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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환 공자님께서 돌아오셨다-400화 (400/400)

- 16권 25화

400. 에필로그 (4).

빛의 장막을 걸친 채 플로란스는 거리를 걸었다.

오랜만에 돌아온 이곳에 예전의 모습은 없었다.

물론 옛날이나 지금이나 번화한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아 는 얼굴은 없었다.

‘마지막으로 왔던 것이…… 백년 전쯤인가……그녀가 이곳에 마지막으로 들렀 던 것은 요한이 죽었을 때였다.

율리아 영지 쪽에서 숲을 다스리 던 그녀는 갑작스러운 부고 소식을 듣고 바그너 영지로 향했다.

그리고 이야기를 들었다.

프란츠와 아들,딸에게 훈련을 시키다가 뜬금없이 죽어버렸다.

그것을 생각하면 슬픔보다는 어 이없다는 감정이 더 들었다.

“참나……항상 뜬금없고,항상 상식을 깨 던 놈이었다.

그것을 생각하니 플로란스의 입 가에 미소가 걸렸다.

"나름대로 하고 싶은 것 다 하면 서 살았으니. 여한은 없겠지.”

요한이 죽은 이후에 큰 변화는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가 키운 자들이 바그너 영지를 지켰기 때문이었다.

영지에 전해지는 커리큘럼은 완 벽했고,교사 노릇을 할 이들은 많 았다.

또한 광약 역시 소드 댄싱을 후 계자들에게 제대로 수련시켰다.

"후"•…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때 길가에 있는 거울에 그녀의 얼굴이 비쳤다.

예전과 똑같은 아름다운 얼굴이 다.

많은 것이 변했지만 플로란스는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너는 없고. 내가 아는 자들도 이 제 거의 남지 않았다.’

요한이 없어졌기에 그녀는 더 이 상 바그너 가문에 남지 않았다.

물론 아예 연을 끊은 것은 아니 었다.

그녀의 제자인 헤이로나가 있기 에.

그리고 프란츠와 헤이로나 사이 에서 나온 자식이 있기에.

하지만 그것도 헤이로나가 죽고 난 이후에는 뜸해졌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바그너 공 작가는 결국 공국이 되었다.

강력한 힘도 힘이지만 요한이 남 겨 놓은 지식들을 기반으로 그와 프란츠의 후손들이 문제없이 바그 너 영지를 잘 다스린 덕분이다.

빠르게 영토를 확장하고 힘을 키 웠다.

결국 헤고만 공국을 쓰러트리고 그 영토까지 흡수한 바그너 가문은 각국의 인정을 받아 공왕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그때도 참 재밌었지.’

각국에서는 바그너 가문이 공국 에 오르는 것을 꽤나 우려했었다.

심지어 로드만 왕국까지 두려워 했다.

그렇기에 그들은 군대를 내보내 공국의 설립을 중지하라 협박했었 다.

그때 요한과 친분이 있던 이들이 움직였다.

그들이 합류한 채 몇 차례의 전 투가 치러졌고.

각국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바그너 가문의 힘은 일개 가문이 라 보기 힘들다는 것을 말이다.

"야!! 같이 가!!”

“기다려!!”

맑은 목소리에 상념이 깨졌다.

빠르게 달리는 소년들이 보였다.

그들이 입고 있는 옷에는 바그너 가문의 인장이 그려져 있었다.

바그너 공국의 자랑인 스콜라의 학생들이다.

공국이 설립된 이후 바그너 가문 은 스콜라라는 교육기관을 설립했 다.

처음에는 기존 아카데미에서 반 발이 심했지만.

바그너 가문은 뛰어난 재력.

그리고 바그너 기사단에 소속된 많은 마스터을 미끼로 교관들과 기 사 지망생들을 모집했다.

결국 아카데미는 많은 학생들을 스콜라에 빼앗기게 되었다.

요한이 만들어 놓은 커리큘럼.

그 외의 가신들이 만든 교사법.

그것들을 이용해 만들어진 스콜 라는 아카데미와 버금갈 정도의 훌 륭한 교육기관이 되었다.

달리는 소년들을 힐끔 본 플로란 스는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걸어 도착한 곳은 거대한 성이었다.

"이곳은 공왕께서 거처하시는 곳 입니다. 함부로 들어가실 수는 없 습니다.”

바그너 기사단의 기사가 길을 막 았다.

그를 힐끔 본 플로란스는 지팡이 를 들었다.

아주 오래전.

프란츠가 헤이로나의 부탁을 받 아 마련한 지팡이였다.

바그너 가문의 은인에게만 지급 되는 문장.

그것을 본 기사는 크게 놀랐다.

"자,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그는 빠르게 안으로 들어갔고 잠 시 후 정중한 태도로 그녀를 반겼 다.

“어서 오십시오. 백왕 플로란스 님.”

“으■런、 ”

짧게 고개를 끄덕인 플로란스는 천천히 성을 걸었다.

‘이곳도 바뀌었군…… 옛날에는 저택이었는데.’

모든 것이 바뀌었다.

거리도.

사람도.

도시도.

바뀌지 않는 것이 있다면 단 하 나.

그녀는 슬쩍 창문에 비친 자신을 보았다.

‘나뿐이군.’

씁쓸함이 몸을 감쌌다.

얼마간 걸어 도착한 방에 앉아 플로란스는 한숨을 쉬었다.

그렇게 기다리고 시간이 지나자 문이 열렸다.

들어온 것은 백발의 노엘프였다.

"바그너 가문의 현자 유아랑께서 직접 나오시다니. 영광이군.”

플로란스는 이제는 옛날의 모습 을 찾아볼 수 없는 유아랑에게 웃 어 보였다.

바그너 가문의 세 현자.

유아랑,아단,헤갈.

엘프와 하플링,드워프들은 여전 히 바그너 가문에 남아 있었다.

"저희는 이제 갈 곳도 없지요.”

“너무 오래 사는 것 아니야?”

“하하하…… 뭐 언젠가는 가지 않겠습니까?”

자리에 앉은 유아랑은 플로란스 를 바라보았다.

“그나저나 백왕께서는 늙지 않으 시는군요.”

“흐......w■q- •“정말 부러울 뿐입니다.”

요한은 위대한 자의 석상을 모두 부숴버렸다.

그렇기에 더 이상 불로를 이루게 해 줄 전능함은 존재하지 않았다.

유아랑은 쓰게 웃었다.

그를 보던 플로란스는 차분하게 말했다.

“이제 슬슬 동대륙에 가볼까 생 각 중이다.”

“아…… 그러십니까.”

“엘마는?”

“지금 성지에 있습니다.”

바그너 공왕가의 성지.

바로 바그너 가문의 무덤이 있는 곳이다.

월 카스트.

요한.

그리고 프란츠.

그들의 부인들과 아들딸.

그 이후의 후계들까지.

바그너의 피를 이은 자들이 쉬고 있는 곳.

그곳이 바로 바그너 공국의 성지 였다.

“그 녀석도 팔자에 없는 숲지기 노릇을 하고 있군.”

"원래는 백왕께서 하셔야 했던 일 아닙니까.”

요한은 플로란스에게 바그너 가 문의 숲지기 자리를 제안했었다.

플로란스는 동의했고 오랜 시간 바그너 가문을 지켰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내가 여기에 묶여 있을 필요는 없으니까 말야.”

“그렇지요.”

"너희도 묶여 있을 필요는 없지 않아?”

그랬다.

유아랑도,헤갈도,아단도.

이종족이기에 인간보다 오래 살 아 지금까지 생명을 유지하고 있지 만 이제는 그것도 얼마 남지 않아 보였다.

"비록 저희는 바그너의 피를 잇 지 못했지만. 그래도 바그너 가문 의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 그래. 만약 억지로 잡혀 있는 것이라면 풀어 줄까 했는데.”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그럼 더 볼일은 없었다.

그녀가 나가려고 할 때.

문이 열리며 잘생긴 청년이 들어 왔다.

"정말 플로란스 님이십니까!?”

꽤나 잘생긴 청년이었다.

차기 바그너 공왕가의 후계자인 헤이츠가 들어오자 플로란스는 쓰 게 웃었다.

"누구지?”

"차기 바그너 공왕인 헤이츠입니 다. 제 제자이기도 하지요. 헤이츠. 인사드려라. 이분께서……“헤이츠 바그너라고 합니다. 그 런데 정말 백왕 플로란스 님이 맞 으십니까? 영웅 요한 선조 님과 친 구분이셨던……"친구 아니었다. 그리고…… 영 응이 라니?”

"바그너 가문의 역사서에 따르면 요한 님께서는 아주 공명정대하고 정의롭고……플로란스는 유아랑을 보았고 유 아랑은 시선을 회피했다.

원래 역사서라는 게 이런 식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백왕께서 이제 바그너 공국에서 머무시려는 것입니까?”

그렇다면 대환영이다.

헤이츠에게 있어서 영웅인 요한 과 함께했던 모든 자는 영웅이나 다름없을 테니까.

하지만 플로란스는 고개를 저었 다.

“떠나기 전의 인사를 위해 찾아 온 것뿐이다. 동 대륙으로 갈 생각 이지.”

"아…… 그러시다면 여비로 쓰시 게 자금을 지원해드리고 싶습니다.”

"준다면 감사히 받도록 하지.”

헤이츠는 뒤에 있는 시종들에게 손짓했다.

시종들은 벌써 준비한 것들을 가 지고 나왔다.

상자 안에는 작은 앰플 하나가 있었다.

"금이나 보석으로 드리고 싶지만 그건 무게가 보통이 아닐 테니까요. 열다섯 칸짜리 아공간 주머니입니 다. 어디서든지 환전하실 수 있으 시겠지요. 그리고 이것은……그는 자신의 손에 끼워져 있는 반지를 꺼내 내밀었다.

“이 반지가 있다면 바그너 공국 과 연계하는 모든 상단에서 쉽게 자금을 얻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꽤나 파격적인 대우다.

그녀는 자신의 손에 들어온 반지 를 받고,앰플을 아공간 주머니에 넣었디.

“잘 쓰지.”

“백왕께서 저희 바그너 가문에 베푸신 은혜를 생각한다면…… 이 정도는 약과지요.”

싱긋 웃은 그를 보며 플로란스는 고개를 저었다.

‘그 싸가지 없는 놈의 핏줄이라 고 생각하기 힘들군.’

* * *어쨌든 여기까지 온 마당에 무덤 에 가보지 않을 수는 없었다.

그녀는 유아랑과 함께 바그너 가 문의 성지로 향했다.

스콜라와 가까운 곳이라 그런 것 일까?

한때 절대의 강자였던 요한의 묘 를 찾는 이들은 스콜라의 학생들 외에도 꽤나 많았다.

"잘 만들었군.”

포장된 도로를 걸으며 그녀가 말 하자 유아랑은 대답 대신 빙긋 웃 었다.

그렇게 걸어 도착한 곳은 묘역이 라고 보기에는 꽤나 화려했다.

마치 공원처럼 조성된 곳에 도착 한 플로란스는 천천히 안으로 들어 갔다.

"여기 있었구나.”

조성된 숲 쪽에서 드레스를 입은 붉은 머리의 미녀가 나왔다.

그녀는 방긋 웃으며 플로란스를 반겼다.

"플로란스 님. 오래간만이네요.”

“어떠니? 살만하니?”

“예. 그냥저냥해요.”

"영양분이 부족할 일은 없고?”

“바그너 가문에서 잘 보살펴주니 까요.”

엘마는 그녀에게 방긋 웃으며 주 변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이곳에 있으면…… 아버 지. 오라버니들. 언니들과 함께 있 는 것 같아서 편안하네요.”

그들을 잊지 못하는 것은 플로란 스뿐만이 아니었다.

엘마 역시 가족들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난 떠날 생각이다.”

“……그런가요.”

"원한다면 함께 가자꾸나.”

하지만 엘마는 고개를 저었다.

훈훈하게 웃고 있는 유아랑 때문 이었다.

"저 사람을 두고 어떻게 가나 요?”

부드럽게 웃으며 엘마가 답하자 플로란스는 어깨를 으쏙였다.

“그래. 그럼 난 성묘라도 하고 올 테니 둘이 시간 보내도록.”

플로란스는 아쉬움 없이 걸었다.

그렇게 걸어 묘역에 도착하자 그 녀는 요한의 묘 앞에 사 온 요리들 을 올려놓았다.

분명 그라면 술이나 꽃보다는 이 런 요리를 더 좋아하리라.

“이거 맛있다더라.”

요한의 묘를 보니 착잡함이 감돈 다.

그는 자신이 길을 헤멜 때 그 길 을 제시해주었었다.

막무가내에 제멋대로이기는 했지 만.

그보다 확실한 이정표는 없었다.

하지만 이제 그 이정표는 없었 다.

“……결국 그 이정표 또한 내가 잡아야 한다는 것이겠지.”

플로란스는 몸을 돌렸다.

천천히 걸어나가려던 그녀는 숲 쪽에서 들려 온 소리에 고개를 갸 웃거 렸다.

숲 안쪽에서 스콜라의 학생으로 보이는 소년이 거꾸로 매달린 채 뚱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뭐하는 거냐?”

“뭐 하는 거로 보이는데?”

"놀고 있는 것 같지는 않군. 혹 시 훈련인가?”

"훈련…… 은 아니고. 이거 참.”

얼굴에 남은 눈물 자국을 쓱쓱 지운 그는 능숙하게 몸을 움직였다.

다리를 묶고 있는 밧줄을 잡고나뭇가지 위로 올라간 그는 발목을 묶은 밧줄을 풀어내고 말했다.

"그런데 댁은 왜 거기 있어?”

"처음 보는 사람에게 반말이라 니. 버르장머리가 없군.”

"냅둬. 이제 막 깨어나서 정신이 없으니까.”

“조금 전까지 기절해 있었나?”

그녀의 질문에 소년은 투덜거렸 다.

"자다 깼어.”

“매달려서?”

"아. 그렇지.”

소년은 훌쩍 나무 위에서 뛰어내 리며 플로란스를 올려다보았다.

“할 말이라도 있나? 고백은 사양 이다.”

그녀의 미모를 보고 고백하는 자 들은 예나 지금이나 많았다.

플로란스가 귀찮다는 듯 말하자 소년은 퉁명스레 대꾸했다.

"그 후드 좀 벗고 다녀라. 안 답 답하냐?”

말을 마친 소년이 걷어가 버리자 플로란스는 완전히 굳어버렸다.

숨조차 쉬기 힘든 상황에서 그녀 는 간신히 몸을 돌렸다.

“너,너 뭐냐!! 네가 왜!?”

“왜겠어?”

그녀를 보며 소년은 인상을 찡그 렸다.

“새로운 알람이 세팅되어서 그거 끄러 온 거다.”

잊을 수 없는 말이다.

알람이라는 단어는 결코 잊을 수 없었다.

플로란스가 입을 다물자 소년은 피식 웃었다.

“꼴을 보아하니 할 일 없는 것같은데. 일없으면 나랑 같이 다니 자고.”

여유롭게 말하며 내민 소년의 손을 플로란스는 당황하면서도 잡고 말았다.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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