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권 15화
365. 죽음의 대지 (2).
결국 죽음의 대지에 들어갈 인원 이 새롭게 정해졌다.
주교가 직접 나서겠다는데 일개 사제가 어떻게 거절하겠나.
안 그래도 죽음의 대지에 들어가 는 게 불안했었던 사제는 못 이기 는 척 자리를 내어 주었다.
“파티 한번 화려하네.”
현재 대륙에서 최강자의 반열에 올라가 있는 요한.
천하십강 중 하나이며 상아탑의 로드인 암왕 레이몬.
바론 교단의 주교인 하이마스.
드워븐 시티에서 길드회의에 참 석할 정도의 뛰어난 기술자 솔베드.
그나마 제일 낮은 위치라 할 수 있는 엘레나도 아카데미의 교관직 을 이수할 정도의 수준 높은 연금 술사다.
그들이 골렘에 타는 것을 지켜보 던 스키레는 손을 번쩍 들었다.
“광왕!! 저도 가면 안 됩니까!?”
“여기 타려면 각자의 역할에 걸맞은 실력이 있어야 하지.”
«•o로 .......n“네가 이 안에 들어와서 뭘 할 수 있지? 식량과 물을 낭비하는 것 말고.”
“저 열다섯 칸짜리 아공간 주머 니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가 말하자 레이몬은 인상을 찡 그렸다.
“나도 열다섯 칸짜리를 가지고 있지.”
“저도 가지고 있습니다.”
“전 열 칸이요.”
“하하…… 저 역시 열 칸짜리입 니다.”
그곳에 필요한 물품들을 잔뜩 넣 어두었다.
그들이 설명하자 스키레는 당황 했다.
"어"•… 전 오러를……“나보다 잘 쓰냐?”
그럴 리 있나.
주눅 든 스키레가 시무룩하게 고 개를 떨구자 요한은 골렘을 툭툭 쳤다.
“그럼 더 할 말은 없는 것으로생각하고 우리는 갔다 오도록 하겠 어.”
“계속 통신마법으로 연락을 주시 길 바랍니다.”
“알겠어. 정시 연락은 하도록 하 지.”
“부디 죽음의 대지를 정복한 위 대한 걸음이 성공하기를 빌겠습니 다.”
마법사들과 연금술사들,그리고 모험가들.
그들의 정중한 배웅과 함께 골렘 의 문이 잠겨졌다.
완전히 밀폐되고 마법의 빛이 내 부에 비친다.
“하이마스 주교님. 이제부터 계 속 공기를 정화해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골렘에 흡기와 배기가 가능하게 해뒀지만 공기 자체가 오염 되어 있을 수도 있다.
물론 이것만으로도 완전히 안전 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
요한은 자리로 가 앉고 오러를 주입했다.
-우우우우응!!!
“지도에 따르면 상당한 거리지. 골렘이 버텨줄 수 있을까 걱정이 군.”
“내부에서 수리가 가능하게 만들 어 놨잖습니까.”
“뭐 그렇긴 하지만.”
"그것만 믿고 가야지요. 솔베드. 부품은 충분히 준비됐지?”
"예. 예상치 못한 과한 고장만 아니면 수리가 가능합니다.”
솔베드가 고개를 끄덕이자 요한 은 오러를 불어 넣었다.
그 순간 골렘 내부의 핵이 음직이며 동력을 전달한다.
-쿠우우우응!!!
바퀴가 크게 움직이며 골렘은 빠 른 속도로 질주했다.
순식간에 멀어진 골렘을 보던 스 키레는 아쉬워했다.
“아…… 나도 타보고 싶다……* * *한참을 달리던 골렘이 멈췄다.
계속해서 달리면 부품의 소모가 심하니 어느 정도 정비가 필요했다.
적당한 위치에 골렘을 세운 뒤 납 보호막을 펼쳐 주변을 감싼 요 한은 하이마스의 정화가 끝나고 나 서야 밖으로 나갔다.
“하이마스 주교님. 어떻습니까?”
흙을 내려다보던 하이마스는 성 물을 들고 천천히 손을 내렸다.
그와 동시에 은은한 신성력이 펼 쳐지며 땅을 정화했다.
“굉장히 오염되었습니다.”
“아……“사제들의 정화를 통한 제염작업 이 실행되지 않는다면 이 땅에 한 달 이상 머무는 것만으로도 모두 죽을 것 같습니다.”
말로만 들었지 이렇게 심각한 줄 은 몰랐다.
하이마스는 주변의 땅을 살펴보 며 한숨을 쉬었다.
“그렇습니까.”
엘레나는 흙을 퍼 납으로 된 병 에 담고 있었다.
그녀가 샘플을 채취하는 사이 레 이몬은 보호막 근처로 향했다.
“이거 봐라. 신기한 곤충이 있 다.”
그가 주워든 것은 일곱 개의 다 리를 가진 신기한 형태의 풍뎅이 사체 였다.
“어쩌면 죽음의 대지에는 우리가 모르는 몬스터들이나 생물이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어.”
“그럴지도 모르죠.”
“주의하는 것이 낫겠다. 솔베드. 정비는 얼마나 해야 하나?”
“다 됐습니다. 크게 손상된 부분 은 없군요. 앞으로 세 시간 정도 달리고 삼십 분 정도 쉬면 될 겁니 다.”
“좋아. 그렇게 하지.”
골렘의 속력을 생각한다면 일주 일 안에 목표지점에 도착할 수 있 을 거다.
모두를 안으로 들여보낸 요한은 보호막을 되돌린 후 말했다.
“그럼 출발하죠.”
* * *죽음의 대지 안으로 들어갈수록 사람들은 말을 꺼내지 않았다.
다들 긴장하는 것이다.
잠시 쉴 때마다 정화를 하는 하 이마스의 표정이 계속 어두워지고 있었다.
목적지인 죽음의 신전에 다가갈 수록 오염이 심하다.
어쩌면 그곳은 하이마스조차도 쉽게 정화하지 못할 수준이 될지도 모른다.
만약 그 근처에서 골렘이 고장 나기라도 한다면 모두 죽었다고 봐 야 할 것이다.
“내가 황금시대를 부러워한 적은 많았지만 이렇게 부러웠던 적은 또 처음이군.”
황금시대의 골렘 제작기술이라면 고장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 이다.
레이몬이 투덜거리자 엘레나는 기름진 머리를 긁적거렸다.
“황금시대였다면 죽음의 대지를 통과할 기술이 있었을까요?”
“그건 아닐걸.”
만약 그게 가능했다면 이미 죽음 의 대지를 정복하고 상아탑에 기록 을 남겨놨을 것이다.
레이몬이 쓰게 웃으며 말했을 때 요한은 딱딱히 굳은 어조로 말했다.
“적입니다.”
“뭐!?”
놀란 레이몬은 황급히 화면을 보 았다.
바깥을 주시하는 수정구가 비치 는 화면에는 괴물이 모습을 드러내 고 있었다.
“……저게 뭐냐.”
여섯 개의 팔을 지닌 오거였다.
마력에 맹세코 레이몬은 단 한 번도 저런 괴물은 본 적이 없었다.
“요격할까?”
“그럴 필요는 없겠죠.”
여섯 개 팔을 지닌 오거도 골렘 을 보고 기겁했는지 도망가버렸다.
애초에 골렘의 크기를 보면 본능 을 따르는 몬스터들은 두려워 도망 가기 마련이다.
요한이 설명하자 레이몬은 침을 꿀꺽 삼켰다.
“이거 걱정되는군. 죽음의 신전 에도 괴물이 있다면 어떻게 하지?
그리고 그놈들이 도망치지 않는다 면?”
“탐사 골렘도 싸울 수 있게는 해 놨잖아요. 너무 걱정하지 말죠. 그 리고 골렘에도 무기는 장착됐고.”
걱정이 잔뜩 담긴 어조로 엘레나 가 말하자 레이몬은 눈살을 찌푸렸 다.
“괜히 싸우다가 골렘 고장나면 우린 다 죽는 거야. 전투는 최대한 피하자고.”
모두의 걱정이 있었지만 전진을 멈추지는 않았다.
그렇게 얼마나 달렸을까?
예정했던 시간보다 조금 더 일 찍.
그들은 거대한 폭발이 일어난 듯 한 벌판을 발견했다.
“저게 도대체……강대한 폭발의 흔적이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하나의 신전만 큼은 그 폭발의 영향을 받지 않은 듯 보였다.
그 기형적인 형태에 엘레나는 침 을 꿀꺽 삼켰다.
“저기가 죽음의 신전일까요?”
“그러겠지. 슬슬 시작해볼까? 레이몬. 부탁합니다.”
“으음…… 아,알겠다.”
그가 자리에 앉자 골렘의 밑에서 수십의 소형 골렘이 움직였다.
그 골렘들을 조종하며 레이몬은 씁쓸하게 말했다.
“만약 안에 강한 적이 있다면 어 쩌지?”
“글쎄요. 그럴 것 같지는 않군요. 일단 탐사부터 하시죠.”
작은 골렘들의 눈에 박힌 수정구 가 신전의 내부를 전송하고 있었다.
작은 골렘들이 빠르게 신전 내부 를 확인해간다.
그렇게 얼마나 뒤졌을까?
신전의 가장 깊은 방 안에 도착 하자 요한은 레이몬을 잡았다.
“잠깐. 거기.”
제단이 보인다.
그리고 그 제단 안에 청록빛으로 빛나는 가루들과 은을 닮은 광석들 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최대한 조심하죠.”
“왜 그러냐?”
‘미친……플루토늄과 세슘이 잔뜩 쌓여 있 었다.
요한은 침을 꿀꺽 삼켰다.
만약 이곳에 들어온 자가 멋모르 고 건드리면 또 폭발이 일어나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취향 한번 고약하네.’
회귀 전, 율호는 정말 운이 좋은 케이스였다는 것을 새삼스레 깨달 았다.
멋모르고 저기 있는 것을 잘못 건드렸다면 분명 대폭발이 일어났 을 테니 말이다.
“최대한 조심해서……“어,어. 그래.”
지금껏 요한이 이렇게 긴장한 것 을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일까?
골렘을 조종하는 레이몬도 최대 한 집중을 시작했다.
그렇게 움직여 도달한 제단의 위 에 하나의 석상이 놓여 있었다.
“저건……?”
“얼굴 없는 자의 석상입니다.”
“저걸 가지러 온 거였냐?”
“예. 그리고 저 석상이 이 땅을 죽음의 대지로 만든 원인입니다.”
그때 였다.
엘레나는 기겁하며 외쳤다.
“요한 자작님!! 바깥에!”
“응?”
엘레나가 외치자 요한은 바깥의 화면을 살폈다.
바깥에서 한무리의 개들이 음직 이고 있었다.
“이런 미친…… 여기 왜 개가 있 어!?”
물론 멀쩡해 보이는 개들은 아니 었다.
머리가 두 개이거나.
꼬리가 여러 개이거나.
혹은 다리가 다섯이 넘는 개들이 다.
기형적인 형태의 개들이 침을 흘 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그들의 뒤에 여섯 개의 팔을 가진 오거를 닮은 괴물도 보 였다.
이번에는 전과 달랐다.
하나가 아닌 수십이다.
그들은 죽음의 대지에 있는 골렘 을 향해 적의를 드러내며 다가오고 있었다.
“최대한 빨리!!”
저 괴물들이 뭘 하려는 것인지는 알바가 아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다가오고 있 는 것이다.
만약 저들이 플루토늄을 건드리 거나 혹은 석상을 물고 도망가버린 다면?
아니면 소형 골렘들을 파괴해버 린다면?
이들이 타고 있는 골렘을 공격한 다면?
그럼 모든 일이 틀어진다.
“빨리 골렘을 회수하십쇼!!”
“홍!! 날 뭐로 보고!!”
제단 위에 있던 골렘이 석상을 잡아채고 빠르게 달렸다.
다른 골렘들은 신전 바깥으로 내 보낸 그는 석상을 들고 달려오는 골렘에게만 집중했다.
“엘레나!! 요격준비해!!”
“예!!”
엘레나가 수정구를 잡고 골렘들 을 조종한다.
그것을 지켜보던 요한은 개들이 달려오자 이를 갈았다.
‘제기랄. 여기만 아니면 다 쓸어 버릴 텐데……하지만 바깥에 나가면 요한도 피 폭된다.
마왕을 잡고 난 후라면 모를까 지금은 절대 피폭되어서는 안된다.
‘오래간만에 무력감을 느끼는군.’
달려든 괴물들이 작은 골렘과 싸 우기 시작했다.
그들이 다가올 때마다 골렘에 장 착된 마법구에서 전격 마법이 뿜어 졌다.
_깨개갱!!
一크 SSSII“저 괴물들은 한 마리 잡아가 연 구해보고 싶구만!”
“그건 나중에 하십쇼! 나중에! 일단 석상부터!!”
“으라차!!”
골렘을 조종해 달려든 개를 피해 낸 레이몬은 히죽 웃었다.
다 왔다.
이제 거의 다 왔다.
- 커어어어어엉!!!
그때 였다.
거대한 포효와 함께 뒤에 있던 괴물의 눈에서 빛이 뿜어졌다.
그 빛은 단번에 석상을 든 골렘 을 파괴해버렸다.
바닥을 구른 석상을 본 요한은 이를 갈았다.
“빌어먹을!”
다 된 밥에 코를 빠트려도 유분 수지.
요한은 이를 갈며 골렘을 움직였 다.
-우우웅!!
낮은 진동음과 함께 골렘이 음직 였다.
보호막이 펼쳐지며 석상이 있는 곳까지 덮었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문제다.
“골렘 남은 거 없습니까!?”
“다,다 썼는데?”
남은 작은 골렘들도 괴물들과 싸 우고 있었다.
몇몇 개들은 요한 일행이 타고 있는 골렘에 흥미를 느끼고 다가오 고 있었다.
“납 보호막은 약해. 저들이 후려치기라도 한다면……그럼 금방 부서질 것이다.
빨리 결정해야 한다.
“임시 팔 같은 거 안 만들었습니 까?”
“안 만들었는데.”
쓸데없는 공격 장비를 만들 바에 야 그거나 만들지.
요한은 속으로 투덜거리며 생각 했다.
‘어쩔 수 없군. 좀 무리를 해서라 도……“제가 나가겠습니다.”
하이마스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 났다.
그의 말을 들은 모두는 당황했 다.
밖의 오염도가 상당하니 나가지 말라고 한 것이 하이마스다.
그런 그가 나가겠다고 하니 놀랄 수밖에.
모두의 시선을 받으며 하이마스 는 성물을 쥐었다.
“이 노구가 드디어 바론님께 다 가갈 때가 된 듯싶습니다.”
환생한 공자님께서 회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