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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탑 등반자-205화 (205/230)

회귀한 탑 등반자 205화

205화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다

동부, 서부, 남부, 북부 성 외곽에서 악마와 인간들이 한데 뒤섞여 피를 흘리고 또 흘렸다.

“모조리 죽여!”

“한 놈도 살려 두지 마라!”

쾅! 콰아앙!

분노에 찬 함성과 거센 굉음 소리가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오직 살육만이 존재하는 전장의 모습은 멀쩡한 사람조차 광기로 물들이기에 충분했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고통과 절규는 넘쳐 나는 광기에 무참히 묻혀 버린다.

그 누구도 멈출 수 없을 것 같았던 싸움은 하늘에서 떨어진 거대한 빛줄기로 인해 정적이 찾아왔다.

교회에서 나와 전투에 참가한 사뮤엘 역시 하늘의 빛줄기를 올려다보았다.

콰우웅!

곧 뇌격이 땅에 닿는 소리가 들렸다.

충격의 진동이 느껴질 정도로 근방에 서 있던 그는 뇌격이 떨어진 자리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목도했다.

십멸의 대악마 중에 최악이라 불리는 라에프가 떨어진 뇌격을 맞고 몸을 비틀거리고 있었다.

그 앞으로 검을 든 준석이 다가서는 중이었다.

콰가가가가! 쾅!

둘의 움직임은 두 눈으로는 쫓기 힘들 정도로 매우 재빨랐다.

라에프가 검을 휘두를 때마다 땅이 갈라지고 성벽과 건물이 종잇장 부서지듯 무너져 내린다.

반격을 가하는 준석도 수시로 지형을 바꿀 정도로 어마어마한 공격을 퍼부어 댔다.

넋을 놓고 지켜보던 사뮤엘은 찰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만일 그가 라에프를 막지 않았다면 지금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아마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채 몇 분도 버티질 못하고 곧장 죽음을 맞이했으리라.

‘사제가 되려고 발버둥 쳤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교황이 되어서는, 수많은 신도들을 이끌며 도시를 지키고 있구나.’

또한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고대 신성병기 라그넬을 부활시켜 전쟁의 판도를 뒤바꾸었다.

라그넬이 없었다면 지금보다 더욱 많은 사상자들이 나왔을 것이다.

‘마치 신께서 우릴 구원하기 위해서 보내 준 사람 같군.’

“역시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구만.”

사뮤엘의 오랜 지인이자 교단의 핵심축인 알베스토가 어느덧 그의 곁에 다가와 있었다.

사뮤엘은 알베스토를 힐끗 바라보며 입을 뗐다.

“이리되실 줄 알고 계셨습니까?”

“크하하하! 설마, 내가 알고 있었겠나.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게 인생이거늘. 그저, 전 교황님의 안목을 믿었을 뿐이네.”

“아네제 님 말입니까.”

“그래. 그분은 언제나 올바른 선택을 하셨지. 때론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할 결정도 내리셨지만, 항상 나는 그분의 선택을 믿었네.”

“좋은 분이셨죠.”

“누구보다 왕국의 백성들을 위하셨지. 그보다 승부의 끝이 보이는구만.”

알베스토의 말대로 준석은 라에프를 궁지에 몰아넣고 있었다.

이내 사뮤엘은 전장의 작은 변화를 감지했다.

‘기세등등하던 악마들이 떨고 있다.’

대악마 넷이 당하고 그보다 강한 라에프가 밀리고 있으니 악마들의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이나 다름없었다.

‘준석 주교, 아니 교황 성하가 녀석을 잡는다면 악마들의 사기는 나락으로 떨어지겠지.’

반대로 라에프가 그의 목을 친다면 사람들의 사기가 바닥에 떨어질 것이다.

쿠우웅! 콰앙!

도저히 범접할 수 없는 둘의 싸움에 두 진영은 침묵을 일관한 채 결과를 기다렸다.

이윽고.

둘은 최후를 겨루듯 서로를 향해 달려 나갔다.

푹!

준석이 들고 있던 마검이 라에프의 심장을 꿰뚫었다.

화아악!

곧 라에프의 몸이 불타올랐다.

육신을 태우고 남은 잿더미가 바람에 휘날려 전장으로 날아 들어온다.

“와아아!”

그 모습을 지켜보던 기사 한 명이 환호성을 질렀다.

하나로 시작된 자그만 환호성 소리가 곧 거대한 함성을 만들어 냈다.

“교황 성하 만세!”

“교황 성하 만세에!”

싸움에 지쳐 가던 사람들의 사기가 올라갔다.

함성 소리를 들은 사뮤엘은 온몸에 힘이 치솟는 고양감을 느끼며 다시 검을 움켜쥐었다.

“후읍.”

그리고 힘껏 아군 진영을 향해 외쳤다.

“악마들을 처단하라!”

“우와아아아아!”

그의 외침에 기사들이 전장에 다시 뛰어들었다.

한편 수장을 잃은 악마들은 사기가 떨어질 대로 떨어져 전투 의지를 잃고 급속도로 밀리기 시작했다.

‘단번에 전세가 뒤집혔다!’

눈앞에 악마를 죽이고 사뮤엘은 고개를 돌렸다.

준석이 서 있던 곳을 바라봤지만 이미 그는 자리를 떠난 상태였다.

‘에페르 님이시여. 감사합니다.’

사뮤엘은 자신을 구원해 주고 도시를 살려 준 그를 보내 준 것에 하늘에 대고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 * *

이렇게 미친 듯이 날뛴 게 얼마만일까?

“하아~ 하~.”

심장은 빠르게 고동쳤고, 근육의 모든 것을 쥐어짜 낸 탓에 살이 타들어 가는 것처럼 아파 왔다.

마나 수치가 1만을 넘어선 이후로 바닥을 드러낸 적이 없던 마나 그릇은 거의 텅 비어 있었다.

그만큼 전투가 치열했음을 뜻했다.

그래도 초월종을 이겨 냈으니 꽤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이내 나는 주위를 둘러보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이제 전쟁도 끝나 가는구나.”

곧 끝맺음을 알리듯 관련 메시지가 올라오고 있었다.

[중층부의 숨겨진 돌발 미션을 클리어하였습니다!]

[고대 신성병기 라그넬을 부활시켜 도시를 지켜 냅니다!]

[이외에도 전쟁에서 대단한 활약을 펼쳤습니다!]

[이에 맞는 추가 보상이 주어집니다.]

[20,000,000포인트가 지급되었습니다.]

[에펠 왕국의 비급서가 지급되었습니다.]

[고대 마나수가 지급되었습니다.]

[무한 공간 팔찌가 지급되었습니다.]

[천 년 묵은 만드라고라가 지급되었습니다.]

선물세트처럼 떨어지는 보상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여태껏 받은 보상들 중에 가장 후한 보상이었다.

‘이런 걸 두고 내가 어딜 가겠어.’

이것이 다음 층으로 올라가지 않고 에펠 왕국에 계속 남아 있던 이유이다.

무려 2천만 포인트와 처음 보는 비급서 한 개. 그리고 S급보다 귀하다고 알려진 고대 마나수 한 개.

솔직하게 고대 마나수를 얻은 건 행운이었다.

본래 추가 보상으로 받는 건 S급 마나수.

고대 마나수는 얻은 건 처음 있는 일이다.

투명한 플라스크 안에 흰색 액체와 무지갯빛이 비쳐 보인다.

희귀한 비약답게 영롱하고 멋들어졌다.

하지만 고대 마나수 말고도 주목할 아이템이 있었다.

무한 공간 팔찌.

사실 이것을 얻기 위해서 전쟁에 참여했다고 봐도 무방했다.

유일무이급이나 다름없는 무한 공간 팔찌는 중층부의 숨겨진 돌발 미션에서 큰 활약을 보여야만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이다.

그런데 이 숨겨진 돌발 미션이 주기적으로 주어지는 퀘스트가 아니다 보니 아무나 얻을 수가 없었다.

그저 시기를 잘 만나 타이밍 좋게 참여할 권한을 얻는 것이다.

나는 이미 가지고 있는 A급 아공간 팔찌 대신에 무한 아공간 팔찌로 교체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흉측하게 생겨 먹은 만드라고라를 쳐다봤다.

“그에에에에!”

시끄럽게 울어 대는 만드라고라를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섭취하기만 하면 월등한 능력치 상승을 맛볼 수 있지만 식감이나 맛은 최악이었다.

“천 년이나 묵었다는데 안 먹을 수도 없고.”

오래된 놈이라 그런지 크기도 두꺼웠다.

‘그래. 괜히 망설이면 나중에 더 먹기 꺼려지니까 까짓것 먹어 버리자.’

“그에에에!”

천 년 묵은 만드라고라를 입에 데려는 순간.

[한계를 뛰어넘은 초월종을 상대로 승리하였습니다.]

[??이 되기 위한 모든 조건을 충족합니다.]

[??이 되기에 완벽한 신체로 변화합니다.]

“뭐야.”

이제 보니 내가 초월종이 되기 위한 마지막 조건이 아무래도 초월종을 상대하는 것이었나 보다.

그나저나 초월종이 되기 위한 완벽한 신체라…….

“이미 완벽한데 더 뭘…… 크윽!”

갑자기 심장이 찌를 듯이 아파 온다.

하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끄아아아!”

내가 고통스럽게 비명을 지르자 멀리 떨어져 있던 다칼이 뛰어왔다.

-준석!

“크으윽…….”

-갑자기 왜 그러나! 혹시, 이상한 거라도 주워 먹은 건…….

“내가 너냐…… 크으으…….”

누군가가 내 육신을 갈기갈기 찢어 버리는 듯한 고통이 지속됐다.

등가교환을 사용한다면 고통의 감각을 임시로 없앨 수도 있었지만 그로 인해 도중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었다.

‘싫어도 견뎌 내야 돼!’

더욱 강해질 수만 있다면 고통은 감내할 수 있었다.

“허억, 허억…….”

다행히 고통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치이익!

온몸에서 뜨거운 수증기가 피어올랐다.

[??이 되기에 완벽한 신체가 되었습니다.]

[초월종이 되었습니다.]

[신체 능력이 크게 상승합니다!]

[신체 능력이 크게 상승합니다!]

[신체 능력이 크게 상승합니다!]

[신체 능력이 크게 상승합니다!]

…….

…….

…….

쉴 새 없이 변화의 메시지가 뜨는 것을 보며, 나는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

‘정말로 초월종이 됐어.’

신체의 감각이 크게 달라졌다는 것이 어렴풋이나마 느껴졌다.

뿐만 아니라 체내에 느껴지는 마나량이 이전과는 너무 달라, 마치 내 몸이 아닌 것처럼 낯설었다.

‘느낌만으로 정확하게 알기는 어려워.’

상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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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 회귀한 마도사 (자격을 갖춘 자)

칭호: 좀비 학살자 외 8개

능력치

근력:4090(+250)

민첩:4206(+9999)

체력:5011(+9999)

정신력:3190(+250)

마나:9999(+9999)

스킬

점지(Lv5) 마나볼트(Lv29) 마법컨트롤(Lv35) 다크웨스트림(Lv14)

어스월(Lv19) 행운의룰렛(Lv9) 다크소드(Lv19) 다크소울(Lv9) 원드퍼드(Lv19) 등가교환(Lv-) 마나방출(Lv18) 루트딥트리(Lv34) 리치네스(Lv10) 다크레인(Lv15) 컬스버닝(Lv11) 홀리크로스(Lv9) 엘리렌스(Lv16) 다크포스(Lv7) 힘의 천칭저울(Lv6)

광염(Lv7) 고양이격투술(Lv8) 다크싱어(Lv8) 악재통(Lv6) 다크스피어릿(Lv9) 소울브링(Lv4) 메테오(Lv5) 다크레이어(Lv6) 더블캐스팅(Lv8) 일렉트릭 자이언트(Lv6) 파이어랜스(Lv5) 다크퍼지(Lv3) 다크핸드(Lv4) 프로스트쇼크(Lv4) 일루전(Lv3)

고양이마법술(Lv3) 코어체인지(Lv1) 화벽(Lv20) 화개(Lv21) 염옥(Lv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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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보고 있는 능력치가 제대로 표기된 게 맞는지 의심이 들었다.

“아이템 도움 없이도 마나가 최대치에 도달했잖아……?”

다른 능력치들도 기존의 두 배는 상승해 있었다.

이걸 보고 있으니 왜 라에프가 초월종이 되며 그리 강해졌는지 단박에 이해가 되었다.

-준석, 이제 괜찮은 건가?

다칼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어본다.

“아, 괜찮아.”

-그런데 뭔가 느낌이 달라진 것 같군. 혹 기연이라도 만난 것인가?

“예전에 초월종을 얘기했었지?”

-듣긴 했다만. 설마……! 드디어 초월종이 된 것인가?

“뭐. 어쩌다 보니.”

다칼이 연신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렇담, 지금 상황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군. 초월종이 되는 순간 엄청난 힘을 얻는다고 알려져 있으니.

“그래. 힘을 얻긴 했지.”

다만 그 힘이 내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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