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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환 공자님께서 돌아오셨다-170화 (170/400)

- 7권 20화

170. 의도치 않은 도움 (2).

훈련을 끝낸 요한은 뚱한 눈으로 프란츠를 보았다.

“왜 왔냐고.”

“아니 어떻게 안 옵니까?”

걱정하는 프란츠를 향해 요한은 피식 웃었다.

의자를 끌어와 앉은 그는 머뭇거 리는 간수에게 말했다.

“쉐이크 좀 가져와.”

“예!”

헐레벌떡 나간 간수가 쉐이크를 가져왔다.

요한이 그것을 홀짝거리자 프란 츠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얘기는 들었지만 여기가 감옥인 지 아닌지 모를 정도다.

"굉장히 편해 보이시는군요.”

“그래도 집만 못하지.”

“계속 여기 계실 생각이십니까?”

안 그래도 슬슬 나가야 된다고 생각하고는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프란츠를 움직이게 할 필요까지는 없었다.

“난 신경 쓰지 말고 네 할 일이 나 잘해.”

냉정하기가 얼음장 같다.

자신의 도움 따위는 필요 없는 듯한 요한의 모습에 프란츠는 입술 을 깨물었다.

“형님. 제가 형님을 위해 뭘 해 야 합니까?”

“딱히 할 것 없는데?”

“그래도.”

“네가 할 일은 단 하나. 추기제 에서 우승하는 것뿐이다.”

냉담한 어조로 말한 요한은 자리 에서 일어났다.

그가 다시 훈련을 하려 하자 프 란츠는 한숨을 내쉬었다.

“가봐.”

“저 나름대로 형님을 위해 뭔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굳이 필요 없다는데도 프란츠가 나서겠다고 한다.

그를 빤히 보던 요한은 어깨를 으쏙였다.

‘어차피 예만이 귀족원은 장악했 을 텐데.’

이번 일은 바깥에서 뭘 하든 큰 의미가 없었다.

예만이 귀족원을 장악하고,거기 에 로디악 기사단이 움직일 것이다.

귀족원은 쓸데없이 자존심이 강 한 곳이다.

그곳의 원장인 예만을 치안통제 국에서 공격했다는 것.

결코 몰랐다는 말로 끝날 일이 아니 었다.

거기에 로디악 기사단도 있었다.

요한은 에밀리를 구했다.

그것만으로도 로디악 기사단은요한에게 빚을 진 셈이다.

그런데 셀렌과 파이고가 치안통 제국의 공격까지 당했다.

로디악 기사단 역시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이 정도면 굳이 다른 쪽의 도움 을 받을 필요가 있나 싶은데.’

“마음대로 해라. 그리고 경고하 는데.”

훈련을 잠시 멈춘 요한은 프란츠 를 노려보았다.

“추기제 우승 못 하면 알지?”

“……알겠습니다.”

결국 요한에게 압박만 받고 프란 츠는 밖으로 나갔다.

복잡한 속내를 감춘 채 그는 터 덜터덜 신전으로 향했다.

바론 교단의 로디악 지부 담당 자.

주교 하이마스는 요한의 대부다.

그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도와달 라고 요청하려던 그는 신전 앞에 앉아있는 남자를 발견했다.

“프란츠 공자님!”

“어라? 야스진. 당신이 왜 여기 있는 거지?”

“공자님과 수도에 함께 왔습니 다. 그런데…… 소식 들으셨습니 까?”

요한이 잡혀간 것 때문일까?

야스진은 꽤나 불안해하고 있었 다.

그의 어깨를 토닥여 달래 준 프 란츠는 진중한 어조로 물었다.

“이미 들었어. 그런데 아버지께 는 연락 드렸나?”

“예. 사건이 터지고 바로 연락드 렸습니다. 아마 며칠 안에 수도에 오실 것 같습니다.”

“그래……? 혹시 마고 후작님께 서는?”

“같이 오실 겁니다.”

그나마 다행이다.

그가 안도하는 사이 야스진은 궁 금해했다.

“그런데 프란츠 공자님께서는 여 긴 왜 오셨습니까?”

“주교님께 도와달라 요청하려고 왔지.”

“안 그래도 제가 말씀드렸습니 다. 주교님께서도 치안통제국과 더 불어 왕궁에 직접 말씀을 전하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요한은 세이키엘이라는 타락천사 를 쓰러트렸다.

거기에 야도무 영지에서 대악마 를 지옥으로 되돌려 보냈다.

그런 선한 자가.

그런 영웅이 이유 없이 치안통제 국 부국장을 죽였을 리 없다.

하이마스가 직접 나서서 그것에 대해 국왕에게 말하러 갔다.

야스진이 설명하자 프란츠는 한 숨을 쉬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구나.’

“저도 할 수 있는 일을 어떻게든 해보려고 합니다.”

"왜? 추천장 때문에?”

“그것도 있지만. 요한 공자님께 받은 것도 많으니. 조금이라도 갚 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야스진이 어색하게 웃으며 말하 자 프란츠는 그를 빤히 보았다.

“그래. 받았으면 갚아야겠지…… 그럼 나는 가보지.”

“예. 공자님. 조심히 들어가십시 오.”

야스진과 헤어진 프란츠는 아카데미 거리를 걸었다.

벽면에는 아카데미에서 하는 공 연과 관련된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아카데미에서는 음악뿐만 아니라 학술,그리고 연구와 실험.

그런 것들을 아카데미 거리에 공 개하며 후원자를 모집하는 이들도 있었다.

물론 자신의 실력을 뽐내거나 훈 련을 위해서 나서는 이들도 있고.

프란츠 역시 그중 하나였다.

화려한 포스터의 옆에 적혀 있는 자신의 이름을 본 프란츠는 쓰게 웃었다.

“악성의 후계자……? 하하.”

말없이 포스터를 노려보았다.

자신의 얼굴이 그려진 포스터와 온갖 미사여구들.

그것을 읽는 프란츠의 옆으로 헤 이로나가 다가왔다.

“뭐해?”

“아니…… 헤이. 내가 이런 공연 을 할 정도가 될까?”

“되니까 하는 것이겠지?”

자신 없어 하는 프란츠를 향해 헤이로나는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보기에 프란츠에게는 재 능이 있었다.

“넌 잘할 수 있을 거야.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다고.”

이미 공연은 몇 차례 했었다.

그의 훌륭한 피아노 연주와 류트 연주는 이미 아카데미에서 꽤나 유 명한 것이었다.

거기에 아카데미의 음악교관인 악성 로바네치의 수제자이기도 했 다.

그런 그에게 쏟아지는 팬레터들 때문에 골치 아파하는 헤이로나는 프란츠를 토닥이며 달래주었다.

“그렇단 말이지……“무슨 생각하는 건데?”

의아해하는 헤이로나를 프란츠는 살짝 잡았다.

“헤이. 날 좀 도와줘.”

“뭐하려고.”

“형님이 저렇게 당하게 둘 수는 없잖아,프란츠는 왕궁 쪽을 힐끔 보며 나직이 중얼거렸다.

“절대 당하게 둘 수는 없지.”

프란츠가 결심하는 사이 야스진 은 곧장 도둑 길드로 향했다.

도둑 길드는 바쁘게 움직이고 있 었다.

“왜 이리 바쁜 겁니까?”

“아. 오셨습니까.”

서류를 받아 읽던 양유위는 자리 에서 일어났다.

“지금 상황이 꽤나 이상하게 흘 러가고 있습니다.”

“이상이요?”

“예. 치안통제국에서 의도적으로 요한 공자님을 쳐내려고 하고 있습 니다.”

“그럼 어떻게 합니까?”

“저희도 나름대로 힘을 쓰고 있습니다.”

요한이 이렇게 죽게 놔둘 수는 없었다.

이미 그가 준 달콤한 당근을 먹 어 본 양유위였다.

테인을 잡고 도둑 길드를 손에 넣게 해주었다.

그리고 다른 도둑 길드가 빚을 지게 만들었다.

그뿐인가?

요한 덕분에 이번 일로 할렘가가 무사할 수 있었다.

앞으로 그와 거래하며 얻어야 할 것들이 많다.

그런데 이렇게 당하게 둘 수는 없었다.

“무슨 힘을 쓰고 계십니까?”

“지금 치안통제국에서는 선동을 하고 있습니다.”

“선동이요?”

“예. 요한 공자님의 성격이 조 금……좋게 말해 상남자지만 그냥 대놓 고 말하면 말 그대로 망나니다.

그러다 보니 선동을 하기에는 딱 좋았다.

“요한 공자님은 영웅이라고 하실 수 있습니다.”

“그렇지요.”

다른 것은 둘째치고.

요한은 오랜 시간 로드만 왕국을 괴롭히던 몬스터 로드.

케리만을 잡은 사람이다.

케리만에게 당한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를 철천지원수라 생각하는 이 들은 많았다.

그 한을 풀어 준 사람이니 영웅 이라 불려도 이상치 않았다.

“그것을 부각해 볼 생각입니다.”

“그것을요? 어떻게……?”

“그건 저희 길드원들이 알아서 할 겁니다. 야스진 치유사님께서는 걱정 마시고 계십시오.”

“저는 아무것도 안 해도 됩니 까?”

야스진을 향해 양유위는 빙긋 웃 었다.

“아마 저희 길드원들이 활동하는 와증에 치안통제국의 공격을 받을 겁니다.”

선동을 선동으로 맞선다면.

그 과정에서 피해는 발생하기 마 련이다.

그럼 다치는 사람은 반드시 생긴 다.

“저희 길드원들을 치료해주실 수 있으십니까?”

“당연히 해야지요.”

“감사합니다. 도구들은 저희가 구비해 놓겠습니다.”

야스진이 나가자 책상에 앉아있 던 양유위는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될까……?”

그가 걱정하고 있을 때.

로디악 기사단의 사무실도 그리 조용한 것은 아니었다.

“사만 남작님!! 이걸 어떻게 그 냥 넘어갑니까!?”

파이고는 버럭 소리쳤다.

그의 외침에 난감해하던 귀족은 쓰게 웃었다.

“아니 그렇다고 하더라도. 셀렌 대장. 그리 생각할 일이 아니네.”

“치안통제국의 제안. 절대 받아 들일 수 없습니다.”

셀렌 역시 파이고와 같은 의견이 었다.

이 남자가 가져온 문서는 이번 요한의 일에 로디악 기사단은 개입 하지 말라는 요청서였다.

어쨌든 로디악 기사단도 중앙 귀 족이 모인 곳이다.

그러다 보니 중앙 귀족끼리의 협 조를 요청하는 일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이번 일은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치안통제국의 요원들과 저희가 싸웠다는 것은 잊으셨습니까?”

셀렌이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거 렸다.

당분간은 로디악 기사단에서 머 물기로 한 솔라도 웃어넘기지 않았 다.

“모험가로서 솔직히 그냥 넘어갈 수 없습니다.”

“로드만 왕국의 치안통제국에서 아무런 이유 없이 모험가를 공격했 습니다. 이건 절대 그냥 못 넘어가 죠.”

요미안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번 일,잘만하면 크게 이득을 볼 수 있는 일이었다.

모험가 길드에서도 각 나라의 치 안통제국 때문에 말이 많았다.

수도나 치안 유지를 해야 하는 곳.

그리고 위험하다 싶은 던전이나 중요한 유적.

그런 것을 발견하면 각 나라의 치안통제국에서 시비를 걸곤 했다.

그 나라에 있는 것이니 모험가 길드는 손대지 말라는 이야기였다.

안 그래도 그게 꽤나 눈꼴 시렸 었는데.

이번 일을 모험가 길드에 보고하 면 분명 힘을 실어 줄 것이다.

솔라와 마세츠,요미안이 냉담히 말하자 사만 남작은 땀을 흘렸다.

쉽게 풀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완강할 줄이야.

그는 슬쩍 눈을 돌렸다.

사만 남작의 시선이 향한 곳은 에밀리가 있는 곳이었다.

“에밀리 부단장. 이번 일을 어떻 게 생각하십니까?”

«fO ”

...... .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아리 오스 부국장의 일은…… 치안통제 국의 실수였습니다.”

아리오스 백작이 사베트의 연구 자료를 원했다.

하지만 그것 모두 로드만 왕국을 위한 일이다.

사만 남작은 정치가답게 달변으 로 에밀리를 설득해 나갔다.

하지만 에밀리는 그의 달변을 귀 담아들을 수 없었다.

‘요한…… 요한……지금 그녀가 신경 쓰는 것은 하 나뿐이었다.

그때.

철창 안에서 그녀는 똑똑히 보았다.

차원의 틈이 열리고 그곳에서 나 온 개를.

이 세상의 그 무엇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끔찍하고 기괴한 존 재를.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이 세상에 있는 어떤 존재도 그 개를 이길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런데 요한은 어땠나.

단 한마디만으로 공포스러운 개 가 물러나게 만들었다.

그런 요한과 적대해야 한다?

‘어리석은 짓이지……요한은 단순히 백작가의 공자이 고,마스터라고만 볼 수는 없었다.

그에게는 누구도 알 수 없는 비 밀이 있을 것이다.

그 비밀을 알아내지 못하는 이 상.

요한과 적대하는 것은 현명한 일 이 아니었다.

“에밀리 부단장!! 이것은 로드만 왕국을 위한 일입니다!! 부단장께서 허락해 준다면……!!"

사만 남작이 필사적으로 외치자에밀리는 고개를 저었다.

“저는 그를…… 그를 적대할 수 없습니다.”

‘만약 그가 톨라이도의 개와 관 련된 힘을 가지고 있다면……?’

그럼 로드만 왕국에 더 위험한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그러니 절대 적대할 수 없었다.

“……그게 무슨 의미요?”

에밀리의 말을 들은 사만 자작은 싸늘히 물었다.

그 말에 에밀리는 대답하지 않았 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로디악 기사단원들 은 당황하며 크게 술렁거렸다.

“야. 설마.”

“에밀리 부단장이 혹시……그들의 반응을 무시하며,에밀리 는 차분히 말했다.

“저는 절대 그와 싸울 수 없습니 다.”

환생한 공자님께서 회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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