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권 3화
328. 이거구나 (1).
“저를 영웅으로 만드는 것과 바 그너 가문이 공작가가 되는 것이 무슨 상관입니까?”
[일단 들어봐라.]
어찌 되었든 율초아는 제국을 손 에 넣었다고 봐도 된다.
물론 아직까지 살아남아 있는 계 승권자들이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을 모 두 처형할 필요는 없다.
더 이상 세력도,후원자도 없는 자들.
그들과 다르게 율초아는 제도를 쥐고 있었다.
[물론 다른 지역의 귀족들이 어 떻게 반응할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그녀가 할 일이겠지.]
“그래서?”
[문제는 너다. 네가 나선 것으로 율초아는 제국을 손에 넣었다.]
문제는 요한이 로드만 왕국에 소 속된 귀족이라는 것이다.
황위 계승권 경쟁 도중에 타국의 힘을 빌렸다는 것이 공식적으로 알 려지면 어떻게 되겠나.
당연히 다른 귀족들은 반발할 것 이다.
그리고 그것은 필로틴 - 로드만 연합국의 결성을 반대하는 적이 될 거다.
[그렇기에 네가 영웅이 되어줘야 하는 것이다.]
요한은 도브다만 왕국에서도 지 옥문을 부수는 데 힘을 보탰다.
그리고 그곳에서 정체불명의 괴 물을 쓰러트려 영웅의 초석을 닦아 놨다.
그러니 요한이 사악한 자인 율무 기를 쓰러트린 것도 영웅적 행동이 라 치부하면 된다.
“율무기는 오래된 자의 힘을 이 용하기 위해 사람들을 제물로 삼았 다. 그리고 그것은 용납되어서는 안 될 일이지.”
“흐...... w“그 과정에서 그는 바론 교단의 사제들도 포섭했고,상아탑이나 연 금술사 길드에 소속된 자들도 매수 했어.”
하지만 그것을 그들이 인정하겠 나.
특히나 바론 교단은 그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바론 교단. 상아탑,연금술사 길 드. 그들은 너의 영웅적인 모습을 인정해줄 것이다.”
나쁜 것은 율무기다.
그가 오래된 자의 힘을 이용해서 죄 없는 자들을 협박하고 잡아두었 다.
실상은 그들 모두 자신의 욕망에 따라 율무기의 손을 잡은 것이지만.
“율무기가 시간을 연구하여 대륙 을 위기에 빠트렸다. 그것을 영웅 이 해치웠다.”
율초아는 차분한 눈으로 요한을 보았다.
“그리고 그 요한을 내가 도왔다. 그리된다면 모든 것이 깔끔해진다.”
영웅과 함께했다는 업적까지 이 용하 율초아는 어렵지 않게 황제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필로틴 제국은 하나로 합 쳐질 것이다.
또한 헤르듀크와의 관계를 더 나 아가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 몇 년 안에 나와 율초아 황녀는 결혼을 하게 되겠지. 그리 고 나면…….]
거대한 연합국이 생기는데 초석 을 다지게 한 영웅 요한.
그가 속해 있는 가문은 필로틴 제국에서도,로드만 왕국에서도 중 요한 곳이다.
그러니 후작위에서 멈출 것이 아 닌,공작위를 주어도 만무하다.
그것을 말할 수 있게 된다.
"하. 이런 협잡질을 하다니.”
요한이 인상을 쓰자 헤르듀크는 한차례 웃었다.
[만들어진 영웅이라 싫은가? 하 지만 네 업적이 달라지는 것은 없다.]
율무기가 금기를 어긴 것도 사 실.
오래된 자의 수족이 된 것도 사 실.
그리고 그자를 요한이 쓰러트린 것 역시 사실이다.
[진실은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 지는 것이지.]
“흐......,,[정 네가 싫다면 어쩔 수 없지. 하지만…….]
잠시 말을 멈춘 헤르듀크는 다른 쪽으로 손짓했다.
그의 신호에 따라 한 남자가 걸 어 왔다.
그를 본 요한은 당황했다.
“엥!? 아버지. 왜 수도에 계십니 까?”
[바그너 영지다. 녀석아. 그리고 그 말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혼자 수도에서 머무른다 싶더니 갑자기 검은 요새로 갔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고 걱정했는데 이 제는 필로틴 제국으로 갔다.
그 와중에 갑자기 헤르듀크 왕자 가 찾아와 지원을 요청했다.
아무리 천하십강이고 강력한 힘 을 지녔다지만 윌카스트 후작에게 요한은 아들이었다.
언제나 자식을 걱정하는 것은 부 모의 권리이며 의무.
그렇기에 그가 직접 광약에게 부 탁해 이번 지원군에 속하게 한 것 이다.
“그랬어?”
요한이 고개를 돌리며 묻자 광약 은 어깨를 으쓱였다.
“전 그냥 윌카스트 후작님께서 정중히 요청하셨길래 왔을 뿐입니다.”
[어쨌든 나쁜 일은 아니다. 솔직 히 공작가라는 것도 조금 부담스럽 긴 하지만…….]
그래도 오랫동안 백작가였던 바 그너 가문이 공작가에 오른다는 것.
가주로서 영광스럽기 그지없는 일이었다.
“흐음…… 뭐. 아버지가 괜찮다 면 상관없겠죠.”
‘내가 고생할 일은 없을 테니까.’
공작가가 된다면 바그너 가문의 권한은 막대해진다.
그뿐인가?
의무도 크게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그것은 모두 후계자인 프 란츠가 받아갈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일은 그렇게 처 리하는 것으로 하자꾸나. 가문에 영광스러운 일이니…….]
월카스트 후작이 긍정하는데 뭐 라고 하겠나.
요한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헤르듀크 왕자님 좀 바꿔주세 요.”
수정구의 화면이 바뀌었다.
헤르듀크 왕자가 나타나자 그는 히죽 웃었다.
“왕자님. 머리 좀 쓰셨군요.”
[괜한 사기를 칠 생각은 없으니 까. 그리고 너는 내 밑에 들어올 생각이 없지 않아?]
그러니 다른 방법으로 공략했을 뿐이었다.
유유히 웃는 헤르듀크를 요한은 인정했다.
“그럼 전 복귀하겠습니다. 집에 가고 싶네요.”
[좋을 대로 해라.]
받을 것은 이미 다 받았다고 한 다.
그것들에 대해서는 윌카스트 후 작에게 전달이 끝났다.
바그너 영지의 영역이 넓어졌다.
그리고 빈 영토의 관리권도 넘어 갔다.
그 외에 연구자료들은 이미 준비 를 해 놓았다.
정망 떠날 일만 남은 것이다.
요한이 뒤로 물러나자 율초아는 통신마법을 종료했다.
“이제 됐나?”
“솔직히 마음에 안 들긴 하지 만…… 아버지가 납득하셨다면 상 관없겠지요.”
아까까지 적대적이던 요한이 그 나마 중립적으로 변했다.
그것을 보고 솔가르츠는 안도했 다.
아까 검을 들기는 했지만 상대는 요한과 광약.
두 천하십강을 상대로 이길 자신 은 조금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 돌아갈 생각인가?”
"아직 한 가지 받지 않은 것이있습니다.”
“뭐지?”
“죽음의 대지에 대한 것. 거기 어떻게 들어갑니까?”
요한이 받아야 할 것 중 중요한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죽음의 대지 안에 있는 죽음의 신전.
그곳에 있는 얼굴 없는 자의 석 상을 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필로틴 제국의 연구자료가 필요했다.
그가 요청하자 율초아는 율라스 를 보았다.
“따라오시겠어요? 이미 정리는 해 놓았답니다.”
그럼 더 이상 율초아에게 볼 일 은 없었다.
아까까지 보이던 적의를 거짓말 처럼 지워버린 요한은 그녀와 함께 걸었다.
본궁의 지하에 들어가자 연구실 이 있었다.
그곳에 있는 자료들 중 하나를 율라스는 아무렇지 않게 내밀었다.
“■흐斤 ...... w•“저도 한번 훑어봤는데…… 꽤나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꽤나 두꺼운 자료를 펼친 요한은 말없이 그것을 읽어보았다.
일종의 실험 및 탐색 보고서였 다.
[죽음의 대지에 대한 조사를 실 시하기 전. 과연 언제부터 죽음의 대지가 만들어진 것인지 알아둬야 했다. 그렇기에 케이스 #32를 거 쳐…….]
“케이스?”
“아마 시간의 비밀을 연구하며 얻어낸 것이라고 생각해요.”
율무기는 시간을 연구하며 과거 를 넘나들었다.
그런 만큼 대륙의 과거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았다.
[타임 케이스 #37 놀랍게도 암흑 시대 초기에는 죽음의 대지가 존재 하지 않았다.]
“흐r그 ....... ,,이 이야기는 요한도 처음 듣는 것이었다.
회귀 전에 을드 원들이 과거로 넘어가기는 했었다.
하지만 그것은 그리 많지 않았고 제대로 된 연구도 실적도 내지 못 했다.
하지만 율무기는 달랐다.
철저하게 연구자로서 과거를 넘 나들며 많은 자료들을 남겼다.
그중 하나가 바로 죽음의 대지에 대한 조사였다.
[케이스 #41 그곳은 비옥한 땅이 었다. 씨를 뿌리면 돌보지 않아도 많은 곡식이 자라는 땅이었다. 사 람들은 행복했고,대지는 보답해주 었다. 그런 아름다운 땅에 증오를 가진 자들이 찾아왔다.]
죽음의 대지에 들어온 자들은 바로 드워프들이었다.
그들은 오래된 자들을 증오하는 자들이었다.
하지만 일반인의 힘으로는 오래 된 자를 이길 수 없었다.
그렇기에 그들은 그곳에서 연구 를 시작했다.
불과 망치,모루의 신에게 매일 기도를 드리며 공부하고. 연구했다.
그들 이후로 많은 이들이 모였 다.
마법사,연금술사,학자.
많은 지식인들이 그곳에 모였다.
목적은 하나.
인간을 지배하며 그들을 자신의 먹이로 삼는 오래된 자들을 쓰러트 리기 위한 일념뿐이었다.
그렇게 연구가 진행되던 어느 날 이었다.
그들에게 한 모험가가 찾아왔고, 하룻밤 머문 대가로 석상 하나를 두고 떠났다.
놀람게도 그 석상은 아주 적은 제물을 받고 신기한 광석과 물질을 배출해주는 보물이었다.
한 줌의 보리를 받고 금을 내어 주기도 한다.
한 줌의 밀을 받고 순도 높은 철 을 내어주기도 한다.
육포 한 조각을 받고 귀한 재료 를 내어주기도 한다.
연구자들 입장에서는 꽤나 괜찮 은 거래였다.
그냥 구할 수 없고,또 본 적도 없는 신비하고 귀중한 재료들을 얻 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
문제 따위는 없었다.
아주 좋은 것이었다.
그렇기에 그들은 생각했다.
자신들을 찾은 모험자는 어쩌면사람이 오래된 자를 쓰러트리길 바 라는 신이었을 것이라고.
결국 그곳의 연구자들은 석상을 신뢰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신뢰가 쌓이고 나자 석상 이 본색을 드러냈다.
[타임 케이스 #97 석상은 많은 것을 내어주었다. 그러던 중. 가끔 씩 특별한 금속을 배출하기 시작했 다.]
청록색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가 루를 주기도 했다.
은을 닮은 금속을 내어주기도 했 다.
그리고 그때부터 이상한 일이 발 생하기 시작했다.
“……이건……“예. 그 석상에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된 것입니다.”
죽음의 대지에서 발생하는 일과 같은 일들이 발생했다.
머리가 빠지고,피부가 벗겨지고 피를 토하며 사람들이 죽어 나갔다.
그리고 그들을 장례 치러주기 위 한 사람들도 죽어 나갔다.
점점 죽음이 대지에 펼쳐져 나갔 다.
“그리고 마지막은……결국 신전에 있던 모든 사람이 영문도 알지 못한 채 죽은 이후 한 명의 모험가가 그곳을 찾았다.
죽음의 대지라 불리기 시작하며 두려워 들어가지 못하는 그곳에 특 이한 옷을 입은 그는 아무렇지 않 게 들어가 버렸다.
그리고 그가 들어간 이후 죽음의 대지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그 폭발은 거대한 버섯구름을 만 들고 하얀 잿눈을 만들어 접근하는 모든 자를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그것을 마지막으로 자료는 끝을 내었다.
“율무기가 이것을 안 이유는 그 시간의 기록을 봤기 때문이겠지. 시간의 비밀을 알아내 과거로 갈 수 있었을테니까. 그보다.”
“그 석상은 무엇이었을까. 그리 고 그 석상이 내어주던 것은 무엇 이었을까. 그리고 그 모험가는 누 구였을까.”
율초아가 중얼거리자 요한은 피 식 웃었다.
‘대충 예상은 가는군.’
그는 석상이 왜 그런 짓을 했는 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주인을 닮은 것이다.
그저 즐거움을 위해서.
지성을 가진 존재가 고통받고 괴 로워하는 것을 즐기기 위해서.
그 석상은 그 주인처럼 일부러 자신이 이롭다는 것을 알리고 천천 히 독을 배출한 것에 불과했다.
“그래서 그 모험가는 마지막에 죽음의 대지에 어떻게 들어갔답니 까? 그건 자료에 안나오는데.”
“아. 그거요? 율무기는 시간을 넘나들며 그 모험가를 조사했더군 요. 그가 입었던 특별한 옷. 그것을 만들기 위해 들어갔던 재료가……그녀가 답하기 전.
요한은 차분히 입을 열었다.
“납으로 만들어졌다?”
“……어떻게 알았습니까? 아니. 요한 자작님. 혹시 석상이 내놓은 물질이 뭔지 아시는 겁니까?”
당황한 율라스를 보며 요한은 희 미하게 웃었다.
‘은과 닮은 금속은 플루토늄,그 리고 그 청색 빛을 내뿜는 가루는 세슘이 겠네.’
환생한 공자님께서 회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