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권 21화
221. 혹시 불만 있으십니까? .
(3)
로만 후작에게도 패배한 헤고만 공국이 다.
그런 헤고만 공국이 로만 후작을 이긴 바그너 백작가와 싸울 이유는 없었다.
“인정하겠다.”
“감사합니다. 그럼 두 개의 영지 에 대한 가격을 말씀드리지요.”
요한은 적정선보다 좀 더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
저번 로만 후작과의 전쟁에서 패 배하고,그 배상금 지불로 재정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요한의 제안을 거부할 수 는 없었다.
“거기에 추가로 로드만 왕국과의 정전협정도 제안하고 싶군.”
이만큼 자금을 빼앗기고 또 싸울 수는 없었다.
호달 공왕의 제안에 요한은 고개 를 저었다.
“그건 제가 마음대로 결정할 부 분이 아니군요.”
“자네라면 가능한 것 아닌가?”
“그건 왕가에서 결정할 일이지 제가 결정할 일은 아닙니다. 뭐. 저 희 쪽도 이래저래 바쁜 만큼……요한은 레이카의 머리에 손을 올 리고 쏙쏙 쓰다듬어주었다.
“건드리지만 않는다면 딱히 음직 일 생각은 없습니다.”
“후우. 알겠네. 자세한 사항은 로 드만 왕국에 사신을 보내도록 하 지.”
간단하게 거래가 끝났다.
요한은 영지의 권리서를 호달 공 왕에게 직접 내밀었다.
“그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자금을 가지고 오도록.”
상아탑과 모험가 길드,바론 교 단에서 보증하는 전표가 담긴 상자 가 나왔다.
전표의 확인을 끝낸 요한은 빙긋 웃었다.
“그럼 공국에 무한한 발전이 있 기를 빌겠습니다.”
여유롭게 웃으며 요한이 나가자 호달 공왕은 무거운 한숨을 쉬었다.
“늑대가 없어지고 사자가 들어와버렸군.”
* * *성에서 요한과 함께 나온 레이카 는 머뭇거렸다.
“왜?”
“요한 공자님께서는 두렵지 않으 셨습니까?”
“뭐가? 성에 있던 쭉정이들?”
쭉정이라니.
놀라는 그녀를 향해 요한은 키득 거렸다.
“거기서 내가 한 놈 멱살을 잡았 다고 하더라도 공국에서는 나를 공 격할 수 없었을걸?”
“왜 그런 겁니까?”
“지금 공국은 싸울 여력이 없으 니까.”
“아무리 그래도……“그리고 남의 나라 귀족 무서워 해서 쓰겠냐. 너도 앞으로 사람 봐 가면서 무서워해.”
“예?”
“너 이제부터 로드만 왕국 귀족 이니까.”
요한은 그녀의 머리를 톡톡 토닥 여 준 후 외쳤다.
“야! 이반! 밥 먹으러 가자!!”
“예? 예!”
주변의 기사들과 이야기를 나누 고 있던 이반은 헐레벌떡 달려왔다.
그와 요한을 멍하니 바라보던 레 이카는 살짝 주먹을 쥐었다.
“가,같이 가요!”
* * *에보니아까지 온 김에 며칠 동안 맛집 기행만 다녔다.
며칠간 머무르며 에보니아의 맛 집을 전부 정복했다.
더 볼 일이 없기에 떠나게 된 요 한은 마차 위에서 기분 좋은 표정 으로 말했다.
“아. 이대로 맛집 기행이나 다니 면서 여행이나 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그러셔도 되는 것 아닙니까?”
마차의 지붕 위에 있는 요한에게 이반은 조심스레 말했다.
“그럼 네가 내 전속 수행원 할 래?”
마차의 지붕에 앉아 있던 요한이 말하자 이반은 입을 다물었다.
그를 향해 피식 웃은 요한은 하 늘을 보며 중얼거렸다.
“이래저래 일이 많단 말이지.”
“무슨 일 말씀이십니까?”
“있어. 그런 게.”
이제 남은 쳐내야 할 것은 세레 나,엘프 유결.
필로틴 제국 황위 계승권자인 율 호.
천하십강 중 하나인 해왕이다.
단순하게 그들만 남았다면 여행 을 겸해 대륙을 이 잡듯이 뒤졌을 것이다.
하지만 요한에게는 해야 할 일이 더 있었다.
‘슬슬 백색병을 막을 준비도 해 야 하고…… 또 마고 후작과 약속 을 지키기도 해야 하고.’
거기에 마왕의 등장을 대비하기 도 해야한다.
한가롭게 놀 여유는 없었다.
몸을 좀 더 단련하고 여유를 가 지는 대로 바로 일곱 번째 코어를 구축할 준비를 해야 했다.
“공자님. 슬슬 로로바 영지 쪽에 도착할 것 같습니다.”
“그래? 오래 걸렸네. 로로바 영 지 가면 훈련 겸해서 몬스터 토벌 이나 할까?”
“어…… 저를 데리고 가시겠다는 그런 말씀이십니까?”
이반은 요한과 함께 다니며 매일 대련을 했다.
그러면서 강해지기는 했다.
하지만 지금 그가 바라는 것은 얼른 요한이 자신을 다른 곳으로 보내 주는 것이었다.
“그럼 나 혼자 가라고? 어떻게 그런 심한 말을 할수있냐? 너 변했 다?”
“아,아니죠. 하하하……어색하게 웃은 이반은 천천히 말 고삐를 당겼다.
멀리 사람들이 보이고 있었다.
“공자님!!”
“어서 오십시오!”
“어? 하온달 아냐? 넌 왜 왔냐?”
“공자님께서 로로바 영지 쪽에 병력을 보내라고 하셨잖습니까. 그 래서……병력을 이끌고 하온달이 직접 찾 아왔다.
마차에서 훌쩍 뛰어내린 요한은 그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아버지는? 너 필요 없다고 하시 든?”
“새로운 영지도 어느 정도 안정 이 되었습니다. 투왕과 백왕께서 힘써주셨고……“또 뭐가 있어?”
“새로운 영지에 상아탑 지부가 만 들어지고 레이몬님께서 당분간 머무 르며 도와주시기로 하셨습니다.”
바그너 영지는 저번보다 두 배가 넘게 넓어졌다.
관리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상아탑 지부를 설치해두는 것이 나 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아탑의 로드가 직접 찾아오는 경우는 없다.
하온달의 설명에 요한은 어이없 어했다.
“참 할일없는 노인네네.”
“그리고 공자님을 찾으셨습니다.”
“석상 때문에 그런 것이겠군. 알 았어.”
암왕이 왜 왔는지는 알 것 같았 다.
요한은 대수롭지 않게 말하고 손 사래를 쳤다.
“공자님. 그럼 바로 복귀하시는 겁니까?”
“주변 몬스터 토벌을 좀 하고 갈 까 했는데…… 레이몬이 기다리고있다면 난 바로 돌아가야겠네.”
하온달이 있다면 이쪽은 맡겨둘 수 있었다.
요한은 웃으며 마차로 다가갔다.
“공자님.”
“들었지? 바그너 영지에서 나 기 다리는 사람이 있다고 하니 난 가 봐야겠다.”
“……감사합니다.”
레이카는 살짝 고개를 숙였다.
요한 덕분에 영지를 되찾을 수 있게 되었고,가문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
“신년이 되면 월카스트 백작님을 꼭 찾아뵙겠습니다.”
"그래. 가신으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니까. 그때나 보자고.”
신년이라고 해 봐야 이제 몇 개 월 남지 않았다.
요한은 그녀의 팔을 툭툭 쳐 준 후 웃으며 말했다.
“하온달은 그럭저럭 쓸 만한 녀석 이니까 널 많이 도와줄 거다. 에…… 그리고. 뭐 필요한 거 있으면 연락 해.”
“연락하면 해주시는 건가요?”
그녀가 밝게 웃으며 묻자 요한은 고개를 저었다.
"보고 해줄게.”
“원래 주군은 가신을 지켜야 하 는 것 아닌가요?”
“그건 아버지한테 말하렴. 나는 그냥 바그너 가문의 사람일 뿐이니 까.”
그녀에게 말을 마친 요한은 병사 들이 끌고 온 밀•에 올랐다.
그리고 이반을 보았다.
"야. 넌 뭐하냐?”
“예? 전 왜요?”
“왜는 자식아. 가면서 나랑 놀아 야지.”
“히 익!?”
꽤 긴 시간을 요한에게 시달렸던 이반이 다.
이제 요한이 복귀하며 좀 쉬나 했더니 만.
신음성을 터트린 그는 시무룩히 고개를 떨궜다.
“예……하온달은 이반을 향해 쓴웃음을 지었지만 요한을 말리지는 않았다.
* * *신 바그너 영지에 도착한 요한은 거대한 저택에 도착하자 말에서 내 렸다.
그를 따라 말에서 내린 이반이 짐을 내리자 웃으며 말했다.
"야. 힘들었냐?”
“아,아닙니다. 고…… 공자님을 모시게 되어 정말 영광이었습니다.”
“그렇지? 내년 초에 수도에 갈 때도 같이 가자? 야. 너 요리 좀 하더라?”
돌아오는 길에도 꾸준히 시달린 이반이 다.
눈 밑에 기미가 거뭇거뭇한 그는 울먹거렸다.
이반은 말에서 내려 요한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공자님! 죽여주십시오!”
"원한다면 죽여주지.”
요한이 검을 뽑자 이반은 식은땀 을 흘렸다.
“아뇨. 진짜 죽여달라는 것이 아니라……“뭐라는 거야. 야. 내가 너 개긴 것 때문에 이러는 줄로 아냐? 내가 그렇게 속이 좁아 보여?”
“그럴 리 없잖습니까! 인자하시 고 관대하시며! 항상 조화를 꿈꾸 시는 공자님께서 그런……살아남기 위해 이반은 필사적으 로 아부했다.
그를 향해 웃은 요한이 검을 넣 었을 때.
두꺼운 외출복을 입은 윌카스트 백작이 걸어 나왔다.
“녀석아. 왔으면 바로 올 것이지이반은 왜 괴롭히고 있냐?”
“괴롭히다니요. 우리 친한데.”
요한은 이반과 어깨동무를 하며 싸늘히 말했다.
“야. 웃어.”
“하. 하하하……메마른 웃음을 짓는 이반을 향해 윌카스트 백작은 빙긋 마주 웃었다.
“이반. 요한을 보필하느라 고생 했네. 일주일 정도 휴가를 줄 테니 까 푹 쉬고 오게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 순간 이반은 윌카스트 백작에 게 목숨을 바치기로 결심했다.
“오. 휴가. 휴가받았으면 너 나랑 훈련 계속……“그건 나중에 하고. 요한. 암왕께 서 널 기다리고 계신다.”
“예. 그런데 할머니는요?”
기존의 바그너 영지에 있던 과자 집이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했다.
당분간은 월카스트 백작이 새로 운 영지를 다스려야 한다.
기존 바그너 영지는 일단 헤위안 자작이 다스리기로 했다.
그러니 그곳에 있을 빌헬미나를 불러야 했다.
“안 그래도 모시고 왔다. 걱정 말려무나.”
“그거 다행이군요. 아. 이쪽도 몬 스터 토벌해야 할 텐데. 영지가 늘 어났으니 갈 곳 많겠군요.”
“그래야지. 일단 상아탑 지부로 가보거라.”
“예. 그런데 옆에 있는 사람은 ,,윌카스트 백작은 자신의 옆을 힐 끔 보았다.
그의 옆에 서 있던 중년인은 요 한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공자님. 오래간만에 뵙겠습니다. 저는……“살롬? 살롬 마이스? 유리 유모 의 오빠?”
“하하. 절 기억하십니까?”
“알지. 헤인달 백작가의 집사잖아. 우리 어렸을 때 보지 않았던가?”
“하하. 맞습니다.”
요한과 프란츠의 외가이기도 한 헤인달 백작령에서 오랫동안 집사 를 했던 살롤이다.
어렸을 때 몇 번 본 적이 있었 고,회귀 전에는 그에게 도움을 받 은 적도 있었다.
당연히 요한이 모를 리 없었다.
“네 외할아버지께서 보내주셨단 다.”
영지가 넓어졌으니 인력이 늘어 야 했다.
살롬이라면 충분히 신뢰할 수 있 으니 집사를 맡겨도 된다.
“앞으로 잘 부탁해.”
“제가 잘 부탁드려야지요. 율리 아 님께서도 공자님께서 이리 성장 하신 것을 아신다면……“이미 돌아가신 분 얘기는 왜 꺼 내? 아무튼 아버지. 그럼 전 갔다 오겠습니다.”
"그래. 다녀오렴.”
훈훈하게 웃어 보인 윌카스트 백 작은 손을 흔들었다.
그에게 인사하고 요한은 곧장 마 을로 나갔다.
떠났을 때와 다르게 거리는 꽤나 안정된 분위기였다.
‘이 정도면 몬스터 토벌만 잘 해 주면 되겠구만.’
그럼 당분간은 훈련이나 하면서 휴식을 취하면 된다.
요한은 사람들에게 물어 상아탑 지부로 향했다.
“이리 오너라.”
“헉! 요한 공자님!”
요한의 얼굴을 아는 마법사는 그 에게 꾸벅 인사한 후 바로 호출을 시도했다.
잠시 후 레이몬이 내려오자 요한 은 웃으며 인사했다.
“하하. 레이몬. 오래간만입니다.”
“……너 나 좀 보자.”
싸늘한 표정으로 그를 끌고 간 레이몬은 요한의 어깨를 꽉 잡았다.
“오래된 자의 석상이 얼마나 위험 한 건데 그딴 식으로 써!? 아무리 네가 마스터라고 하더라도 석상의 광기에 취할 수 있다. 그리고……마스터인 요한이 광기에 취하여 사람들을 죽이고 나간다면 그 피해 는 걷잡을 수 없다.
그렇기에 사용에 주의하라고 했 는데 그런 식으로 써버리다니.
레이몬의 분노 섞인 눈을 마주하 며 요한은 씩 웃었다.
“제가 그딴 것에 휩쓸릴 사람으 로 보이셨다니. 사람 보는 눈이 없 으시군요.”
환생한 공자님께서 회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