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권 18화
168. 오. 자신 있나 봐? (2).
요한이 같잖다는 듯 비웃었을 때.
통로를 통해 또 다른 사람들이 모습을 보였다.
“공자님!!”
솔라,마세츠,요미안.
그리고 로디악 기사단원인 셀렌 과 파이고였다.
“이야. 용케 잘도 피해 다녔다?”
“하하. 위험했습니다.”
전투를 하기는 했나 보다.
그들에게는 아까까지 없었던 상 처들이 있었다.
로디악 기사단원들 속에는 셀렌 과 파이고도 있었다.
“어떻게 된 건데?”
“저들이 다짜고짜 비키라고 하길 래……솔라는 볼멘 어조로 아리오스를 가리켰다.
그녀를 향해 아리오스는 인상을 찌푸렸다.
하지만 요한이 있는데 뭐가 무섭 겠나.
그녀는 기세등등한 어조로 외쳤 다.
“싫다고 했더니 다짜고짜 공격했 습니다.”
"오. 그래? 치안통제국에서 모험 가를 이유없이 공격했다?”
“아까도 말했다시피 이곳은 우리 로드만 왕국에서 관리하는 곳이다. 특히나 수도 근교라면 더욱 그렇 지.”
“그래서. 우리뿐만 아니라 납치 되었던 사람들까지 공격하려 한거냐?”
나마스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것을 본 아리오스는 입술을 깨 물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는 곧 유들유들한 표정으로 말 했다.
"우리는 공격하지 않았는데?”
“뭐?”
“우리는 계속 너에게 부탁했는데 다짜고짜 공격한 것은 네놈 아닌 가.”
아리오스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 다.
이미 요한의 손을 잡은 에밀리의 일은 그냥 무마시켜버리겠다는 것 이다.
그는 황당해하는 에밀리를 향해 씩 웃고 요한과 그 뒤의 사람들을 보았다.
“사람의 말에는 직위에 따라 무 게가 실리는 법이지. 정 뭐하면 귀 족원에 제소해보게나. 자네의 말이 맞을지. 아니면 내 말이 맞을지 말 이야.”
“저들과 제가 증인입니다! 치안 통제국에서 먼저 저희를 공격하려 하셨잖습니까!”
기가 막혀 하던 에밀리는 거세게 외쳤다.
하지만 아리오스는 여전히 뻔뻔 할 뿐이 었다.
“납치된 것 때문에 혼란스러워하 는 이들이 무슨 정신으로 제대로 들었겠나?”
그를 빤히 바라보던 요한은 어깨 를 으쏙였다.
“사람의 직위에 따라 말의 무게 가 실린다?”
“그래. 고작해야 공자에 불과한 자네의 말에 무슨 무게가 실릴지는모르겠군.”
“그럼 내 말 말고 다른 사람 말 을 들으면 되겠군.”
요한은 고개를 돌렸다.
사람들 사이에 쪼그려 앉아있던 노인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를 본 아리오스와 치안통제국 요원들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어째서?”
“예만 원장님. 들으셨지요?”
“들었다네. 정말 믿을 수 없군. 치안통제국이 이토록 막 나갈 줄이 야!!”
예만은 노기 가득한 얼굴로 아리 오스를 노려보았다.
그 시선을 받으며 아리오스는 황 급히 요원을 잡고 물었다.
“예만 원장께서 실종되었다는 말 은 없었잖아!”
“그, 그렇습니다. 예만 원장 으......w치안통제국에서 모를 수밖에 없 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예만이 사베트에 게 잡힌 것은 불과 한 시간도 되기 전이니 말이다.
“그런데 나마스 왕자님께서는 어 떻게 오신 겁니까?”
“우연히 로디악 기사단과 만났 지. 예만 원장도 사라졌다는 말에 자네들을 수소문해서 바로 온 것이 야.”
“그렇습니까?”
요한은 힐끔 로디악 기사단원들 에게 시선을 보냈다.
그가 바라보자 로디악 기사단원 들은 꽤나 송구스러워했다.
다음 대상자가 예만일지도 모른 다는 말은 들었다.
그런데도 예만이 납치되게 둔 것 이 꽤나 부끄러운 듯 보였다.
"뭐. 그건 됐고.”
가볍게 손사래를 친 요한은 예만 원장을 앞세웠다.
“예만 원장님 앞에서도 한번 지 껄여보시지? 직위가 말의 무게를 결정한다고 말야.”
아리오스의 표정은 점점 흙빛으 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만약 이곳에 예만이 있었다는 것 을 알았다면 그렇게 나서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에밀리를 노려보았다.
“에밀리 부단장!! 어째서 말하지 않았나!”
“제가 왜 말해야 합니까?”
이미 아리오스의 행태로 그에게 꽤나 실망한 에밀리였다.
그녀가 차갑게 대답하자 아리오 스는 지팡이를 꽉 쥐었다.
요한과 에밀리 정도만 있었다면 무리를 해서라도 싸웠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자리는 압도적으 로 불리했다.
로디악 기사단.
그리고 성철쇄 기사단.
거기에 왕족인 나마스까지 있다.
명분도,직위도.
모든 것이 불리한 상황이었다.
“쳇!”
아리오스는 몸을 돌렸다.
불리한 상황에서 계속 강짜를 부 려봤자 남는 것은 없다.
그가 그냥 가려 하자 요한은 품 에 넣어 둔 단검을 던졌다.
-채앵 H몸에 둘러 둔 실드 마법이 요한 의 단검을 튕겨냈다.
그가 자신을 공격한 것에 아리오 스는 이를 갈았다.
“뭐하는 짓이냐!!”
“너야말로 뭐하는 짓이냐? 난 가 도 된다는 말 안 했는데.”
“뭐?”
아리오스의 일그러진 표정을 마 주하던 요한은 어깨를 으쓱이며 한 걸음 걸었다.
“야. 사람이 말을 내뱉었으면 그 말에 대한 책임은 져야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이냐.”
"남한테 누명을 씌우려고 했다면 그게 되돌아갈 것쯤은 각오했어야 하지 않냐?”
“귀족원에 제소해봐라.”
콧방귀를 뀐 그가 다시 몸을 돌 리려 하자 요한은 또 단검을 던졌 다.
또다시 실드 마법이 깨져버렸다.
“귀족원까지 갈 것 있나. 난 지 금 너한테 결투 신청할 건데.”
“난 기사가 아니라서 그 결투 신 청을 받아 줄 이유가 없군.”
요한은 천하십강인 율경을 쓰러 트렸다.
일대일로 붙어봤자 승산은 없다.
요원들의 도움을 받는다면 모를 까.
그것이 아니라면 멍청하게 붙을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요한이 가 만히 있을 사람은 아니었다.
“그럼 그냥 죽든가.”
빙글 검을 돌려 잡은 요한이 뛰 었다.
그의 미스릴 검이 내리쳐지자 아 리오스는 이를 갈며 외쳤다.
“네놈! 이 일을 중앙 귀족들이 알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내가 그딴 거 무서웠으면 차이 로 백작이랑 싸웠겠냐?”
-채앵!!!
미스릴 검과 부딪힌 실드가 한 순간에 깨졌다.
그 틈을 노린 요한은 그대로 오 러 블레이드를 휘둘렀다.
어떻게든 막기 위해 다시 실드 마법을 펼쳤지만.
요한의 오러 블레이드를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서걱!!
팔이 베였다.
그 고통에 인상을 찡그린 아리 오스는 다급히 외쳤다.
“요한을 쳐라!!”
그의 외침에 따라 치안통제국의 요원들이 움직였다.
하지만 요미안과 솔라,마세츠 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어딜!!”
“어이!! 댁들도 아까 당했잖아!”
"아! 그렇지!!”
치안통제국의 공격에 당한 것은 모험가들만이 아니었다.
로디악 기사단 역시 마찬가지였 다.
셀렌과 파이고는 검을 뽑으며 외쳤다.
“로디악 기사단!! 치안통제국을 상대하라!!”
그들의 외침에 로디악 기사단원 들은 일단 무기를 뽑았다.
그리고 빠르게 전의를 다졌다.
“저 새끼들!”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었던 놈들이야!!”
잘 됐다 싶었다.
상황이 흘러가는 것을 들어보니 치안통제국에서 공을 얻기 위해 요한에게 누명까지 씌우려 했다.
그리고 에밀리와 더불어 예만 원장까지 치려고 했다.
그런 것이면 당연히 요한의 편 에 붙는 것이 나았다.
거기에 로디악 기사단은 옛날부 터 치안통제국과 사이가 좋지 않 았다.
왕궁을 수호하는 로디악 기사 단.
치안을 통제하는 치안통제국.
서로의 업무가 겹치는 경우가 많으니 마찰도 많았다.
그런데 이렇게 대놓고 붙을 기 회가 생겼다.
그럼 한 명이라도 더 잡아 치안 통제국의 힘을 약화시켜야 한다.
“죽여!!”
“없애버려!!”
아슬아슬하던 긴장의 실이 끊어 지고 순식간에 전투가 커져 버렸 다.
요한과 아리오스의 마찰.
그것이 불러일으킨 불화는 로디 악 기사단과 치안통제국의 싸움이 되었다.
마법을 쓸 수 있는 요원들이 마 법을 쓰고.
익스퍼트인 기사들이 오러를 담 아 검을 휘둘렀다.
작정하고 서로를 죽이려 드는 두 집단을 보던 나마스는 크게 외 쳤다.
이들 모두 로드만 왕가의 힘이 다.
이렇게 허무하게 잃을 수는 없 었다.
“그만H 뭣들 하는 짓이냐!!”
하지만.
“흡!!”
그의 외침에도 요한은 검을 멈 추지 않았다.
이미 아리오스를 거의 압도한 요한이 었다.
나마스가 외쳤다고 해서 멈출 생각 따위는 추호도 없었다.
“억!!”
빛처럼 쏘아진 요한의 검은 가 법게 아리오스의 목을 그어버렸 다.
그가 목을 부여잡고 비틀거린 순간.
요한은 오러 블레이드를 내밀었 다.
-푹!!
그의 심장에 오러 블레이드가 꽂혔다.
핏발 선 눈으로 요한을 노려보 던 아리오스가 축 늘어지자 요한 은 어깨를 으쏙이며 말했다.
“전투 중지!!”
이미 다 잡아놓고 전투 중지라 니.
어이없어하면서도 솔라와 마세 츠,요미안은 뒤로 물러났다.
로디악 기사단 역시 방어하며 전투를 멈췄다.
치안통제국과 로디악 기사단의 싸움에서 중상자는 없었다.
그래도 로디악 기사단은 만족했 다.
요한이 아리오스를 죽인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었다.
“부국장님!!”
“개자식!! 죽여버리겠다!!”
좋아하는 로디악 기사단과 다르 게 치안통제국 요원들은 완전히 꼭지가 돌았다.
그들이 적대감 섞인 시선으로 요한을 노려보자.
그는 씩 웃으며 검을 들었다.
“오. 계속하겠다고? 그럼 받아 줘야지. 로드만 왕국의 기사로서 왕가의 명령을 무시하는 놈들을 어떻게 그냥 두겠나? 안 그런 가!!”
그의 뒤에 서 있던 로디악 기사 단원들과 모험가들은 살기 어린 표정으로 무기를 들었다.
"그래. 아예 오늘 치안통제국뿌리를 뽑자. 좋지!?”
“예!!”
“치안통제국의 임무 따위 저희 로디악 기사단에서 다 할 수 있습 니다!!”
같은 적을 둔 자는 친구가 된다 고 하던가.
치안통제국이라는 공통의 적을 둔 요한의 외침에 로디악 기사단 원들은 바로 동의했다.
그들을 보며 나마스는 얼굴을 감싸 쥐었다.
“그만!! 치안통제국!! 너희도 멈 춰라!”
“하지만 저자가 부국장님을 죽 였습니다!!”
“절대 이 일은 그냥 넘어갈 수 없습니다!”
“그럼 너희 치안통제국에서 우 리 부단장과 귀족원장님을 해치려 고 한 건 어쩔 건데!?”
순식간에 다시 불이 붙기 시작 한다.
그들을 둘러 보던 나마스는 이 를 갈며 외쳤다.
“그만하라고 했을 텐데!!”
양측 진영의 분위기가 소강상태 가 되었다.
서슬 퍼런 외침으로 그들을 멈 춘 나마스는 성철쇄 기사단원들에 게 말했다.
"요한을 체포하라.”
“예.”
어쨌든 요한이 아리오스를 죽인 것은 사실이다.
이번 일을 그냥 넘어갔다간 중 앙 귀족 측에서도 용납하지 못할 것이다.
성철쇄 기사단원들이 다가오자 솔라와 마세츠 요미안은 무기를 들었다.
“어허. 왜 이러시나.”
“수도를 혼란스럽게 하던 놈을 잡아주신 분을 체포하기라도 하려 는 건가?”
"이래서 인간들은……세 모험가가 자신을 지키려 하 자 요한은 웃었다.
“하하. 됐어. 왕자님의 명령이니 따라드려야지.”
그는 미스릴 검도 아공간 주머 니에 넣고 양손을 내밀었다.
“가지요.”
싱긋 웃으며 요한이 말하자 나 마스는 한숨을 쉬었다.
“그래도 따라주니 고맙군.”
“별말씀을. 어쨌든 저는 귀족 살해의 죄를 저질렀으니. 이 일의 처분은 귀족원에서 맡겠지요.”
싱글벙글 웃으며 요한은 예만을 보았다.
예만은 기다렸다는 듯 크게 고 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그렇지. 어쨌든 그 역 시 귀족이니까.”
“그럼 귀족원의 판결에 맡기겠 습니다. 자. 자. 갑시다.”
성철쇄 기사단원들은 질린 표정 으로 요한을 보았다.
그의 팔에 수갑을 채운 그들은 요한을 데리고 가버렸고.
나마스는 얼굴을 쓸어 만진 후 남은 기사들에게 명령했다.
"이곳을 정리하고 예만 원장을 모셔라.”
성철쇄 기사단이 움직이는 것을 본 나마스는 아리오스의 시체를 보았다.
치안통제국의 부국장이 죽었다.
이것을 치안통제국이, 그리고 중앙 귀족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지.
그것이 나마스는 걱정되었다.
"한차례 폭풍이 불겠군.”
환생한 공자님께서 회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