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권 18화
243. 농부가 되는 것을 추천 .
한다 (3)
[끄어어어 억…….]
발락은 꽤 버티기는 했지만 요한 을 이길 수는 없었다.
결국 그의 오러 블레이드에 발락 은 심장을 꿰뚫리고 말았다.
지옥으로 역소환되는 발락을 지 켜보던 요한은 그의 손에 들려 있 던 사슬을 들었다.
“이거 좋네. 흠…… 노예라.”
“공자님!”
“이게 어디서 소리를 질러. 확 그 냥. 진짜 노예로 팔아버릴까 보다.”
“아. 아하하"•…마세츠는 어색하게 웃었다.
그를 향해 한 번 더 인상을 쓴 요한은 미스릴 검을 휘둘렀다.
-챙강!!
일격에 사슬이 끊어졌다.
목에 걸려 있던 사슬을 풀어낸 마세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감사합니다.”
“너 앞으로 열심히 일해. 율리아 영지랑 바그너 영지의 휴경지 갈려 면 고생 좀 해야 할 거다.”
“아…… 예.”
“그나저나 어떻게 된 거냐?”
“그게……마세츠는 자국이 남아 있는 목을 쓰다듬으며 사정을 설명했다.
지옥문 때문에 각지의 모험가들 이 모였다.
그리고 그 모험가들을 이끄는 것 은 길드의 직원들.
그들 중 지부장 정도 되는 사람 들이 각각의 임무를 맡아 활동하고 있었다.
마세츠는 하마단의 밑으로 들어 가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그렇게 악마들과 몬스터들을 처 치하는 사이 문제가 생겼다.
“지부장이 악마에게 씐 것입니 다.”
“누가?”
“호세 지부장이요.”
"오호. 그래서?”
“그걸 하마단 지부장이 처치하고 호세 지부장의 밑에 있던 모험가들 을 흡수했습니다.”
하지만 그 또한 악마들의 계략이 었다.
실제로 하마단 역시 그때 악마에 게 씌어 있었으니 말이다.
악마들이 서로를 공격했다고는 생각지 않은 모험가들은 결국 그의 명령대로 움직였다.
“그게 여기를 공격하는 거였다?”
“예…… 소간 수녀원에 악마가 자리 잡고 있었다고……그래서 소간 수녀원을 쳤고,그 곳의 수녀들을 잡아왔다.
“그러자 하마단이 본색을 드러냈 습니다. 몬스터와 악마들을 불러냈 고……모험가들은 결국 그들에게 패배 했다.
죽은 자도 있고,잡힌 자도 있다.
끌려간 이도 있으며 악마를 위한 제물이 된 자들도 있었다.
“솔라와 요미안은?”
“저와는 다른 부대였습니다.”
“그래?”
요한은 팔짱을 끼고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내가 오다가 하마단을 만났거 든? 그 안에 있던 악마도 잡았는 데…… 개가 그러더라. 잡혀 있는 모험가가 있을 거라고.”
"그렇습니다. 공자님. 그들을 구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구하는 것은 둘째치고. 여기 있 던 수녀들 중에 끌려간 자들도 있 나?”
“예. 살아남은 수녀들도 에도마 룬 영지 쪽으로 끌려갔습니다.”
“그중에 세레나라는 수녀가 있었 냐?”
"어? 그걸 어떻게 아십니까?”
마세츠가 그녀를 봤었나 보다.
그가 놀라자 요한은 짧게 혀를 찼다.
“쯧. 가자.”
“에도마룬 영지로 가는 것이지 요? 그렇지만 공자님……그곳에는 악마들과 몬스터가 우 글거린다.
자칫 잘못했다간 포위당해 죽을 수도 있었다.
“왜. 무서워?”
“그렇다기보다는•…“ 준비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조금 전까지 발락에게 잡혀 노리 개가 되었던 마세츠다.
무기라도 있다면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상태에서는 싸울 수 도 없었다.
난감해하는 그에게 요한은 청강 검을 던져주었다.
“이거나 쓰고 있어.”
“가,감사합니다.”
“음…… 에도마룬 영지는 가본 적이 없어서 길을 모르는데…… 모 험가들이 어디 잡혀 있는지 아냐?”
“에도마룬 저택의 지하에 갇혔을겁니다. 저도 발락에게 끌려다니며 몇 번 봤습니다.”
“알았어. 넌 일단 엘도란 영지로 가 있어라.”
그곳에 로디악 기사단이 있으니 합류하라는 이야기였다.
“혼자 가시려는 겁니까?”
“난 혼자가 편해.”
“알겠습니다. 그럼…… 무운이 있 기를 빌겠습니다.”
“가기 전에 이거나 가져가. 또 가다가 잡히지 말고.”
바론 교단의 성물을 하나 들어 획 던져주었다.
그것을 받은 마세츠는 겸연쩍은 미소를 지었다.
“이 빚을 어떻게 갚아야 할지.”
“그럼 오 년 말고 십 년으로 하 자.”
간단히 내뱉은 그가 멀어지는 것 을 보며 마세츠는 한숨을 푹 쉬었 다.
"진짜 농부가 되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군.”
* * *에도마룬 영지에 가까워질수록 악마의 기운이 강해지고 있었다.
그 기운을 당당히 맞이하며 걷던 요한은 한무리의 몬스터들과 마주 쳤다.
-으적…… 으적…….
사람의 팔을 씹어먹고 있던 오크 무리였다.
그들은 요한을 보자마자 포효했 다.
“흡!”
그런 오크들을 향해 요한은 빠르 게 뛰었다.
날카로운 검격과 이어지는 수십 의 베기.
순식간에 오크 무리를 베어 넘긴 요한은 시체를 살폈다.
“모험가…… 인가?”
목에 걸려 있는 인식표는 동 등 급 모험가의 인식표였다.
그것을 챙겨 주머니에 넣은 요한 은 잰걸음으로 걸었다.
성벽 근처에 도달하자 악마의 기 운이 넘실거렸다.
[흐흐흐…… 어서 와라…….]“야!! 바쁘니까 본론만 말한다!!”
성벽 위에 있던 남자가 뛰어내렸 다.
이름 모를 엘프의 몸을 차지하고 있던 악마는 돌이 갈리는 듯한 웃 음을 터트렸다.
[이 몸은…….]“네가 누군지는 알 바 아니고!! 혹시 소간 수녀원에서 잡아 온 수 녀 어디 있는 줄 아냐?”
[소간 수녀원에서 잡아 온 수녀?
흠…… 그건•"….]
턱을 쓰다듬으며 고민하던 악마 의 등 뒤에서 검은 촉수가 움직였 다.
그것이 자신을 공격하려 하자 요 한은 미스릴 검을 가볍게 휘둘렀다.
[윽!]
“그냥 좀 편하게 묻는 말에 대답 이나 할 것이지.”
귀찮아하며 요한은 아공간 주머 니에 손을 넣었다.
그가 성궤 안에서 석상을 꺼내자 악마는 당황했다.
[그,그건!?]
“그래도 악마라고 좀 버티네?”
심해의 지배자의 석상을 본 악마 는 당황했다.
석상에서 풍겨오는 광기가 자신 을 잠식하려 하자 그는 황급히 몸 을 돌리고 도망쳤다.
[비상!! 비상!!]
악마의 외침과 함께 거리에서 몬 스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고블린부터 시작해서 맨티스 같 은 곤충 계열의 몬스터.
그것뿐만이 아니다.
바닥에서는 웜까지 튀어나왔다.
하지만 요한은 두려워하지 않았 다.
그저 그들을 향해 걷기만 할 뿐.
“본능만 넘쳐나는 몬스터들 데리 고 와서 이걸 어떻게 막겠다는 거 야?”
공포는 본능의 영역에 속한다.
그런 만큼 이성보다는 본능이 더 강한 몬스터에게 석상의 광기는 더 욱 쉽게 파고들 수 있었다.
-카아아아아!!
-샤아아아아! I요한의 말대로 몬스터들이 서로 를 향해 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서로를 죽이고 피를 얻어내 그것 을 바치려는 것이다.
거대한 웜이 한무리 오크를 씹어 삼키고 뭉쳐진 살점을 요한의 옆에 공손히 바쳤다.
맨티스 무리들은 고블린들을 베 어 넘기고 그 머리를 제물로 바쳤 다.
오크도.
고블린도.
트롤도.
오거조차도.
슬라임 같은 몬스터도 석상의 광 기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너…… 너!? 그,그걸 어떻게 …….]“몬스터를 지배하려면 좀 제대로 지배하든가. 야. 우리 편하게 가자. 편하게. 세레나 어딨냐?”
악마의 멱살을 잡아낸 요한은 그 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말했다.
악마의 특징인 검은 눈에 의문과 두려움이 섞이기 시작했다.
[네놈은…… 뭐냐……J“요한 바그너. 디아볼로스를 지 옥에 되돌려 보내준 자지. 아. 이정 도로 내가 악마들한테 깽판을 쳤으 면……[컥!!]
멱살에 잡혀 있던 손이 움직여 목을 잡아챘다.
멱줄이 잡힌 악마가 그의 손에 잡힌 채 허공에 떠올랐다.
“이제 악마들도 나에 대해서 알 때가 되지 않았나?”
[크으…… 크으윽!! 하,하찮은 인간 놈이…….]
“에이.”
석상을 바닥에 떨어트린 요한은 악마의 배에 손을 올렸다.
-푹!!!
치솟은 오러 블레이드가 복부를 찢어버렸다.
그 고통에 악마가 울컥 피를 토 하자 요한은 차분히 말했다.
“묻는 말에 답변이나 할 것이지.”
[네, 네놈에게 말해줄 것 같으 냐……?]
“말하기 싫으면 관둬.”
-우득 H멱줄을 잡고 있던 손에 힘을 넣 었다. 가볍게 목을 쥐는 것만으로 그의 숨통을 끊어버린 요한은 석상 을 차 올려 잡았다.
"재들한테 물어보면 되니까.”
길가로 셋의 악마들이 걸어 나오 고 있었다.
오크,트롤. 그리고 인간.
각기 다른 종족들이 악마에게 원 채 다가오고 있다.
그들을 향해 걸으며 요한은 양팔 을 벌렸다.
"너희들이라면 답해줄 수 있겠지? 자. 세레나 어디 갔냐.”
[모든 것은 보가스님을 위하여!!]
[위대한 대악마께서 세상에 강림 하실 것이다!!]
[그를 위하여 모든 것을 바치리 라!!]
“그래? 그럼……빙글 미스릴 검을 돌려 잡은 요 한은 광기 어린 몬스터들 사이에서 싸늘히 웃었다.
"어디 한번 바쳐봐라.”
* * *세 악마를 잡은 요한은 한숨을 쉬었다.
“이런 제기랄.”
잡은 악마들을 심문해서 얻은 정 보는 요한을 실망시키기 충분했다.
첫 번째 정보는 세레나의 위치.
아쉽게도 그녀는 이미 악마들이 데리고 떠났다고 한다.
“하아. 제물로 삼았으면 피나 영 혼을 바칠 것이지 신앙은 왜 바치 는 건지. 참나.”
보가스가 세레나를 죽이고 그 몸 을 씹어 삼킨다면 그나마 괜찮다.
하지만 그런 것도 아니다.
수녀가 악마 숭배자가 되게 하는 것이다.
당연히 수녀 입장에서는 꽤나 치 욕스러운 일일 것이다.
‘그래도 살아갈 수는 있게 된다 는 거지.’
그게 싫었다.
신을 찬양하던 자가 악마를 숭배 하게 된다?
물론 바론을 따르는 자들에게 있 어서는 끔찍한 일이다.
하지만 그것뿐이다.
요한이 바라는 것은 육체적인 고 통과 더불어 끝장을 내는 것.
신앙의 방향이 바뀌어 버린다면 세레나는 오히려 잘 먹고 잘살 가 능성이 농후했다.
그 꼴을 절대 두고 볼 수 없었 다.
그는 성큼성큼 성으로 들어갔다.
악마는 이제 전부 떠난 것인지 남 은 것은 잡다한 몬스터들뿐이었다.
그 몬스터들도 요한이 가지고 있 는 심해의 지배자의 석상에 휩쓸려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그렇기에 방해 없이 저택에 들어 선 요한은 바로 지하로 들어갔다.
그곳에 갇혀 있는 모험가들을 전 부 구해 밖으로 나왔다.
몬스터들을 지나 안전한 곳으로 그 들을 데려온 요한은 싸늘히 말했다.
“야. 너희 인식표 보여줘 봐.”
악마에게 잡혀 평생 괴롭힘당하 다 죽을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덕분에 목숨을 구하게 된 수십의 모험가들은 의아해했다.
하지만 구원받은 입장에서 뭐라 고 하겠나.
인식표가 있는 이들은 인식표를.
없는 이들은 자신들의 이름을 밝 혔다.
그들에 대한 신상명세를 확실히 적어 놓은 요한은 수첩을 덮으며 말했다.
“너희들 율리아 영지로 와라.”
“……율리아 영지? 서,설마…… 요한 공자님이셨습니까!?”
“아. 내가 내 소개도 안 했군.”
최근에 천하십강에 오른 강자인 요한 바그너.
눈앞에 있는 마른 소년의 정체를 안 모두는 기뻐했다.
“요한 공자님!!”
“감사합니다! 이 은혜는 잊지 않 겠습니다!”
“잊으면 곤란하지.”
요한은 수첩을 들었다.
그것을 본 모험가들 중 몇몇은 흠칫 놀랐다.
그가 이름을 적어간 이유를 눈치 챘기 때문이었다.
“저,저기…… 마세츠에게 예전 에 들었는데……“내가 목숨 구해줬으니까 그 값 은 해야겠지?”
요한은 씩 웃으며 싸늘히 말했다.
“먹고 튀고 싶으면 해봐. 잡히면 그냥 죽는 거로는 안 끝날 테니까.”
빚을 졌으면 갚아야 하는 법.
율리아 영지뿐만 아니라 바그너 영지에 휴경지는 많다.
요한은 내년 농사 잘되겠다 생각 하며 몸을 돌리고 지옥문이 있는 곳을 향해 걸었다.
환생한 공자님께서 회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