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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환 공자님께서 돌아오셨다-248화 (248/400)

- 10권 23화

248. 끝났다 (2).

"우회전.”

-삐이이이!!

그리핀을 타고 이동한 지 사흘이 지났다.

해가 저물 때쯤이 되자 요한은 주변을 살핀 후 그리핀의 머리를 톡톡 쳤다.

그의 신호 때문일까?

날개를 퍼덕거리던 그리핀은 몸 을 돌렸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을 때쯤 그리핀의 눈•이 반짝였다.

그곳에 야생마 무리가 있었다.

그리핀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말 고기다.

그런 만큼 야생마 무리가 있는 곳이라면 당연히 내려가야 했다.

-삐이이이!!

급강하한 그리핀이 포효하자마자 요한은 공중에서 뛰어내렸다.

-이히히힝!!

그리핀의 포효 때문일까?

쉬고 있던 야생마들이 몸을 일으 켰다.

그들이 도망치기 위해 몸을 음직 인 순간 요한은 단검을 흩뿌렸다.

그것만으로도 놀란 야생마들이 도망치기도 전에 다 잡아버렸다.

간단히 여섯 마리의 야생마를 잡 아내자 그리핀은 즐거워하며 아생 마를 뜯어먹었다.

“오늘은 우리도 여기서 쉬고 가 자.”

마침 물가 근처다.

단검에 심장이 꿰뚫려 죽은 야생 마에게 다가간 요한은 단검을 들었 다.

능숙하게 가죽을 벗기고 처리를 시작한 요한을 보며 유아랑은 빙긋 웃었다.

“엘마도 좀 쉬게 해야겠군요.”

“그게 좋겠지. 오늘은 사치 좀 부려보자.”

말을 타고 이주는 넘게 가야 할 거리를 오일 만에 주파하게 되었다.

이 속도면 내일쯤이면 돌아오지 않는 자의 숲 근처에 도착할 것 같 았다.

“그런데 공자님. 정말 돌아오지 않는 자의 숲에 들어가도 괜찮은 겁니까? 거기에 뭐가 있는지도 모 르는데……만약 다른 이가 돌아오지 않는 자의 숲에 가자고 했다면 바로 버 리고 도망쳤을 거다.

하지만 요한은 지금까지 불가능 을 가능으로 만든 남자.

그렇기에 유아랑도 믿을 수 있었 다.

“괜찮아. 그곳을 관리하는 자와 만나는 게 목적이니까.”

"아. 그때 말씀하셨던 그분이요?”

“응. 화초 가꾸는 것 좋아하는노인네.”

“정말 기대됩니다. 어떤 분이실 지……“아마 네 상상을 초월하는 분일 거다.”

유아랑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그가 만날 자가 블랙 드래곤 교 율이라는 것을.

그렇기에 저렇게 기대하는 것이 겠지.

그를 향해 씩 웃은 요한은 손질 한 고기를 가져왔다.

“자. 구워.”

둘이 먹기에는 꽤나 많은 고기 다.

하지만 요한이 얼마나 먹는지 유 아랑은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는 요한이 준비한 철 판을 불 위에 올렸다.

기름을 두른 철판 위에 말고기가 익기 시작한다.

고소한 향기가 주변으로 퍼져나 간다.

고기를 구우며 유아랑은 가방을 뒤적거렸다.

“지옥문 사태 때문인지 향신료가 꽤 싸더군요. 마침 잘 됐습니다. 후 추와 소금을 뿌려서 구우면 맛있을 겁니다.”

그 외에 엘도란 상단에서 구한 양념과 잼이 많다.

유아랑이 가방에서 꺼내는 사이 그가 끓이던 수프에서 좋은 향이 퍼져나갔다.

“음〜 향기 좋다〜”

그 향기를 맡은 파헬벨이 유아랑 의 옆으로 다가갔다.

그가 꺼내놓은 딸기 꿀잼을 보며 파헬벨과 엘마는 눈을 반짝였다.

“유아랑! 이거 먹어도 괜찮아?”

“이따가 빵이랑 같이 먹지그래? 그럼 더 맛있을 거야.”

“헤헤〜 벌꿀 잼〜! 벌꿀〜! 달콤 한 벌꿀〜”

“맛있어요〜 맛있어시”

파헬벨과 엘마는 병을 앞에 두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평화로운 저녁 식사 시간이다.

요한은 엘마와 파헬벨을 보며 웃 다가 획 고개를 돌렸다.

“왜 그러십니까?”

“엘마. 유아랑에게 가 있어.”

요한에게서 풍겨오는 위압감에 셋이 긴장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요한은 미스릴 검을 잡으며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그의 말 때문일까?

놀란 파헬벨과 엘마는 쪼르르 유 아랑의 로브 안으로 들어갔다.

“누가 오고 있다.”

이곳은 돌아오지 않는 자의 숲과 인접한 곳이다.

도브다만 왕국에 나타난 악마들 조차 함부로 접근하지 않는 곳.

그런 곳에서 이런 기운을 흩뿌리 는 자라면 보통 상대는 아닐 거다.

검을 잡은 요한은 말없이 언덕 위를 지켜보았다.

길조차도 없는 곳에서 느껴지던 인기척이 점점 강해졌을 때.

로브를 뒤집어쓴 검은 인영이 모 습을 드러냈다.

검은 로브를 입은 자였다.

얼굴의 반은 먼지를 막기 위한 천으로 가려져 있었다.

무기는 없다.

있는 것이라고는 반복된 훈련으 로 단련된 주먹뿐.

‘권법가?’

쉽게 보기 힘든 직업이다.

요한은 언덕 위에 서 있는 그를 노려보며 허리의 단검에 손을 가져 갔다.

그사이 번뜩이는 안광과 함께 날 카로운 외침이 들렸다.

“으아아아아!!!”

“홍.”

-채애앵!!

폭주하듯 달려오는 자를 향해 요 한은 단검을 던졌다.

그 단검을 로브를 입은 자는 힘 껏 손을 움직여 튕겨내 버렸다.

“윽!!”

하지만 단검에 담겨 있는 힘 때 문일까?

로브를 입은 자 역시 긴장하기 시작했다.

그때 였다.

보글거리던 수프가 진해지며 진 한 향기가 피어올랐다.

그것을 맡은 로브의 인물은 요한 과 냄비를 번갈아 바라보고 외쳤다.

“밥 좀 주세요!!”

너무 절실한 외침이라 말이 나오 지 않았다.

요한과 유아랑이 빤히 바라보는 사이 그는 후드를 벗고 천을 내렸 다.

드러난 것은 짧은 머리칼에 동그 란 사자 귀를 가진 수인이얼다

얼굴 여기저기에 상처가 있고, 날카로운 눈매라는 것만을 빼면 꽤 나 잘 생겼다.

하지만 볼은 헬쑥하고 눈 밑에 기미가 끼어 있었다.

꽤나 피로해 보이는 그는 간절한 시선을 보내며 말했다.

“벌써 나흘째 굶었어요. 제발 밥좀…… 돈은 드릴 테니까 먹을 것 좀 나눠줘!!”

갑옷 안의 주머니를 뒤적거리며 백 골드짜리 금화를 꺼냈다.

그를 빤히 바라보던 요한은 고개 를 갸웃거렸다.

분명 본 기억이 있는 얼굴이다.

다만 이번 생은 아니다.

회귀 전.

한 번 본 적이 있었던 자였다.

로브를 뒤집어쓰고 있는 자를 빤 히 바라보던 요한은 떨떠름한 어조 로 물었다.

“너…… 가로무냐?”

요한의 질문에 유아랑은 기겁했 다.

가로무.

그가 바로.

“패왕!?”

천하십강 중 하나이며 최강의 권 법가라 불리는 패왕이었기 때문이 었다.

* * *유아랑은 놀란 눈으로 둘을 바라 보았다.

패왕 가로무.

광왕 요한.

천하십강 중 둘이 함께 있다는 것이 놀랍다.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이 하나 더 있었다.

-우걱우걱!

"꿀꺽. 크하아아〜! 맛있다! 맛있 다!”

요한이나 가로무나 둘 다 마른 몸이었다.

그런데 둘이 먹는 양은 어지간한 성인 남성 넷이 먹는 것 이상이었 다.

“되게 잘 드시네요.”

“국 좀 더 줘.”

가로무가 그릇을 내밀며 요청하 자 유아랑은 국을 퍼 담아주었다.

수프는 벌써 다 먹고 새로 고깃 국까지 끓여야 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그런데도 가로무는 지치지 않고잘도 먹었다.

“푸하아아아! 으아〜 스며든다〜”

말고기를 한참 먹던 가로무는 겨 우 허기가 가셨는지 먹는 것을 멈 췄다.

그사이 남은 고기를 씹어 삼킨 요한은 국물을 홀짝거리며 물었다.

“넌 왜 여기 있냐?? 남부에 있어 야 하는 것 아냐?”

남부의 사막지대와 숲의 경계선.

가로무는 그곳에서 홀로 살아가 고 있다.

그리고 강자가 나타났다는 소문 이 들리면 그때나 그곳에서 벗어나 싸우러 간다.

투왕이라 불리는 광약 이상으로 승리욕이 강한 것이 바로 이 패왕 가로무다.

그런 가로무가 이곳에는 무슨 일 일까.

의문을 품은 요한에게 가로무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수련 중이야. 수련 중. 재도전해 야 할 상대가 있어서.”

“재도전이라……“꽤나 강한 자거든. 나도 그냥은 싸울 수 없고. 여기저기 강자들을 찾아다니면서 싸우고 있어.”

“그래서 여기까지 왔나? 강자라 면 다른 곳에도 많을 텐데.”

“도브다만 왕국에 지옥문이 열렸 다잖아? 악마와 싸우는 것도 좋은 훈련이 되지.”

지옥문이 나타났다는 소식을 듣 고 제일 먼저 움직인 것은 가로무 였다.

하지만 그는 누구와도 협력하지 않고 혼자서 악마들과 싸웠다.

“영지 몇 개를 차지하고 있는 악 마들과 싸워 이겼어.”

“호오.”

“세네가라는 악마가 있는데 말 야. 이야. 꽤 강하더라고.”

너스레를 떨며 그는 신나게 떠들 어대기 시작했다.

그의 활기찬 모습에 유아랑은 신 기해하며 물었다.

“패왕님은 소문과는 좀 다르시네 요. 사람들과 어울리기 싫어하신다 더니.”

“딱히 싫다기보다는…… 사람들 이 나랑 있으려고 하지 않더라고.”

“왜 그런 겁니까?”

"그러게 말야! 아하하하〜!”

가로무가 밝게 웃자 유아랑은 요 한을 보았다.

그는 유아랑의 시선을 무시하며 끓고 있는 주전자를 가리켰다.

"물이나 끓여. 꿀차 마시자.”

“아. 예.”

“꿀차니 꿀차〜”

“맛있는 꿀차〜!”

엘마와 파헬벨이 꿀차라는 말에 좋아하며 노래를 불렀다.

그들을 본 가로무는 신기해했다.

“오. 요정님이신가? 그런데 옆에 는…… 음…… 보아하니 드라이어드 같은데.”

“드라이어드 맞아.”

“드라이어드가 왜 공격을 하지 않지?”

“좀 특이한 방식으로 키운 녀석 이라.”

적의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신기해하기만 할 뿐.

가로무는 파헬벨과 엘마에게 손 을 뻗었다.

“이리 와보렴!”

하지만 둘은 그에게 다가가지 않 았다.

그것에 실망한 가로무는 시무룩 하게 입술을 삐쭉거렸다.

“에이.”

“낯가리는 녀석들이거든.”

엘마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파헬 벨이 낯을 가린다는 이야기는 처음 이었다.

유아랑은 파헬벨과의 첫 만남을 떠올렸다.

다짜고짜 자신의 머리를 잡아당 기고 그 위에서 춤추며 노래를 불 렸었다.

그런데 낯을 가린다니.

‘공자님께서 경계하고 계시는구 나.’

만약의 사태가 발생할지도 모른 다는 의미다.

상대는 천하십강.

아무리 요한이 천하십강이라지만 주의해서 나쁠 것은 없었다.

유아랑은 슬쩍 몸을 비틀어 파헬 벨과 엘마를 가렸다.

“그나저나 댁들은 어디까지 가는 거지? 여긴 아무것도 없는데.”

있는 것이라곤 몬스터,그리고 야생마 같은 동물.

그리고 넓은 평원 정도가 다다.

이 근처에는 마을도 없다.

“지옥문이 나타나며 무너진 마을 이나 영지들을 찾아가는 건가?”

“그럴 리가. 그러는 댁은?”

“말했다시피 수련 중이라서 말 야. 사실 마드모스 왕국으로 가볼 까 했어.”

이번에 새로운 천하십강이 둘이 나 생겼다.

하나는 천왕을 꺾은 광왕 요한.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흑왕 문댄 서의 뒤를 이은 체인켈.

“원래 천하십강을 대는 자는 다 른 천하십강의 인정을 받아야 하거 드 ”

둘 중 고민하다가 지옥문이 있는 쪽을 선택한 것이다.

“도브다만 왕국 쪽에는 여러 가 지가 있으니까.”

“뭐가 있지?”

“일단 지옥문. 그리고 운이 좋으 면 백왕과도 붙을 수 있고…… 거 기에.”

그는 눈을 번뜩였다.

“돌아오지 않는 자의 숲에도 들를까 생각 중이거든.”

“거기에 무슨 볼일이라도 있으심 니까?”

“거기 있는 교율을 좀 만나야 해. 그를 만나서 배울 게 있어.”

“……누굴 만나요?”

의아해하는 유아랑을 향해 가로 무는 오히려 의문을 품었다.

“돌아오지 않는 자의 숲은 블랙 드래곤 교율의 영역이잖아. 몰랐어?”

유아랑은 요한을 지그시 응시했 다.

그 시선을 요한은 깔끔히 무시했 다.

“그런데 말야.”

히죽 웃은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 다.

가볍게 몸을 푼 가로무는 요한에 게 주먹을 겨눴다.

“악마와 싸우는 거나 교율에게 배우는 것보다 더 좋은 훈련을 여 기서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

"너 지금 나 공격하겠다는 거냐?”

“한 수 겨뤄보자는 거지.”

“내가 싫다고 하면?”

"글쎄. 어떻게 될까?”

히죽 웃은 그를 보던 요한은 자 리에서 일어나 얼굴을 가져갔다.

“그래. 쳐라. 쳐. 굶어 죽을 뻔했 던 사람 기껏 밥 먹여 살려놨더니 공격한다고? 그래. 네가 그런 인면 수심의 쓰레기라는 것을 증명해봐 라. 쳐봐. 쳐.”

얼굴을 들이밀며 요한이 말하자 가로무는 차마 주먹을 들지 못했다.

"아,아니 그런 건 아니지.”

“그럼 얌전히 찌그러져 있어.”

그의 싸늘한 말에 가로무는 얌전 히 찌그러졌다.

환생한 공자님께서 회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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