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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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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군~♡ 뭐 먹을거야?"
"…!!!!!!!!!!!!!!!!!!"
"왜 그렇게 놀래? 제 발로 찾.아.왔.으.면.서~♡"
변함없는 말끝에 하트를 붙여주며 그녀는 바짝 나에게로 다가왔다. 아놔..오늘 재수 옴 붙었나.. 왜 하필이면 이 여자가 있는 반으로 들어간거야?
정시하.
나의 '전'여자친구이자 악연중의 악연. 나에겐 원수나 다름없는 그녀.
"뭐. 먹.을.거.야.?"
바싹 나에게로 다가온 그녀는 내 귀에 숨을 '후~'하고 불어넣었다. 젠장...뭐 이딴 여자가 다 있어? 어떻게 '전'남자친구(그렇게 여길 수도 없었지만..)인 사람인데 왜 이렇게 들이대?
"미안. 갈게. 방해했다."
나는 바로 의자에서 일어서려고 했다.
"아잉~ 그러지 말고 뭐라도 먹고 가~♡"
애교작렬. 아놔...
그녀는 내 팔을 붙들고 애교를 떨고있다. 어차피 나에게 있어선 가식이었지만, 주위 사람들을 모두 애간장을 녹일만큼은 충분하였다.
"어떻게 정시하를..저 자식 얼마나 기술(?)이 좋길래..정시하를.."
"그러고보니까 저 자식..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아?"
"아!!!"
"그 연극의 크리스토퍼 백작아니야?"
"맞아 그 악역!!"
"여기에 왠일이지? 혹시 정시하 보려고 왔나?"
"그렇다면...설마.."
"사귀고 있어???!!!!!!!!!!!!!"
전혀 아니거든요. 이미 헤어졌걸랑요.
그런데..지금 팔짱을 끼고 있는 정시하양? 왜 갑자기 팔짱을 끼고 있나요?
"자기~♡"
"…"
아놔. 썩소 나오게 만드네. 아무렇지 않게 '전'남친에게 자기라는 말을 어떻게 할 수가 있냐고. 그것도 이용한 주제에...아까전에는 정우군이라고 말하더니 이제는 왠 '자기'?
하하하..하하하..어째 주위의 살기가 흉흉하게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도 주방 뒤에서...아주 짙게.
"박정우..이 자식...감히 우리들의 아이돌인 정시하를..."
화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
불길이 치솟고 있다. 벌써 불기둥이 만드려지려고 하네. 이제 원기옥 만드시려고요?
"자기~ 뭐 먹을거야~ 아웅~♡ 빨리 말해~아님 그렇게 나를 오랫동안 붙들고 싶었쪄요? 웅?"
우웩...이 여자가 속을 올라오게 만드네. 나는 만성구토증이라고. 또 구토하게 만들셈이야?
도망치려고 했으나 무의미. 뒷문과 앞문에 남자가 서서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에휴.. 결국 여기에서 먹어야만 하는건가?
나는 결국 간단하게 돈까스를 시켰다.
"돈카츠 하나요~♡"
돈까스라고 말하면 되지 왜 돈카츠라고 혀를 짧게 해서 귀여운 척하고 있는거야?
그래도 주위사람들은 이미 기절. 그만큼 위력은 보장.
돈까스가 접시에서 하나 나왔지만 이미 까무잡잡하게 다 타버린 돈까스가 식탁 위로 올라왔다.
'죽어.'
돈까스 위에 케찹으로 적어주는 메시지는 매너였다.
"맛있게 먹어~ 자기~♡"
지금 이 와중에 맛있게 먹으라는 소리가 나오냐? 이미 다 타버렸는데? 응?
얄밉게도 그녀는 내 식탁 맞은 편에 앉아서 싱글벙글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너 손님 받아줘야 되지 않냐?"
"아잉~ 우리 자기 다 먹는 거 보고~♡"
진짜로. 말끝마다 나오는 하트 좀 제발 좀 없애. 끄..벌써..닭살이..
"저런 여자친구가 어딨어? 문화제 일도 다 팽개쳐놓고.."
"그러니까 말이야..부러운 여자친구를 뒀네..이쁘지..귀엽지..몸매도 완전 쩔지..남자친구 하나만 바라봐주지..저런 여자친구가 어딨어?"
나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외부인들은 질투와 부러움이 섞인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원기옥이 생겼네..? 주방에..에휴 더워라...더워..
'먹어라. 안 그러면 죽는다.'
주방 뒤에서, 앞문과 뒷문을 지키고 있는 사내들도 모두 그러한 말을 날리고 있었다.
무언의 압박. 젠장...
나는 결국 다 타버린 것을 먹을 수 밖에 없었다. 그것도 꾸역꾸역. 남김없이.
모두 먹고 난 후 나는 식탁에 5000원을 올리고 바로 도망치려고 했다.
"아잉~자기~5000원만 올릴고얏? 시하 실망했쬬..ㅠㅠ..."
끄악!! 제발 좀 그만하라고!!! 그 죽여버리고 싶을 만큼 짜증난 귀여운 척좀 그만하라고!!!
"…젠장…"
나는 어쩔 수 없이 세종대왕님 한 분을 식탁에 모셔놓았다.
"데헷~♡ 역시 자기가 최고얏~"
아놔..진짜 제대로 썩소 나온다. 원기옥이 점점 커지고 있어..위험해..
나는 바로 쌩하고 교실 문을 나가서 빠르게 도망쳤다.
"헉..헉..헉.."
필사의 도주 후에는 리바운드가 찾아온다. 엄청난 체력소모에 대한 압박. 어째 저 여자와 엮이면 좋은 일 하나도 없어..그런데 여기는 또 어디다냐...
그리고 뒤에서 뭔가 살기가..?
"정.우.군~♡"
"…!!!!!"
아놔..제길...설마 쫓아오겠냐라고 생각했지만 정말로 쫓아왔다.
"…일은 어쩌고 왔냐?"
"바로 팽개치고 왔지~ 남친 만나러 간다고~♡"
"내가 아직도 네 남친이냐?"
"응!"
어째 간단하게 대답한다?
"벌써 나 따위는 잊어버리고 새로운 나보다 백배나은 멋진 남자를 사귈 줄 알고 있었는데?"
"혹시 정우군 질투하고 있는거야? 아잉~ 귀여워~♡"
아니 전혀요.
"너 그냥 일하기 싫어서 그런 구실로 온 거 아니야?"
"그런 것도 있긴 하지만…무엇보다 자기 생각이 앞서서…나는 자기 얼굴 계속 보고 싶었는데…자기…내가 싫어? ㅠㅠ.."
훌쩍하고 우는 척하고 있는 그녀. 이봐 당신. 지금 나 놀리고 있는 거 맞지?
"동정심 전혀 안 가거든? 우는 척하는 얼굴 좀 빨리 치우지?"
"데헷~♡"
바로 웃어제끼는 그녀. 이 녀석 설마 조울증이야?
"그래서…나를 쫓아온 이유는 뭐야? 그리고 어떻게 금방 따라왔어?"
"자기는 내 손바닥 안이니까~♡"
이거 묘한 발언이다. 결국에는 뭐야?
"…쫓아온 이유는?"
"데이트!"
"어째서? 나는 너랑 전~~~~~~혀 데이트 하고 싶지는 않은데? 그것도 깨진 여자친구라는 사람과는?"
"내가 너랑 데이트하고 싶으니까. 그리고 전에 데이트 하자고 했는데 결국 못했잖아? 그래서 문화제기간이기도 하고…그.래.서.즐~~~~~겁~~~~~게 교내 데이트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이봐. 지금 내 말투 따라하고 있는 거 맞지? 그렇지?
"…별로…"
"또 튕긴다. 또! 자기 발로 내가 보고 싶어서 온 거 아니었어?"
"아니…착각하지 마라… 우연히 와본 것 뿐이야. 그것도 배가 고파서. 우.연.히"
"아잉~ 그런 구실로 날 찾아온거지? 그렇게 내가 보고 싶었쪄요? 웅?"
"후…그냥 식당같은 데가 있어서 찾아간 것 뿐이고 너가 몇 반인지도 몰라."
"너 옆반이잖아. 2-B반"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랬었냐?"
"시하 슬퍼…ㅠㅠ…어떻게 여자친구 반도 모를 수가 있어?"
"'전'여자친구 겠지. 그것도 아니지만."
"아니. 지금도 '여자친구'야."
"뭐?"
"나 너 이후엔 새로운 남자친구 만든 적 없으니까."
"…그 인간들은 어쩌고?"
"때려치웠어. 너가 그 인간들을 '그렇게 만들어놓고서' 내가 계속 거기 있을 줄 알았어?"
"너가 스스로 '이제 너 필요없어'라고 하지 않았었나?"
"그건 옛날 일이고. 연인들끼리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는 것도 있잖아? 그러니까 우리는 아직 '연인'관계라 이거지~"
"…개소리 지껄이지 마라."
"어머~ 화났어? 자기답지 않게~♡"
"그런 거 떠나서 나는 무엇보다 너를 전혀 보고 싶지 않았어. 그리고 나를 '이용한'주제에 무슨 낯짝으로 나한테 접근하는 네가 이해도 되지 않았었고. 이제 그만둬라. 짜증난다."
"과거를 잊을 수 없어서 …겠지?"
"…!!!"
"나는 너의 과거에 '존재하던 사람'이었으니까."
"…"
"과거는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어. 아무리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치욕적인 일이라 머릿 속에서 잊으려고 하면 더더욱 잊을 수 없는 것이 '과거'라는 거야. 알고 있잖아? 나와 너의 관계는 그러한 관계였다는 것을."
"무슨 관계."
"엮이고 싶지 하지않아도 결국 우리는 실 하나라도 이어져있다는 것."
"전혀."
"…'인연의 사슬'이라고 알아?"
"인연의 사슬..?"
"그래. 이태리어로 'Legame' 결합.유대.묶다. 내가 좋아하는 책에서 나온 말이야."
"…"
"우리는 결국 이어져있어. 너가 원하지 않아도. 벗어날 수 없는 사슬과 같이 더더욱 너를 구속해. 질기고 질겨서 빠져나올 수 없어. '인연'이라는 사슬 아래서..나도..너도.."
"…"
"너는 지금 끊고 싶어해. 나와 이어진 '인연'을. 엇나간 과거에 벗어나고 싶어서. 결국 그런 건 도망이잖아..자기 도피일 뿐이잖아..어째서..나를 제대로 봐주지 않는 거야?"
"…제대로 봐주지 않고 있다고?"
"그래! 지금 제대로 봐주고 있지도 않고. 그리고 보고 있지도 않아. '나'라는 사람을 없는 사람과 같이 취급하고 있잖아."
"…"
"잊고 싶었어? 그 과거를? 나라는 사람을 완전히 없애고 싶을만큼?"
"…"
"항상 너는 내가 다가올 때마다 거부를 하고 있어. 정작 너는 누군가의 손길을 원하고 있었음에도..나의 손길은 거부하고 있었어."
"…"
"너는 항상 외로웠잖아? 쓸쓸해 했잖아? 그런데 그렇게 내 손을 잡기 싫었어? 그렇게 너에게 그 사건은 충격적이었어?"
"…그래. 모든 것을 잊고 싶을 만큼."
"…그래…? 나와의 시간도…모두 잊고 싶었구나…"
"…!!"
"하…하…알고 있었어. 나와 너의 관계는 '거짓된'관계라는 것을.하지만…"
"…?"
"그 거짓된 관계라도 상관없어. 그 때는 한순간이라도 이 시간이 오래가기를 바랬어…"
"…"
"그런데…역시나…바라지 못하는 거였네…이런 내가 바보였지만…"
"…"
그녀는 나에게 그 동안 나에게 하지 못하였던 말들을 하였다.
이기주의자. 자기 위주로 세상이 돌아간다고 생각하고 있는 인간.
나는 그녀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랬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바꿀 수 밖에 없었다.
지금 보여주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적어도 '진심'이었으니까..
"여기서 그만."
"…그만이라니?"
"이 얘기는 그만. 내가 괜히 꺼냈나봐~ 데헷~♡ 이 얘기하려고 온 게 아니었는데~ 우웅…정우군 데이트나 하자!라고 얘기하려고 했었지…그러니까…"
애써 웃으려고 하고 있었다. 나에게 울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서 고개를 숙이고 데헷하고 귀여운 척을 하며 울컥 금방 눈물이라도 쏟아지려고 하는 것을 필사적으로 막고 있었다. 하지만..그녀는..웃으며 얘기하고 있었지만..
이미 그녀의 눈망울에는 흘러내리고 있었다. '눈물'이라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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옙. 여자 여러 명 울리는 나쁜 주인공이군요..(더 울릴 수도 있다는?)
Part 3. 문화제편이 끝날 때가 되었습니다..이제 슬슬 두번째 히로인이 나올 차례도 되었구요.. 그래서 이번 화부터 캐릭터 인기투표를 진행해 보겠습니다..(참여해주실 지 잘 모르겠지만은요..ㅡ.ㅜ)
그럼, 다음회에서 뵙길 바라며, 이상 허접작가 Scribbler였습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