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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탑 등반자-128화 (128/230)

회귀한 탑 등반자 128화

128화 지름길

나는 변화를 체크해 볼 겸 상태창을 열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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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 회귀한 마도사

칭호: 좀비 학살자 외 6개

능력치

근력:326(+250)

민첩:313(+1189)

체력:404(+1058)

정신력:475(+250)

마나:705(+1096)

스킬

점지(Lv1) 마나볼트(Lv17) 마법컨트롤(Lv26) 다크웨스트림(Lv1)

어스월(Lv8) 행운의룰렛(Lv4) 다크소드(Lv8) 다크소울(Lv2) 원드퍼드(Lv7) 등가교환(Lv-) 마나방출(Lv8) 루트딥트리(Lv26) 리치네스(Lv3) 다크레인(Lv6) 컬스버닝(Lv4) 홀리크로스(Lv2) 엘리렌스(Lv4) 다크포스(Lv1) 힘의 천칭저울(Lv1)

광염(Lv1) 고양이격투술(Lv5) 다크싱어(Lv1) 악재통(Lv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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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치는 마지막으로 확인했을 때보다 전체적으로 소폭 상승해 있었다.

특히나 마나 상승이 유독 돋보인다.

길의 특성으로 인해 마나가 오른 것도 있지만 마나의 숨결도 한몫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크스윔과 다크웹은 스킬란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대신에 다크웨스트림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흐음.”

스킬을 새로 얻은 것까지는 좋았으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이 눈에 띄었다.

10레벨 스킬을 두 개나 내줬는데, 새로 얻은 스킬이 꼴랑 1레벨이었다.

‘적어도 5레벨은 줘야지. 1레벨이 뭐야.’

아쉬움을 뒤로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만년필이 좌측을 가리키고 있었다.

나는 이동하기 전에 손에 쥐어져 있는 보상부터 확인했다.

퀸 넬리지를 잡으며 퀸의 조각과 S급 마나수가 나왔다.

조각은 당연히 나오는 것이고, 퀸 또한 다른 체스말처럼 재료나 장비 아이템을 내놓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비약이 나와 오히려 만족하는 중이었다.

아이템으로 강해지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긴 하나, 회귀 전에 상층부에 다다르며 깨달은 사실은 개인의 스킬 혹은 신체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이었다.

특히나 모든 것의 밑바탕인 코어가 강할수록 부가적인 것에서 강력한 효율을 드러낸다.

벌컥벌컥!

나는 S급 마나수를 단번에 들이켰다.

[S급 마나수를 섭취하였습니다.]

[마나가 대폭 올랐습니다!]

“어흐! 좋다~.”

마나의 그릇이 커져 가는 걸 몸소 느끼며, 거기서 오는 충만감을 고스란히 가져갔다.

그러고는 걸어서 다음 스테이지로 이동했다.

뒤에서는 속닥거리는 소리들이 들려왔다.

“방금 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아는 사람? 서서 딱히 한 것도 없는데 넘어가네.”

“정말 몰라서 물어. 반대편에 있던 애들이 보스와 어디론가 사라졌고, 어디 독립적인 공간에서 녀석을 잡은 거잖아.”

“병신아! 정말 몰라서 묻겠냐. 내 말은 보스를 잡은 애들이 어디에 갔냐는 거지. 잡았으면 다시 나타났을 텐데, 도중에 사라진 저 남자만 살아 돌아왔잖아.”

“어? 그러고 보니 그러네.”

속닥이고 있는 이들은 안철호의 추종자들이었다.

정황을 알지 못하는 그들의 입장에서는 보스와 같이 사라진 일행이 돌아오지 않는 것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 보니 그것과 관련해서 온갖 추측이 난무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강예지는 뒤에서 속닥이는 대신 옆으로 다가와 대놓고 물어보았다.

“그쪽은 알고 있지? 저 방에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나는 간단히 말했다.

“퀸을 잡았고 보상을 받았지.”

“그걸 묻는 게 아니잖아! 자세한 걸 묻는 거지!”

그녀의 말에 고개를 갸웃했다.

“자세한 내용이 굳이 필요하나? 보상을 차지했냐 안 했냐가 중요하지.”

“그건 맞지만…….”

“단순히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거면 관둬. 그쪽과 귀찮게 일일이 내용을 떠벌릴 정도로 한가하지 않으니까.”

쿵!

마침 열려 있던 문이 닫힌다.

“다들 집중해! 시작한다!”

꿀꺽.

실컷 떠들어 대던 안철호의 추종자들도 침묵을 지키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방마다 어떤 위험이 들이닥칠지 모르기 때문에 긴장감을 높이고 집중하는 것은 현명한 판단이었다.

곧 사방에서 포탈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취익!”

하이 오크 놈들이었다.

3층에서 상대했던 하이 오크의 기억이 되살아난다.

그때는 한 놈을 상대해도 애를 먹어서 쩔쩔맸다.

[힘을 중시하는 자가 이 싸움을 지켜봅니다.]

오크들이 숭배하는 신좌답게 에고스가 관심을 드러내고 있었다.

하지만 3층에서 벌였던 치열한 싸움을 원하는 것이라면 그 기대는 충족시켜 줄 수 없었다.

“췩! 눈앞에 있는 것들은 모조리 죽여라!”

하이 오크 세 마리가 눈에 불을 켜고 이쪽으로 달려왔다.

그러나 여기까지 올 필요도 없었다.

다크웨스트림.

새로 얻은 스킬을 곧바로 시전했다.

사락!

찰나, 순간 이동하는 느낌보다는 공간 이동을 한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거리를 좁힐 때의 느낌이 단편적이었다.

이전보다 이동하는 속도가 빨라졌음을 확신한 건 오크들의 반응을 보고 나서였다.

틈에 끼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녀석들은 이쪽을 쳐다보기는커녕 내가 이전에 있던 자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만일 여기서 다크스윔을 시전했다면 이미 이동하는 과정에 하이 오크들이 인지했을 것이다.

잠시 후, 다크웨스트림의 진가가 다시 한번 드러났다.

오크들의 몸에 이슬이 맺힌 것처럼 작은 거미줄들이 맺혀 갔다.

그것을 의도하지도 않았는데, 자연스레 다크웹이 가지고 있던 힘이 발동한 것이다.

비단 자동 발동된 것만이 아니라 뒤늦게 내가 품에 파고들었음을 인지한 하이 오크들의 움직임은 몸살을 앓고 있는 것처럼 매우 느렸다.

다크소드.

촤아악!

내가 검을 손에 쥐고서, 한 바퀴를 도는 동안에도 그들은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했다.

자연스레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 * *

열두 명이 한 공간 안에 있는데도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그저 조용하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미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흐어억…….”

털썩!

그때 한 남자가 목을 부여잡으며 쓰러졌다.

“허억…….”

이어서 쓰러지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어느 누구도 그들을 돕거나 움직이려고 하지 않았다.

그저 지켜보기만 할 뿐.

하지만 그것을 지켜보는 사람들도 상태가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대체로 얼굴이 붉어져 있거나 곧 터질 듯한 풍선처럼 팽창해 있었다.

이내 다들 중앙에 세워진 작은 시계탑을 바라본다.

째각. 째각. 째각.

분을 가리키는 초침이 12시 정각을 가리키는 순간.

[인내의 시련에 무사히 통과하였습니다.]

[스킬 사용 제한이 해제되었습니다.]

“후하아~!”

“콜록콜록! 하아! 하아!”

메시지가 뜨자마자 모두 참았던 숨을 내쉬었다.

“후우~.”

나 또한 참았던 숨을 내쉬며 어깨에 느긋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다칼을 바라보았다.

“편안해 보이네.”

“크릉.”

-신수에게 이 정도는 누워서 떡 먹기지. 그러는 그대도 그다지 부담이 되진 않은 듯한데.

“뭐. 넘쳐 나는 게 체력이니까.”

방금 전의 시련은 30분간 숨을 참는 것이었다.

일반인이라면 2분도 견디기 힘들어할 테지만 21층까지 오른 등반자들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참아 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하나 그런 간단한 미션이었지만 이렇게 쓰러지는 사람들이 속출하지는 않았을 거다.

도중에 호흡을 흐트러트리는 방해물이 등장해 등반자들을 지속적으로 괴롭혔다.

그 결과, 열여섯 명 중에 절반가량이 죽어 나갔다.

‘전부 뒤늦게 합류한 사람들이 죽어 나갔어.’

초반부터 같이 움직였던 강예지와 안철호. 그리고 안철호의 추종자들은 전부 다 살아남았다.

드르륵!

시련이 끝나자마자 문이 열린다.

하지만 여태 존재하던 개수와 다르게 지금 보이는 문은 단 하나뿐이었다.

-드디어 끝에 도달하는군.

다칼의 말대로 이곳은 체스방의 끝자락이라고 볼 수 있었다.

총 열다섯 개의 방을 지나고 나서야 도달한 곳이다.

이제 저 문을 지나기만 하면 체스방의 주인 킹 웨일즈를 만나볼 수 있었다.

그뿐이랴.

최종 목적지로 가는 길 또한 존재하며 내가 찾는 페이크북도 얻을 수 있는 장소였다.

페이크북은 박우철이 노리고 있기도 한 물건.

아마 저곳에서 최대 격전지가 펼쳐질 것이다.

여태껏 우연인지는 몰라도 그와 단 한 번도 마주치지 않은 상태였다.

치밀하게 준비했다면 그도 만년필을 구비해 두었을 터.

하지만 나와 가는 방향이 달랐던 이유는 만년필이 안내하는 최적화된 길이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었다.

각자에게 보여 주는 최적화의 길이 다를 때도 있었다.

지금 같이 있는 안철호는 같은 최적화의 길을 안내받은 것일 뿐이다.

‘그도 최종 목적지가 목표였을 테니, 지금쯤 다른 끝자락에 위치해 있겠지.’

킹의 방으로 안내하는 끝자락 방은 총 세 개.

이곳을 제외하면 두 곳이니, 그중 한 곳에 있으리라.

하지만 어디선가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의 위치를 확실하게 파악해 놓기로 마음먹었다.

다시금 천리안 와드를 꺼내 들었다.

‘사용할 거였으면 진작에 꺼냈음 좋았는데.’

조금은 손해를 본 느낌이 들긴 했지만, 지금 사용해도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

[천리안 와드가 활성화합니다.]

[마나 각인자는 추적할 대상을 떠올려 주십시오.]

박우철.

[대상이 확정되었습니다.]

[추적을 시작합니다.]

곧 그의 위치를 알 수 있었다.

예상한대로 다른 끝자락 방에 있었다.

나는 계속 추적을 켜 둔 상태로 단 하나만 있는 문을 통과했다.

드르르!

살아남은 여덟 명이 문을 통과하자, 가로로 활짝 열려 있던 문이 빈틈없이 닫혀 버렸다.

잠시 후, 주변의 횃불이 켜지며 어둠을 밝혔다.

눈앞에 드러난 것은 거대한 두 개의 벽이었다.

벽의 절반 이상이 초록 이끼에 뒤덮여 있었다.

이외에 모습을 드러낸 회색 벽은 녹슬고 부서진 흔적들로 가득했다.

고개를 들자, 얼마나 높은지 그 끝이 보이질 않는다.

정면으로는 흐릿한 안개가 있는 길이 나 있었다.

[영원의 미로에 입장하였습니다.]

“미로? 아씨~ 길 찾는 건 딱 질색인데.”

메시지가 뜨자마자 누군가가 한탄을 터트렸다.

고개를 돌리니 안철호의 추종자 중에 한 명이었다.

그리고 공중에 떠 있던 만년필은 이곳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나침판이 길을 잃듯이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이젠 있어도 소용이 없었다.

안철호 역시 이를 알아챈 듯 표정이 굳어졌다.

“이젠 뭐가 나와도, 그다지 놀랍지는 않네요.”

강예지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더니 먼저 앞장을 섰다.

길 안내의 점이라도 본 것일까?

그녀의 행동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이러고 있는다고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우리도 가자.”

안철호 일행도 출발했다.

-준석, 안 가고 뭐 하지? 박우철에게 보스를 선점당하기 싫으면 서둘러야 될 텐데.

어느새 밑으로 내려간 다칼을 쳐다봤다.

“그럴 필요 없어.”

“크응?”

-그게 무슨 소린가.

“지름길을 알고 있거든.”

마침 그 지름길로 갈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을 얻어 냈기도 하고 말이다.

나는 타엘을 잡고 얻은 타엘의 날개를 사용했다.

등에 마나를 불어넣자 새하얀 입자를 뿜어내는 순백의 날개가 튀어나왔다.

“꾸억!”

다칼의 목을 부여잡고 단숨에 날아올랐다.

펄럭!

한 번의 날갯짓으로 수 미터를 날아오른 나는 더 높은 곳으로 향하기 위해서 더 힘차게 날개를 움직였다.

오십 미터가 넘는 높이에 다다르자, 천장이 드러났다.

그리고 천장까지 닿는 벽은 도저히 뚫고 갈 방법이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눈앞에 있는 벽은 부수려고 해도 절대로 부서지지 않는 견고함을 지니고 있었다.

하나, 이 벽에는 숨겨져 있는 비밀이 있었다.

“크허엉? 캬하!?”

시시각각 표정이 변해 가는 다칼.

나는 씨익 웃으며 가로막힌 벽을 향해 나아갔다.

-드디어 미쳤나 보군! 벽에 그대로 들이박으려고 하다니! 준석! 당장 멈춰라! 당자아앙!

“캬하아아아!”

다칼의 다급함이 담긴 비명이 들려왔다.

후웅!

하지만 다칼이 우려하던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가로막혀 있는 줄 알았던 벽을 그대로 통과한 것이다.

“크흥……?”

다칼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다.

통과한 벽 뒤로는 또 다른 벽들이 가로막고 있었지만 이곳에는 누군가가 지나다닐 수 있는 자그만 비밀의 통로들이 존재했다.

물론 까닥 잘못하면 진짜 벽에 들이박겠지만, 비밀의 통로가 있는 위치만 알면 그럴 일이 없었다.

대충 보면 알 수 없지만 비밀의 통로가 있는 쪽을 자세히 보면 아주 자그만 교집합 문양이 있었다.

그 문양만 잘 찾아서 간다면 큰 무리 없이 그 어떠한 시련도 겪지 않고 킹 웨일즈가 있는 곳에 도달이 가능했다.

“다칼, 꽉 잡아.”

후아앙!

나는 날개에 마나를 더욱 불어넣어 비행 속도를 높였다.

급하지 않으면 천천히 비행해도 되겠지만, 생각해 보면 박우철과 마주치기 전에 웨일즈를 먼저 잡아내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괜찮은 시나리오였다.

“크에헤엑!”

한편 속도를 높이니, 다칼이 괴상한 소리를 뱉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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