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탑 등반자 7화
7화 - 코볼트 좀비 광산 (2)
십여 마리 정도였다.
그래도 혼자 생존했었던 게 도움이 되었는지, 유희는 자연스레 검과 방패를 앞으로 치켜세우고 대비했다.
“넌 앞에 있는 놈들만 맡아줘. 내가 뒤에 있는 놈들을 처리할게.”
“알았어.”
대답과 동시에 유희가 먼저 발을 뗐다.
“하압!”
몸을 틀어 검보다 방패를 앞세우며 뭉쳐있는 세 마리와 충돌했다.
파직! 파지직!
나는 금방 손에 형성한 다크볼트를 세 마리 뒤에 있는 둘에게 날려 보냈다.
콰아앙!
농구공보다 큰 크기의 구체가 폭발했다.
[1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한 번의 공격으로 두 놈을 날려 보내며, 한 놈에게서 포인트가 들어왔다.
화아악!
순간 뒤에서는 아까 봤던 불덩이가 날아들었다.
불의 정령 셀리가 날려 보낸 공격이었다.
“쿠허어엉! 쿠허엉!”
놈들 중 하나가 그것을 맞고 몸이 불타올랐다.
옆에 있던 녀석들에게까지 불을 옮겨붙으며 일거양득을 취했다.
유희가 맡고 있는 세 마리를 제외하면 앞으로 남은 녀석은 네 마리.
뭉쳐있는 놈 두 마리.
따로따로 흩어져 있는 놈 두 마리.
나는 그새 시전한 다크볼트 두 개를 각자 다른 방향으로 날려 보냈다.
콰광!
[1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1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따로 떨어져 있는 놈 한 마리는 방금 만들어 낸 다크볼트로 깔끔히 정리한다.
이후, 유희가 있는 곳으로 돌아보니.
두 놈이 정리되고 나머지 한 마리도 유희가 마무리를 짓고 있는 중이었다.
푹!
“후우~”
전투를 끝낸 유희가 날 쳐다봤다.
난 말없이 다가가 한쪽 팔을 들어 올렸다.
“나이스 팀워크.”
짝!
유희도 자신이 해낸 일이 뿌듯한지 환하게 웃어 보였다.
이어서 조용히 다가와 팔을 드는 하성태.
왠지 지금 하이파이브를 안 해 주면, 내내 쭈구리 같은 표정으로 서있을 같은 느낌이 들었다.
‘뭐 이 정도 당근은.’
짝.
그는 하이파이브를 해주니 어린애처럼 해맑게 웃었다.
‘이럴 때보면 참 단순하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나는 다시 목적지를 위해 발걸음을 뗐다.
* * *
처음 코볼트 좀비들과 맞닥뜨린 이후, 두 차례나 더 녀석들 무리와 마주쳤다.
탱커역을 맡은 유희는 그때마다 선두에 나서서 녀석들을 상대했다.
연이은 전투로 인해 제법 지칠 만도 하건만.
원래부터 체력이 좋아서인지 괜찮은 컨디션을 유지했다.
그래도 무리하는 것은 아닌지 옆에서 항상 지켜봤다.
그리고 어느덧 광산 입구가 코앞이었다.
유희가 이내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그곳을 보며 걱정스러운 눈빛을 했다.
여태까지는 잘해왔지만, 이번에는 그럴 엄두가 나지 않는 듯해 보였다.
광산은 코볼트 좀비들의 본거지.
그러한 만큼 입구를 지키고 서 있는 코볼트 좀비들의 수가 엄청났다.
대충 눈대중으로만 봐도 백여 마리가 넘었다.
멀리서 봤을 때와는 사뭇 다른 압박감이다.
“야. 준석아. 진짜 저놈들을 뚫고 안으로 들어가겠다고?”
뒤에 조용히 서있던 하성태도 말을 붙인다.
“제가 봐도 저건 너무…….”
나는 그들을 번갈아 쳐다봤다.
그리고 입을 뗐다.
“저 녀석들을 처리하는 건 문제가 아니야. 문제는 녀석들을 처리하고 나면 다시 숫자가 리젠된다는 거지.”
“리젠?”
“게임해 봤지? 죽은 숫자만큼 광산 안에 있는 포탈을 통해 녀석들이 다시 쏟아져 나와. 그러니 중요한 건 안에 있는 포탈을 제거하는 거야.”
유희가 말했다.
“그건 알겠는데, 포탈을 제거하려면 저 녀석들부터 정리해야 되는데. 방법이 있어?”
“내가 알아서 정리할 거야. 그다음 바로 진입해서 포탈을 제거할 거고. 위험할 수도 있으니 둘은 빠져도 돼.”
코볼트 좀비들을 상대해 가면서 포탈을 제거한다는 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었다.
적들에게 둘러싸이는 것은 물론이고 변수에도 맞서야 한다.
그럼, 일행들이 위험에 빠져도 돕지 못할 가능성이 있었다.
“그게 네 계획이야? 내가 생각했을 때 혼자서 마법으로 저 녀석들을 전부 처리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되지만 나랑 이 사람은 무작정 가만히 있으라고?”
유희는 내 계획을 마음에 안 들어했다.
“그래. 현실적으로 지금은 같이 움직이면 오히려 둘은 짐이야. 괜히 일이 잘못될 수도 있고. 난 네가 해야 될 역할이 없다는 게 아니야. 그저 지금은 아니라는 거지.”
“후~ 좋아. 어떻게 한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래. 알았어. 나도 지금 내 현 위치가 어떤지는 알고 있으니까.”
유희는 이내 나만 들리게 귓속말로 속삭였다.
“네가 회귀한 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조심해. 난이도가 바뀌었다며. 그럼 뭔 일이 일어날지 모르잖아.”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애초에 그런 변수까지 염두해두고 움직이는 거다.
“준석 씨. 혼자서 하겠다는 말은 들었지만, 그래도 혹시라도 제가 도울 거라도 없을까요?”
하성태는 뭐라고 하고 싶어했다.
돕고 싶은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게 아니다.
나는 어디에 쓰임새가 있을까 고민했다.
우선 유희와는 다르게 그는 거리를 벌린 채 싸울 수 있었다.
딱히 도움이 필요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나으니.
백업을 부탁한다고 얘기했다.
“알겠습니다.”
“야. 이준석! 나도 네가 위험하다고 싶으면 나설 거야. 그건 말리지 마.”
“좋아. 그렇게 해.”
나도 거기까지는 말릴 생각이 없었다.
이제 실행에 옮길 차례.
나는 가만히 서서 다크볼트를 형성하는 데 집중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최대 마나량으로 형성할 수 있는 다크볼트 수는 서른여덟 개.
그리고 고대골렘 마나핵으로 소진한 마나를 계속 회복해서 그 이상의 개수도 가능했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뒤에 서 있던 유희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쳐다봤다.
입을 벌리고 있는 건 하성태도 마찬가지.
소리에 반응하긴 했지만 멀티캐스팅을 하는 데 신경을 쏟아부어야 하기에 나는 다시 고개를 돌렸다.
“후우~”
잠시 후, 깊게 숨을 내쉰 나는 머리 위에 떠 있는 구체들을 쳐다봤다.
오십 여개 이상에 달하는 구체들이 보인다.
[마나볼트 레벨이 올랐습니다!]
[마법을 다루는 솜씨가 능숙합니다.]
[마법컨트롤이 다음 레벨에 도달하지 못합니다.]
[마나 총량이 부족합니다.]
[마나 총량을 늘려 주십시오.]
어느덧 마법컨트롤은 15레벨을 달성해 현재 달성할 수 있는 최대 레벨에 도달해 있었다.
마나볼트 또한 사원에서부터 계속 레벨업을 하여 어언 5레벨을 넘어섰다.
그러며 구체 크기도 자연스레 커졌는데, 농구공 두 개를 합친 것과 비슷한 크기가 되었다.
[정신력을 과도하게 사용하였습니다.]
[일시적으로 그로기 상태에 빠집니다.]
메시지와 함께 신체의 힘이 저하되는 게 느껴졌다.
때가 됐다.
나는 곧바로 공격을 강행했다.
공중에 떠 있던 구체들이 아름답게 곡선을 그리며 입구에 있는 코볼트 좀비 무리에게 향했다.
구체는 각자 타깃을 향해 날아들며, 허공을 교차했다.
콰광! 콰가가가가가가강!
첫 폭발을 시작으로, 잠깐의 텀 끝에 연쇄 폭발이 일었다.
오직 폭발음만이 귓가에 들려왔다.
파괴력이 어찌나 강력한지 땅지변이 흔들릴 정도였다.
그때, 같은 메시지가 미친 듯이 올라왔다.
[1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1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1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1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1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1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
…….
나는 뜨는 메시지들을 무시하고 초토화된 현장을 바라봤다.
이내 전력을 다해 앞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신발을 바꾸고서 달리는 건 처음이다.
생각 이상으로 움직이는 속도가 빨라 공기 저항을 받았다.
동시에 그로기로 인해 힘이 풀린 다리가 자꾸 신경이 쓰였다.
그렇다고 못 움직일 정도는 아니지만, 적당히 조절이 필요했다.
금세 입구에 당도한다.
나는 속도를 늦추며 여전히 살아 있는 적들을 확인했다.
지팡이를 들어 크게 휘둘렀다.
“커컹!”
“컹!”
둘을 제압.
이후 곧장 광산 안으로 들어갔다.
먼지 때문에 시야가 잘 확보되지 않는 상황.
하지만 포탈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란빛을 보고 금방 찾아낼 수 있었다.
“우어엉! 우엉!”
그새 포탈에서 나온 코볼트 좀비들이 날 공격해 오려고 한다.
숫자가 빠르게 늘고 있었다.
어서 포탈을 제거해야 한다.
“커엉!”
나는 코앞에 있는 녀석들을 무시한 채, 남겨뒀던 다크볼트 두 개를 뒤에 있는 포탈에 날려 보냈다.
콰광!
하나, 두 개가 연달아 터지자 유지중이던 포탈이 사라져 버린다.
‘입구에 있는 몹숫자는 물론이고, 포탈의 내구도도 올랐어.’
만일 마나핵 획득과 스킬 레벨이 높지 않았다면 여기서 더 시간을 보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리고 목적지의 중간에 있는 그 녀석도 좀 더 강해졌을 터.
그보다.
“우엉!”
우선 포탈에서 쏟아져 나온 잔몹들부터 정리하도록 하자.
“준석아!”
들어오라고 신호를 준 적이 없건만. 유희가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괜찮아!?”
“보다시피.”
하성태도 같이 뒤따라 들어왔다.
그는 날 보더니 다짜고짜 다가와 무릎부터 꿇었다.
이어서 내 바짓가랑이를 붙잡았다.
“...? 갑자기 왜 무릎을 꿇습니까? 뭐 잘못한 거라도 있는 사람처럼.”
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내려다봤다.
그는 날 올려다보며 간절함이 담긴 목소리로 부탁을 해 왔다.
“저에게도 가르쳐 주시면 안 됩니까? 어떻게 하면 그렇게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지!”
그의 말에, 그의 행동이 바로 수긍이 갔다.
‘멀티캐스팅에 대해서 묻는 거군.’
나를 제외하고 아직 멀티캐스팅을 할 줄 아는 등반자는 없을 터.
하나 그것은 배우려는 의지를 가져도 쉽사리 얻을 수 있는 능력이 아니었다.
상당한 숙련이 필요했다.
특히 컨트롤 능력과 정신력이 많이 요구됐다.
다만 그가 너무 절박해 보였기에, 조언 한 마디 정도는 해 줘도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마법을 사용할 때 마나를 쓰는 건 압니까?”
“예! 당연히 알죠!”
“우선 마법과 마나를 하나의 선상에 두지 말고, 별개로 나누는 연습을 하세요.”
“예...?”
“마법을 사용해서 마나가 따라오는 게 아니라 마나를 사용해서 마법을 사용할 수 있도록. 몸속에 있는 마나를 제대로 느껴보라 이 말입니다. 그리고 마나를 외부로는 못 끌어내도 최소한 자기 몸속에서는 자유롭게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마법과 마나를 별개로…….”
그는 혼잣말을 속삭이더니, 한참을 침묵했다.
그리고는 이내 고개를 갸웃했다.
“저, 형님! 집중을 해 보니 마나가 몸 곳곳에 퍼져 있다는 느낌은 드는데. 어떻게 이걸 몸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여야 하는지 감이 잘…… 안 오네요. 하하…… 무슨 명령을 내려도 잘 안 움직이는 것 같고…… 지나가는 통로가 꽉 막힌 거 같기도 하고…… 이거에 무슨 팁 같은 거 없습니까?”
하성태는 은근슬쩍 나를 형님이라고 불렀다.
굳이 형님이라 불릴 생각은 없지만, 알아서 굽히고 들어오니 딱히 나쁘진 않았다.
“근육을 움직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세요. 안 쓰던 근육을 쓰려고 하면 내 뜻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것처럼, 마나도 똑같습니다. 마나에 조금 더 집중하고 더 잘 느낄 수 있도록 단련을 해야지, 또 마나가 흐르는 통로도 마찬가지로 잘 안 사용하는 곳을 더 자주 사용하도록 노력해야 되고요. 아님 마나를 순환하는 데 문제가 생길 테니까.”
“아! 그렇게 말하니 뭔가 이해가 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그만 일어나세요.”
그 말을 듣자마자 바로 자리에서 일어선다.
“조언, 정말로 감사합니다!”
하성태는 몇 번이고 고개를 숙였다.
나는 그만하라는 말과 함께 유희를 보며 말을 이었다.
“이만 가자.”
“저, 잠깐!”
또 물어볼 게 있나 싶어 고개를 돌렸다.
“형님. 제게 말을 편하게 놓아도 됩니다. 앞으로 제가 동생으로서 깍듯이 모시겠습니다!”
“음.”
나는 고민하는 척하다가 이내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일단 말은 놓을 게. 근데 날 깍듯이 모실 필요까진 없어. 그냥 맡은 일만 잘해.”
“아, 예! 형님!”
말을 마치고, 발걸음을 옮기자 유희가 달라붙어 말한다.
“우리 준석이. 동생 하나 생겼네.”
“동생은 무슨.”
‘부하지.’
“왜? 난 부러운데.”
장난기스러운 표정을 짓던 유희가 짐짓 진지한 분위기로 물어봤다.
“그보다 나한테는 뭐 조언 같은 거 해 줄 거 없어?”
“음. 지금 당장엔 딱히?”
신성력을 얻자마자 다루는데 능숙함을 보였다면 딱히 조언해 줄 필요도 없었다.
아마 자기가 잘 알아서 해 나갈 것이다.
하지만 그런 내 속내를 모르는 유희는 게슴츠레하게 눈을 떴다.
“그냥 알려 주기 싫고 귀찮은 거 아니야?”
“그랬으면 저번에 방패 쓰는 법도 안 알려 줬지.”
“음. 그건 그러네. 근데 신성력을 이용해서 뭘 할 수가 있는 거야? 일단 얻기는 했는데, 실제 전투로 어떻게 응용이 되는지 알 수가 있어야지.”
“지금이야 그렇지. 앞으로는 쓸 일이 많을 거야. 그동안은 신성력이란 녀석하고 친해지고 있어 봐.”
“이미 그러고 있어.”
“잘하고 있네.”
이후, 한 10분쯤 걸었을까?
나는 팔을 들어 옆에 같이 걸어가던 유희의 발걸음을 멈춰 세웠다.
“왜?”
“쉿.”
난 앞에 있는 넓은 공간을 가리켰다.
그 안에는 셀 수도 없이 많은 은광석들이 쌓여 있었다.
그러나 무작정 저것들을 가지려고 하다가는 큰일 난다.
“빛나는 은광석과 섞여 잘 보이지 않겠지만 저기, 저 녀석을 봐.”
키가 작은 일반 코볼트 좀비와 다르게 그에 서너 배는 되는 크기를 지닌 은색 코볼트 좀비가 안을 서성이는 중이었다.
저 좀비는 이 광산의 중간 보스, 일명 은코볼트라 불렸다.
유희도 녀석을 발견하고,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지금은 녀석을 상대할 때가 아니야. 일단 조용히 우측으로 빠져나갈 거니까 따라와.”
나는 뒤늦게 따라온 하성태에게도 손으로 신호를 보냈다.
지금 당장에 녀석을 상대하려고 하면 할 수도 있지만, 굳이 무모하게 달려들 필요는 없었다.
다른 장소에 있는 그것부터 회수하는 게 먼저였다.
무사히 녀석을 지나쳐, 우측에 있는 터널로 이동했다.
잠시 후.
아까와 비슷한 크기의 공간이 나온다.
이번엔 수십 마리의 코볼트 좀비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킁킁, 우엉! 우엉!”
녀석들 중 하나가 금방 냄새를 맡고 적이 온 것을 알아챈다.
“준석아. 나 혼자 감당하기는 힘들 것 같은데.”
“괜찮아. 가만히 서있어. 성태도 그 자리에 가만히 있어.”
“예. 형님.”
파직! 파지직!
곧 우릴 발견하곤, 이쪽으로 달려들기 시작한다.
나는 타이밍에 맞춰 시전한 다크볼트를 천장에 쏘아보냈다.
쾅! 쿠구구구……
충격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던 뾰족한 암석들이 밑으로 떨어져 내린다.
콰가강!
위에서 뭐가 떨어지는지도 모르고 달려들던 코볼트 좀비들이 그대로 뾰족한 암석에 관통을 당하거나 깔려죽었다.
시야에는 포인트를 얻었다는 메시지가 연달아 올라왔다.
하지만 내 관심은 오직 바닥을 향하고 있었다.
천장을 노리고 공격한 이유로는 코볼트 좀비들을 처리하기 위함도 있지만.
드르르!
바닥 아래에 숨겨져 있는 문을 드러내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바닥의 암석이 부서지며 드러난 네모난 문.
철컹! 끼이이이ㅡ
눕혀져 있는 문은 건드리지 않았는데 저절로 열렸다.
나는 앞으로 다다가 아래를 내려다봤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떨어지면 영원히 어둠 속을 헤맬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나의 고유 스킬, 점지가 아래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게 아니라도 이미 난 알고 있었다.
저 너머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지금부터 난 죽음의 신이자 어둠의 신인 하데스를 마주하러 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