!"

"예!!"

나는 뒤쪽에 있었기 때문에 이런 성역이라고 불리는 곳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한 듯 싶었다. 아..괜히 왔나..옥상에서 잠이나 잘까..나는 발길을 돌리려고 했다.

드르륵.

뒷문을 지키고 있던 남자가 문을 열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어떤 여성이 나왔다.

메이드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는 하늘하늘한 검정색 원피스와 머리두건 그리고 에이프런을 매고 기나긴 생머리를 가지고 있는 소녀가 복도를 걷고 있었다.

"…"

전원 정적. 여신이라고 불리는 사람이 스스로 이 복도에 나왔다. 남학생들 모두 모세가 파도를 가른 것처럼 스스로 갈라지고 있었고 꼴깍하는 침 넘어가는 소리와 함께 그녀를 눈이 부시다는 듯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어느 누구에게도 시선을 주지 않고 앞을 보며 똑바로 걷고있었다. 그와 함께 남학생들의 파도도 계속 갈라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소녀는 걷다가 나의 앞에서 멈췄다.

"…지현…누나?"

"어서오세요. 주인님."

그녀는 싱긋하고 나에게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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