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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환 공자님께서 돌아오셨다-56화 (56/400)

- 3권 6화

56. 없으니 만든다 (1).

땅과 싸우는 농부들은 겨울이 다 가오면 수확해둔 농작물을 이용해 한해의 마지막을 즐긴다.

사냥꾼들 역시 겨울의 한기가 찾 아오면 사냥감의 가죽을 팔아 따뜻 함을 장만한다.

상인들도,공인들도.

다들 겨울은 안식의 계절이라 생 각한다.

하지만 그 안식의 계절에도 쉴수 없는 이들은 있었다.

“하아아아아!!”

차게 식어 딱딱히 굳은 흙바닥에 핏물이 흩뿌려진다.

벚꽃이 흩날리듯 뿌려진 붉은 피 가 얼어붙은 땅을 녹이는 사이.

차가운 바람이 기사의 몸을 감쌌 다.

한걸음 성큼 다가온 겨울은 자신 의 존재감을 알리듯 추위를 퍼트리 고 있었다.

하지만 전투의 열기로 달아오른 기사는 그것을 신경 쓸 겨를이 없 었다.

“으랴!!”

멈추면.

-캬아아아!!

죽는다.

날카로운 단검을 든 흉측한 얼굴 의 고블린이 뛰어올랐다.

고블린의 단검이 자신을 노리자 기사는 고블린을 쳐낸 후 날아든 돌을 방패로 막았다.

“일대니 공격!!”

다섯의 기사들이 고블린들의 진 형을 무너트리는 사이 창을 든 병 사들이 움직였다.

양모와 가죽옷으로 단단히 몸을 싸맨 그들이 창을 휘두를 때마다.

-캬아아아…….

-크에에에…….

고블린들은 하나둘씩 목숨을 잃 어가고 있었다.

“어서 처리해!! 여기를 끝내야 공자님을 지원할 수 있다!!”

기사들을 이끌던 하온달은 검을 들며 외쳤다.

아카데미에서 공부를 했다는 이 유로 유저도 안되는 그에게 부단장 의 직책이 맡겨졌다.

파격적인 승진이지만 그만큼 책 임도 무거워졌다.

한 번의 판단 미스는 동료의 죽 음을 부른다.

비록 적이 약한 몬스터인 고블린 이라고 하더라도.

방심은 죽음을 부른다.

-캬아!! 크륵! 키엑!!

얼어붙은 땅을 파고 숨어 있던 고블린 네 마리가 몸을 일으키고 산 위로 도망쳤다.

하지만 하온달은 그들을 쫓지 않 았다.

“흡!!”

일격.

그리고 또다시 일격.

일검에 고블린들을 베어 넘기며 내려오는 검사가 있었기 때문이었 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납치된 이 들은 구출하셨습니까?”

얼어붙어 미끄러운 땅을 밟으며 내려온 비쩍 마른 남자.

바그너 영지의 공자,요한은 뒤 를 가리켰다

그제서야 하온달은 안도했다.

“휴우……그가 가리킨 곳에서는 고블린에 게 납치되었던 사람들이 공포에 질 린 채 걸어 내려오고 있었다.

“고생하셨습니다. 저항이 만만치 않았을 텐데……“그래 봐야 고블린이지. 그나저 나 양동이라. 나쁘지 않은 작전이 었다.”

“아닙니다. 요한 공자님이라면 혼자서도 소굴을 처리하실 수 있으 셨을 텐데……그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마스터인 데다가 전생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요한이었다.

고작 고블린 서른 마리 정도 있 는 소굴을 쓸어버리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그렇긴 하지만 그사이 포로들이 당할 수도 있었지.”

“포로들의 상태는 어떻습니까?”

“겁에 질린데다 굶주리고 다친 이들이 있긴 하지만 목숨에 지장은 없어.”

“이 모든 것이 공자님 덕분입니 다.”

고블린들에게 납치되었던 사람들 은 다행히 큰 문제가 없었다.

소식을 듣고 요한이 빠르게 음직 인 덕분이다.

하온달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손을 흔들었다.

“이리로 오도록.”

바그너 영지에 속한 마을 중 하 나인 케논 마을의 영지민들이었다.

마을이 습격당했다는 소식을 듣 고 근처에 있던 요한의 토벌대는 빠르게 움직였다.

그야말로 천운이라 할 수 있었 다.

만약 근처에 요한의 토벌대가 없 었다면 어쨌겠는가.

이들 모두가 고블린의 식사가 되 었을지도 모른다.

“감사합니다…… 흑흑.”

“감사합니다. 나으리…… 감사합 니다……포로로 잡혀 있던 사람들은 눈물 을 펑펑 쏟으며 요한에게 허리를 숙였다.

감사를 표하는 그들을 보던 요한 은 하온달을 가리켰다.

“양동작전을 제안한 하온달 덕분 에 너희들을 쉽게 구할 수 있었다. 감사는 저 녀석에게 해.”

요한의 평가에 사람들은 하온달 에게도 허리를 숙였다.

개중에는 땅에 엎드려 고개를 조 아리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하온달은 그들의 감사 인 사보다 요한의 평가에 더욱 기뻐했 다.

“가,감사합니다.”

하온달은 요한의 칭찬에 살짝 흥 분했다.

요한은 칭찬에 꽤나 인색하다.

그러니 그의 칭찬을 받으면 기분 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저들을 데려다줘.”

“공자님께서는……?”

“난 주변을 더 둘러보고 갈 테니 까.”

청강으로 만들어진 검을 가볍게 들어 올린 요한은 망토를 잡았다.

지난번 상아탑 지부에서 물건을 보내며 함께 보낸 보온의 망토였다.

영구적인 보온 기능이 걸려 있는 망토라서 겨울에 쓰기에는 꽤 좋다.

물건 좀 늦게 보낸다고 준 보상 품치고는 상당히 좋은 물건이었다.

어쩌면 이 또한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는 표시일지도 몰랐다.

그가 망토를 두르자 구원받은 사 람들은 눈물을 쏟으며 다시 한 번 요한에게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공자님! 고맙습니 다!”

“아,앞으로 공자님을 망나니라 고 부르는 개놈들은 제가 입을 찢 어 버 리겠습니 다! 감사합니 다!”

고블린에게 납치되어 죽을 날만 을 기다리던 사람들로서는 요한이 영웅으로 보일 뿐이었다.

그가 바그너 영지에서 어떤 평가 를 받든 말이다.

하지만 그들의 인사에 요한은 대 꾸조차 하지 않았다.

그저 말없이 하늘을 바라 볼 뿐.

“아……그의 시선을 따라 기사단과 사람 들도 하늘을 보았다.

한 송이.

한 송이.

올해의 첫 눈이 내리고 있었다.

“춥다. 눈 쌓이기 전에 빨리 가 라.”

휙 몸을 돌린 요한이 산으로 올 라가자.

사람들은 그의 뒷모습을 보며 경 애를 바쳐 고개를 숙였다.

토벌대가 사람들을 데리고 내려 가자 요한은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날이 춥다.

겨울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쏟아지던 눈 알갱이가 점점 커져 가고 있었다.

그렇게 바그너 영지에 안식의 계 절이 찾아오고 있음에도.

요한은 안식을 즐길 수 없었다.

그렇지만.

‘이제 남은 건 이쪽에 있는 유적 청소 정돈가……? 하하……“하. 쉽다. 쉬워. 너무 쉬워서 웃 음만 나오네.”

그는 그가 겪었던 모든 삶 중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한 겨울을 즐기고 있었다.

* * *요한이 영지의 주변 정리를 시작 한 지 삼주가 지났다.

그동안 요한은 먹고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모두 토벌과 훈련에만 시 간을 투자했다.

바쁜 나날이었지만 그만큼 성과 는 있었다.

“얼추 정리는 된 것 같은데.”

그래도 안심할 수는 없었다.

몬스터들은 바퀴벌레 같은 놈들 이라 언제 어디서 튀어나을지 모른 다.

그러니 주의해서 나쁠 것은 없었 다.

‘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 위험하 다 뭐하다 해서 안 오면 진짜 위험 하게 만들어주지.’

싸늘한 눈으로 지도를 내려다보 던 요한이 이를 악물었을 때.

고소한 향기가 그의 코를 찔렀 다.

“밥 먹자〜 요한. 밥 먹을 때만이 라도 좀 쉬는 건 어떻겠니?”

“아. 예."

빌헬미나가 살갑게 나무라자 요 한은 지도를 접어 옆에 놓았다.

그사이 넓은 테이블에 하나둘씩 먹음직스러운 요리들이 놓이기 시 작했다.

“요새 너무 바쁜 거 아니니?”

“해야 할 일 하는 것뿐이에요.”

“요새 살이 더 빠지는 것 같아 이 할미는 걱정이다.”

빌헬미나는 요한의 얼굴을 보며 안타깝다는 듯 말했다.

“아단. 내가 살이 빠졌나?”

“어…… 오히려 요새 살이 조금오르신 것 같습니다.”

아단의 말대로 요한은 점점 살이 찌고 있었다.

물론 아주 미세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찌고는 있었다.

그와 더불어 근력과 순발력도 늘 어나고 있는 추세였다.

코어를 만들고 오러를 쓴다고 하 더라도 신체의 기본적인 성능이 나 쁘면 그 효과가 좋지 않다.

그렇기에 육체를 강화하려는 요 한에게 몬스터 토벌은 좋은 훈련이 었다.

싸우면 싸울수록 강해지고 있다.

그러니 힘들 리 있겠는가.

만족하는 요한을 빌헬미나는 안 타깝다는 듯 바라보았다.

“이렇게 집에 있을때라도 많이 먹으렴. 자. 오늘은 스테이크란다.”

불의 정령이 달궈 준 철판 위에 서 후추와 소금,매콤한 고춧가루 로 양념이 된 고기가 지글거리며 익고 있었다.

기름기가 듬뿍 흘러나오는 스테 이크를 푹 찍은 요한은 가볍게 입 에 넣고 씹었다.

씹을수록 육즙의 풍미와 맛이 간 과 어우러져 깊은 맛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어떠니?”

“늘 그랬던 것처럼 항상 맛있네 요.”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너 요 새 잘 못 먹는 것 같아.”

가능한 한 식사는 빌헬미나의 집 에서 해결하는 요한이다.

그가 먹는 양은 다른 사람들이 기겁할 정도의 양이다.

그게 결코 적은 양은 아니지만.

빌헬미나는 더 먹이지 못하는 것 이 안타까웠다.

하지만 일반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는 아단은 그저 어이가 없었다.

“요한 공자님께선 무척 잘 드시 는 것 같은데……“그런 소리 말어. 요한은 더 먹 어야 해. 많이 먹어. 많이. 알았 지?”

주방에서 자른 고기를 가져와 옆 에 쌓아 둔 그녀는 싱긋 웃었다.

그 사이 아단도 익은 고기를 우 물거 렸다.

“요한 공자님. 그런데 요새 바쁘 신 것 같은데…… 마법사는 안 필 요하십니까?”

“왜. 요리만 하려니까 심심하냐? 뭐하면 내가 놀아주고.”

샐러드를 씹어 먹은 요한이 대답 하자 아단은 고개를 저었다.

“그,그런 건 아니고.”

“이 할미가 얘기했단다. 네가 고 생이 많다고 들어서……“괜찮아요. 할머니 혼자 요리하 게 두기도 좀 그렇고. 그리고 거의 다 했어요.”

이제 바그너 영지 부근의 몬스터 는 거의 다 잡았다.

남은 것은 바그너 성에서 조금 떨어진 곳인데 그곳은 조만간 다른 일과 함께 처리를 할 생각이다.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스테이크 더 먹을래?”

“예.”

빌헬미나는 어느새 비워진 요한 의 접시에 커다란 고기를 올려주며 흐뭇이 웃었다.

만족스러운 식사가 끝나고 밖으 로 나오니 눈발은 더욱 거세어지고 있었다.

거센 눈발을 그대로 맞으며 요한 은 대장간으로 향했다.

새롭게 지어진 대장간 안에서는 철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고 있었 다.

“아. 오셨습니까.”

바깥의 쌀쌀한 날씨에 비해 대장 간 안은 꽤나 후끈했다.

고로와 화로의 테스트를 위해 헤 갈이 계속해서 철을 두드리고 있었 기 때문이었다.

“잘 돼 가나?”

“예. 테스트 해봤는데 꽤 쓸만합니다.”

고로에서 녹인 철을 선철과 연철 로 구분. 그것으로 강철을 만드는 작업은 쉬운 작업이 아니다.

여러 가지 조정 작업을 해야 했 지만.

시험용으로 만든 창은 경비대가 기존에 쓰고 있는 어지간한 창보다 훨씬 나았다.

대장간이 만들어지고 처음으로 제작한 창이다.

그것을 이리저리 살펴보던 요한 은 창을 획 뒤로 던졌다.

“그럼 준비가 다 된거라고 볼 수있나?”

“조정이 조금 더 필요하긴 하지 만. 다 되었다고 보면 됩니다.”

“그럼 넌 나랑 같이 좀 가자.”

“어디 갑니까?”

“도구 가지러.”

“그때 말씀하셨던 거군요. 여행 준비는 이미 다 해놨습니다.”

헤갈은 꽤 기뻐하며 자리에서 일 어 났다.

“로미단 영지로 가시는 것이겠지 요? 잘됐군요. 가지 사고 싶은 것 이 있었는데.”

“필요한 거 있으면 그냥 내 이름 대고 배달시켜.”

“어? 로미단 영지로 가는 거 아 닙니까?”

“아니야.”

“그럼 어딥니까?”

“케논 마을 근처에 유적이 있어. 거기로 간다.”

“유적!”

헤갈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황급히 문을 닫은 후 요 한에게 속삭였다.

“미스릴이 있는 곳입니까?”

“아니.”

“하아……단번에 기대감이 무너져내렸다.

환생한 공자님께서 회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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