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권 6화
306. 결국 자기 이득만 챙긴다.
(3)
약속했던 대로 불사조 유격대는 솔바른 유랑단과 함께 이동했다.
바크가 말했던 대로 제도까지 가 는 길은 꽤나 험난했다.
길가에 도적들도 많고,몬스터들 도 많다.
거기에 중간중간 전투가 벌어지 는 곳들도 있었다.
“이거…… 괜찮은 겁니까?”
“괜찮아. 괜찮아.”
저들과 거래를 하는 것이 현명한 일인지는 알 수 없었다.
솔바른과 재주꾼들은 두려워하며 요한을 보았다.
그들을 안심시켜 준 요한은 씩 웃었다.
‘이대로 가면 편하게 제도까지는 들어갈 수 있겠군. 문제는 제도에 서부터 인데……특별 통행증이 있다고 하더라도 솔바른 유랑단이 들어가는 것을 거 절할 수 있었다.
그것에 대해서 바크와 이야기를 해봤지만 그도 생각해 둔 것이 있 는 듯싶었다.
“바그너. 잠깐 얘기 좀 하지.”
전투가 끝나자 돌아온 바크는 요 한을 불렀다.
이제는 솔바른을 따로 부르지는 않았다.
그와 이야기를 나눠봤자 어차피 요한의 의견대로 흘러갔기 때문이 다.
그렇기에 따로 요한만 부른 바크 는 심각한 어조로 말했다.
“제도로 입장하는 통제가 더욱 심해졌다고 하는군.”
“그렇습니까?”
“어쩌면 내부의 사정이 더 심각 해졌을지도 모르겠는데……“그래서? 가지 말라는 겁니까?”
“오. 그건 아니지. 그래서 하는 말인데. 너희가 들어가는 것을 우 리가 도와야 할 것 같아.”
원래는 제도 근처까지만 함께 가 고 이후에는 따로 움직이기로 했었 다.
제도에서는 불사조 유격대를 경 계 한다.
그러니 그들과 함께 가봤자 의심 만 사고 들어가지 못할 수 있었다.
요한은 며칠 전 에이노와 했던 이야기를 떠올리며 물었다.
“뭘 어떻게 돕겠다는 겁니까?”
“너희가 들어가려고 할 때 제도 를 공격하려고 하겠다. 그 혼란을 이용해 들어가도록 해.”
“그게 통할까요?”
솔직히 통할 것 같지 않았다.
성문에 경비병들이 나와 있다고 하더라도 그대로 열어줄까?
오히려 문만 굳게 걸어 잠글 것 같았다.
“그 혼란을 이용해서 일단 들어 가. 들어간 후면 문제없다.”
“그럼 안에서는요?”
“그건 너희가 알아서 해야지.”
“으으으음……꽤나 위험한 방법이다.
요한은 머리를 굴려보았지만 마 땅한 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제도도 비밀통로가 있었으면 좋 겠지만"•… 그런 것도 없고.’
그렇다고 율경이 있는데 검은 요 새에서 했던 대로 성문을 때려 부 술 수도 없다.
고민하던 요한은 고개를 끄덕였 다.
“일단 한번 해보죠.”
‘들어가기만 하면 어떻게든 되겠 지.’
케이스 바이 케이스.
그때는 그때의 임기응변으로 풀 어나갈 수밖에 없다.
요한이 받아들이자 바크는 만족 했다.
“혹시 싸울 줄은 아나?”
“저희 유랑단 지킬 정도로는 싸 울 수 있습니다.”
“유랑단 생활 청산하고 싶으면 내 밑으로 들어와.”
그는 두 개의 머리가 달린 독수 리의 패를 내밀었다.
불사조 유격대를 상징하는 패를 준 바크는 진지하게 말했다.
“내가 키워줄 테니까.”
“하하…… 감사합니다.”
누가 누굴 키운다는 것인지는 모 르겠지만.
일단 요한은 순순히 머리를 숙였 다.
막사에서 나온 그는 솔바른 유랑 단이 있는 짐마차로 향하며 생각했 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 * *예정했던 지역에 도착하자 짐마 차가 움직였다.
여기서부터는 따로 움직여야 한 다.
“괘,괜찮을까요?”
“별일 없겠지. 걱정 마.”
“으윽•…"
마차의 고삐를 잡은 솔바른이 채 찍을 휘두르자 짐마차가 움직였다.
덜컹거리는 짐마차를 타고 꼬박 하루를 가고 나서야 그들은 제도를 볼 수 있었다.
“경계가 삼엄하군요.”
성문 근처에 부대들이 모여 있었 다.
그뿐만이 아니라 성벽에도 꽤 많 은 궁수들과 마법사가 있었다.
성에 접근하는 무리들은 어떻게 든 쳐내려는 듯한 모습이다.
그들을 보며 두려워하던 솔바른 은 요한을 잡았다.
“괜찮겠지요?”
“괜찮겠지. 문제 될 것은 아무것 도 없어.”
굳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 해봐야 요한 정도뿐.
하지만 인피면구는 마법으로도 확인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솔바른은 요한의 말만 믿고 짐마차를 움직였다.
“제도에 들어가려는 자들은 줄을 서라!!”
“통행증이 없는 자들은 포기해 라!!”
“뇌물 따위 받지 않는다!! 뇌물 을 줘서 들어가려는 자는 저 꼴이 될 테니 명심해라!!”
마침 뇌물을 쓰려다 걸린 상인이 처형되고 있었다.
그를 가리키며 외친 경비병들은 관도에 서 있는 이들을 줄 세우기 시작했다.
솔바른 유랑단 역시 마찬가지였 다.
“허가증과 통행증을 보여라.”
근엄한 어조로 말하는 경비병에 게 솔바른은 굽신거리며 허가증을 보였다.
그것을 꼼꼼히 확인한 그는 다시 손을 내밀었다.
“통행증은? 예전에 사용하던 것 은 쓸 수 없다.”
“예. 예. 여,여기 있습니다요.”
솔바른이 특별 통행증을 내밀자 그는 그것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몇 가지 확인절차를 거치는 것을 보던 솔바른은 침을 꿀꺽 삼켰다.
“어디서 이걸 얻었지?”
“그,그게……“토비온 자작님께서 발급해주신 것입니다.”
“토비온 자작님이라…… 흠.”
토비온 자작은 처음부터 율무기 를 따르던 귀족이었다.
그의 이름을 언급하자 병사는 신 음했다.
‘걸렸나?’
이것만큼은 요한도 자신할 수 없 었다.
그가 살짝 긴장을 했을 때.
병사는 통행증을 돌려주었다.
“토비온 자작님께서 재주꾼들을 좋아하기는 하시지. 마침 잘 됐군. 공연은 언제쯤 하나?”
“어…… 어…… 그,그게.”
“뭘 그리 긴장하는 거지?”
다른 병사가 붇자 요한은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저희 노인네가 간담이 약해서 그렇습니다. 부디 용서 부탁드립니 다.”
“너는…… 바그너인가? 재수 없 는 이름이군. 하필이면 그런 이름 을 쓰나?”
“부모님께서 지어주신 이름이라 서…… 개명이라도 하고 싶습니다 요. 그 광왕의 성과 같은 이름이라 니.”
진절머리를 내는 요한을 본 그는 품에서 그림 하나를 꺼냈다.
요한의 초상화였다.
하지만 아무리 비교해봐도 지금 그의 얼굴은 요한과 달랐다.
“흠…… 됐어. 재주는 뭘 부릴 줄 아나? 거기 안에 있는 놈들도다 재주 부려봐.”
재주꾼들이 나서서 재주를 부리 기 시작했다.
곡예,공중제비,저글링 같은 재 주들이 었다.
꽤 숙련된 솜씨에 만족한 경비병 은 요한을 보았다.
“너는?”
“우리 바그너가 할 수 있는 재주 는 아주 많아!!”
“호오. 복화술인가? 여자 목소리 를 낼 줄 알다니……“뭐!? 복화술 같은 것과 이 클로에를 비교하지 말라고!!”
“워워. 클로에. 진정해. 이분들은 율무기 황태자 전하를 따르시는 훌 륭하신 병사님들이라고.”
“흥!!”
요한이 간단하게 복화술을 끝내 자 병사들은 신기해하며 인형을 확 인했다.
혹시 마법이 걸린 것인지도 확인 하고 나서야 요한의 재주를 인정해 주었다.
“훌륭하구만. 이 정도 솜씨면 제 도에서도 잘 먹히겠는데?”
“그,그게 정말이십니까!?”
“그래. 뭐…… 문제는 저기부터 통과해야 하겠지만 말야.”
일단 재주꾼임은 확인했다.
하지만 제도에 들어가기 위해서 는 몇 가지 검사를 더 해야 한다.
“그쪽에서 재주라도 보여보지그 래? 그럼 허가해줄지도 모르니까. 자. 통과해라.”
그들이 허락해주자 짐마차가 이 동했다.
또다시 찾아온 다른 병사들의 검 문을 받고 난 후 요한 일행이 성문 에 도착했을 때.
성문에 있던 기사는 진지하게 말 했다.
“이곳에 들어갈 수 있는 자는 한 정되어 있다. 그러니……그때 였다.
-삐이이이이익!!!
“불사조 유격대다!!”
“불사조 유격대가 나타났다!!”
성벽 위쪽에서 신호와 함께 외침 이 들렸다.
그것을 들은 밑의 기사는 이를 갈았다.
“하필이면 이 케론 님께서 계실 때!? 썩은 고기나 먹는 독수리들 따위가 감히!! 엘브론!!”
“예!!”
“여기까지는 안으로 들여보내라! 안에서 검문을 하도록!! 나머지는 이동시켜!!”
솔바른 유랑단과 그들 뒤에 있는 행상인들까지가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인원에 속했다.
그의 명령을 받은 기사는 자신들 도 들여보내 달라는 이들을 뿌리쳤 다.
허가된 인원만 성문 안쪽으로 들 여보낸 순간 바깥에서 폭음이 들렸 다.
“히이이익!”
“안심해라!! 아무리 불사조 유격 대라 한들 제도의 성벽을 넘을 수 는 없을 테니까! 자!! 너희들의 검 문은……!"
-과아아앙!!”
또다시 폭음이 들렸다.
성벽에서 흙먼지가 쏟아지자 그 는 이를 갈았다.
“같잖은 독수리 따위가……!!"
“저,저기. 저희는 어디로 가야 합니까?”
“저기서 대기하고 있도록!!”
생각 이상으로 불사조 유격대의 공격이 거칠다.
이제는 한가롭게 검문이나 할 때 가 아니다.
엘브론은 무기를 들고 병사들과 함께 성벽 위로 올라갔다.
다른 병사들이 그들은 작은 건물 로 데리고 가자 요한은 씩 웃었다.
‘금방 끝나겠군.’
그때 였다.
행상으로 보이는 자들은 주위를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어이. 형씨들. 미안하게 됐수 다.”
“뭐?”
말을 마친 행상인들이 허공에 손 을 넣었다.
그들의 양손에는 폭발 마석이 들 려 있었다.
“히이이이이이익!!!”
“포,폭발 마석이다!! 폭발 마석 을 터트리려고 한다!!!”
마력을 받아들이고 있는 마석에 서 빛이 뿜어지고 있었다.
조금만 더 있으면 마석이 폭발할 것이다.
솔바른과 재주꾼들은 겁에 질린 채 비명을 내질렀다.
‘오호…… 여기를 폭파하고 틈을 노려 잠입을 하겠다?’
폭발 마석이 폭발하면 그 위력에 시체들은 흔적도 찾기 힘들다.
거기에 이렇게 사람이 많다면 더 그럴 것이고.
그것을 이용해 다른 이들이 잠입 한 것을 숨기려 하는 것이라 볼 수 있었다.
“뒤를 부탁한다!!”
“음!!”
놀랍게도 솔바른 유람단을 제외 한 세 팀이 전부 같은 편이었다.
그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려 하 자 요한은 입맛을 다셨다.
“미안하다니 하지만……!!”
“아니. 미안할 것 없어.”
“뭐?”
“나의 영역에 온 것을 환영한 다.”
그가 나직이 중얼거린 순간 영역 이 펼쳐졌다.
그 힘을 이용한 요한은 손가락을 살짝 튕겼다.
“아니!?!”
“어,어떻게!?”
마력이 움직이지 않는다.
오러가 발동되지 않는다.
손도,발도 움직일 수 없다.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입행상인들이 경악하는 사이 솔바 른과 재주꾼들은 바깥으로 나가 외 쳤다.
“여기 누가 와주십시오H 이 미 친놈들이 폭발 마석을 들고 있습니다!!”
그들의 외침을 들은 기사들이 달 려 왔다.
폭발 마석을 들고 있는 상인들을 본 기사들은 바로 검을 움직였다.
“개자식들!!”
“감히 이곳에서 이런 미친 짓을 하려 하다니!!”
“이런 젠장!! 실패다니 공격해!!”
상인으로 위장한 자들이 아공간 주머니에서 무기를 꺼냈다.
그들과 기사들의 싸움이 시작되 자 요한은 슬쩍 뒤로 물러났다.
“제국의 적을 제거하라!!”
달려온 기사들은 꽤나 실력이 있 었다.
그들에게 상인으로 위장한 무리 는 모두 싸늘한 주검이 되었다.
처리를 끝낸 기사는 솔바른 유랑 단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어!”
“크,큰일이 없어서 다행입니 다……“너희들은 솔바른 유랑단이라고 했지?”
저들이 알린 덕분에 위험한 일을 막았다.
여기서 발견된 폭발 마석만 무려 열 개가 넘는다.
저게 다 터졌다면 최악의 경우 성벽이 무너졌을지도 몰랐다.
그는 기분 좋게 웃으며 통행증을 써주었다.
“이런 자들이 제국에 적대적일 리 없지. 자. 들어가라!!”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나으 리!!”
연신 고개를 숙인 솔바른과 재주 꾼들은 허둥거리며 짐마차에 올랐 다.
그들과 함께 짐마차에 오른 요한 은 결국 잡혀버린 행상인들을 보며 피식 웃었다.
‘나도 너희들을 이용했으니까.’
환생한 공자님께서 회 귀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