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탑 등반자 42화
42화 5층 성주
윌튼은 정곡을 찔린 사람처럼 흠칫하는 표정을 내 보이더니 안색을 굳혔다.
“내가 20층에서 내려온 등반자라는 것. 또한 성주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곤 누구도 모를 텐데.”
성주라면 흔히 얼굴이 알려져 있을 것 같지만 그는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얼굴 없는 성주였다.
거기에 딱히 이유라고 할 것도 없었다.
그저 개인적인 성향에서 비롯된 것일 뿐.
그리고 미묘하지만 윌튼의 기세가 바뀌었다.
야수가 발톱을 드러내듯 이전까지는 느껴지지 않던 강자의 느낌을 풍겼다.
“그러고 보니 이름을 묻지 않았군요. 이미 나에 대해서는 많이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저는 그쪽에 대해서 아는 게 별로 없단 말이죠.”
한 손으로 턱을 쓸어내린 그가 말을 이었다.
“소개를 다시 하죠. 제 이름은 월튼 커서. 보통은 윌튼이라고 부릅니다.”
“이준석.”
“음. 이준석 씨.”
“그래서. 결론이 뭡니까? 이 정도면 정보에 대한 신뢰는 충분히 준 것 같은데.”
“예. 충분하죠. 그러나 정보에 대한 신뢰를 바탕에 쌓았다고 해서 그게 꼭 정보의 진실로 귀결되는 건 아니죠.”
나는 곧바로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그러자 윌튼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날 바라본다.
난 그런 윌튼을 바라보며 말했다.
“결론은 정보만 쏙 빼먹겠단 말이군. 그럼 더 앉아 있을 필요도 없겠어. 절차대로 제 것만 처리해 주시고, 제 제안은 없던 일로 합시다. 볼일이 끝났으니 전 이만 가 보겠습니다.”
난 이대로 나가 버려도 손해 볼 것이 하나도 없었다.
아쉬워해야 하는 것은 저쪽.
“잠, 잠깐!”
무게를 잡던 그의 모습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윌튼은 당황한 얼굴로 날 붙잡으려고 했다.
“안 준다고는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원하는 대로 이용권을 드리죠! 대신 배후가 누구인지 알려 준다는 조건하에.”
나는 문 앞에 멈춰 선 채 뒤로 돌아보았다.
“이미 늦었습니다. 난 앞뒤 재는 사람을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진즉에 그렇게 얘기했어야죠.”
“잠깐만! 이봐!”
말을 무시하고 그대로 발을 떼려고 하니.
지이이잉-
문 앞에 가로막는 결계가 생겨났다.
나가지 못하게 윌튼이 마법을 시전한 것이다.
‘결국 이리 나오겠다는 건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니 결국엔 무력을 사용하려고 들었다.
상대는 20층에서 내려온 등반자, 층을 오를수록 등반자는 강해진다.
그것은 절대로 깰 수 없는 진리였다.
순리대로라면 아래층 인원이 위층 인원을 이기는 건 불가능했다.
물론 위층 등반자가 아래층에 내려오면 탑에서 그만한 패널티를 매기게 되어 있지만 그럼에도 기술이나 경험에서 격차가 나길 마련이다.
하지만 언제나 예외라는 게 있는 법이었다.
나는 눈앞에 있는 결계가 무엇인지 파악하곤 이어서 바닥을 내려다봤다.
우웅-
몸 안에 있는 일부 마나를 끌어 올려 발끝에 모았다.
그리고 이내 발을 들어 올렸다 내리찍는다.
쿠웅!
발끝에서 뻗어 나온 파동이 바닥 밑 전체를 훑고 지나갔다.
치이잉-!
그러며 결계가 유리 깨지듯 박살이 나 버렸다.
[마법을 다루는 솜씨가 능숙합니다.]
[마법컨트롤 레벨이 올랐습니다!]
윌튼이 사용한 마법은 에리어.
에리어는 방어하기에 매우 좋은 마법이긴 하나 한 가지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했다.
그것은 바로 결계 밑에 틈이 존재한다는 점이었다.
그 틈에 마나를 방출하게 되면 결계는 쉽사리 무너져 버리게 된다.
자신이 발동한 에리어가 무너지자, 윌튼은 얼이 나간 표정을 지었다.
나는 그런 윌튼에게 말했다.
“무례는 그쪽이 먼저 저질렀으니, 바닥값은 그걸로 퉁치는 걸로 합시다. 아, 그리고 직원한테 말해서 방을 좀 바꿔 주시죠. 어젯밤에 까마귀 놈들이 들어와 난리를 피우는 바람에 방이 엉망이 됐거든.”
이후 난 사무실을 빠져나와 곧장 로비로 향했다.
“크르응.”
-이대로 가도 괜찮은가? 이용권을 하나를 더 받는 게 목적이 아니었던가. 그걸 얻으려고 정보도 푼 것 같은데.
상황을 가만히 지켜보던 다칼의 말에 나는 대답했다.
“이용권을 하나 더 얻는 건 덤이고, 본래 목적이라면 이미 이뤘어.”
-본래 목적?
“그래. 애당초 저놈에게 정보를 푸는 게 목적이었거든.”
-굳이 그럴 필요가 있는가? 에도리카스의 주인이 바뀌든 말든 그대와는 상관없을 텐데.
“맞아. 주인이 누구든 상관없지. 나야 층을 계속 오를 테니.”
-그런데도 그랬다는 건 다른 이유가 있는 거군.
“풍요 로브. 그게 숲에 있는 유적지에 있지. 유적지 안이랑 근처엔 추방자들이 득실대고. 물론 며칠 뒤면 추방자들이 도시에 쳐들어와, 그땐 거기엔 코빼기도 보이지 않겠지만. 나한텐 시간이 없어.”
-그래서 윌튼에게 정보를 풀어 싸움을 앞당기고 부추겼단 말인가?
“그런 이유도 있고.”
정보를 준 이유 중에 부가적인 이유도 있었다.
회귀 전.
추방자들은 윌튼에게서 도시를 빼앗았다.
그 과정에 추방자들은 도시에 있는 거의 모든 등반자들을 학살한다.
남의 목숨이 어떻게 되든 내 알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런 최악의 결과를 막을 수 있다면 막고 싶다는 게 내 관념이었다.
“크하앙.”
-그런데 저자가 과연 원하는 대로 움직일까?
“정보를 풀었으니, 사실 파악에 나서겠지. 빠르면 내일. 아님 모래쯤 반응이 올 거다.”
자기 위치와 목숨이 달린 일인 만큼 도외시하지 않을 것이다.
만일 윌튼이 내 뜻대로 움직여 주질 않는다면 그때는 그냥 이전처럼 추방자들을 밀어내고 유적지에 들어가면 되는 일이었다.
어느새 로비에 당도했다.
‘뭐야. 아직도 있잖아?’
먼저 방에 돌아갔을 줄 알았던 유희가 아까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
“야, 여기서 뭐 하고 있어?”
“어? 아니, 그냥 너 기다리고 있었지. 오면 같이 밥 먹으려고.”
“언제 올 줄 알고 기다려.”
“해 봐야 1시간을 넘기겠어? 그보다 아까 그 사람하고는 얘기 잘한 거야?”
“그럭저럭.”
나는 말을 마치고서 이내 묻고 싶은 걸 물었다.
“야. 근데 너 혹시 필요한 거 있냐?”
“응? 필요한 거?”
“그러니까 필요한 아이템이 있냐고.”
“왜 사 주기라도 하게?”
“일단 말해 봐.”
유희는 자기가 입은 옷과 무기를 살피더니 금방 고개를 저었다.
“아니, 없는 것 같은데? 기본적인 것들은 다 갖췄어. 물론 지금 가진 것보다 더 괜찮은 게 있으면 좋지만, 네가 굳이 포인트를 들여 가며 사 줄 필요는 없어.”
“누가 사 준대?”
“엥? 그래서 물어본 거 아니야?”
“아니. 필요한 것 있음, 네가 사서 좀 쓰라고. 임마.”
그러자 유희가 발끈해 말한다.
“필요한 거 있음 내가 알아서 살 거거든!”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친구 녀석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살피는 중이었다.
VIP전용으로 있는 경매는 혼자 이용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꼬르륵.
나는 유희의 배를 내려다봤다.
그러자 유희가 배를 황급히 가리며 말한다.
“배고파! 빨리 밥이나 먹으러 가자.”
“어. 그래.”
은근 나가서 먹고 싶었는지 나를 데리고 호텔을 나왔다.
그런데 마침 아는 얼굴들과 마주쳤다.
“형님! 유희 씨!”
하성태가 손을 흔들며 빠르게 뛰어왔다.
옆에는 박자린도 같이 있었다.
“우연히 여기서 다 보네요!”
나는 하성태를 보며 입을 뗐다.
“옷이 바뀐 것 같다?”
“아이~ 쇼핑을 좀 했죠. 여기에선 포인트로 살 수 있는 게 많더라고요. 근데 두 분은 어디 가는 길입니까?”
유희가 나 대신 말을 잇는다.
“밥 먹으러 가려고. 너희들도 갈래?”
“예? 저희야 좋죠! 안 그래도 허기졌는데. 근데 유희 씨의 얼굴이…….”
“아, 이거는 일이 좀 있었어.”
조용히 있던 박자린도 한마디 거들었다.
“언니……! 그 모습이 더 예뻐요!”
“아. 고마워…….”
유희가 어색한 표정으로 손으로 볼을 긁적였다.
아무래도 아직 예쁘단 말이 적응이 되질 않는 듯하다.
“준석아, 너도 괜찮지?”
유희가 뒤늦게 내 의견을 물어 왔다.
나는 눈앞에 있는 둘을 쳐다봤다.
하성태야 상관없다고 쳐도 박자린과 한자리에서 밥을 먹는 건 그다지 기분 좋은 일이 아니었다.
밥은 본래 편하게 먹어야 맛있는 법이다.
“난 그냥 따로 먹을 게.”
“왜요. 형님~ 같이 먹으시지.”
“아니. 생각해 보니 마저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셋이 먹고 와.”
“갑자기?”
유희가 이내 내게 다가와 귓속말을 한다.
“혹시 자린이 때문이야?”
나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네가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그냥 셋이 다녀올 게. 마침 만난 김에 둘한테 할 말이 있거든.”
‘그 얘길 꺼내 보려는 건가.’
그렇다면 더더욱 빠져 주는 것이 맞았다.
“갔다 와.”
“그럼, 우린 저녁에 따로 같이 먹자.”
“그래.”
이내 내게서 떨어진 유희가 둘을 데리고서 거리를 배회했다.
나는 그 셋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캬흐응. 컁!”
-할 일이 있다는 게 사실인가? 난 밥부터 먹었으면 하는데.
다칼도 은근히 배가 고팠는지 밥을 먹자고 재촉해 댔다.
“그런 넘쳐 나는 식성을 가지고 그간 감옥에서 안 먹고 어떻게 견뎠는지 몰라. 아님 몸이 작아지면서 변화라도 생긴 건가.”
-흠. 듣고 보니 그럴지도 모르겠군. 이전에도 이 정도까지 식욕이 강하진 않았다.
다칼의 몸이 작아지며 무엇이 변화했는지 매번 체크를 하는 중이었다.
하나, 식욕에 변화가 생겼다고 해도 다른 것에 비하면 크게 걱정할 거리는 아니었다.
배고프면 배야 채우면 되는 거니까.
나는 다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걱정 마. 따로 먹으려고 둘러 댔을 뿐이니. 우린 호텔로 돌아가서 먹자고. 넌 뭘 먹을지나 미리 생각하고 있어.”
“아우-!”
* * *
유희는 옆에 앉은 박자린과 맞은편에 앉은 하성태를 힐끗 한 번씩 둘러보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론 빈자리 한 곳을 쳐다봤다.
‘준석이랑 같이 오고 싶었는데. 아쉽네.’
괜히 마음만 앞서서 이들이랑 밥을 같이 먹자고 제안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지. 어차피 둘 하고 자리는 만들었어야 했어.’
그녀는 둘에게 길드가입을 제안할 생각이었다.
“유희 씨, 이제 얘기 좀 해 주세요.”
“예? 뭐가요?”
“그거, 헤어랑 눈. 어떻게 된 건지.”
하성태가 한 질문에 유희는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그게 신좌랑 계약을 맺고 나니 이렇게 됐어요.”
“어? 유희 씨 벌써 신좌랑 계약했어요!?”
“네. 성태 씨는 아직인가요?”
“아. 저는…… 아직. 누구와 할지 고민이에요.”
유희는 아까부터 고개를 숙이는 박자린에게도 물어봤다.
“자린아, 넌? 계약했어?”
“어…… 그게.”
박자린은 검지손가락을 두 개를 서로 마주치며 우물쭈물한 모습을 보였다.
“……하긴 했어요.”
“했어? 누구랑?”
“말해도 모르실 거예요.”
“그래도 궁금한데…….”
“음. 그게…….”
“말하긴 힘들면 말하지 않아도 돼.”
잠깐의 침묵이 흐른다.
다시 먼저 입을 연 건 박자린이었다.
“언니, 미안해요…….”
“갑자기? 뭐가?”
“아니…… 괜히 저 때문에 친구분이 식사에서 빠진 것 같아서.”
유희는 재빨리 두 손을 흔들었다.
“아니, 아냐. 그런 거. 그냥 일이 있어서 빠진 거야. 그러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
하성태가 그녀의 말에 거들었다.
“맞아요, 자린 씨. 정말 일이 있어서 빠진 거지, 자린 씨한테 악감정도 없는데 굳이 왜 자리를 피하겠어요. 형님이 저렇게 차가워 보이긴 해도 은근 마음씨가 따뜻한 분입니다.”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고 있는 그였다.
유희는 괜히 분위기가 더 처지는 것 같아 재빨리 화제 전환을 시도했다.
“그보다 둘은 길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요?”
“길드요? 아, 인포메인가 뭔가 하는데서 가입 제의가 오긴 했는데. 전 솔직히 마음에 들지 않아서 거절했어요. 그래도 괜찮은데 있음 들어가고는 싶네요.”
“우음…… 저는 아직 제의가 온 데는 없어요. 그래도 누가 제의하면 가입하고 싶을 거 같아요. 혼자서 하지 못할 일을 도와주면 금방 적응하고 나아갈 수 있을 테니까.”
각자의 의견을 들은 유희는 이내 둘에게 넌지시 자신의 뜻을 비춰 보았다.
“그럼 내가 길드를 만든다고 하면?”
“유희 씨가요?”
잠시 생각에 젖어 있던 하성태가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전 좋다고 생각합니다. 유희 씨가 만든 길드라면 저도 들어가고 싶은데요? 물론 어떤 길드를 만들 건지, 그리고 앞으로 길드를 어떻게 운영해나갈 건지. 중심은 제대로 잡고 가야 한다고 봐요. 의미 없이 만들어진 단체만큼 쉽게 무너지는 것도 없으니까.”
유희가 답했다.
“맞아요. 저도 그 말엔 동감해요. 기둥이 제대로 받쳐줘야 그 위로 싹이 트는 거니까.”
이어서 박자린이 말했다.
“나쁘지 않다고 봐요. 짧은 시간이지만 언니라면 왠지 잘해 나갈 거 같아요.”
“그래?”
“네.”
하성태, 박자린 모두 긍정적인 의사를 드러냈다.
그러자 유희는 큰 용기를 얻은 듯, 여기 와서 하고 싶었던 얘기를 자신 있게 꺼내 들었다.
“그러면…… 갑작스러운 제의일지 모르지만, 두 분. 제가 만든 길드에 들어올래요?”
* * *
“커허어억!”
“끄억.”
나는 다칼과 동시에 트름을 하곤 배를 슥슥 문질렀다.
-어제 먹은 것보단 덜 맛있지만 그래도 먹을 만했다.
“배 터질 것 같네.”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포만감에 정신이 녹아내리는 느낌이었다.
약간 노곤하다고 할까?
펑퍼짐하게 퍼져 있는 채로, 한참을 멍을 때리던 나는 이내 자리에서 일어났다.
더 이러고 있으면 여기서 잠이 들 것 같았다.
식당에서 나와, 향한 곳은 1층 로비.
일거리를 찾아 나선다면 갈 곳이야 있겠지만 휴식은 취할 수 있을 때 취해 두는 게 좋다.
나는 방에 머물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새로운 방을 배정받기 위해 카운터 직원을 찾아갔다.
“저 혹시 이준석 씨. 맞으신가요?”
“예. 제 이름이 맞긴 한데…….”
이름을 확인하자마자 귀신같이 뛰쳐나온 직원이 깍듯한 자세로 두 팔을 한쪽 방향으로 내뻗었다.
그러고는 살짝 높아진 톤으로 얘기한다.
“호텔 사장님께서 특별히 방을 배정해 주시라 했습니다. 이쪽으로 따라오시죠.”
내가 부탁했던 부분이니 크게 놀랄 일은 아니었다.
다만 그로부터 한두 시간밖에 안 흘렀을 텐데. 일 처리 하나는 기가 막히게 빨랐다.
그리고 직원이 안내한 방을 보고서, 그가 단순히 방만 배정해 준 게 아니란 것을 알게 됐다.
‘카운터에 있는 직원이 따로 안내할 때부터 이상하다 생각했지만…….’
“신경을 좀 썼잖아?”
직원이 안내한 방은 최고급보다 좋은 특별실이었다.
솔직히 호텔에 이런 곳이 있는지도 몰랐다.
‘방 안에 온천이랑 찜질방까지 있잖아?’
흥미로운 눈길로 방을 둘러보던 나는 직원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사장님께서 이걸 전달하라고 했습니다.”
직원이 내게 건넨 것은 다름 아닌 VIP 이니셜이 새겨진 티켓 두 장이었다.
한데 선물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한 손에 들리는 아담한 상자 하나가 더 있었다.
곧바로 상자를 열어 본 나는 이내 두 눈을 크게 치켜떴다.
“이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