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권 19화
294. 거짓말이네 (2).
검은 요새까지 가는 길에 산적들 과 도적들,몬스터들의 습격은 당 연히 있었다.
요한은 신나게 그들을 처리하며 돌아왔고,그럴수록 에밀리의 표정 은 어두워졌다.
수련을 하면 할수록 알 것 같았 다.
요한은 그녀가 생각하고 있는 것 보다 훨씬 괴물이라는 것을.
“도대체 너의 그 넘치는 체력은 어떻게 만든거냐?”
“잘 먹고,잘 자고,열심히 훈련 하고.”
“……너무 당연한 것 아닌가?”
“너 지금 잘하고 있어.”
“하지만 너의 오러는……에밀리는 조금 전에 있었던 전투 를 떠올렸다.
무려 백이 넘는 오크 무리들이었 다.
그것도 어디서 얻었는지는 모르 겠지만 제대로 된 무장까지 한 오 크들.
어지간한 기사 수준의 힘을 가진 그들을 요한은 혼자서 전부 쓸어버 렸다.
“에이. 그래도 천하십강인데 고 작 오크 따위 잡는 걸 어려워해서 쓰나.”
“지형지물을 이용한 전투가 아니 었잖아.”
요한이 싸운 곳은 평지였다.
소수가 다수를 상대할 수 있는 지형도 아니다.
그런 곳에서 요한은 오크들을 정 면에서 부딪혀서 힘으로 꺾어버렸 다.
“이정도는 어느 정도 훈련을 쌓 은 마스터들도 할 수 있을걸? 너도 할 수 있어.”
“하지만 너처럼 숨 한 번 고르지 않는 정도는 아니지."
물론 에밀리도 무리를 한다면 가 능할지도 몰랐다.
미하엘 역시도 힘겹겠지만 쓸어 버릴 수는 있을 거다.
하지만 요한처럼 여유롭게는 할 수 없었다.
그녀의 의문 섞인 시선을 받은 요한은 씩 웃으며 손을 들었다.
“하하. 괴물 되는 게 쉬운 줄 아 냐?”
“끄O • ”
“좀 더 노력해라!!"
그녀의 어깨를 툭 쳐주고 요한은 일행들에게 복귀했다.
그가 돌아오자 나마스는 연신 감 탄성을 토해냈다.
“어떻게 훈련을 한 거지? 자네 등짝 좀 볼 수 있나?”
“어허. 왜 이러십니까.”
트레이너로서의 순수한 호•기심이 발동했다.
나마스는 요한의 팔과 다리를 만 지기 위해 손을 뻗었다.
그 손길을 요한은 뒤로 물러나며 휙 피해버렸다.
“나마스 왕자님의 훈련법과 제 훈련은 큰 차이가 없습니다. 거기 에 저는 오러를 더했을 뿐이니까.”
근육과 오러의 균형을 이루며 성 장하면 된다.
너무 정론이라 할 말이 없었다.
“아니 그건 그렇지만……“그나저나 이제 슬슬 검은 요새 근처에 도착했는데…… 파발은 보냈습니까?”
“음. 아까 전투가 치러지기 전에 보냈지. 먼저 가서 대기하고 있을 것이야.”
“어쩌면 중간에 만나 안내자들과 함께 오는 것일지도 모르겠군요.”
옆에 서 있던 메이가 고개를 끄 덕였다.
그가 가리킨 쪽을 보니 흙먼지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하하. 꽤나 많이도 나오는군.”
“방금 싸웠는데 또 싸우게 생겼 네.”
“뭐?”
요한의 중얼거림을 들은 나마스 는 의아해했다.
그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까지도 의문을 품자 요한은 검을 들었다.
“자세히 보십시오.”
달려오고 있는 이들의 장비와 갑 옷은 로드만 왕국의 것과는 달랐다.
필로틴 제국 쪽에서 쓰이는 것들 이었다.
“필로틴 제국 놈들이 여기까지 넘어왔단 말인가!?”
어깨를 으쏙인 요한은 미스릴 검 을 잡았다.
그가 나서려 하자 메이는 다급히 외쳤다.
“자작님. 쉬셔야 하는 것 아닙니 까?,,조금 전 오크들과의 전투에서 혼 자 싸운 요한이다.
그런데 또 전투에 나선다?
아무리 그라고 하더라도 힘들 것 이다.
걱정된 메이가 말리려 하자 요한 은 여유롭게 말했다.
“타이론 기사단은 마고 후작님과나머지를 지키도록. 그리고 성철쇄 기사단!!”
“예!!”
“왕자님 지켜!!”
“알겠습니다!”
“그리고 로디악 기사단은……!!”
요한은 슬쩍 에밀리를 보았다.
그냐는 요격에 나서려는 것인지 검을 잡고 있었다.
“자리를 유지하며 혹시 이곳으로 올지 모르는 남은 적들을 처리하도 록.”
“요한!!”
“나 석상 쓸 거야.”
적들이 전부 익스퍼트 이상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눈을 가늘게 뜨고 자세히 보니 병사들의 꼴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단순하게 석상을 쓰는 것만으로 저들을 막을 수 있었다.
“함께 갈게.”
“석상 쓸 거라니까.”
“난 저항할 수 있어.”
석상이 내뿜는 광기에 저항하는 것이라면 에밀리도 충분히 가능하 다.
그녀가 다부진 어조로 말하자 요 한은 어깨를 으쏙였다.
“마음대로 해라. 사서 고생하겠 다는데 굳이 말릴 필요는 없겠지.”
점점 흙먼지가 커지고 있었다.
아군이 있는 곳에서 석상을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니 최대한 거리를 벌려야 한다.
요한은 콧노래를 훙얼거리며 전 장으로 나섰다.
그의 뒤를 따르던 에밀리는 함께 오려던 로디악 기사들에게 외쳤다.
“너희는 자리를 유지하도록!!”
결국 출진한 것은 요한과 에밀 리.
단둘뿐이 었다.
“쳐라!!”
“단둘뿐이다!!”
“미친 놈년들!!”
‘필로틴 제국의 억양이 남아 있 기는 하군. 뭐지? 율로미가 이끄는 애들 같은 것들인가?’
그들처럼 헨드릭 산맥을 넘어온 것일까?
아니면 진짜 타로트가 검은 요새 의 길을 열어 준 것일까.
‘일단 잡고 봐야겠다.’
대장으로 보이는 자의 창에는 오 러가 실려 있었다.
나머지는?
기사로 보이는 자들 몇몇,그리 고 병사 백여 명 정도가 다다.
“자. 한다.”
패잔병들이 범위 안에 들어왔다.
그들이 쏘는 화살을 튕겨낸 요한 은 아공간 주머니에서 상자를 꺼냈 다.
“짜잔.”
성궤 안에 있던 석상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순간 돌진하던 패잔병들의 움 직임이 변했다.
“크아아아!!”
“피니 피를 내놓아라!! 위대한 불 에게 피를 바쳐야 한다! 피를!!”
근처에 있는 동료들을 향해 무기 를 휘두르기 시작한다.
패잔병들이 서로를 향해 무기를 들이밀며 싸우자 대장으로 보이던 이는 당황했다.
“이건…… 서,설마!! 광왕 요한!?”
“오우!! 날 알아주시다니! 이거 영광이군! 그럼 친절하게 모셔야겠 는데!!”
광기에 물든 이들을 헤치며 요한 과 에밀리는 빠르게 달렸다.
그들이 다가옴에도 불구하고 광 기에 휘말린 이들은 서로와 싸우느 라 정신이 없었다.
물론 개중에는 석상을 들지 않은 에밀리를 치려는 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에밀리 역시 마스터.
제대로 집중도 되지 않은 공격 따위에 당할 리 없었다.
“흡!!”
낮은 기합성과 함께 오러 블레이 드가 번뜩였다.
푸른색 오러 블레이드가 한 번씩 움직일 때마다 적병들의 머리가 날 아간다.
석상을 든 요한.
오러 블레이드를 휘두르는 에밀 리.
둘 다 감당할 수 없는 존재들이 었다.
그렇기에 대장으로 보이는 멀쩡 한 기사는 도망치기 위해 몸을 돌 렸다.
“어딜 도망가!!”
자신에게 다가온 광인을 후려치 고, 그의 머리에 있던 투구를 잡았 다.
그것을 그대로 던져 도망치려던 기사에게 맞춘 요한은 히죽 웃었다.
“야. 재 좀 잡아봐. 난 얘들 정리 해야 하니까.”
서로를 물어뜯으려는 광인들을 향해 요한은 검을 들었다.
그들을 죽이고 피와 생명을 석상 에 담아야 한다.
이런 끔찍한 광경을 만들고도 평 온한 요한을 에밀리는 말없이 바라 보았다.
“왜?”
“아무것도 아니야.”
“왜. 나의 이런 괴물 같은 모습 을 보니까 정떨어지냐?”
“그런 것도 모두 감안하고 너에 게 다가가는 거다.”
애써 퉁명스럽게 말한 에밀리는 투구에 맞고 기절한 기사를 챙겼다.
그 사이 요한은 빠르게 광인들을 제거해나갔다.
순식간에 적들을 쉽게 처리한 요 한과 에밀리는 빠르게 복귀했다.
“이거 진짜 무섭구만.”
말만 들었지 실제로 광왕이 제대 로 싸우는 것을 본 것은 처음이다.
이정도면 일인군단이라는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석상 하나만 들면 군대와 싸울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럼 저 건드리지 마십시오. 제 등짝 볼 생각하지도 마시고. 밤에 몰래 찾아오시면 왕자님이고 나발 이고……“하하. 뭘 그리 무섭게 나오나. 그런데 그자는 왜 데리고 온 거 지?”
“얘들의 정체에 대해서 알아보고 싶군요. 그리고 어떻게 여기까지 온 것인지도 알고 싶고.”
요한은 슬쩍 하늘을 보았다.
패잔병들의 피로 물들어 있는 초 원처럼 하늘 역시 붉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힘썼더니 배고프네! 야H 밥 먹 자!! 오늘은 돼지고기 남은 거 다 구워 먹자!! 취사병H 불판 올려!!”
버럭버럭 외치며 그가 멀어지자나마스는 피식 웃었다.
* * *만족할만한 식사가 끝나자 요한 은 곧장 심문으로 들어갔다.
포박된 채 재갈도 물려 있는 기 사는 두려움에 물든 얼굴로 요한을 바라보았다.
“내가 누군지는 알 것이고. 그럼 우리 편하게 할까?”
“ O O I”
td t3 •“핸드릭 산맥을 넘어서 왔냐?”
“읍읍!!”
고개를 끄덕이지도,돌리지도 않 았다.
그는 그저 신음성만 낼 뿐이었 다.
“예. 아니오로 대답하는 거잖아? 쉬운 제스쳐 내버려두고 왜 말로 하려는 거냐?”
“으으으읍!! 읍!”
“이거 풀어주면 자결 안 할 거 지?,’
처음으로 답이 나왔다.
끄덕여진 고개를 본 요한은 히죽 웃으며 그의 재갈을 풀어주었다.
“푸하니 어,어째서 광왕. 당신이 여기 있는 것이오?”
“로드만 왕국 땅에 로드만 왕국 사람이 있는 게 뭐가 이상한 일인 가?”
이상한 일로 따진다면 필로틴 제 국 사람이 있는 것이 문제다.
요한은 단검을 까딱거렸다.
“그리고 이씨. 미쳤지? 존댓말 안 쓰냐? 짧은 혀 더 짧게 만들어줄까?”
단검을 들이밀며 요한이 으르렁 거리자 그는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
“자. 그럼 아까 질문을 계속해볼 까? 헨드릭 산맥을 넘었냐? 아니면 검은 요새를 통과했냐.”
“……헨드릭 산맥을 넘었습니다.”
“어떻게? 쉽지 않았을 텐데?”
몬스터는 그렇다고 치자.
하지만 순찰하고 있는 검은 요새 의 레인저나 병사들은?
그의 질문에 기사는 머뭇거렸다.
“일단 당신 이름과 가문부터 알아보고 싶군.”
“필로틴 제국 토웰도 백작가의 기사단장. 롱기니 드라칸이라고 합 니다.”
“토웰도 백작가? 토웰도 백작가 라면……뒤에 있던 나마스는 빠르게 필로 틴 제국의 귀족도를 떠올렸다.
그가 기억하는 한 토웰도 백작가 는 13황자인 율로가를 지원하는 가 문이 었다.
“율로가라면 계승권 경쟁에서 이 름도 못 내미는…… 뭐 그쪽 아닌 가? 분명 율무기에게 패배하여 흡 수된 세력으로 아는데……“■크. ”
“넌 흡수 안 되고 떠난 거냐?”
“그렇습니다. 저는 토웰도 백작 가의 기사이지 율무기의 기사가 아 니니까요.”
그래서 패잔병으로 남아 율무기 를 치기 위해 필로틴 제국을 돌았 다.
율무기에게 패배한 계승권자는 많았다.
그리고 그만큼 그를 적대하는 자 들 역시 많았다.
“그들 대부분은 율초아 황녀의 세력으로 흡수되곤 했습니다.”
“그래서? 너는 뭔데?”
“으음…… 그게.”
“율초아를 따를 생각이 없었나? 그래서 패잔병으로 남아 세력을 규 합. 자체적으로 힘을 기르려고 했 을 것이고.”
요한의 예측에 롱기니는 흠칫 놀 탔다.
그를 향해 콧방귀를 뀐 요한은 단검을 까딱거렸다.
“야. 그래서 뭔데. 헨드릭 산맥을어떻게 넘었냐니까. 그리고 여긴 왜 온 거야?”
“율무기의 공세가 갑자기 강해져 서……그들에게 잡힐 생각이 없기에 위 험을 무릅쓰고 헨드릭 산맥을 넘었 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헨드릭 산맥에는 몬스터만 있을 뿐 레인저나 병사들의 순찰이 거의 없었다.
“그게 말이 되나?”
“하지만 사실입니다.”
롱기니는 거짓이 아니라는 듯 필 사적으로 외쳤다.
하지만 나마스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의심의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헨드릭 산맥의 순찰은 검은 요 새에 속한 자들의 의무다. 그걸 하 지 않았다는 것은 뭔가 문제가 있 다는 얘긴데……요한은 에밀리의 보고를 떠올리 며 피식 웃었다.
“그건 가보면 알겠지요.”
환생한 공자님께서 회 귀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