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권 16화
241. 농부가 되는 것을 추천 .
한다 (1)
하얀 로브의 여인.
그녀는 바로 백왕 플로란스였다.
요한을 빤히 보던 그녀는 퉁명스 러운 어조로 물었다.
“넌 왜 온 거지?”
"악마가 날뛴다는데 가만히 있을 수 있나.”
- 딸랑!
방울이 움직였다.
자신을 적이라 생각하는 듯한 반 응에 요한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네가 악마에게 씌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럼 신관 불러.”
안 그래도 데리고 있었나 보다.
플로란스가 숲을 향해 지팡이를 휘둘렀다.
그 신호를 받은 사제복을 입은 남자가 머뭇거리며 걸어 나왔다.
“어. 그…… 고,공자님. 안녕하십니까. 오래간만입니다.”
“넌 또 왜 여기 있냐?”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얼굴이 나왔다.
바로 야스진이었다.
“흑…… 공자님……“아. 붙지 마. 붙지 마,야스진은 울먹거리며 요한에게 달라붙으려 했다.
그를 밀쳐낸 요한은 플로란스에 게 물었다.
“얘가 왜 여기 있어?”
“내가 요청했으니까.”
참 당당하다.
요한은 결국 눈물을 흘리며 서러 워하는 야스진을 잡았다.
“왜 재가 널 요청했냐?”
“그,그게……“여기서 이럴 게 아니라 가서 얘 기하자.”
“그 전에 확인부터 필요하다. 너, 그리고 저 뒤에 있는 자들. 전부 확인을 해야 한다.”
“야스진. 빨리해.”
“훌쩍. 네.”
야스진은 품에서 디바인 마크를 꺼냈다.
그의 손에 들린 화려한 디바인 마크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 했다.
당연히 요한은 무사통과.
다음은 에밀리.
유아랑.
그리고 다른 기사들이 차례대로 신성한 빛을 맞았다.
“제기랄!!”
로디악 기사단원 중 하나가 이를 갈며 몸을 돌렸다.
그가 도망치자 요한은 잽싸게 단 검을 던졌다.
“크억!!”
오러가 실린 단검이 등에 맞았 다.
악마에 씐 기사가 비틀거리며 쓰 러지자 가볍게 달려간 요한은 그의 머리채를 잡았다.
“야스진! 얘 좀 검사해봐!”
“예!”
야스진이 신성의 빛을 내뿜자 기 사는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그것을 본 요한은 웃으며 말했 다.
“앤 또 언제 원 거야? 참나. 포 박해.”
“알겠습니다!”
로디악 기사단원들이 동료였던 자를 포박하는 사이 플로란스는 차 가운 어조로 말했다.
“악마가 씐 자는 죽여야 한다.”
“안 죽이고 빼낼 수 있으니까 걱 정 마라. 음…… 얘는 내가 데리고 갈 테니까 플로란스. 데리고 들어 가.”
포박된 기사를 끌고 그가 멀어지 자 에밀리는 플로란스에게 살짝 고개를 숙였다.
“오래간만입니다. 플로란스 님.”
그녀의 인사를 플로란스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는 것만으로 답했다.
그녀가 몸을 돌리고 가버리자 에 밀리는 한숨을 쉬었다.
“가자.”
* * *플로란스가 만든 숲 안쪽의 마을 들은 꽤나 파괴가 되어 있었다.
몬스터의 습격에 고스란히 당한 듯 보였다.
그렇게 마을들을 지나 성 근처에 도착했을 때.
에밀리는 병사들을 지휘하는 소 녀를 발견했다.
“너는?”
“앗!? 에밀리 단장님 아니세요!?”
헤이 로나였다.
아카데미 하성제 우승자이기도 하고 프란츠와도 좋은 관계를 지닌 소녀.
햇살과 같은 미소를 보이던 그녀 는 쪼르르 달려갔다.
"유아랑 님도?”
“하하. 오래간만입니다.”
“예! 오래간만이에요! 그런데……헤이로나는 기대감을 품으며 주 위를 두리번거렸다.
하지만 그녀가 찾던 사람은 없었 다.
“프란츠는 안 왔다.”
“에이……어느새 기절한 기사를 짐짝처럼 들고 찾아온 요한은 그를 휙 던지 며 말했다.
프란츠가 없다는 말에 아쉬워하 던 헤이로나는 요한에게 공손히 인 사했다.
“오래간만입니다. 공자님.”
“그래. 오래간만이다. 그나저나 상황은 어때? 아니,토도 백작님은 어디 계시냐?”
“저기……갑옷을 입은 채 기사들과 무사들 에게 명령을 내리고 있었다.
“아니!? 요한 공자님 아니십니 까!?”
요한을 발견한 토도 백작은 최대 한 공손히 그에게 인사했다.
그에게 마주 인사한 요한은 지도 를 보며 물었다.
“이 근처에 몬스터들이 결집한다 고 들었습니다. 왜 이곳일까요?”
“글쎄요. 그건 저도 잘…… 일단 저는 영주로서 제 의무를 수행하고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얼마나 버틸지는 자신이 없었다.
만약 플로란스가 나서주지 않았 다면 벌써 영지를 잃었을지도 모른 다.
그가 상황설명을 끝내자 요한은 고개를 끄덕였다.
“에도마룬 영지 쪽은 어떻게 됐 습니까?”
“이틀 전 함락되었습니다. 에도 마룬 자작가는 완전히……몬스터들에게 사지가 찢겨 죽었 다.
토도 백작은 무척이나 아쉬워했 다.
“꽤 괜찮은 사람이었습니다만……“그럼 소간 수녀원은 어떨 것 같 습니까?”
요한은 넌지시 본론을 꺼냈다.
그 말을 들은 토도 백작은 거둣 거뭇한 수염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저었다.
“글쎄요. 하지만…… 좋은 상황 은 아닐 겁니다.”
‘이거 놀고 있을 때가 아니군.’
몬스터들로 엘도란 영지를 공격 하는 중이라면?
악마들이 소간 수녀원을 공격하 는 것일지도 몰랐다.
그렇다면 최대한 빨리 가봐야 한 다.
“유아랑. 넌 여기 있어.”
“어디 가십니까?”
"어디긴 어디야. 소간 수녀원이 지.”
너무 당당해서 말이 나오지 않았 다.
입만 뻐끔거리던 유아랑은 결국 얼굴을 붉히고 버럭 소리쳤다.
“혼자 가신다구요?”
"그럼 누굴 데려가.”
요한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와 눈이 마주친 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시선을 피했다.
소간 수녀원까지 가려면 에도마 룬 영지를 지나쳐야 한다.
그곳은 이미 악마들이 함락한 곳 이다.
얼마나 많은 위험이 있을지 모른 다.
성벽이 있는 이곳에서 싸우는 것 도 쉽지 않은데 성벽도 없이 싸운 다?
미친 짓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 었다.
그리고 그것이 요한이 바라는 것 이었다.
‘보는 눈이 없어야 내가 편해지 지.’
만약 그곳에 진짜 세레나가 있다 면?
그럼 혼자 있어야 그녀를 잡기 편하다.
그리고 그녀가 없다고 하더라도 다수의 적을 상대하려면 석상을 써 야 했다.
그러려면 어중간한 실력을 가진 자는 차라리 없느니만 못했다.
“아니 그…… 플로란스 님이라도 함께 가시면.”
“갈 거냐?”
“지금은 힘들겠군. 이곳을 지키 는 것도 벅차다.”
플로란스가 원하는 것은 헤이로 나의 안전뿐이다.
그녀의 냉담한 반응에 유아랑은 머리를 감싸 쥐었다.
“으으…… 그럼 저라도.”
“어디 약해빠진 주제에.”
요한이 콧방귀를 뀌자 유아랑은 더 절망했다.
그는 슬쩍 에밀리를 보았다.
“후우…… 어쩔 수 없지. 내가 가주지. 롬메인!!”
“예!”
“네가 나 대신 로디악 기사단 을......”
“너도 오지 마.”
요한을 지원해주려던 에밀리는 도끼눈을 뜨며 그를 보았다.
그 시선을 마주하며 요한은 어깨 를 으쏙였다.
“난 혼자가 편해.”
"그럼 야스진 사제님이라도 데리고 가시는 게 어떻습니까!?”
최악의 경우 몬스터뿐만 아니라 악마들과도 싸워야 할지도 모른다.
그럼 사제가 있는 것이 낫다.
유아랑의 외침에 요한은 야스진 을 보았다.
“어…… 그…… 예!! 가겠습니다! 가야죠! 저도 바론님의 뜻을 따르 는 지팡이! 악마들과 싸우고 수녀 님들을 구하러 가는데 한몫하겠습 니다!”
“하이고. 무서워서 떨고 있는 주 제에 무슨. 그리고 너희들. 내 별명 을 잊었나 보지?”
광왕.
상대를 미쳐버리게 만들 수 있는 강력한 검사.
그의 말을 듣고 나서야 다들 긴 장하던 표정을 풀었다.
“그게 몬스터에게도 통하는 겁니 까?”
“강한 몬스터는 버티겠지만 대부 분은 통할 거야.”
“그,그럼 문제잖습니까! 강한 몬 스터라면……"내가 몬스터 토벌할 때 어떻게 하는지 너 보지 않았냐?”
강한 몬스터?
요한에게 걸리면 많아야 두,세 방이다.
그런 만큼 강한 몬스터가 있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고 보니 그렇네요.”
“괘,괜찮•…“ 겠다? 그렇지?”
“공자님이라면 확실히……요한이 에도마룬 영지를 통과하 고 그곳에 있는 몬스터와 악마들과 싸워 이기면?
그럼 이후에 로디악 기사단이나 엘도만 영지의 병력이 움직이면 된 다.
“일단 수녀원까지 갔다가 올 테니 까 너희들은 여기서 토도 백작님이 랑 같이 싸우고 있어. 그리고…… 에밀리.”
“……뭐냐.”
“넌 또 왜 표정이 그러냐?”
에밀리의 얼굴은 경직되어 있었 다.
그녀를 향해 한마디 한 요한은 유아랑을 가리켰다.
“넌 재 잘 지켜.”
요한이 말하는 ‘재’가 유아랑이 아님은 에밀리도 알고 있었다.
“그건 맡겨다오.”
“나 없는 사이 악마들이 나올 수 도 있으니까 주의하고.”
가볍게 말한 요한은 말에서 가방 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가방을 거꾸로 뒤집어버 렸다.
갈아입을 옷.
단검과 시약.
몇 가지 재료들.
그런 것들이 바닥에 떨어졌다.
텅 비어버린 가방을 옆에 놓은 요한에게 야스진은 의아해하며 물 었다.
“뭐 하십니까?”
“여기에 빵이랑 고기 좀 담아봐. 가면서 먹게.”
무뚝뚝한 표정으로 요한이 말하 자 야스진은 쓰게 웃었다.
광왕이니 천하십강이니 사람들이 떠들고 있지만 요한은 여전히 그가 알고 있는 요한이었다.
♦ * *말조차도 타지 않은 채 요한은 에도마룬 영지로 향했다.
꽤나 오래간만에 혼자 다니는 느 낌이 들었다.
‘가끔은 이런 것도 좋군.’
밥이라든가 생활이라든가.
여러 가지를 혼자서 처리해야 하 는 귀찮음이 있다.
하지만 그래도 주변 신경 쓰면서 싸울 일이 없다는 안정감이 있었다.
“오늘 저녁에는 기념으로 빵을 두 개 먹어야겠디.”
회귀 전에는 상상도 못 했던 사 치도 부릴 수 있다.
요한은 가방에서 빵을 꺼내 씹어 먹으려 걸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관도를 지나가던 요한은 길의 끝 에 앉아 있는 남자를 발견했다.
“크.크. 크.”
“뭐야? 넌?”
“이곳은 아무나 지나갈 수 없는 곳이다. 그러니 여행자여. 그대의 혼을 나에게 바치라. 그렇지 않다 면 이곳에서 너의 삶은 끝이리니.”
-서걱!
혼을 운운하는 것을 보니 인간은 아닌 것처럼 보였다.
그럼 굳이 상대해 줄 필요는 없 었다.
가볍게 오러 블레이드로 그를 죽 여버린 요한은 그의 품을 뒤적거렸 다.
“에. 있구만.”
신성모독의 증거인 파괴된 디바 인 마크가 있었다.
그것을 들어 품에 넣은 요한은 다시 걸었다.
"크하하하!! 이곳을 지나가기 위 해서는 네놈의 육체를…… 크어어 어어어!!”
새롭게 나타난 거구의 남자가 포 효하자 요한은 그를 후려치고 베었 다.
어렵지 않게 그를 죽이고 요한은 다시 걸었다.
그렇게 몇 시간이 지났다.
요한은 어이없어하며 말했다.
“너흰 뭔데 자꾸 기어 나오는 거 냐? 있을 거면 좀 한군데 모여 있 든가.”
“......끄...... 으으윽.”
하루도 안 걸었는데 악마에 씐 자를 일곱이나 만났다.
요한은 마지막에 잡은 악마의 머 리채를 잡은 채 물었다.
"야. 안 되겠다. 너 나랑 같이 좀 가자.”
“놔라…… 하찮은 인간 주제에 ,,“하찮은 인간한테 진짜 소멸되어 볼래? 고작 디아볼로스 무서워서 도망친 놈들이 뭔 허세가 이렇게세? 팍 씨.”
“희!”
놀란 악마가 얼굴을 감쌌다.
그를 때리려던 손을 내린 요한은 차분히 물었다.
“너희 뭐냐고.”
“그…… 나,나는 보가스 님의 충실한……“뭐 하고 있는 건데?”
“으음…… 그게…… 며,명령을 수행하고 있을 뿐이다.”
“명령? 누구의 명령?”
“내 명령이지.”
언덕 쪽에서 싸늘한 목소리가 들 렸다.
요한은 슬쩍 고개를 돌리고 혀를 찼다.
“하. 진짜. 꼭 이럴 때 아는 얼굴 이 나온단 말이지.”
그의 시선에 닿아 있는 것은 악 마의 기운을 풀풀 풍기는 중년 남 자.
그는 모험가 길드의 야도무 지부 지부장인 하마단이었다.
“모험가 길드도 당했나……잠시 생각하던 요한은 씩 웃었 다.
“뭐 좋아.”
“뭐?”
“차마 내가 치기 힘든 사람은 아 니니까!!”
요한은 잡혀 있던 남자의 목에 미스릴 검을 꽂아 넣은 후 하마단 에게 달려갔다.
환생한 공자님께서 회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