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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환 공자님께서 돌아오셨다-113화 (113/400)

- 5권 13화

113. 북방행 (2).

펠론 백작의 꼴은 말이 아니게 되었다.

멋들어지게 정리한 회색의 머리 나 수염에서 끈적한 체액이 뚝뚝 떨어진다.

비싼 갑옷과 비단옷 역시 체액으 로 더럽혀져 버렸다.

“네놈……!”

펠론 백작은 요한을 노려보며 이 를 갈았다.

누가 봐도 일부러 한 짓이다.

웜은 죽어가고 있었다.

굳이 요한이 나서지 않아도 되는 것이었다.

요한이 일부러 나선 이유가 자신 을 도발하기 위한 것임을 펠론 백 작은 단번에 눈치챘다.

하지만 다른 이들까지 눈치챈 것 은 아니었다.

“웜을 두 마리나 잡다니!"

“역시 마스터가 있으니 다르구 나!”

아무것도 모르는 이들은 환호성 을 터트렸다.

펠론 백작이 직접 나서서 웜을 끌어냈고,그것을 이용해서 요한이 웜을 잡았다.

다들 그렇게만 알고 있는 것이었 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손발은 잘 맞는구만,“이야. 요한 공자님과 펠론 백작 님께서 계시지 않았다면 어쩔 뻔했 어?”

웜의 크기에 놀란 이들이 떠들며 둘을 추앙했다.

하지만 펠론 백작은 요한을 노려 볼 뿐이었다.

“네놈. 일부러 그런 것이냐.”

그가 확신을 담아 으르렁거렸지 만 요한은 아무렇지 않게 싱글거렸 다.

“웜이 두 마리나 있을 줄은 누가 알았겠어? 정말 아깝…… 아니. 위 험했네.”

모두가 눈치채기도 전에 웜의 접 근을 눈치첸 요한이다.

그가 두 번째의 웜을 정말 몰랐 을까?

하지만 요한이 발뺌을 하는 이상 그것을 추궁할 수는 없었다.

“자. 이거나 받아가라고.”

아까 잡은 원의 시체에서 요한은 펠론 백작의 창을 챙겼다.

웜의 녹색 체액으로 잔뜩 더럽혀 진 창이다.

손을 대는 것도 싫다는 듯 요한 은 그 창을 강하게 걷어찼다.

강한 기세가 담긴 창이 날아오자 펠론 백작은 이를 갈며 창을 잡아 챘다.

“웜의 체액은 몬스터를 끌어들이 는 효과가 있는데. 좋겠네."

씩 웃은 요한은 펠론 백작의 얼 굴에서 떨어져내린 체액을 가리켰 다

"몬스터와 많이 싸울 수 있어서. 모험가나 하는 건 어때?”

“……흥.”

이글거리는 눈으로 요한을 노려 보던 펠론은 창을 바닥에 꽂아 넣 고 자신의 부대로 향했다.

펠론을 따르던 기사들이 창을 챙 기고 그를 따라가자,요한을 향해 마고 후작이 다가갔다.

“그런데 갑자기 왜 웜이 두마리 나 나타난 걸까?”

마고 후작은 월의 크기를 살폈 다.

웜이 평원지대에 살고 있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웜은 영역의식이 강한 몬 스터다.

두 마리나 한꺼번에 나오는 경우 는 극히 드물다.

마고 후작의 호기심을 요한은 벌 판 끝 쪽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결 해주었다.

“저쪽에서 사냥을 하고 있었나 보군요. 두마리나 쫓겨서 온 것 같 은데.”

“어?”

눈을 가늘게 뜨고 요한이 가리킨 쪽을 본 마고 후작은 입술을 깨물 었다.

어느새 벌판의 끝에는 흙먼지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전원 경계하라!!”

흙먼지를 눈•치첸 헤르듀크가 거 세게 외쳤다.

또다시 전투가 벌어질지도 모른 다는 생각에 다들 무기를 들고 경 계했다.

하지만 그 경계는 오래 가지 않 았다.

다가오는 이들은 로드만 왕국의 깃발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깃발 밑에 있는 거구 의 중년인을 발견한 로만 후작은 마지막 말을 작게 내뱉었다.

“사냥일까? 아니면 다른 의미였 을까?”

“그거야 모를 일이지요.”

잠시 후 흙먼지를 뿜어내며 달려 온 이들이 말에서 내렸다.

검은색 경갑을 입은 삭막한 전사 들이었다.

말에서 내린 그들이 한쪽 무릎을 꿇고 예를 갖췄을 때.

그들과 함께 온 검은 경갑의 중 년 전사는 천천히 말에서 내렸다.

“어서들 오시오. 이거 우연이군. 우리가 사냥을 하는 시기에 여기서 만나게 될 줄이야.”

다른 전사들보다 더 삭막한 인상 을 한 전사.

북방군의 주요 병력인 레인저들 을 이끌고 온 그가 바로 북방군 사 령관 타로트 로드만이었다.

많은 이들의 인사를 받으며 근엄 한 표정을 짓는 타로트를 향해 요 한은 살짝 묵례했다.

그리고 고개를 숙인 채 마고 후 작에게 말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 람 속은 모른다고 하잖습니까.”

“그렇지.”

마고 후작은 예전에 요한에게 들 었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북방의 수호자이며 검은 요새의 사령관.

타로트 로드만을 그는 복잡한 시 선으로 바라보았다.

요한과 마고 후작이 짧게 이야기 를 나누는 사이 헤르듀크는 타로트 에게 다가갔다.

“오래간만에 뵙습니다. 숙부님.”

“어서 오시게. 조카님.”

다가온 헤르듀크가 인사하자 타 로트는 가볍게 인사를 받았다.

오랜 시간 전장에 있었기 때문일 까?

타로트에게서는 왕족이 보이는 고귀함이 없었다.

하지만 그 대신 압도적인 카리스 마를 지녔다.

그는 모두를 한차례 둘러보며 여 유롭게 말했다.

"웜의 습격을 받은 듯 하군.”

“그렇습니다.”

“용케 무사했네. 원이라면 무시 할 수 없는 몬스터인데 말이야.”

전투의 흔적은 있지만 피해의 흔 적은 없다.

그 말은 월을 쉽게 잡았다는 이 야기다.

타로트가 흥미로워하자 헤르듀크 는 뒤를 가리켰다.

“펠론 백작과 요한 덕분입니다.”

“요한?”

“예. 절맥에서 걸렸던…… 듣지못하셨습니까?”

“알아야 하나?”

“그건 아니지만……타로트가 요한에 대해 모른다는 것이 헤르듀크는 놀라웠다.

요한은 현재 로드만 왕국에서 꽤 나 유명했다.

그가 절맥을 치유한 것.

마스터가 된 것.

천마리 검은 염소를 쌓는 방법을 가진 것.

로드만 왕국의 귀족이라면 대부 분 아는 이야기였다.

요한에 대한 설명을 하려는 헤르 듀크를 손으로 막은 그는 슬쩍 시 선을 돌렸다.

타로트의 시선 끝은 요한에게 닿 아 있었다.

“요한이 라……“바그너 백작가의 장남. 요한 바 그너라고 합니다.”

요한이 예를 표하자 타로트의 눈 에 흥미가 서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뿐타로트는 냉담히 휙 몸을 돌렸 다.

‘흥미는 있지만 지금은 관심을 두지 않겠다는 건가? 현명하네.’

지금 해야 할 일은 주변 정리와 더불어 물자를 수송하는 것이다.

당장 자기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났다고 그에게 집중할 필요는 없 었다.

이야기할 시간은 충분히 있으니 말이다.

“웜의 시체는 북방군에서 처리하 도록 하겠다.”

웜의 시체는 유용하게 쓰인다.

고기는 잘 말려 전시에 육포로 쓸 수도 있다.

가죽은 튼튼하고 뼈는 가공하면 무기로도 사용이 가능했다.

거기에 웜의 체액은 몬스터를 끌 어 모으는데 쓸 수도 있다.

이런 것을 보면 웜 한 마리가 가 지는 가치는 상당하다고 할 수 있 었다.

그것을 타로트가 독식하겠다 했 지만 이 자리에서 그것을 지적하는 이들은 없었다.

아니.

있었다.

“가져가시는 것은 좋지만 대가는 지불하셨으면 합니다만.”

요한 때문에 웜에게 당할 뻔했 다.

거기에 체액까지 뒤집어썼다.

가뜩이나 짜증이 나 있는 펠론 백작이 었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타로트가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니 그냥 넘어 가기 힘들었다.

“원을 잡은 것도 저희 쪽입니다 만.”

“그래서?”

펠론 백작의 저런 태도를 겪은 것도 처음이 아니었던 것일까?

타로트는 별다른 화를 내는 대신 그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그만한 대가를 지불해주셨으면 합니다.”

“대가라. 뭘 원하지?”

“그것은 차후 말씀드리도록 하겠 습니다.”

타로트는 펠론 백작을 뚫어지라 응시했다.

그의 시선에는 흥미와 더불어 상 대에 대한 짜증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눈치채는 이는 마 고 후작,그리고 요한 뿐이었다.

“지금 이렇게 나오는 것은…… 로만 후작의 명령인가?”

"지금 말씀드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좋다.”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타로트는 더 이상의 대화를 거부했다.

그가 말에 올라타자 레인저들은 웜의 시체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바로 가도록 하지.”

레인저들이 알아서 웜의 시체를 처리해 가져올 것이라는 설명은 필 요하지 않았다.

자기 할 말만 한 타로트가 몇몇 레인저들과 함께 가버리자 헤르듀 크는 한숨을 토해냈다.

“휴우. 타로트 숙부님과는 몇 번 을 마주해도 긴장된다니까.”

“타로트 사령관께서는 항상 그러 셨지요. 자. 저희도 가도록 합시 다.”

마고 후작이 마차로 향하자 요한 은 힐끔 펠론 백작을 보았다.

타로트에게 대놓고 저항을 했지 만 펠론 백작은 딱히 두려워하지 않았다.

아니.

원래 성격이 더러운데다가 다혈 질인 펠론 백작은 그렇다고 치자.

헤본 남작까지 그를 말리지 않고 있었다.

그 말은 지금 펠론 백작의 행동 이 어느정도는 계획된 것이라는 이 야기다.

요한은 마차로 향하며 머리를 굴 려 보았다.

‘로만 후작이 시킨 걸까? 뭐지?’

회귀 전에는 이런 일이 없었다.

적어도 타로트가 왕좌를 차지하 기 전까지 로만 후작은 타로트와는 좋은 관계를 유지했었다.

펠론 백작도 다혈질이기는 하지 만 타로트 앞에서는 그래도 예를 갖추기는 했었다.

그런데 펠론 백작이 고작해야 원 두 마리 때문에 타로트에게 저항하 는 이유가 뭘까?

마차에 도착했을 때 쯤 되어서야 요한은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도르마나 백작령 때문이군.’

회귀 전에는 도르마나 백작령에 서 나는 질 좋은 철광석을 로만 후 작이 차지하고 있었다.

그 덕분에 타로트를 지원하는 일 이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도르마나 영지는 마고 후작 측 사람인 파논 백작이 가져갔다.

물론 로만 후작은 다른 영지를 공격해 새로운 철광산을 확보하기 는 했다.

하지만 그곳은 기존 것보다 훨씬 질이 떨어지는 철광산이다.

그러니 타로트에게 보내야 할 철 광과 무기의 수와 질이 떨어지게 된다.

‘원래 보내야 할 무기와 방어구 의 품질과 양이 줄어들 테니까거기서 굽히는 것이 아닌, 저항 함으로써 유리함을 가지려는 것이 다.

대충 상황을 예측한 요한은 히죽 웃었다.

‘이거 일이 너무 쉽게 풀려가는 데?’

안 그래도 로만 후작과 로드만 왕가 사이를 이간질할 계획을 세우 고 있던 요한이다.

그런데 자기들 스스로 빌미를 제 공해주니 어찌 좋지 않겠는가.

요한은 마차에 올라타며 싸늘히 웃었다.

‘이 기회. 제대로 써먹어 주지.’

“왜 그리 웃나?”

"그냥 좋아서 그렇습니다. 하하. 타로트 사령관님은 보기만 해도 멋 있는 것이 참으로 따를 만한 분 같 군요.”

"숙부님께서 기사의 귀감이시기 는 하지.”

“정말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일찍이 후계자 경쟁에서 나라를위해 물러나신 분이다.”

“그렇습니까?”

“그래. 기사로서 나라를 지키려 는 분을 어찌 존경하지 않겠나.”

‘과연 그럴까.’

회귀 전에 타로트의 밑에 있었던 요한이 다.

그가 왜 물러났는지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때 당시에 타로트의 힘이 부족 했기 때문이었다.

후원하는 귀족도 적고 가진 것이 라고는 자신을 따르는 기사 몇몇이 다인 타로트였다.

그러니 그는 승산이 없는 후계자 경쟁에서 스스로 사퇴해버렸다.

그 후 왕위에는 관심 없다는 것 을 드러냈다.

그리고 견제를 피하고 왕가의 지 원을 받아 힘을 길렀다.

그렇게 수십 년간.

타로트는 독자적인 세력과 레인 저들을 키워냈다.

‘만약 타로트가 진짜 왕위계승권 에 관심이 없었다면 그때도 나서지 는 않았겠지.’

하지만 타로트는 회귀 전 갑작스 리 왕위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무려 수십 년간 그것을 노리며 참아온 것이다.

그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헤 르듀크를 향해 요한은 빙긋 웃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말을 마친 요한은 바로 마차에 타고 눈을 감았다.

환생한 공자님께서 회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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