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권 1화
351. 준비는 됐으니 싸울 일만 .
남았다 (2)
플로란스가 뜬금없이 왜 연락을 했겠나.
요한은 바로 야민을 불렀다.
그녀를 통해 통신마법을 사용하 자 잠시 후 드워프 중 하나가 연락 을 받았다.
“상황은?”
[큰일입니다! 큰일입니다!!]
드워프 마법사는 꽤나 혼란스러 워하며 상황을 설명했다.
갑자기 허공에서 균열이 나타났 다.
그 균열이 확장되자마자 갑자기 무수히 많은 괴물들이 나타나 버렸 다.
처음은 늑대인간과 닮은 괴수들 이었다.
다음은 전갈과 닮은 괴물들.
네 장의 날개를 펼친 채 날아오 르려는 박쥐를 닮은 괴물도 있었다.
스켈레톤과 닮았지만 여덟 개의 팔을 지닌 괴물도 있었다.
형태는 달랐지만 공통점이 있었 다.
모두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괴물 들이었다.
그런 괴물들이 끝없이 균열 속에 서 빠져나오고 있었다.
“막아냈나?”
[예!! 일단 플로란스 님과 마드모 스 왕국의 병력들이 막고는 있습니 다. 하지만…….]
나름대로 꽤나 준비를 했다.
숲을 만들고,병기를 가져다 놓 았다.
그뿐인가?
연금술사 길드와 협력하여 독까 지 준비했다.
하지만 겨우 그들의 첫번째 공격 을 막아내는 정도에 불과했다.
[하늘을 나는 괴물들이 많아서 상 대하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닙니다!]
“그러겠지.”
[어떻게 합니까!?]
그 균열이 나타나는 곳에 방어 준비를 지시한 것은 요한이다.
그러니 뭔가 대책이라도 있지 않 을까 싶었다.
간절히 묻는 드워프를 보던 요한 은 쓰게 웃었다.
“일단 잘 버티고 있어 봐. 상아 탑에도 지원을 요청할 테니까.”
[으"•….]
“명심해. 못 막으면 끝장이다.”
한번 뚫리게 된다면 차원수들은 순식간에 마드모스 왕국으로 퍼져 갈 거다.
무려 십만이나 되는 차원수다.
지금이야 균열 바로 앞에서 막아 내는 것이니 괜찮다.
하지만 그것들이 넓은 지형에 퍼 지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소수의 병력으로는 절대로 막을 수 없을 것이다.
“마드모스 왕국에도 연락해서 지 원받아서 막아.”
냉정하게 명령을 내리고 통신마 법을 끝낸 요한은 신음했다.
‘자. 이제 어쩐다.’
원래 계획했던 대로 필로틴 제국 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균열을 막으러 마드모스 왕국으로 갈 것인가.
요한은 두 가지 선택지 앞에서갈등했다.
‘아무런 대비를 하지 않났다면 모를까…… 그게 아니라면 막아낼 수도 있을 거야.’
회귀 전에는 막고 자시고도 없었 다.
기습이나 다름없는 공격이었기에 마드모스 왕국은 제대로 된 대응도 못 했다.
거기에 백색병과 오래된 자의 싸 움으로 싸울 수 있는 자들도 적은 상태였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두 번째와 세 번째 전조 모두 큰피해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마드모스 왕국은 건재했고 검은 무쇠산도 멀쩡했다.
거기에 대응할 준비까지 완벽했 다.
‘하지만 만약이 있으니……만약 뚫린다면지금까지 했던 모든 노력이 물거 품이 될 수도 있었다.
“끄으응……요한이 답지 않게 고민하자 광약 은 조심스레 그를 잡았다.
“무슨 고민이신지는 모르겠지 만…… 그건 로드와 맞지 않는군요. 로드께서는 그저 결정만 내리시면 됩니다.”
광약은 진중한 어조로 말했다.
그를 바라보던 요한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광약. 어쩔 수 없다. 네가 날 좀 도와야겠어.”
원래는 광약에게 프란츠의 지도 를 맡길 생각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이런데 어쩌겠나.
균열 쪽으로는 그를 보낼 수밖에 없다.
“그럼 프란츠 공자는 어떻게 합 니까?”
“하. 진짜. 망할 놈이 끝까지 내 발목을 잡네.”
율리아 영지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을 죄 없는 프란츠를 향해 요한 은 분노를 터트렸다.
하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었다.
죽음의 대지로 가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일단 넌 수도에 다녀와. 가서 도둑 길드장 양유위를 만나고 와.”
"알겠습니다.”
업무를 분산시킬 수밖에 없게 되 었다.
요한은 양유위에게 시킬 일들을 정리하고 팔 물건들을 광약에게 주 었다.
“이것들 전부 비싼 거다. 가격 잘 받아오라고 해.”
“알겠습니다.”
당장 열다섯 칸짜리 아공간 주머 니 캡슐만 해도 보통 값이 아니다.
그 외에 마법 물품들이나 시약, 광석들도 상당한 값이다.
원래는 율라스를 압박해서 비싼값을 받으려고 했었다.
하지만 어쩌겠나.
당장 균열 문제부터 해결하는 게 우선이다.
“그리고 프란츠는…… 내가 데리 고 가야겠군.”
“그럼 율리아 영지는……?”
“유아랑이 고생 좀 해야겠지.”
인력부족이라는 것이 정말 실감 이 난다.
요한은 투덜거리며 자리에서 일 어 났다.
* * *광약이 떠나고 며칠이 지났다.
연락을 받은 프란츠는 바그너 영 지에 오자마자 기뻐했다.
“하하! 형님께서 저를 불러주시 다니! 어찜 이리 기쁜 일이……! 그런데 여기가 바그너 영지입니까? 이야〜 확실히 대단하군요.”
“왜. 좋냐? 네가 받을 영지가 넓 어 보여서?”
“하하하. 뭐 그렇다기보다는…… 그보다 뭡니까? 제가 이곳을 다스 려야 하나요? 아니면……“그딴 건 나중에 생각해.”
“예? 그딴 것이라니……“넌 나랑 갈 곳 있어.”
요한은 한점의 웃음도 짓지 않고 있었다.
그의 반응에 놀란 프란츠가 입을 다물자 요한은 사정을 설명했다.
“마드모스 왕국의 검은 무쇠산 인근에 문제가 생겼다.”
“마드모스 왕국의 문제에 저희가왜 관여합니까?”
프란츠도 귀족이기에 안다.
다른 나라의 문제를 귀족이 함부 로 간섭해서는 안 되는 것쯤은.
그런데도 요한이 이걸 말한 것에 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진지해진 프란츠를 향해 그는 바 로 답했다.
“거기 무너지면 다음은 우리가 당할 테니까. 순망치한이라는 말 모르냐?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 다고.”
“처음 듣는데요.”
“아무튼 준비는 내가 다 해놨으 니까 넌 그냥 몸만 가면 된다.”
“무슨 문제길래 그러시는 겁니 까?”
요한이 이렇게까지 다급하게 말 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렇기에 프란츠는 꽤나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거기에 십만 정도 되는 몬스터 가 나타날 거다.”
“……예?”
“그거 잡으러 가야 해.”
십만이라니.
듣기만 해도 살이 떨리는 수다.
침을 꿀꺽 삼킨 프란츠는 어색하 게 웃었다.
“고블린 정도…… 겠지요?”
그 정도라면 요한과 함께 가면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막연한 기대감을 품는 그에게 요 한은 씩 웃었다.
“적어도 오크 급이라고 보면 될 거야.”
“아니 거길 왜 갑니까!? 형님? 형님? 이왕 갈 거면 로디악 기사단 이나 성철쇄 기사단을…… 형님?”
아무리 프란츠가 근성이 강하다 고 하더라도 위험한 곳에 손대고 싶지는 않았다.
오크급.
그것도 적어도다.
그 말은 더 강한 몬스터가 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
거기에 십만이라니.
말 그대로 자살행위나 다름없었 다.
"형님. 농담이죠? 예?”
“야. 넌 이거 어차피 한 번 더 겪어야 해.”
“예!? 왜요!?”
경악하는 프란츠의 어깨를 잡으 며 요한은 싸늘히 말했다.
“그 균열은 율리아 영지에도 생 길 테니까.”
그의 말을 들은 프란츠의 표정은 차갑게 굳었다.
* * *율리아 영지의 운영도 중요하지 만 프란츠를 마스터로 끌어 올리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플로란스가 본 계시대로라면 아 직 율리아 영지의 균열이 열리기까 지는 시간이 남았다.
그러니 그때까지는 어떻게든 프 란츠를 키워야 했다.
바그너 영지를 떠나 마드모스 왕 국으로 향하는 길목의 야영지에 도 착하자 요한은 야영 준비를 시작했 다.
그리고 그것을 보던 테오는 떨떠 름함이 가득 담긴 어조로 물었다.
“그런데 저희는 왜 데리고 가시 는 겁니까?”
수행하기 위해 따라온 자들은 테 오뿐만이 아니었다.
이반과 헤로도톤 외에 몇몇 기사 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명령이라서 오기는 했지만 프란 츠의 표정을 보니 그리 좋은 일 때 문에 가는 것 같지는 않았다.
“재 키우는 김에 너희도 좀 키우 려고. 그래도 이렇게 선발된 거면 자질이 있어서 내가 데리고 온 거 야.”
그런 것이라면 불만은 없었다.
자신을 성장시키고 싶어 하는 테 오 입장에서야 불만이 있을 리 없 었다.
하지만 이반은 달랐다.
“저…… 요한 자작님?”
“왜?”
“제가 자질이 있나요? 하하. 저 는 그냥 평범한 기사인데……“너 익스퍼트지.”
“예.”
“걱정 마라. 자식아. 너 자질 있 으니까.”
무려 요한이 자질이 있다고 말해 준 것이다.
기뻐야 했건만 이반은 두려움만 앞섰다.
“자작님. 그럼 저는……?”
“너도 자질은 있어.”
헤로도톤은 살짝 주먹을 쥐었다.
강해지기 위해서 요한의 밑에 들 어 왔다.
점점 강해지고 있고,또 자질까 지 인정받았다.
그러니 기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른 기사들도 다급히 물었고 요 한은 긍정적인 답변을 해주었다.
기사들이 안도하자 요한은 그들 을 둘러보며 말했다.
“자질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마 스터에 오르는 건 아니야. 그 반대 도 그렇고.”
“으......W“그러니까 자만하지 말고 훈련해 라. 훈련.”
말을 마친 요한은 모닥불에 불을 붙였다.
“어. 자작님. 제가 하겠습니다.”
“두고 훈련해.”
원래 이럴 때 야영 준비는 밑의 사람들이 하기 마련이다.
이곳에서 제일 낮은 위치인 헤로 도톤이 나서려 하자 요한은 냉정하 게 거부했다.
이런 잡일 할 시간이 있으면 한 번이라도 더 검을 휘두르라는 이야 기다.
무안해 하던 헤로도톤이 테오가 있는 쪽으로 가 훈련을 하자 프란 츠는 조심스레 물었다.
“형님. 진짜 괜찮은 겁니까?”
“뭐가.”
“재들은 모르는 것 같은데요.”
그냥 마드모스 왕국 쪽에 일 보 러 가는 것이다. 라는 정도만 말해 줬었다.
사정을 모르는 저들이 간 후에 난리를 칠지도 모른다.
행여나 문제가 생기면 어쩔까 걱 정하는 프란츠를 향해 요한은 피식 웃었다.
“쓸데없는 데 신경 쓸 여력 있으 면 너도 검이나 휘둘러. 어디 익스 퍼트 나부랭이가 다른 데 신경 쓰 냐?”
“으......w“그리고 넌 저녁 먹고 나랑 대련이다.”
“알겠습니다.”
프란츠는 얼른 다른 기사들이 있 는 곳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그들과 훈련을 하며 힐 끔 요한을 보았다.
요한은 너무나도 숙련된 자세로 스튜까지 끓이고 있었다.
그를 물끄러미 보던 프란츠는 검 을 꽉 쥐었다.
‘형님께서 저렇게까지 해주시는 데…… 당연히 나도 해야겠지.’
고개를 끄덕인 프란츠는 검을 쥔손에 힘을 넣었다.
그때 였다.
_이히히히힝!!
말 한 마리가 달려오고 있었다.
야영지에 있던 기사들이 힐끔 눈 을 돌리자 거대한 흑마가 멈춰 섰 다.
“요한 자작님!!”
“어? 뭐냐? 너는 왜 왔냐?”
헤이 로나였다.
이번에 요한이 부른 것은 프란츠 와 바그너 기사단 몇몇뿐.
헤이로나의 참전에 대해서는 요 청하지 않았다.
비록 약혼을 허락했다지만 그녀 는 아직은 다른 가문의 사람이다.
그런 사람을 어떻게 위험한 곳으 로 데리고 가겠나.
그래서 두고 왔는데 남의 배려도 모르고 쫓아와 버렸다.
"하아…… 하아…… 이거요!!”
헤이로는 황급히 요한에게 서찰 을 내밀었다.
꽤나 다급하게 온 것을 보아하니 뭔가 문제가 있나 보다.
서찰을 펼쳐 본 요한은 이를 갈 았다.
“왜 그러십니까?”
“플로란스가 부상을 입었다네. 이거 여유 부릴 시간 없겠다.”
서찰을 꽉 쥔 요한은 헤이로나를 보았다.
“넌 집에 가라.”
“저도 스승님을 뵙고 싶습니다.”
“너 가면 플로란스가 더 싫어할 걸?”
플로란스가 이 고생을 하는 이유 가 뭔가.
헤이로나를 지키기 위해서다.
그 마음도 알 리 없는 헤이로나 는 자신의 스승을 위해 험지로 갈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자작님께서 허락하지 않으시면 다른 방향으로라도 갈 겁니다. 플 로란스 스승님은 저에게 가족과 같 은 분이라구요.”
진지한 시선을 마주하던 요한은 어깨를 으쓱였다.
“네 마음대로 해라. 그 대신 플 로란스한테 깨져도 난 막아 주지 않을 거야.”
환생한 공자님께서 회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