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권 1화
251. 이제 해야 할 일 (1).
"제가 누군지가 중요한 일인가 싶 군요.”
“중요하지. 진리를 깨우쳐 세상 의 모든 것을 아는 나라고 하더라 도……교율은 지팡이를 들어 요한에게 겨눴다.
“너에 대해서는 모르겠으니까.”
“바그너 가문의 장남. 요한 바그 너 입니다.”
“단순히 그것만은 아닐 것 같은 데. 내가 보기에 너는 원래 이 시 기에는 존재해선 안 될 자 같단 말 이지.”
교율과 요한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그들을 번갈아 바라보던 유아랑 이 입을 열려는 찰나.
요한이 먼저 입을 열었다.
“멸망을 막는 자. 정도면 되려나?”
“멸망을 막아?”
교율의 표정이 굳어졌다.
손을 내민 그는 요한의 팔을 꽉 잡았다.
“멸망을 막을 수 있단 말이냐!?”
유아랑은 그들의 대화가 이해되 지 않았다.
멸망이라니.
그게 또 무슨 소리란 말인가.
놀라는 유아랑을 향해 교율은 천 천히 말했다.
“너는 모를 것이다. 이 세상은 누군가의 꿈이라는 것을.”
“".…예?”
“아주 위대하고,강대하면서도 우 둔한 자가 꾸는 꿈. 우리가 사는 세상은 바로 그것이다.”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였다.
교율의 이해할 수 없는 설명을 들은 유아랑은 요한을 보았다.
그는 교율의 말에도 별다른 반응 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진리를 보지 못한 너는 이해하 지 못할 것이다. 모를 것이다. 하지 만……교율은 요한을 빤히 바라보았다.
“너는 알고 있지?”
“알고 있으니까 그리 말한 것 아니겠습니까?”
놀라운 일이다.
진리를 알고 있다는 교율은 경악 하고 한낱 인간인 요한은 무덤덤하 다.
그 웃기지도 않는 광경에 유아랑 은 의구심이 생겼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을 물을 수 없었다.
"저는 제 정체를 밝혔고. 당신이 처음 보는 물건도 가지고 왔습니다. 거기에 당신과 취미도 비슷하고.”
여유롭게 말한 요한은 손을 내밀 었다.
“그 단검을 가지고 싶으시다면 저에게 주실 것이 있을 텐데요.”
"좋아. 뭘 원하지?”
“드래곤 하트.”
드래곤이 가진 막대한 마력이 모 인 보석.
그것을 요구하는 요한을 교율은 빤히 바라보았다.
‘회귀 전 교율은 자신이 보지 못 한 것을 가져오라고 했었지.’
그때 요한이 가져온 것은 하이데 의 저주가 담긴 수정구였다.
중요한 것은 저주가 다른 곳으로 옮겨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뿐.
단검이라고 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때와 같을 것이다.
교율이 흥미를 느낄만한 물건을 내어준다면,그는 분명 드래곤 하 트를 내어줄 것이다.
“드래곤 하트를 원하는 이유가…… 멸망을 막기 위해서인가?”
“예.”
이 또한 회귀 전에 했던 질답과 같았다.
요한의 내밀어 진 손을 보던 교율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진리에는 이런 것이 없었는데……“일어나야 할 때 일어나기 싫은 마음. 그걸 변덕이라고 하죠. 그건 원래 예정에 없던 겁니다.”
한참 고민하던 교율은 고개를 끄 덕였다.
“어쨌든 조건은 충족되었다. 너 는 나와 같은 취미를 가지고 있고. 또 내가 원하는 것을 가지고 왔다. 그렇다면 내어주는 것이 맞겠지.”
교율은 아공간 주머니에 손을 넣 었다.
허공의 균열에 들어갔던 손이 나 왔을 때 그의 손에는 검붉은 보석 이 들려 있었다.
“자. 이것이 드래곤 하트다.”
막대한 마력이 느껴지고 있었다.
현자의 돌 이상으로 강한 힘을 보유한 검붉은 보석을 받은 요한은 씩 웃었다.
‘이걸로 일곱 번째 코어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그럼 볼일은 다 봤고…… 교율. 멸망을 막는 데 힘을 보탤 생각 없 습니까?”
“네가 정말 멸망을 막는 자라면 당연히 도와야겠지.”
하지만 그것이 지금 돕겠다는 것 은 아니었다.
교율은 무척이나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네 번째 전조가 나타나는 날. 그때 내가 너의 힘이 되어주마.”
말을 마친 교율은 숲으로 들어갔 다.
멀어지는 교율을 멍하니 바라보 던 유아랑은 요한을 잡고 물었다.
“공자님. 아까 하신 말씀이 무슨 말씀이십니까?”
“그런 게 있어.”
“아니 그런 게 있어로 끝날 만한 일이 아니잖습니까.”
“얘기하자면 좀 길어.”
“짧게 불가능하십니까?”
“이 세계는 그냥 놔두면 조만간 멸망하고. 나는 그 멸망을 막아야 할 의무가 있지.”
너무 짧게 줄여서 오히려 알아듣 기 힘들다.
유아랑은 벙찐 표정으로 그를 보 았다.
“뭐. 어쩌라고. 요점만 간단히 추 려서 말했잖아?”
어이없어하는 요한을 보던 유아 랑은 한숨을 폭 내쉬었다.
“그걸로 끝입니까?”
"그럼 뭐가 더 필요한데?”
“멸망이…… 어떻게 오는 겁니까?”
“아까 교율이 말했잖아. 네 번의 전조 후에 멸망이 진행될 거야.”
“전조라뇨! 그런 건……“첫 번째 전조는 대기근이었지. 그 대기근 때 수없이 많은 생명이 죽었다.”
그건 유아랑도 알고 있었다.
그 대기근 때문에 죽은 자들은수도 없을 정도로 많았다.
“두 번째 전조는 백색병이라고 하는데. 그건 이번에 해결했어.”
“백색병이요?”
“너 못 들었냐?”
의아해하는 요한에게 유아랑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병은 태어나서 처음 들어본 다.
“자세한 건 나중에 사람들한테 물어보도록 해. 본 사람 많으니까.”
“병인데 어떻게 해결된 겁니까?”
"숙주를 잡아 죽였지. 그럼 그걸로 끝이야.”
요한의 답을 들은 유아랑은 입을 다물었다.
어쨌든 본 사람들이 많다면 그들 에게 정보를 얻으면 된다.
이제 마지막.
제일 중요한 질문이 남았다.
“아까 교율은 네 번째 전조 때 나선다고 했잖습니까. 그리고 백색 병은 두 번째 전조고…… 그럼 세 번째 전조와 네 번째 전조도 있다 는 겁니까?”
« o'百.
딱히 숨길 생각은 없었기에 요한 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대기근과 같은 수준……입니까?”
“어. 원래는 그래야 하지. 그런데 그렇게까지 큰 피해는 없을 거야.”
“어떻게 자신하십니까?”
유아랑은 꽤나 두려워하고 있었 다.
그 역시 대기근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대륙 에 비가 내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생긴 혼란 은 끔찍했다.
그와 같은 수준의 현상이 발생한 다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겠나.
“내가 막을 거니까 신경 쓰지 마.”
“공자님이요? 공자님이 왜……?”
“그걸 막아야 내가 편해지거든.”
‘네 개의 전조에 의해서 죽는 생 명이 줄어들수록 마왕은 약해지니 까?
회귀 전에는 네 개의 전조 중 네 번째 전조의 피해만을 줄였을 뿐이 다.
그나마 네 번째 전조도 교율이 목숨을 걸고 막은 것뿐.
실제로 요한이 막은 전조는 없다 고 볼 수 있었다.
마왕 등장의 전조 탓에 대륙에 생명은 기존의 십 분의 일도 남지 않게 되었다.
그 때문에 요한이 상정했던 것보 다 마왕은 훨씬 강했다.
‘이번에는 그럴 일은 없겠지.’
이번에 나타난 두 번째 전조인 백색병은 아주 쉽게 막아냈다.
피해도 악마와 몬스터.
그리고 적은 수의 사람들일 뿐이 었다.
회귀 전에 있었던 백색병에 비하 면 티끌이라 할 수 있을 정도의 피 해였다.
“다 잘되어가고 있어.”
“그,그렇습니까.”
“유아랑. 나 믿지?”
"예.”
지금까지 요한이 한 일을 보면 그를 믿을 수밖에 없다.
엘마를 끌어안고 있던 그가 고개 를 끄덕이자 요한은 씩 웃었다.
“그럼 계속 믿고 있어.”
그의 어깨를 툭툭 토닥여 준 요 한은 느긋하게 걸었다.
그가 멀어지는 것을 지켜보던 유 아랑은 엘마를 더욱 강하게 끌어안 으며 중얼거렸다.
“정말 뭐가 어떻게 되어가는 건 지……* * *돌아오지 않는 자의 숲에서 볼일 은 끝났다.
교율을 만나기도 했고 드래곤 하 트도 구했다.
이제 남은 것은 녹색 산맥에 가 서 엘프들을 만나 청삼을 얻는 정 도다.
‘거기에 유결 그 자식도 잡고 가 야겠군.’
지금이라면 유결도 아직은 녹색 산맥에 있을 것이다.
요한은 차갑게 웃으며 숲을 걸었 다.
그의 뒤를 따르던 유아랑은 다급 히 외쳤다.
"공자님! 녹색 산맥으로 가시려 는 것 아닙니까?”
“그렇지?”
“그럼 다른 길을 통하는 게 좋을 겁니다.”
녹색 산맥에서 나오는 엘프들은 돌아오지 않는 자의 숲을 우회하기 위해 북쪽이나 남쪽의 길을 택한다.
그 때문인지 숲과 연결되어 있는 쪽은 엘프들도 쉽게 접근하지 않는 곳이었다.
“그곳은 위험한 곳입니다. 특히 나……"특히나?”
“초만 족이 머무르고 있습니다.”
유아랑은 사정을 설명했다.
녹색 산맥의 엘프는 꽤나 다양한 부족들이 모여 살고 있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초만 족이었 다.
“돌아오지 않는 자의 숲 근처라 피해가 심한 곳이죠.”
숲에서 나온 몬스터 때문에 과거 에도 몇 차례나 초만 족은 엘프들 의 회의 때 도움을 요청했었다.
하지만 다른 부족의 엘프들은 그 요청을 거절했다.
그 이후부터 초만족은 다른 엘프 들을 싫어했었다.
“초만 족이 자신들의 땅을 벗어 날 수 없는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알아. 그곳에 선조들의 나무가 있기 때문이지.”
유아랑은 흠칫 놀랐다.
처음 만났을 때 요한은 엘프들의 챔피언에 대해서 말했었다.
엘프에 대해서 꽤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했는데 초만 족의 사정까지 알 줄이야.
“혹시…… 제가 괜한 이야기를 한 것입니까?”
«•o石 '”
“아. 예.”
유아랑은 머쏙해하며 엘마를 쓰 다듬었다.
그 손길이 좋았는지 엘마는 휘파 람을 불며 좋아했다.
“초만 족은 죽으면 마을 근처의 숲에 매장을 한다. 그것을 선조의 나무라고 하고 평생 가꾸지.”
"예. 그것 때문에 그들은 마을을 떠나지 못했고 결국 다른 이들을 거절해왔습니다.”
소수의 몇몇 부족과만 교류할 뿐 나머지는 접근도 허용하지 않았다.
결국 초만 족은 점차 도태되었 다.
그리고,그런 초만 족의 위기가 찾아왔다.
요한은 회귀 전의 일을 떠올렸 다.
교율이 갑자기 자신의 드래곤 나 이트들을 데리고 사라진 것이다.
그로 인해 돌아오지 않는 자의 숲에서 난리가 났다.
몬스터들이 숲 밖으로 빠져나가 고.
그것을 치기 위해 모험가들이 숲 으로 들어갔다.
숲에 들어갔던 자들이 아무렇지 않게 나오게 되자 엘프들을 노린 노예상들이 움직였다.
노예상들에게 엘프는 꽤나 귀한 상품이었다.
남녀를 막론하고 엘프들은 무척 이나 아름답다.
그렇기에 그들은 엘프 사냥을 위 해 돌아오지 않는 자의 숲을 가로 질렀다.
그 노예상들의 첫 번째 사냥대상 이 바로 초만 족이었다.
쇠퇴하던 초만 족은 노예상들의 공격을 버텨낼 수 없었다.
오랜 시간 다른 이들과 교류하지 않던 초만 족이다.
그런 초만 족이 다른 엘프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었다.
‘그때 우리가 나섰지……초만 족을 구하고 그들의 강력한 전사인 유결을 만났다.
그 후 그를 지원하여 그가 엘프 들의 챔피언이 되게 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그냥 둘 걸 그랬다고 생각된단 말이지.’
쓰게 웃은 요한은 살짝 주먹을 쥐었다.
“초만 족에 대해서 더 할 말은 없겠지?”
“아뇨.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어? 뭐가 또 있어?”
“예.”
유아랑은 요한이 모르는 정보를 알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어깨에 있는 엘마를 들어 요한에게 내밀었다.
“그들이 크림슨 우드의 자손을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에?”
O •그건 또 무슨 소린가.
요한은 기억을 되돌려봤지만 그 런 이야기는 없었다.
“크림슨 우드면…… 그거 말하는 거지? 피를 흡수하며 자라는 나무. 오래된 자 중 하나이고. 그거 암흑 시대 때 죽은 거 아니었나?”
“그러니까 소문입니다. 소문.”
“크림슨 우드를 기르고 있다는 소문이라…… 그건 또 어디서 들었 냐?”
회귀 전에는 들어 본 적도 없던 이야기다.
그리고 실제로 초만 족과 조우했 을 때도 크림슨 우드는 발견한 적 이 없었다.
“저희 아버지에게 들었습니다.”
“아. 그래?”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일침을 가 하려던 요한은 꿀꺽 말을 삼켰다.
환생한 공자님께서 회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