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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환 공자님께서 돌아오셨다-340화 (340/400)

- 14권 15화

340. 한 번만 해보자 (2).

대용광로 주변에 있던 드워프들 에게 소문은 빠르게 퍼졌다.

크린힐이 손에 넣은 금속이 강철 의 혼이라는 이야기였다.

그 때문에 검은 무쇠산의 대장간 들은 거의 정지 상태가 되었다.

가끔 하늘에서 떨어진 운석에만 극소량 섞인 것이 바로 강철의 혼 이다.

그것을 만들어내는 인간이 나타 났다는 것은 쉽게 넘어갈 만한 일 이 아니었다.

결국 어지간해서는 열리지도 않 는 검은 무쇠산의 길드 회의가 아 침부터 열리고 말았다.

드워프 장인들이 모인 회의실에 서 롤카드는 진지하게 물었다.

“크린힐. 그게 정말인가?”

“뭐가.”

퉁명스러운 얼굴로 크린힐은 시 큰둥하게 대답했다.

그가 어물쩍 넘어가려고 하자 롤 카드는 인상을 구겼다.

“자네가 손에 넣었다는 금속 이 야기 말이야!!”

“이거?”

크린힐은 품에서 철판 하나를 꺼 냈다.

드워븐 스틸과 닮았지만 다르다.

은은한 은빛을 내뿜는 강철을 보 던 롤카드는 침을 꿀꺽 삼켰다.

“자네는 강철의 혼을 가지고 있 지?”

“ —O ■으斤 .......”

그는 대대로 내려오는 철 조각을 꺼냈다.

목에 걸고 있는 은빛의 철판을 꺼내 놓은 롤카드는 크린힐이 내놓 은 철과 자신의 철을 비교했다.

달랐다.

두 철은 확연히 달랐다.

하지만 드워프라면 누가 봐도 알 수 있었다.

크린힐이 가진 철이 더 좋다는 것을.

“인간이 만들었다면서?”

“그래.”

파이프 담배를 까딱거리며 크린 힐은 고개를 끄덕였다.

롤카드는 다른 드워프들이 철판 들을 확인하는 것을 보며 으르렁거 렸다.

“게슈타트. 빼돌릴 생각 마라.”

“하. 하하하…… 내가 무슨……“내가 가진 강철의 혼을 탐내는 것을 모를 줄 알았나?”

“아니…… 지금은 그것보다 크린 힐의 철이 더 내키네. 이건 도대체 어떻게 만든 거지?”

- 태앵!

그가 크린힐의 철을 단검으로 두 드린 순간 회의실에 마음이 평온해 지는 소리가 들렸다.

정성을 다해 만든 종을 두드린 것 같은 소리였다.

“이걸로 식칼을 만들면 최고의 식칼이 되겠군……트릴로지가 철을 보며 말하자 롤 카드는 인상을 썼다.

저 철로 식칼 따위를 만들 이유 가 있겠나.

다른 드워프들이 강철의 혼을 탐 내는 것을 보며 혀를 찬 그는 크린 힐에게 물었다.

“그 인간은 누구지?”

인간이 어떻게 저것을 만들었는 지부터 알아내야 한다.

롤카드가 묻자 스이칸은 살짝 손 을 들었다.

“그분은 요한 자작님이십니다.”

“요한?”

“그게 누군데?”

길드에 모인 드워프들 대부분은 대장간에서 자기 작품 만드는 데만 열중인 자들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천하십강이니 뭐니 하는 것은 관심 밖의 일이었 다.

의문을 품은 그들에게 스이칸은 쓰게 웃으며 설명했다.

“새로운 천하십강 중 하나지요. 천왕 카일로를 쓰러트리고……“천왕 카일로는 또 누구야?”

하나하나 설명하려면 스이칸을 향해 롤카드는 손을 들었다.

그런 이야기는 나중에 해도 된 다.

지금 중요한 것은 강철의 혼을 어떻게 만들었냐는 것이었다.

“그 근처에 있던 장인들 중에는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기절한 자들도 많아.”

“그럴 거야. 사실 처음부터 끝까 지 보던 나도 무서웠으니까.”

시작은 요한이 나지막이 한마디 를 내뱉었을 때부터였다.

그 순간 모든 것이 바뀌었다.

익숙했던 자신의 대장간이 이질 적인 공간이라도 된 것 같았다.

“그러고 나서부터 그는 정말 귀 신처럼 드워븐 스틸을 두들겼지.”

몇 차례나 두들기고,몇 차례나 접었다.

약을 넣고 열기를 조절하고.

풀무를 밟는 것도 세심하기 그지 없었다.

“그자는 말 그대로 혼을 담았 어.”

크린힐 역시 장인이기에 알 수 있었다.

요한이 작업을 하는 동안 그의 대장간은 이질적인 공간이 되었었 다.

그 공간 속에서 요한은 철에 혼 을 담았다.

“솔직히 나도 마스터가 아니었다 면 버티지 못했을 거야. 그 정도로 그는 무시무시하게 작업을 했다.”

“으음……“나도 정확한 것은 몰라. 그러니 까 그를 불러 물어보는 게 낫지 않 을까 싶은데.”

되려 크린힐이 묻고 싶었다.

그가 작업하는 것을 봐도 모르겠 다.

그가 나가고 나서 크린힐도 몇 번이나 그가 했던 것처럼 해보았다.

하지만 재료로 쓴 드워븐 스틸만 도 못한 철이 만들어질 뿐이었다.

“그렇군…… 하지만 그가 가르쳐 줄까?”

회의실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드워프들은 모두 숙련된 장인들 이다.

그들은 기술에 대한 지식이 얼마 나 중요한 것인지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 가치를 절대 낮게 평가할 수 없었다.

“이걸 만들어낼 수 있는 자라 면…… 솔직히 뭘 줘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는군.”

“좋은 무기가 어떨까? 그자. 천 하십강이라면서?”

드워프 중 하나가 손을 들었다.

하지만 스이칸은 바로 고개를 저 었다.

“요한 자작님께서는 미스릴 검을 가지고 계십니다.”

“아. 그래?”

“들어오기 전에 뭘 들은 건가?”

롤카드가 인상을 쓰자 그 드워프 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다면 갑옷은 어떤가 싶었다.

“마침 내가 가지고 있는 갑옷 중 에 좋은 갑옷이 있지. 마동갑이라 고 해서……“요한 자작님은 갑옷을 안 쓰시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의 검술은 소드 댄싱.

가벼운 검 놀림이 중요한 검술이 다.

당연히 움직임이 자유로워야 하 기에 갑옷은 잘 착용하지 않는다.

착용하더라도 아주 얇은 형식 수 준의 갑옷만 입을 뿐.

그런 이에게 갑옷을 준다고 해봐 야 큰 의미는 없을 것이다.

회의실에 더욱 무거운 공기가 서 렸다.

그들을 둘러보던 크린힐은 파이 프를 한번 빨아들인 후 연기를 내 뿜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구만.”

“응?”

“그냥 가서 뭘 원하는지 물어보 면 되잖아. 이봐들. 그가 가진 것은 거래를 통해 얻을 만한 것이 아니 야.”

크린힐은 자신의 철판을 들었다.

순은과 같이 반짝이는 아름다운 금속판.

그것을 가볍게 흔든 그는 차분히 말했다.

“이 금속은 미스릴보다 좋아. 롤 카드. 그렇지 않나?”

“으음…… 그렇지.”

“우리는 아직까지 이 금속을 만 들어내지 못했고.”

드워프들의 얼굴에 안타까움이 서렸다.

강철의 혼을 만들어내는 것이야 말로 드워프들의 꿈이고 목표다.

그리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는 미스릴을 뛰어넘어야 한다.

“이것은 우리의 목표와 이상이나 다름없는 것이야. 그것을 얻으려는데 왜 거래를 하려고 하는 거지?”

가서 납작 엎드리고 검은 무쇠산 의 모든 것을 바치는 한이 있더라 도 받아내야 한다.

크린힐이 아예 저자세로 나가자 고 주장하자 롤카드는 두툼한 입술 을 깨물었다.

“나에게도 장인으로서의 자존심 이 있지.”

“그래서? 안 하겠다고?”

“그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난 무릎을 꿇는 것을 택하겠다.”

롤카드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 다.

그를 따라 다른 드워프들도 마음 을 굳혔다.

무릎을 꿇는 것?

노예가 되는 것.

상대에게 전 재산을 주는 것?

그따위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 다.

오로지 단 하나.

자연에서 만들어진 최고의 금속 인 미스릴을 누를 수 있는 금속인 강철의 혼을 만들어내는 것.

그것만이 그들의 눈에 걸려 있었 다.

“그런데 그는 어디 있지?”

롤카드가 묻자 스이칸은 어깨를 으쓱였다.

“글쎄요. 안 보이시더군요.”

정확히 말하면 요한은 어제 나간 이후 종적을 감췄다.

함께 온 플로란스도 새벽에 나가 버렸고.

그러니 스이칸도 그가 어디 있는 지 몰랐다.

짐이라도 있었다면 모르겠지만 요한과 플로란스 둘 다 짐 같은 것 은 가지고 오지 않았다.

“그분은 그냥 대용광로를 이용하 고 싶어서 오신 것이 아닐까 싶은 데……”

“뭐!?”

그렇다면 설마 떠난 것은 아닐 까?

만약 그런 것이라면 지금 이럴 때가 아니다.

“요한이라는 자는 어디에서 살고 있지?”

“로드만 왕국의 율리아 영지에서 살고 있습니다.”

"마법사를 불러니 그곳과 연락을취해야 한다!”

“아니. 어제까지는 여기 있었으 니까 마드모스 왕국 쪽에 있지 않 을까?”

“기껏해야 주변에 머무르고 있을 지도 몰라!! 당장 찾아!!”

드워프들은 그 어느 때보다 다급 하게 움직였다.

* * *검은 무쇠산의 드워프들이 미친 듯이 찾고 있는 대상인 요한은 검 은 무쇠산에 있었다.

꼭두새벽부터 플로란스를 깨워 균열이 나타날 곳을 찾았다.

“여긴가?”

황량한 산이었다.

나무 한 그루 찾아보기 힘든 돌 산이다.

깎아내린 듯한 협곡을 두리번거 리던 요한은 플로란스에게 손짓했 다.

“여기 맞지?”

“그래. 내가 꿈에서 본 곳이 바 로 여기였어.”

잊으려야 잊을 수 없었다.

뇌리에 강하게 각인된 그 장면을 어떻게 잊겠나.

“나무가 한그루도 없군. 아니,벌 레조차도 없어.”

“그럴 수밖에 없겠지.”

대용광로에서 나오는 불길과 열 기.

금속을 제련하며 생긴 불순물들 의 투기.

그 외의 생활 쓰레기들이 쌓인곳이다.

덕분에 이 근처에서는 아무런 생 명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곳에서 네 힘이 발휘되려나?”

“힘들 것 같네.”

단순한 돌산이라면 괜찮다.

돌산이라고 하더라도 생명은 존 재하니까.

하지만 이곳만큼은 아니었다.

“땅속에도 생명은 존재하지 않 아. 제대로 썩어버린 땅이다.”

마른 흙을 걷어내 보니 안에는 썩은 흙밖에 없었다.

악취를 뿌리는 흙을 살핀 요한이 손을 털고 일어나자 플로란스는 씁 쓸하게 말했다.

“여기서는 나도 내 힘만을 쓸 수 밖에 없겠군.”

그리된다면 플로란스의 전력이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요한은 주변을 둘러보고 검은 무 쇠산의 위치를 확인했다.

“저기에서 나오는 열기와 연기가 산을 죽이고 있어.”

“이 산의 복원이 가능할까?”

“글쎄다.”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이곳을 복원하려면 상당한 노력과 자금,준비 기간이 필요할 거다.

“정확히 언제 균열이 열린다는 것은 모르지?”

“그래.”

전조가 시작되는 시간은 회귀 전 과는 달랐다.

어쩌면 장소도 다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손 놓고 있는 것보다는 뭐라도 준비를 하는 게 낫지 않나 싶었다.

‘만약 플로란스의 꿈에서 나온 곳에서 균열이 시작되면 좋고. 아 니면 준비했던 대로 하면 될 뿐이 다.’

“일단은 저기서 나오는 열기를 없애는 것부터가 우선이겠다. 자. 가자.”

위치와 상태를 확인했으니 됐다.

요한이 몸을 돌리자 플로란스는 입술을 깨물었다.

“저기는 대용광로의 열기를 빼는 곳이야. 저길 막으려면 대공사가 필요할 텐데?”

“그러겠지.”

“드워프들이 그걸 할까? 우린 아 직 길드 회의조차도 만나지 못했다 고.”

걱정하는 플로란스를 향해 요한 은 씩 웃었다.

“지금쯤 드워프들은 안달복달 못 하고 있을 거다.”

“뭐?”

“가보면 알아.”

이것을 위해서 요한이 어제 그 퍼포먼스를 한 것이었다.

그게 아니었다면 뭐가 아쉬워서 남의 대장간 써가며 그 짓거리를 했겠나.

그냥 율리아 영지에서 했지.

심드렁한 표정으로 그가 걷자 플 로란스는 의아해했다.

“너 도대체 뭘 한 건데?”

“그들이 가장 원하는 것을 보여 주었을 뿐이야.”

대충 답해 준 요한은 그녀와 함 께 드워븐 시티로 돌아갔다.

안을 둘러보던 플로란스는 고개 를 갸웃거렸다.

“어째 어제와는 분위기가 다른데"•…?”

대장간들이나 작업장에 드워프들 이 없었다.

다들 혼란스러워하며 바삐 뛰고 있다.

그녀가 의문을 품었을 때.

드워프 하나가 요한과 플로란스 를 보고 외쳤다.

“여기다!!”

잠시 후 드워프들이 몰려왔다.

자신들을 둘러싸는 그들을 보며 플로란스는 지팡이를 들었다.

“무슨 짓이냐!”

그녀의 앙칼진 외침이 터져 나온 이후 몇 명의 드워프들이 걸어왔다.

롤카드를 위시한 드워프들은 요 한을 보자마자 무릎을 꿇었다.

“가르침을 주십시오!! 철의 인도 자여니 우리 드워프의 스승이시여!”

그들의 반응에 플로란스는 경악 하고 말았다.

환생한 공자님께서 회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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