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색빛 세계와 검은 동물들-19화 (19/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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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Regret

제가 빈 공간을 너무 비워놓은 것 같네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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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아무도 없는 텅 빈 거실.

나는 홀로 소파에 앉아있었다.

운동을 하고 난 뒤에 샤워도 하지 않고 그저 멍하니 소파에 앉아 있었다.

이대로 포기 한 채로 누나의 존재가 없어진다는 것을 가만히 내버려 둘 것인가.

아니면, 어떻게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필사적으로 갑자기 그녀의 안에 '알'이 생긴 이유를 알아내고 그 알을 없애기 위해 노력 할 것인가.

누나가 '죽음이 임박'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면, 누나는 어떡해할까?

나는 끝 없는 사색에 잠겼다.

심호흡을 크게 들이쉬고. 아직도 심장이 요동치고 있는 것을 진정시킨다.

멍하니, 그저 멍하니 사색에 잠겼다.

또다시 그 날의 광경이 떠오른다. 가게.구멍가게에서..선혈이.. 피가..내 몸에 묻었다.

내가 죽인 건가. 아니다. 나는 방관했다. 하지만 그걸로 인해 할머니를 죽인 것이나 다름없다.

나의 과오로 인해 소중한 사람이 죽었다.

자책감.

나의 마음 한 켠에는 잊으려고 하면 할 수록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그 광경이, 절대로 잊을 수 없는 광경이. 반복되려하고 있다.

안돼. 더 이상 보기 싫다. 그런 광경.

하지만, 나는 그런 것을 바라지 않아도 시간이 흐르면 그렇게 될 것이다.

내가 생각했던 대로 최악의 베드엔딩으로.

그 전에,냉정하고 직관적으로 생각하자.

왜 갑자기 누나의 안에 '알'이 생긴 것인지.

10년동안에도, 누나랑 싸운 이후에도, 누나의 안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즉, '나'라고 하는 요인으로 인해 생긴 것이다.

나는 누나를 무시하기로 하고 예전보다 더욱 더 차가운관계가 되었다.

그것이 '알'이 생기게 된 원인일까?

눈물을 흘렸다.

그것은 슬픔의 '감정'을 표현한다.

슬픔..감정..나를 스쳐지나가며 보여준 그 씁쓸한 미소..'미안해'..눈물..내가 원망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새벽에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잠을 자면서..계속 나에게 '미안해'라고 말하며 울고 있었다..?'

그 때 내가 생각한 단어는 '후회' 였다.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의 시간을 돌이켜보면서 자책하는 것.

나와 보내었던 10년의 시간을 후회하는 것.

누나는…'후회'로 인하여 알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할 수 밖에 없다.

그러기엔 누구나에게 '후회'라는 것은 얼마든지 있다. 언제든지 생길 수 있는 감정이었다.

하지만, 왜 누나에게만 알이 있는 것일까..?

'요새 언니가 이상해.'

요새…하루동안만 이 아닌, 계속 이상했다. 몇 일동안..'후회'하고 있다..

과거의 시간에 대한 지나친…'후회'였나… 누나의 안에 알이 생긴 원인은.

결국 모두 다..나 때문이잖아..나는 또다시 누군가를 죽이려 한 것이다..

나는 어리광을 부린 것이다. 어린아이와 같이 삐쳐서 누나에게 어리광을 부렸다.

그것이 누나가 죽어버리게 만들 수 있는 원인이었다.

지나쳤다. 과거에 대한 원망이 너무 사무쳐서 누나에게 그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었다.

누나는 내 손을 다시 잡으려고 하고 있었는데…

나는 소심하게도 게속 꽁해져서 손을 뿌리쳐버린 것이다.

완전 어린아이다. '나'라는 인간은.

새벽…누나는 잠이 들었을까.

나는 10년동안 들어가지 못했던 민정이가 함께있는 누나의 방에 들어갔다.

민정이와 누나가 깨지 않도록 조심스레 방문을 열어보았다.

불은 꺼져있었다. 역시 잠들었어.

2층침대의 아래에 있는 민정이는 팔자좋게 늘어지고 있었고,

위에 있는 누나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누나'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미안해'를 자꾸만 끝없이 말하면서. 그리고 누나가 말했던 한 마디.

'정우야..미안해.'

그것은 나의 마음을 완전히 녹여버리는 한 마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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