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권 18화
393. 두 번째 선물 (3).
분위기가 어째 묘하다.
에밀리는 요한을 보았고 요한은 세이논을 보았다.
세이논은 만들어진 요리를 내려 놓았다.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네요.”
"잘 먹겠습니다.”
묘하게 가라앉아 있는 분위기 속 에서도 요한은 변함이 없었다.
그가 꾸역꾸역 먹기만 하자 에밀 리는 *상냥한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세이논이라고 하셨 습니까?”
“말씀 편하게 하세요. 저희 사이 먼의 엘프들은 인간의 규칙을 존중 하니까요.”
에밀리는 귀족.
그러니 귀족답게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짧게 고개를 끄덕인 에밀리는 차 분한 어조로 물었다.
“요한과는 무슨 사이신지……"그냥 밥해주는 사이야. 뭔 사이 야? 사이는.”
누군가는 실망했고 누군가는 살 짝 기뻐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신경 쓰지 않고 밥을 먹던 요한은 탁자를 톡 치며 말했다.
“그런데 넌 한가한가 보다? 여기 까지 밥 먹으러 오고.”
“한가하긴. 지왕이 조만간 방문 한다고 해서 정신없어.”
“그가 왜 오는데?”
“로드만 왕가에서 초청한 거야.
왕가의 자문으로 와주실 수 있냐 고.”
지왕 아인낫슈는 아직 어딘가에 소속되지 않는 강자다.
그런 자를 로드만 왕가에서 부르 는 이유는 간단했다.
"로드만 왕국에서 천하십강을 다 쥐겠다 이건가?”
요한 덕분에 현재 대륙에 이름 날리고 있는 천하십강들은 대부분 로드만 왕국에 있었다.
그러니 욕심이 생긴 것이다.
“헤르듀크 왕자님께서 직접 친서 를 써서 보내셨고,아인낫슈는 그 것을 받아들였지. 며칠 안에 올 거 야.”
"흠……"왜? 문제 있어?”
"아니. 딱히 문제랄 것은 없지. 다만 기억해야 할 것은 강자들은 성격이 더럽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 다는 거야.”
“헤르듀크 왕자님께서 잘하시겠 지.”
“강자들이 움직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
구절판을 싸서 한입에 넣고 씹은 요한은 세이논을 향해 웃었다.
"세이논. 아주 맛있습니다.”
“다행이네요. 기뻐해 주셔서.”
“기뻐해야죠. 기껏 마련된 선물 인데.”
“예? 그게 무슨……?”
이해하지 못한 그녀를 향해 요한 은 히죽 웃기만 했다.
그때 였다.
벌컥 문이 열리며 이반이 달려왔 다.
“요한 자작님!”
“뭔 일인데 소란이냐? 야. 너도 와서 밥 먹어.”
요리는 많고 사람은 적다.
이반 하나 낀다고 해서 문제 될 것은 없을 것이다.
그가 빈자리를 가리키며 말하자 이반은 고개를 저었다.
“아카데미에서 복귀하던 이들이 습격당했다고 합니다.”
“오우…… 뭐 쉽게 가는 게 하나 도 없구만. 누구에게 습격당한 건 데?”
“그게……답하기를 망설이던 이반은 작은 어조로 말했다.
"모험가들에게 당했다고 합니다.”
“모험가 놈들이 미친 건가!? 감 히 아카데미의 학생을 노리다니!”
당황한 에밀리가 버럭 외쳤다.
요한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모험가들이 뭐 얻어먹을 것이 있 다고 그들을 쳤단 말인가.
“아카데미에서 이번에 얻은 유물 이 있는데…… 그것을 노렸다고 합 니다.”
"그게 뭔데?”
“아직까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 다.”
"그럼 알아와. 야. 그런데 진짜 밥 안 먹고 갈 거야?”
“하하…… 많이 드십시요.”
꾸벅 인사를 하고 이반이 나갔 다.
그가 나가자 요한은 구절판을 하 나 싸 입에 넣으며 말했다.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인데 뭐 가 그리 급한지.”
"넌 뭔데 그렇게 침착해?”
에밀리가 황당해하자 요한은 시 큰등하게 대꾸했다.
"아카데미의 학생들인데 자기 목 숨 정도는 챙길 수 있겠지. 그리고 파룬 그놈은 내가 가르친 녀석이 야.”
« •O효 .......«“이런 일 생겨도 회피할 능력 정 도는 있어.”
“그래도 그냥 그렇게 있으려고?”
“일단 그 유물이 뭔지,그리고 뭐하는 놈이 습격한 건지부터 알아 보는 게 우선이겠네.”
그러면서도 요한은 식사를 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에밀리는 그런 그를 보며 한숨을 쉬었고 세이논은 빙그레 웃었다.
* * *세이논은 일단 마고 후작의 저택 에서 머무르기로 했다.
에밀리는 모험가 길드로 향하는 요한을 따라가며 물었다.
"그 세이논이라는 엘프 예쁘더 라.”
“그러겠지.”
"관심 없어?”
"질문하는 저의가 뭐냐?”
“"•…아니 그냥.”
획 고개를 돌린 에밀리는 길가의 돌을 툭 걷어찼다.
시무룩해졌다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다.
요한은 그녀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
“천하십강. 힘내라.”
“아아. 그래.”
아인낫슈가 오면 그와 겨뤄 천하 십강의 자리에 올라 볼 생각이다.
에밀리가 주먹을 꽉 쥐며 의지를 다지자 요한은 히죽 웃었다.
“천하십강이 된다고 해서 결혼을 하고 그런 건 아니겠지만.”
“넌 도대체 누구랑 결혼하려고 그러는 거냐? 사람 없잖아.”
"신발도 다 제 짝이 있다잖냐. 살다 보면 짝을 만나고 그러겠지.”
한 발짝 앞서 나간 에밀리는 빙 글 몸을 돌렸다.
“참고로 말하자면 난 첩 한두 명 정도는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야. 물론 정부인은 나겠지만.”
귀족 중에는 부인 외에도 애인을 둔 자들이 많았다.
물론 여귀족들 중에도 애인을 둔 자들이 꽤나 있다.
그런 만큼 에밀리는 귀족으로서 의 배포를 보여주려 말했다.
"헛소리 말고 가서 훈련이나 해 라.”
인상을 쓴 요한은 그녀의 등을 밀었다.
혀를 날름거린 에밀리가 뒤돌아 걸어가자 요한은 슬쩍 눈을 돌렸다.
어느새 모험가 길드 지부 앞이었 다.
“이리 오너라!!”
-과광!!
모험가 길드의 정문을 걷어찬 요 한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미 내부는 꽤나 시끄러웠다.
모험가가 아카데미의 학생과 교 관을 공격했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완전히 열 받은 아카데미 측과 난감해하는 모험가 길드 측.
둘은 문을 걷어차고 들어온 요한 에게 시선을 집중시켰다.
"요,요한 자작?”
"자작님이라고 해야지. 자식아.”
옆에 있던 모험가가 중얼거리자 귀신같이 듣고 그를 잡아 벽에 던 져버린 요한은 성큼성큼 걸었다.
긴장한 모두를 둘러보던 요한은 카운터 위에 앉으며 말했다.
"그 모험가들 신상정보 불러봐. 그리고 무슨 유물을 노린 것인지도 말해보고.”
“요한 자작님. 이번 일은 모험가 길드와 아카데미 사이의 일입니다.”
“오. 그렇지만 습격당한 놈 중에 파룬은 내 밑에서 수학한 녀석이야. 그리고 나도 걔한테 볼일 있고.”
“ —O ■으斤 .......”
“그러니까 내가 개입하면 안 된 다. 그런 이유는 없지. 그리고 말이 야.”
요한은 이를 드러내며 검을 뽑았 다.
"그런 이유 없어도 내가 개입한 다고 하면 너희가 어떻게 막을 건 데?”
상대는 마드모스 왕국의 왕자와 왕비의 척추를 뽑았다는 말이 있는 남자다.
수틀리면 위아래 없고,수틀리지 않아도 닥치고 강행하는 개차반.
그런 주제에 힘까지 강하다.
‘뭐 이런 깡패가……:‘악마 같은 자로구나.’
"무슨 생각하는지 다 보이거든? 남 욕할 거면 표정관리 하면서 해 라. 응?”
으르렁거리는 그에게 주눅 든 모 험가들은 아카데미 측의 눈치를 살 폈다.
그리고 들어온 보고서를 요한에 게 내밀며 말했다.
“……이번에 아카데미의 학생들 이 얻은 유물은…… 바론의 지팡이입니다.”
“바론? 그 바론이 내가 아는 그 바론님이 맞나?”
천장을 가리키며 요한이 묻자 아 카데미의 교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진품인지 가품인지 확인은 아직 하지 못했습니다. 모험가들의 습격 때문에……아카데미 측에서 이를 갈며 말했 다.
그들의 반응에 모험가 길드 측은 황급히 변명했다.
"그들이 모험가라는 보장은 없지 않습니까. 증거라곤 단 하나. 그들 이 자신들을 모험가로 밝혔다는 것 뿐 아닙니까.”
“그의 이름에 대한 보고는 받았 습니다.”
"거짓말일 수도 있습니다!”
모험가 길드 측에서도 어떻게든책임을 회피하려고 하고 있었다.
당연한 일이다.
뭐가 아쉬워서 아카데미와 척을 지겠나.
자칫 잘못하면 각국의 귀족들과 적대관계가 될 수도 있는데.
모험가 길드에서는 필사적으로이번 일은 자기들과 관련이 없다고 하고 있었더"그래서? 그 개들의 신상명세는? 또 이 이야기를 전한 자는 누구 지?”
“이 이야기를 전한 자는 실습에 나갔던 아카데미 학생 중 하나입니 다. 그 학생이 통신마법으로 아카 데미에 연락했지요.”
“그래? 그럼 그 모험가들은 뭔 데? 아는 거 있지?”
요한의 질문에 교관은 바로 고개 를 끄덕였다.
"그들은 자기들을 천국을 따르는자라고 했습니다.”
“그런 파티가 있나?”
“없습니다.”
모험가 길드에서는 바로 부정했 다.
하지만 그것만을 믿을 수는 없었 다.
등록되지 않은 파티도 얼마든지 있다.
그리고 그 천국을 따르는 자라는 것도 파티명이 아닐 가능성이 컸다.
“이름. 이름. 이름 없어? 그 모험 가의 얼굴도.”
"인원은 열댓 명이었다고 합니 다. 리더로 보이는 자는 사십 대 중년인이었고...... 특이하게 생긴검을 썼습니다.”
“그리고? 이름은?”
"광휘의 세브 메이츠라고 했습니 다. 지금의 바론교는 잘못되었다고 주장하는 모험가 중 하나죠.”
모험가 길드에서는 휙 고개를 돌 려 낭패한 표정을 숨겼다.
광휘의 세브 메이츠는 바론 교단 을 따르지 않는 모험가 중 하나다.
그는 신은 그저 지켜보는 존재 다. 라고 떠들고 다니는 자로서 바 론 교단에서도 대놓고 싫어하는 자 였다.
문제는 그가 금 등급의 실력 있 는 모험가라는 것이었다.
"답 나왔네. 금 등급의 모험가가 아카데미를 공격한 거면 이건 모험 가 길드가 책임져야지.”
요한이 정리하듯 말하자 모험가 길드 측에서는 당황했다.
"그자는 모험가 길드의 다른 명 령이나 지시도 어기는 자입니다!”
"어쨌든 개네 너희 소속이잖아. 그럼 모험가 길드에서 책임져야 하 는 것 아닌가?”
아카데미의 교관들은 고개를 끄 덕였다.
그리고 모험가 길드의 직원은 억 울하다는 듯 요한을 보았다.
그리고 그에게 다가가 작은 어조 로 말했다.
"요한 자작님. 자작님도 모험가 신데 어떻게 그러실 수 있으십니 까?”
“아니 아카데미에는 내 동생이 가 있어서. 그리고 말했잖아. 그놈 한테 내가 아는 놈이 당했다니까?”
“으......W"어쨌든 금 등급 모험가면 내가 여기서 이렇게 놀고 있을 여유는 없겠네. 아 혹시 학생들 중에 다치 거나 죽은 자가 있나?”
"마지막으로 연락을 받았을 때…… 2학년 검술반 파르고닌이 모두를 이 .
끌며 그들과 싸웠다고 합니다. 다행 히 큰 부상은 없지만,••…“인솔교관은 누구지?”
"아카데미에 소속된 마법사 리츠 시이나 입니다. 아. 혹시 아시는지 는 모르겠지만…… 프란츠의 담당 교관이기도 하지요. 프란츠가 무척 이나 존경하는 교관입니다.”
"그렇구만. 그럼 내가 사랑하는 동생을 위해서라도 가만히 있을 수 없겠지. 실종된 위치가 어디라고 했나?”
요한이 나서준다는 이야기다.
모험가 길드 직원들의 안색은 흙 빛이 되었지만 아카데미의 교관들 은 기뻐했다.
“요,요한 자작님. 이번 일은 저희 모험가 길드와 아카데미에서……“저희 아카데미에서는 저희의 교 관과 학생들만 구하길 바랄 뿐입니 다.”
"나머지는 다 죽여도 된다는 거지?”
"물론이죠. 원하신다면 저희 측 에서도 지원을 하겠습니다.”
상대가 금 등급이든 혹은 모험가 길드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든.
그딴 것은 알 바가 아니다.
아카데미 측에서 모험가 길드 직 원들을 보고 말하자 요한은 차분하 게 말했다.
"이 일 내가 해결해주지. 그나저 나 지금 프란츠 휴학 중인데 그거 처리 좀 빨리해줄 수 있을까?”
“알겠습니다.”
"그럼 가봐야겠군. 수고들 하라 고.”
그가 나가려고 하자 모험가 길드 직원 중 하나가 다급히 외쳤다.
"요한 자작님!! 금 등급 모험가 를 건드리면 모험가 길드에서 가만 히 있지 않을 겁니다!”
그의 외침을 들은 요한은 히죽 웃었다.
“제발 가만히 있지 말아 달라고 해라.”
‘소일거리가 추가되겠군.’
환생한 공자님께서 회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