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권 21화
271. 귀여운 막내는 언제나 환영 .
이야 ⑴하이마스는 꽤나 안타까워했다.
“어째서……하필이면 플로란스란 말인가.
차라리 요한이었다면 좋았을 것 으그는 플로란스의 손을 잡았다.
“플로란스 님…… 바론님의 뜻을 따르실 생각이 없으십니까?”
“미안하지만 없다. 나는 드루이 드. 자연의 뜻을 따르는 자다.”
하이마스는 가슴을 쥐었다.
그에게 있어서는 너무나도 가슴 아픈 일일 것이다.
바론 교단의 묵시록에 나오는 구 원자는 교단의 영웅이라 할 수 있 었다.
그 영웅이 바론 교의 사제나 성 기사도 아니고.
하물며 신자조차 아닌 자라니.
하이마스는 거의 울 기세로 요한 을 보았다.
하지만 이건 요한도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요한 대자님……“신앙의 문제는 자기가 알아서 선택하는 것인지라……드루이드는 자연의 뜻을 따름으 로서 그 힘을 받는 자다.
그런 드루이드에게 개종을 하라 는 것은 모든 힘을 버리라는 것과 같았다.
“묵시록의 구원자가 된다고 하더 라도 막강한 신성력을 얻는 것도 아닐 테고……“바론 교단에서 지원한다면?!”
“그 지원은 요한에게 해주지그래?”
하이마스는 시무룩해졌다.
실망한 그를 요한은 부드럽게 달 래주었다.
“그래서…… 이 묵시록의 구원자 님에 대해서는 알리실 생각이 있으 십니까?”
하이마스는 고민했다.
원래대로라면 이것을 알리는 것 이 옳다.
그러나 알려봐야 좋을 일은 없을 테니까.
어쩌면 바론 교단의 위세가 크게 약화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하이마스의 양심은 그것 을 허락하지 않았다.
“바론 교단에 알리지 않아도 상 관없다.”
“그래도……“애초에 바론 교단의 도움을 받 을 생각도 없었으니까.”
“하지만 묵시록의 구원자가 나타 났다는 것은…… 어쩌면 종말이 다 가오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것을 막기 위해 교단의 힘을빌려야 하지 않겠는가.
비록 플로란스가 바론의 신도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정 뭐하면 요한에게 손을 내미 는 것은 어떻지?”
“요한 대자님이요?”
하이마스는 요한을 보았다.
물론 요한에게 광왕이라는 무시 무시한 별명이 붙기는 했다.
하지만 그래도 그는 명실상부한 바론의 신도.
세례도 받은 데다가 자신의 대자 이기도 했다.
만약 그가 영웅의 자리에 오른다 면 바론 교단에서도 대환영이다.
“하지만 대자님께서는……“요한 역시 나와 같은 계시를 받 았을 것이다.”
‘어쩌면 더 자세한 것을 알지도 모르지.’
플로란스가 말하자 입을 다물고 있던 요한은 고개를 저었다.
“직접 확인하셨잖습니까. 저는 그런 구원자와는 거리가 업니다.”
“그런……망연자실한 표정의 하이마스의 모습에 플로란스는 한숨을 쉬었다.
“솔직히 바론 교단의 도움 따위 는 바라지도 않아. 하지만…… 하 이마스 주교.”
“예……“당신은 요한의 대부이지?”
플로란스는 자신이 바론 교단의 구원자라는 사실에는 관심이 없었 다.
그녀가 관심을 가지는 것은 앞으 로 있을 일들을 막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요한과 계속 손 을 잡아야 했다.
“바론 교단의 신도가 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바론 교단과 협력할 생각은 있지.”
“"•…일단은 그것이라도 좋습니 다.”
꽤나 지쳐 있는 하이마스가 힘없 이 고개를 숙였다.
그에게 성호를 그어 준 요한은 플로란스와 함께 나오며 말했다.
“나에 대해서는 말 안 했네?”
“굳이 꺼낼 필요는 없지.”
“좋아. 그럼…… 난 볼일 좀 보 고 갈 테니까 유아랑이랑 마고 후 작님의 저택에 가 있어.”
플로란스와 유아랑이 함께 가자 요한은 자리에 선 채 생각했다.
‘어쩌면 테일론이 재에 대해서 알리지 않은 이유가 이것 때문일지 도 모르겠군.’
상대가 힘없는 이라면 어떻게든 포교를 했을 것이다.
아니면 개종이라도 시켰을지 모 른다.
하지만 상대는 천하십강.
거기에 자연을 따르는 드루이드.
쉽게 건드릴 수 없는 상대였다.
그래서 테일론은 밝히지 않았을 것이다.
바론 교단의 위세와 영광을 위해 서 말이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지만. 그 쪽도 운이 나빴군.’
천천히 할렘가로 걸으며 요한은 고개를 저었다.
바론을 따르니 어쩌니 하더라도 결국은 자신들을 위한 것이다.
신의와 정의를 버리고 자신의 신 앙을 택하는 것.
요한은 자신도 모르게 살짝 이를 갈았다.
‘그 자식들이 생각나서 기분이 나쁘군. 내 기분을 상하게 한 놈을 그냥 둘 수는 없으니……나중에 날 잡고 찾아서 이 죄에 대한 값을 치르게 해야겠다.
그가 속으로 결심했을 때 뒤쪽에 서 목소리가 들렸다.
“공자님? 무슨 생각을 그리하십 니까?”
“어?”
생각을 하며 걷다 보니 어느새 게헤른의 잔 앞까지 들어왔다.
그를 알아본 도둑 길드원 중 하 나가 말을 걸자 요한은 피식 웃었 다.
“아무것도 아니다. 들어가지.”
그와 함께 게헤른의 잔에 들어가 자 안에 있던 한 여인이 벌떡 일어 났다.
그녀를 빤히 보던 요한은 그 옆 자리에 앉았다.
“오. 예모. 잘 갔다 왔냐?”
“으음…… 예.”
“왜 이렇게 늦었냐?”
“공자님께서 전달하라 하신 물품을 모두 전달하고…… 그의 밑에 들어가 일했습니다.”
“왜?”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한 이년만 있어 달라고 해서……솔직히 싫었다.
계승권 경쟁을 하는 황족의 밑에 서 일해봐야 좋은 꼴은 못 볼 테니 말이다.
그래서 거절하려 했다.
하지만 어쩌겠나.
“목에 칼을 들이밀고 요청하는 데…… 답이 없더군요.”
그래서 율호의 세력 밑에 들어가 버렸다.
거기서 이 년 동안 일을 하고 난 후 풀려나 겨우 이곳까지 복귀한 것이었다.
“무료 봉사했냐?”
“그건 아닙니다. 시세보다 조금 더 높게 수당을 받기는 했습니다 만……“그런데 왜 연락 안 했어.”
“서찰을 몇 번이나 보냈습니다. 못 받으셨습니까?”
그런 연락이 온 적은 없었다.
그동안 요한에게 온 연락은 대부 분 여인들의 친서,아니면 대무 요 청.
그리고 기사단에 들어와 달라는 입단 지원서 정도뿐이었다.
“그놈들이 중간에서 빼돌렸을지 도 모르겠군.”
“ —O 유으 ....... ”
“아무튼 그쪽은 지금 난리 났다 면서?”
“예. 율호 황자의 세력은 거의 붕괴되었습니다.”
그 후 율호를 구하고 검은 요새 까지 온 것이 바로 예모였다.
그녀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정말 힘들었습니다……“고생 많았다. 그나저나…… 율 호의 세력은 얼마나 남았지?”
“필로틴 제국의 톨브론 백작과 솔다 자작 정도……? 나머지는 대 부분 괴멸되었습니다.”
예모는 자기는 용병이라 돈 안 주면 계약은 끝이라고 말하고 복귀 했다고 한다.
그녀의 설명을 전부 들은 요한은 씩 웃었다.
“상황이 그리 좋지 않다는 거군. 율호는 포기했나?”
“제가 보기에 그 사람은 목에 칼 이 들어와도 황제의 자리는 포기하 지 못할 겁니다.”
“그래?”
“예. 필로틴 제국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이니까요.”
그건 알고 있었다.
율호는 자신의 손으로 필로틴 제 국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사람이었 다.
그리고,그 발전이 끝나자 제국 의 안전과 영광을 위해 요한과의 신의까지 버렸었다.
‘그 성격이 어딜 가겠나. 그나저 나 포기를 안 했다라……요한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만약 그가 다 포기하고 숨어버리 면 어쩌나 걱정했었다.
하지만 그런 것 같지는 않다.
그럼 얌전히 기다리면 된다.
먹잇감이 호랑이 굴로 알아서 걸 어들어오는 것을 말이다.
‘안오면 내가 가서 잡아도 되고.
어쨌든 시간 문제겠군.’
"율호가 내 이야기 안 하든?”
“음…… 헤어지기 전에 말하더군 요. 요한 공자님과 한번 만나보고 싶다고.”
“그래?”
“예. 기회가 되면 저에게 전해달 라고 했습니다. 조만간 찾아뵙겠다 고.”
“언제든지 환영이지.”
씩 웃은 요한은 그녀의 어깨를 토닥여 주었다.
“야. 고생했다. 푹 쉬어.”
“예…… 그런데 공자님.”
“음?”
“혹시 재계약…… 안 하십니까?”
예모는 은근히 기대하고 있었다.
지금의 요한은 옛날에 그녀가 알 던 요한이 아니었다.
바그너 후작가라는 배경.
거기에 천하십강이라는 위치까지.
조금의 연이라도 있으면 어떻게 든 밑으로 들어가고 싶은 곳이었다.
“노동자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 지.”
“정말이십니까!? 감사합니다!”
“율리아 영지로 가 있어. 거기 가서 이반에게 말해. 내가 시켜서 왔다고. 그럼 일을 줄 거다.”
“알겠습니다!”
기뻐하며 예모가 나가자 요한은 바로 밑으로 내려갔다.
“나 왔다.”
“오셨습니까!!”
양유위는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 나 요한에게 인사하고 외쳤다.
“먹을 것 가져와! 먹을 것! 차와 다과 최고급으로!!”
그가 외치자 도둑들이 바삐 음직 였다.
잠시 후 양유위의 방에 있는 탁 자에 빵과 다과들이 잔뜩 놓였다.
양유위는 싱글벙글 웃으며 그의 찻잔에 직접 차를 따라주었다.
“어휴. 귀하신 분께서 이런 누추 한 곳에 직접 방문해주시고. 정말이 지……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너 왜 이러냐? 부담스럽게 시 리?”
“에이〜 무슨 말씀이십니까〜”
“너 또 뭐 부탁할 거 있구나?”
가늘게 눈을 뜬 요한이 묻자 양 유위는 어색하게 웃었다.
“셀도로 영지 쪽에 필로틴 제국 쪽 의 도둑이 잡혔다고 합니다. 그……셀도로 영지는 현재 월카스트 후 작이 다스리는 바그너 영지에 인접 한 영지다.
그곳에 잡힌 도둑을 빼내 줬으면 한다.
양유위의 요청에 요한은 피식 웃 었다.
“그거야 어렵지는 않지. 그런데 그건 왜?”
“아시는지는 모르겠지만 필로틴 제국의 도둑 길드에서 또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오. 혁명. 혁명 좋지. 자기가 흑 왕이라고 떠들던…… 이름도 기억이 안 나는군. 그놈은 어떻게 됐냐?”
“죽었습니다.”
실력이 안 되는 자가 천하십강이 라고 떠들게 되면 저리된다.
결국 흑왕의 자리가 또 공석이 되어버렸다.
요한이 가소롭다는 듯 웃자 양유 위는 손바닥을 비볐다.
“공자님처럼 실력으로 증명한 것 이 아닌데…… 당연히 그럴 만하지 요.”
“아부는 적당히 해둬. 그런데 왜 혁명이 일어난 거지?”
“필로틴 제국의 삼황녀 율초아가 도둑 길드를 차지하기 위해 움직였 습니다.”
“오……“그녀의 휘하에 있던 마스터인 솔가르츠가 도둑 길드를 차지하고 새롭게 흑왕에 올라갔다고 하더군 요.”
율무기와 싸우기 위해 힘을 모으 는 것이다.
요한이 고개를 끄덕이자 양유위 는 심각한 어조로 말했다.
“그런데 아마 역부족일 겁니다.”
“그렇게 밀리나?”
“아무래도 좀 그렇죠. 인왕 율경 이 율무기를 지원하고 있으니까요.”
“그게 공식적으로 알려진 거야?”
“아뇨. 하지만 율경이 움직이며 다른 황족들을 후원하는 자들을 치 고 있으니까……대부분 눈치는 채고 있었다.
하지만 율경의 행동에는 명분이 있었다.
어떻게 알았는지 그들이 가진 비 리를 제시하고 율경이 나선 것이다.
그러다 보니 율무기와 율경이 손 을 잡았다는 사실을 대놓고 말하지 못했다.
그것을 언급했다가 결국 내전까 지 발발했기 때문이다.
“자세한 상황은 정리해서 드리겠 습니다.”
“뭘 정리해서 줘. 그쪽에서 알아 서 치고받고 싸울 텐데. 그냥 내버 려둬.”
“그게…… 그렇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왜?”
“필로틴 제국 측에서 로드만 왕 국과 접촉하려 하고 있습니다.”
“누구 마음대로?”
로드만 왕국도 아직 계승권 경쟁 이 진행중이다.
그런 와중에 다른 나라에 신경 쓸 여유는 없을 것이다.
요한이 부정하자 양유위도 빠르 게 부정했다.
“저도 그리 생각하는데…… 율초 아는 요한 공자님과 거래를 하고싶은 모양입니다. 조만간 로드만 왕국으로 올 것 같다고 하더군요.”
“그녀에게는 내가 관심 가질 것 이 없을 텐데……그가 중얼거리자 양유위는 조심 스럽게 말했다.
“아마 그녀가 거래의 조건으로 삼을 것은 죽음의 대지에 관련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요한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주먹 을 쥐었다.
‘설마 죽음의 대지에 들어가는 방법 인가?’
환생한 공자님께서 회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