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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탑 등반자-4화 (4/230)

회귀한 탑 등반자 4화

4화 - 1.5층 (1)

[스톤골렘 보스를 처치하였습니다!]

[1층 클리어 조건이 충족됩니다.]

[기여도 순위에 들었습니다.]

[기여도 명단에 이명을 공개하겠습니까?]

“아니.”

사람들 앞에 회귀한 자의 이명을 드러내는 건 내가 미래를 알고 있다는 걸 선전하는 것과 다름없다.

굳이 손해를 보며 소란이 일어날 만한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기여도 명단에 이명이 비공개 처리됩니다.]

[기여도 순위가 공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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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비공개 – 95.1%

2위) 어설픈 재능의 마법사 – 3.14%

3위) 이명 없음 – 1.13%

4위) 이명 없음 – 0.425%

5위) 비공개 –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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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여도에서 1위를 차치하였습니다!]

[기여도순에 따라 기본 보상과 보너스보상이 지급됩니다.]

대충 예상했던 결과가 나왔다.

압도적인 수치의 1위였다.

탑을 다시 오르는 건데, 이 정도는 당연히 해내야 하지 않겠는가?

난 차분한 표정으로 들어오는 보상들을 확인했다.

[숨겨진 층의 열쇠가 지급되었습니다.]

[조각난 고대 석판A가 지급되었습니다.]

[A급 마나수가 지급되었습니다.]

[A급 공간 팔찌가 지급되었습니다.]

손에 쥐어진 보상 네 개.

세 개는 예상했던 물건들이지만 나머지 한 개는 뜻밖의 소득이었다.

숨겨진 층의 열쇠.

아이템 정보를 열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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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층의 열쇠

내용: 1층과 2층 사이의 층

사용 가능 횟수: 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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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열쇠가 여기서 받는 거였군.’

소문만 무성하던 1.5층의 열쇠였다. 그리고 아이템의 설명을 보니 소문만 무성했던 이유가 있었다.

‘사용 가능 횟수가 1회라니.’

1.5층에 관한 소문은 수십 가지가 존재했다.

그중에 가장 신뢰성 높게 받아들여지는 건 1.5층이 골렘 사원이라는 것이었다.

거기서 나온 골렘들 중, 특정 골렘을 잡으면 큰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 돌았다.

그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지만 직접 마주해 보면 될 일이다.

나는 보상으로 지급받은 공간 팔찌를 이용해 아공간을 열어 열쇠를 안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지금 당장에 써먹을 수 없는 조각난 고대 석판 또한 아공간에 넣었다.

마지막으로 남은 마나수.

유리병에 담긴 짙은 파란색 액체를 그대로 마셨다.

생긴 것과 다르게 그냥 수돗물 맛과 비슷했다.

그러나 가져다주는 효과는 수돗물과 비교가 되지 않았다.

[A급 마나수를 섭취하였습니다.]

[마나가 대폭 올랐습니다!]

충만한 마나가 몸속에서 느껴진다.

나는 상태창을 열어 정확한 마나 수치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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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 회귀한 자

칭호: 없음

능력치

근력:9

민첩:13

체력:16

정신력:15

마나:25

스킬

점지(Lv1) 마나볼트(Lv1) 마법컨트롤(Lv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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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나가 두 배 이상이 올랐다.

마나가 개안 되며 기본으로 얻을 수 있는 수치는 최대 10포인트.

그럼 마나수를 섭취하여 최소 못해도 15포인트가 오른 셈이었다.

이 정도면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이준석!”

소리가 들린 방향에서 유희가 뛰어오고 있었다.

“허억. 헉…… 더럽게 힘들어 죽겠네.”

잠깐의 전투로 힘이 많이 빠졌는지, 유희가 지쳐 있는 게 보였다.

“그리고 이 방패는 왜 이리 무거워? 싸울 때 괜히 방해만 되는 느낌이던데.”

“처음에는 그래도, 사용하다 보면 괜찮아질 거야. 쉽게 생각해서 방패가 네 목숨이라고 생각하면 돼.”

“야! 넌 그 지팡이 하나 쓰면서 마치 사용해 본 것처럼 말한다?”

유희는 내가 지팡이를 쓰면서 그런 말을 하는 게 불만인가 보다.

무기마다 각자 장단점이 있는 법.

뭐가 특히 좋다고 말할 수 없었다.

쓰는 사람에 따라서 그 무기의 성능은 달라진다.

“줘 봐.”

“뭘?”

“방패.”

나는 아공간에 지팡이를 집어넣고 방패만 든 채 유희에게 말했다.

“자. 이제 그걸로 공격해 봐.”

“뭐? 다치면 어쩌려고!”

“괜찮으니까. 어서.”

유희는 들고 있는 검을 쳐다보며 한숨을 푹 내쉬더니 말을 이었다.

“다쳐도 난 모른다?”

난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이내 자세를 취하고 공격을 해온다.

아직 어설프긴 했으나 위협적인 찌르기였다.

나는 오는 정면으로 방패를 들어 맞부딪쳤다.

탱!

그 소리와 함께 몸을 옆으로 비틀어 유희를 뒤로 흘렸다.

“어, 어어!?”

순간, 힘의 중심을 잃은 유희가 몸이 앞으로 쏠렸다.

나는 그 틈을 타서 방패로 유희의 몸을 밀쳤다.

중심을 못 잡고 그대로 쓰러져 버린다.

나는 쓰러진 유희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방패를 안 써 보고 말한 게 아니야. 방패는 방어할 용도로도 쓸 수 있지만 동시에 공격할 수 있는 용도로도 쓰이지. 운용만 잘하면 누구도 뚫기 힘든 게 방패야.”

“칫. 그래. 너 잘났다.”

유희는 삐친 척하더니 이내 손을 내뻗는다.

“다시 줘.”

“아.”

나는 방패를 돌려주고 보상에 대해서 물었다.

“난 두 개 주던데? B급 공간 팔찌랑 B급 신성수.”

“신성수? 신성수를 줬다고?”

“어, 응.”

신성수라니.

매우 낮은 확률로 지급된다는 신성수는 마나수에 비해 몇 배는 더 가치 있는 물건이었다.

‘어쩌면 잘된 일일지도 몰라.’

신성수는 신성력을 높여 주는 비약.

동시에 성기사나 성직자가 될 수 있는 밑바탕이었다.

마치 마나 개안을 하는 것처럼.

그리고 성역 스킬을 가진 유희라면 말이 필요 없이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다.

“그거, 지금 당장 먹어.”

“먹으라고? 왠지 먹고 싶지 않게 생겼던데.”

유희가 신성수를 보여 주었다.

유리병에 담긴 흰색과 검은색의 액체.

확실히 먹고 싶지 않게 생기긴 했다.

“그래도 먹어. 너한테 큰 도움이 될 거야.”

“음…….”

유희는 먹길 망설였지만 끝내 입 안으로 털어 넣었다.

그리고 온갖 인상을 다 써댔다.

“에엑! 이게 무슨 맛이야! 먹물을 먹은 것 같아!”

“그래서 어때? 느낌이.”

“어…… 음. 몸속에 뭔가 자리한 기분이야. 느낌이 나쁘진 않네.”

“그게 바로 신성력이야. 네가 앞으로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다뤄야 할 힘이기도 하고.”

“마나 같은 거야?”

“비슷하지. 근데 성질적으론 완전히 달라.”

“그렇구나…… 어!?”

“왜?”

“움직이라고 명령하니까 왠지 움직이는 것 같은데?”

곧 유희의 두 눈이 미약하게 번쩍였다.

나는 그녀의 두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신성력의 빛을 보며 조금은 얼떨떨했다.

‘저렇게 쉽게 될 리가 없는데.’

보통 신성력은 몸의 적응이 느리다,

뿐만 아니라 사용하는 당사자가 친화력을 높이고 컨트롤 능력을 키워야만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

한데 그걸 신성력을 얻자마자 해냈으니.

생각보다 재능이 대단해 보였다.

“대박 신기해!”

유희가 새로 얻은 힘에 신기해 하는 동안, 내 눈앞으론 새로운 메시지가 올라왔다.

[2층으로 가는 길이 열립니다.]

광장에는 커다란 포탈 하나가 생겨났다.

동시에 구석에 막혀 있던 벽이 갈라지며 새로운 통로가 생겼다.

[2층으로 가는 방법은 단 두 가지입니다.]

[포탈을 타거나 혹은 통로와 계단으로 가는 것입니다.]

[포탈을 탈 경우에는 2층으로 바로 향할 수 있습니다. 단 그 과정에 아무런 혜택과 보상을 받을 수 없습니다.]

[통로와 계단을 이용할 경우 숨겨진 혜택과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무엇을 선택하든 자유입니다.]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아무래도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하는 거겠지.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포탈로 움직일 것이다.

살기 위해서 뛰어드는 것과 욕심 때문에 뛰어드는 것은 다르다.

욕심을 부릴 때는 스스로가 여유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제 막 1층을 오르는 이들에겐 여유 따윈 없었다.

예상대로 많은 사람들이 포탈로 이동하고 있었다.

“준석아. 선택해. 난 어디로 가든 따라갈게.”

유희는 내가 회귀자라는 걸 알고 있다.

그렇기에 내가 가시밭길을 걷는다고 해도 따라올 것이다.

하나 회귀를 했다고 해도, 새롭게 생겨난 변수를 모두 대처하기는 어렵다.

특히 누군가와 함께할 때는 더더욱.

“아니. 네가 선택해.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날 따라올 필요는 없어. 네가 포탈을 타고 싶으면 포탈을 타도 돼. 그래도 결국 다시 만날 테니까. 다만 포탈을 타게 되면 내가 오기 전까지는 마을에만 있어.”

“마을?”

“가 보면 알 거야.”

내 말에 유희의 두 눈이 흔들렸다.

조금 전까지 처음 보는 괴물과 싸우고 난 후이다.

미니골렘이라고 해도 사람의 키보다 크다.

지구에선 그런 적과 싸워 본 적이 없으니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힘들 수 있었다.

유희는 이내 결정을 내린 듯 다시 흔들렸던 초점이 돌아오고, 그대로 앞으로 걸어 나간다.

발길이 닿은 곳은 포탈이 아닌 새로 생겨난 통로 입구.

곧 뒤로 돌아 내게 소리친다.

“뭐해!? 빨리 안 오고!”

난 그 모습을 보며 피식 웃었다.

스스로 쉬운 길이 아닌 어려운 길을 택했다.

절대로 쉽지 않은 선택.

어쩌면 난 이런 결과를 바랐는지 모른다.

“이준석!”

“어, 지금 가!”

* * *

수백 미터의 길이로 이어진 통로는 말 그대로 함정 밭이었다.

1층에 있던 함정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함정의 수준이나 개수도 몇 배는 더 악랄했다.

보통 그 악랄함에 발길을 돌릴 테지만 나는 아니었다.

‘함정 위치나 개수는 이지 난이도 때와 같아.’

오래전의 기억이라 전부 다 기억할 수 없지만 흐름은 기억한다.

그래도 긴장감을 늦출 순 없는 일.

“워, 우아악!”

나는 뒤에 딱 달라붙어서 따라오는 한 남자를 바라봤다.

실제 겁도 많고 마법을 사용하는 것 말고는 특별한 능력이 없어 보이는 남자였다.

기여도 2위였던 어설픈 재능의 마법사.

“으아아악! 가시!”

“아 좀! 저기요! 붙지 좀 마세요!”

“죄, 죄송합니다!”

설마 저렇게 겁이 많은 사람이 기여도순으로 나 다음으로 2위라니.

그것보다 저리 겁이 많으면서 왜 굳이 포탈을 타지 않고 여기를 온 것일까?

나는 유희가 그에게 핀잔을 주는 걸 지켜보다 이내 눈앞의 계단을 바라봤다.

이제 저 계단만 오르면 2층이었다.

난 천천히 계단을 오르며 주변을 예의주시했다.

근처에 1.5층으로 향하는 문이 있을 터.

일단 내 기억으로 문이 있을 만한 지점을 꼽자면, 추측되는 곳은 딱 두 군데밖에 없었다.

곧 첫 번째 지점에 다다라 확인해 봤지만 별 소득은 없었다.

이후 두 번째.

‘여기다.’

[끝에 문을 열어보자. 무언가가 숨겨져 있는 것 같다.]

점지 스킬이 발동했다.

이곳은 계단을 오르다 쉬어 가는 곳으로, 사람 몇 명만이 서 있을 수 있을 정도로 자그만 통로였다.

물론 끝은 막혀 있었다.

일단 발견한 것까지는 좋은데, 문제는 문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보이는 건 벽뿐.

하나 점지 스킬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이준석! 아까도 이런 데서 멈춰 서더니, 뭐 찾는 거라도 있어?”

“있지. 기다려 봐.”

나는 뒤에 서 있는 유희에게 양해를 구한 후 벽을 쓱 문질렀다.

그리고 아공간에서 열쇠를 꺼냈다.

문은 그저 보이지 않을 뿐, 앞에 있었다.

나는 벽을 손으로 더듬었다.

‘찾았다.’

손잡이에서 느껴지는 홈에, 열쇠가 쑥 들어간다.

철컥!

[숨겨진 층, 1.5층을 발견하였습니다!]

‘됐어.’

문 너머로는, 검은 커튼이 쳐져 있는 것처럼 새카만 칠흑이었다.

“뭐야!? 분명 방금 전만 해도 벽이었는데…….”

유희가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뒤에 서있었다.

나는 문을 가리키며 간단히 설명을 해 주었다.

“1.5층. 일종의 숨겨진 층이야.”

“뭐, 저기 안에 들어가면 좋은 거라도 얻을 수 있는 거야?”

“일단 뭐라도 얻겠지. 보상으로 받은 열쇠로 연 거니까. 근데 뭐가 있을지는 몰라.”

“회…….”

유희는 말을 하다 말고 뒤에 조용히 서 있는 남자의 눈치를 봤다.

“저기요.”

“예, 예?”

“언제까지 따라붙어 다닐 거예요? 솔직히 위험한 통로는 이미 지나갔고, 이젠 따로 올라가셔도 되잖아요.”

“아, 그게…… 왠지 떨어지면 안 될 것 같아서…… 하하.”

나는 어설픈 재능의 마법사를 쳐다봤다.

마주친 지 얼마 안 됐지만 본능적으로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지 그리고 이득을 취할 수 있을지 아는 남자였다.

‘저런 놈이 보통 오래 살아남지.’

이전이었으면 고민도 없이 바로 쳐냈을 것이다.

하지만 회귀 전과 같은 행동을 해서는 결과를 바꿀 수 없다.

‘나도 더욱 강해져야하지만, 혹시나 하는 경우의 수를 없애려면 도움이 될, 괜찮은 동료들을 만들둬야 돼. 끝에 층까지 같이 도달할 수 있는.’

다만 이 자가 어떤 자인지 몰랐다.

일단 지금 당장에 그가 무능하단 건 골렘을 잡을 때 충분히 파악한 상태이다.

높게 쳐줄 수 있는 건 다른 이들이 뒤로 도망치거나 나서지 않을 때 혼자 나섰다는 점이다.

‘용기는 가상하지.’

하지만 그것이 끝이었다.

그에 대해 아는 게 없다는 건 회귀 전에는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었다는 얘기다.

유명했다면, 난이도가 달랐어도 소문으로라도 들었을 테니까.

‘그렇다고 잠재성까지 없는 건 아니지. 끝까지 살아남으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 그리고 생각해보면 이 놈을 말 잘 듣는 개로 키우는 것도 나쁘진 않아.’

그러나 잠재적 동료, 아니 부하로 삼을지 말지 고민하기에 앞서서 우선 상대방의 속내부터 확실히 알아야 했다.

나는 어설픈 재능의 마법사에게 다가갔다.

성큼 다가서자 움찔하는 그.

사람의 속을 들여다보기 위해선 보통 두 가지 중 하나가 충족되어야 한다.

하나는 신뢰.

다른 하나는 본능.

신뢰를 쌓기엔 시간이 부족하고...

그렇다면 본능을 이끌어 내 그의 속내를 드러내는 수밖에 없었다.

파지직! 파직!

그의 주위로 다크볼트가 하나씩 떠오른다.

파직-!

하나둘…… 셋……

십수 개의 다크볼트가 주변에 떠오르자, 그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워, 워! 왜 그럽니까! 갑자기! 말로 해요! 말로!”

“계속 따라다닐 거면, 따라다니는 이유를 확실히 말해야지. 어중간하게 넘어가려고 하지 말고.”

진심으로 얼굴에 다크볼트를 갖다 대려고 하는 순간.

“1위! 아, 아까 1층에서 1위를 하신 거 다 봤습니다! 그래서……! 따라가면 뭔가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역시, 골렘을 상대할 때 잠시 눈을 마주쳤다 생각했는데.

예상이 맞았나.

나는 다크볼트를 소멸시키며 말했다.

“동행하는 건 2층에 올라갈 때까지만입니다. 그리고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면 그땐 망설임없이 깔끔하게 죽여드리죠.”

“하하... 아, 아! 절대! 절대 방해가 되는 일은 없을 거예요!”

동료로 만들지는, 잠시 데리고 다니며 생각해보자.

“먼저 들어가세요.”

“예?”

“저 문 안으로 먼저 들어가라고요.”

소문에 인원제한은 없었던 걸 떠올리면 누가 먼저 들어가든 상관없었다.

다만 안으로 들어가는 즉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에 그를 먼저 보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내 말에 떠밀리듯, 문 앞에 다가서는 남자.

그러고 보니 그의 이름도 모르고 있었다.

“아, 들어가기 전에. 이름이 뭡니까?”

“이름, 하성태라고 합니다.”

“하성태…….”

“그러면 그쪽 이름은…….”

“이미 알면서 뭘 물어봅니까. 그리고 안 들어가요?”

“아, 지금 들어갑니다!”

하성태는 살짝 망설이는 듯하더니 성큼 문 너머로 이동했다.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그의 모습.

검은 커튼은 마치 물결처럼 파동을 쳤다.

‘포탈로 넘어가는 방식인가.’

그 얘긴, 안과 밖이 섞이지 않고 완벽히 차단되어 있다는 의미였다.

그렇다면 안이 어떤 환경으로 변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어느 정도 대비는 해야겠군.’

생각을 마친 나는 바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뒤에 있던 유희가 손을 붙잡으며 물었다.

“저 안, 정말로 괜찮은 거야?”

“나도 몰라.”

“회귀했는데 아무것도 몰라?”

“1.5층에는 처음 들어가 보거든.”

“그럼…… 위험할 수도 있겠네.”

난 유희의 어깨를 툭 쳤다.

“걱정 마. 별로 큰일은 없을 거야. 내가 먼저 들어갈 테니까 바로 뒤따라와.”

“응.”

이내 나는 안으로 입장했다.

시커먼 칠흑을 맞이하며, 무언가 차가운 감촉이 느껴졌다.

화아악!

불이 타오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들자 동시에 주변이 환하게 변했다.

둥근 천장.

그리고 거인보다 큰 기둥들.

무엇보다 황금색 문양이 그려진 대리석판 바닥이 눈에 띈다.

이외에 셀 수도 없이 많은 골렘들이 석상처럼 나열되어 있었다.

‘소문이 진짜였네.’

이곳은 골렘 사원.

한눈을 파는 것도 잠시.

주위를 둘러보니 먼저 들어가 있어야 할 하성태가 보이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뒤따라 왔어야 할 유희도 마찬가지다.

‘뭐지? 랜덤으로 위치가 떨어진 건가?’

그렇다면 찾아 나서야 했다.

한데, 앞으로 발걸음을 떼기 전에 메시지가 먼저 올라왔다.

[숨겨진 골렘 사원에 들어왔습니다.]

[타임 어택이 발생합니다.]

[정해진 시간 동안 최대한 많은 황금 골렘을 찾아 부수십시오.]

[시간 종료 후에는 자동으로 1.5층에서 추방됩니다.]

[난이도와 시간은 1층 기여도 순위에 따라 결정이 됩니다.]

[난이도: 상]

[남은 시간: 0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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