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권 7화
232. 애들 관리 안 하냐 (1).
“아,아니 요한 공자님 !?”
아카데미의 정문에 있는 경비실 에서 요한은 다급히 외쳤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요한이다.
그런 만큼 그냥 넘어갈 수는 없 었다.
“바로 알리겠습니다!”
수위가 안으로 들어가고 잠시 후 프란츠가 나왔다.
“앗!? 형님? 이 시간에 무슨 일 이십니까?”
"야! 지금부터 면회 시작이다! 나 들어갈 거야!”
요한은 카드를 들었다.
그것을 본 프란츠는 창문 너머를 보았다.
노을은 이제 거의 저물고 밤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제 해가 질 때가 다 되었는데 요? 내일 아침에 오시면 수업 참관 도 가능하실 겁니다.”
물론 야간 수업도 있고,훈련도 있다.
밤에 동아리 활동을 하기도 한 다.
그러니 와도 상관은 없지만 딱히 견학할 만한 것은 없을 거다.
프란츠는 요한을 배려하기 위해 말했다.
하지만 요한이 아카데미에 들어 가고자 하는 이유는 하나.
현자의 돌 때문이었다.
그런 만큼 견학 따위는 의미가 없었다.
‘내일 가면 늦지.’
요한이 놀랄 정도의 생명력이 빠 져나갔다.
그 정도의 생명력이 빠져나갔다 면 다른 이들은 기절할 정도로 빠 졌을 것이다.
이것이 알려지면 아카데미가 자 체적으로 이번 일을 해결할 수도 있었다.
“수업 참관은 네가 한 번 더 우 승하면 할 테니까 빨리 신청이나 해!”
“어. 예. 알겠습니다.”
요한의 다급한 어조에 프란츠는 고개를 끄덕였다.
경비실에 있는 비밀유지 서약서 를 적은 순간 요한이 쥐고 있는 카 드가 번쩍였다.
"이제 들어갈 수 있겠지?”
“예. 그 카드를 소지하고 계시면 아카데미에 들어가실 수 있습니다. 어…… 그리고.”
통과를 위해서는 교관이 한 명 필요하다.
프란츠가 교관을 찾으려고 안으 로 들어가려 할 때.
머리를 대충 묶은 엘레나가 뛰어 나왔다.
“요한 공자님!?”
“엘레나 교관님. 표정을 보아하 니……“예. 연금학 동아리의 학생 중 몇몇이 갑자기 기절해버렸습니다. 그리고 다른 학생들도……나오면서 봤나 보다.
갑작스러운 기절사태에 놀라는 그녀에게 요한은 양피지를 보여주 었다.
“엘레나 교관님. 이 양피지를 지 니고 있던 학생들이 기절항 겁니 까??”
“예.”
“그렇다면 이야기는 빠르겠군요. 제가 들어가 봐야겠습니다. 도와주 십시오.”
갈등하던 엘레나에게 요한은 빠 르게 말했다.
“이건 악마의 계약서입니다. 이 계약서를 가지고 있는 이들의 생명 력을 악마들이 갈취하는 겁니다.”
“……예. 저도 확인했습니다.”
“이거 그냥 두면 피해가 커질 겁 니다. 이 계약서를 가지고 있는 자 들의 생명력을 악마들이 가져가겠 지요.”
그리고 그 생명력을 이용해서 악 마들은 현자의 돌을 만들 것이고.
그 현자의 돌로 막강한 힘을 얻 게 될 것이다.
요한의 설명이 끝나자 엘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프란츠. 비밀 서약 서는 썼겠지?”
“예.”
“요한 공자님. 카드를 주세요.”
요한이 준 카드를 받은 엘레나는 자신의 손을 나이프로 살짝 그었다.
거기서 떨어진 피가 카드에 맺히 자 카드가 금색으로 변했다.
“이제 됐습니다. 가시죠.”
프란츠와 엘레나.
그리고 허가를 받은 카드.
아카데미에 들어갈 수 있는 조건 은 만족했다.
“아카데미는 암흑시대를 종식시 킨 위대한 영응들의 거점이었습니 다. 그렇기에 허가받지 않은 자들 은 함부로 들어올 수 없지요.”
그리고 그것을 연구하여 아카데 미가 만들어졌다.
정문의 긴 복도를 지나며 엘레나 는 차분히 설명했다.
“좀 여유 있을 때 오셨다면 보여 드리고 싶은 것이 많은데……“그건 나중에 프란츠가 또 해결 해줄 겁니다.”
즉 한 번 더 우승하라는 이야기 다.
프란츠는 당황하며 요한을 보았 다.
“왜? 못하겠냐?”
“그, 그건……“한번 도전이나 해봐.”
“예에……프란츠는 무거운 한숨을 쉬었다.
그 사이 그들은 안쪽에 있는 거 대한 문 앞에 도착했다.
“허가를 받지 못한 자는 저 문 너머로 들어가지 못합니다. 그건 들어보셨지요?”
“예.”
회귀 전에는 요한도 아카데미에 몇 번이나 잠입하려 했었다.
하지만 요한조차 허가 없이 아카 데미의 벽은 넘지 못했었다.
‘그래서 이후 여기가 거점이 되 었었으니까……마왕 등장의 네 번째 전조가 시 작되었을 때.
수많은 거점들이 무너져 내렸었 다.
하지만 끝까지 버틴 몇 개의 거 점 중 하나가 바로 아카데미였다.
이곳의 벽은 차원수라고 하더라 도 넘을 수 없을 정도였다.
“자. 여기가 아카데미…… 뭐,뭐 야?”
정문을 연 프란츠는 눈앞의 광경 을 보고 놀랐다.
아카데미의 정복을 입은 학생들 뿐만이 아니다.
그들을 시중하기 위한 시녀들.
아카데미의 자경대원들.
사제들까지.
다들 바쁘게 뛰고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이야?”
“어? 프란츠 선배님!”
올해 입학한 것으로 보이는 붉은 머리의 소녀는 울상을 지었다.
“지금 큰일 났어요! 학생들이랑 교관님들 중에 갑자기 기절하신 분 들이……“그뿐만이 아니오! 프란츠…… 헉!? 요한 공자 아니십니까!?”
사제 하나가 다가와 말하려다가 요한을 보고 크게 놀랐다.
"셀리마노 사제님이십니까?”
“저를 아십니까!?”
“하이마스 주교님께서 말씀해주 셨습니다. 작년에 프란츠를 도와주 셔서 감사합니다.”
“하하…… 별말씀을. 아니 지금 이럴 때가 아니라. 큰일이오! 프란 츠 공자!”
"무슨 일이십니까?”
“지금 대강당 근처에 악마의 기 운이 느껴지고 있소!”
그의 외침을 들은 프란츠는 흠칫 놀랐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형님. 도와주실 수 있으십니까?”
“도우러 온 거다. 그나저나 아카 데미에 악마가 들어올 수 있나?”
“그게 우리도 의문이오. 아마 학 생이나 교관,아니면 시중을 들기 위해 온 자들 중 하나가 악마의 힘 이 담긴 물건을 반입한 것 같은 데……악마의 힘이 드러나지 않은 상태 에서 반입되어 몰랐다.
만약 그 물품에서 악마가 나온 것이라면 가능할 것이다.
셸리마노 사제는 진지하게 답한 후 요한을 잡았다.
"요한 공자님. 귀하께서는 악마 퇴치자라고 들었소.”
타락천사 세이키엘.
그리고 대악마 폭력의 디아볼로 스그들을 쓰러트린 요한이니 큰 도 움이 될 거다.
“바론교의 사제로서 요청드리겠 소. 요한 공자. 부디 도와……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요한은 아공간 주머니에서 미스릴 검을 꺼 냈다.
“대강당으로 바로 가보자고.”
엘레나도 지원해 줄 생각이었는 지 바로 합류했다.
그렇게 요한은 셋과 함께 대강당 으로 향했다.
아카데미 안쪽에 있는 대강당 쪽 에서는 코를 찌르는 유황 냄새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교관들은 그 유황의 냄새와 함께 퍼지는 악마의 기운을 필사적으로 막고 있었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는지 악마의 기운에 당한 몇몇 학생들이 풀썩풀 썩 쓰러지고 있었다.
“자경대원들 불러!”
“기사들은 일단 힘없는 자들부터 돌려보내!!”
“큭…… 무슨 힘이 이렇게 강하 단 말야!?”
‘이거 내가 들었던 것보다 좀 더 과한데?’
피해가 회귀 전에 얻었던 정보보 다 훨씬 강하다.
요한은 양피지를 보았다.
마법진은 계속해서 요한의 생명 력을 흡수하고 있었다.
“아아악!!”
대강당 안으로 진입하려던 교관 중 하나가 튕겨 나갔다.
그를 본 엘레나는 다급히 외쳤 다.
“셀토른 교관님!”
“누구야?”
“창술 교관님이십니다. 마드모스왕국의 교관이신데•"… 마스터죠.”
저 강당을 두르고 있는 악마의 힘은 마스터도 버티지 못할 정도라 는 것이다.
신음성을 토해내던 그는 지친 기 색으로 말했다.
“함부로 들어가지 마라!!”
"셸토른 교관님! 어떻게 된 겁니 까!?"
“엘레나 교관!? 옆은…… 헉!”
요한을 본 셀토른 교관은 애써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생명력을 빼앗긴 탓인지 서 있는 것조차 힘들어 보였다.
“광왕을 뵈어서 영광입니다.”
“아니 영광이랄 것까지는 없고. 안에서 무슨 일이 있는 겁니까?”
“그게…… 대강당 안으로 들어가 면 악마의 기운이 오러와 생명력을 빼앗아가고 있습니다."
"흠……“저 안이 일종의 아공간이 되어 버렸습니다. 함부로 진입할 수 없 을 겁니다.”
“그렇습니까?”
‘이건 회귀 전에 들었던 것과 같고•"…“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멜빈 트로이츠가 대강당으로 들 어가는 것을 봤다는 증언이 있습니 다.”
“멜빈이면……올해 입학한 일 학년의 연금술사 다.
연금술 실력은 좋지만 말수가 적 고 늘 사람들에게 적개심을 보이던 그.
그가 이번 일에 관련되어 있을 줄이야.
엘레나가 놀라는 사이 요한은 미 스릴 검을 들었다.
“갔다 오겠습니다.”
“길을 열어드리겠습니다!”
그녀는 허리에 있는 약병을 들었 다.
대강당을 감싸고 있는 것이 악마 의 힘이라면 연금술로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녀를 빤히 보던 요한은 어깨를 으쓱였다.
"뭐. 부탁드립니다.”
셀리마노는 벌써부터 근처에 있는 사제들과 준비하고 있었다.
성가를 통해 악마의 힘을 무력화 시키려는 모양이다.
성가대가 성가를 부르기 시작하 자 엘레나는 요한에게 고개를 끄덕 였다.
“지금 들어가시면 됩니다!”
그녀는 들고 있던 약병을 던졌 다.
푸른 기운과 함께 대강당의 입구 를 막고 있던 악마의 기운이 순간 사라졌다.
-와지끈!!
그 틈을 노린 요한은 오러 블레 이드로 문을 공격했다.
고풍스러운 형태의 문이 박살 났 다.
문 앙쪽의 어두컴컴한 공간으로 들어간 요한은 주변을 두리번거렸 다.
“야!! 세이키엘!! 귀찮게 하지 말 고 나와!!”
요한이 들어왔던 입구가 악마의 기운으로 막혔다.
그리고 잠시 후.
어두운 기운 속에서 흑발의 청년 이 걸어 나왔다.
“호호호…… 오래간만이야. 요한.”
“네놈을 드디어 만나게 되었구 나.”
아름다운 목소리에 뒤이어 쇠가 갈리는 듯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잠시 후.
부드러운 어조가 들렸다.
“너에 관한 이야기는 들었단다.”
“세이키엘. 요시을,헤카톤인가. 한 명 안에 들어가서 참 고생들 한 다.”
그들을 마주하며 요한은 시큰둥 하게 말했다.
“그게 현자의 돌이냐?”
요한이 가리킨 것은 청년의 손에 들려있는 황금색 돌이었다.
빛을 발하는 돌을 살짝 들어올린 악마들은 키득거렸다.
“그렇다.”
“우리의 계약자 멜빈은 이것을 만들길 원했지. 그래서 들어줬어.”
“그토록 원하던 현자의 돌을 만 들게 해줬으니. 이것을 어떻게 쓸 지는 우리가 결정해야 하지 않겠 어?”
악마의 힘이 진해지고 있었다
코가 삐뚫어질 것 같은 유황냄새 에 요한은 인상을 찡그렸다.
“현자의 돌을 만들고 남은 생명 력으로 힘을 키웠군.”
“후후…… 역시 대단한데? 요 한……세이키엘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두려움 따위 는 찾아볼 수 없었다
“얘가 옛날 생각 못 하고 까부 네.”
“하하하…… 이제는 그깟 괴물 따위는 두렵지 않다!”
그 순간 멜빈의 등에 커다란 검 은 날개가 치솟았다.
어두운 공간이 변하며 검은 달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멜빈의 몸에 붉고 날카로 운 철이 삐쭉삐쭉 튀어나왔다.
[대악마에 필적한 우리가 네놈 따위를 두려워할 것 같은가!!]
셋의 목소리가 합쳐진 끔찍한 소 리가 흘러나왔다.
그것을 듣던 요한은 뒤통수를 긁 적거 렸다.
“대악마에 필적했다라…… 그럼 대악마에게 상대하게 해야겠군.”
요한은 무덤덤하게 아공간 주머 니에 손을 넣었다.
“나와.”
아무렇지 않게 손에 쥔 것을 획 던졌다.
그 순간 이 공간을 지배하는 악 의보다 더욱 짙고,폭력적인 악의 가 치솟았다.
[크하하하!! 네놈이 결국 나를 불 렀…… 이건 뭐냐?]
뿔의 주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폭력을 구현화해 놓은 것 같은 몸을 가진 대악마.
폭력의 디아볼로스는 광소를 터 트리다가 주변을 둘러보며 의아해 했다.
그런 그를 향해 요한은 싸늘히 말했다.
“야. 너 애들 관리 안 하냐?”
환생한 공자님께서 회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