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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Regr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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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누나는 더 이상 나에게 찾아오지 않았다.
물론 그 댓가로 학교에 있는 내내 주위의 살기를 받으며 수업을 받아야했지만 말이다.
학교가 끝난 방과 후에 집으로 가려던 도중에 , 우연히 누나를 한번 마주쳤다.
그런 그녀는 나를 보더니 살짝 웃어주기만 하고 나의 곁을 스쳐지나갔다.
내가 바라던 대로 다행히 그녀는 나를 '무시'했다.
그 뒤에 대동하고 있던 광신교집단들은 나를 보더니 죽일 듯한 눈빛으로 쏘아붙였지만, 나는 천연덕스럽게 넘어가주고 교문을 나섰다.
그런데 그 시선들을 되새겨보면 기회만 된다면 생매장해버린다는 눈이었는데
고작 성질냈다고 그렇게 죽일 듯한 눈빛으로 낼 필요가 있냐고. 무엇보다.
일단 집으로 돌아가서, 민정이 밥 챙겨주고, 나는 오랜만에 미연시나 해볼까나..
아무렇지 않은 듯이 입김을 후 하고 불면서 걷는 집으로 향하는 길.
날씨는 변함없이 찬 바람 쌩쌩부는 겨울이었다.
요새 지구온난화니 뭐니 하고 겨울이 없어진다는데, 이번 해의 겨울은 끝을 모르고 계속 추웠다.
길을 걸으며 보이는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몇몇의 안에는 '알'들이 역시나 있었다.
욱..또 메스껍다. 이 놈의 알들을 어떻게 처리하지 않으면, 자꾸만 올라가는 위액 때문에 식도가 녹아버릴 것만 같다.
구멍가게의 할머니의 존재를 지워버린 '알'의 속에서 태어난 '동물들.'
언젠가 저 사람들에게도 '동물'들이 뛰쳐나와서 잊혀진 존재가 되겠지.
나는 유일하게 이런 숨겨진 '세계'를 볼 수 있었기에, 그들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다.
오직 '나'만이 그들을 기억해 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을 '기억'해 줄수는 있지만, 그들을 '구원'해 줄수는 없다.
왜 사람들의 안에 알이 생기는 건지도 아직도 알 수가 없는데, 어떻게 그들에게 있는 '알'이나 '동물'을 처리해 주어서 구해낼 수 있겟는가?
더욱이, 나는 사람들과 태어나면서 별로 의사를 나눈 적이 없다.
그들에게 접근해서 어떻게 처리를 해야하는 지도 모르는데.
정의의 사도라도 되는 듯이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려는 그런 배짱은 못 되었다.
'존재'가 잊혀진다는 것.
그것은 주위의 소중했던 가족이나 친구, 주의의 알고 있던 사람들의 기억에서 조차도 '자신'이라는 존재가 없다는 것.
지금도 내가 모르는 어떠한 곳들에서 누군가의 안에서 '동물들'이 튀어나와서 그 누군가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지워버리겠지.
만약, 자신의 존재가 잊혀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어떻게 반응할까?
또 그것을 막을 수 없다라고 한다면, 그들은 어떻게 할까?
아무도 나를 알아주지 못한다는 괴로움에 허둥대겠지.
처절한 외로움과 고독에 자신의 마음이 텅 비게 되어버리겠지.
나는 그런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외로움.고독.허무함.
누구보다도 그런 것을 알고 있기에, 나는 아직 '후회'를 하고 있다.
할머니를 도와주지못했다는 후회. '동물'들의 존재를 알고 있었음에도 방관했던 후회.
언젠가 나의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안에 '알'이 있다면, 나는 그들을 바라볼 수 밖에 없다.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이다. 그저 그들의 존재를 '기억'해 줄 뿐..
거리를 유유히 지나가는 사람들의 안에 있는 '알'들을 지켜보며 나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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