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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환 공자님께서 돌아오셨다-46화 (46/400)

- 2권 21화

46. 고마워. 잘 쓸게 (3).

타이론 숲에 있던 오솔길과 같은 길이었다.

어쩌면 그녀의 과자 집이 만들어 낸 효과일지도 몰랐다.

그렇다면 숲지기가 이 오솔길에 대해서 모르는 것을 나무랄 이유는 없었다.

오솔길을 타고 어느 정도 걸었을 때 아단은 기쁜 웃음을 지었다.

“이야〜 맛있는 향기가……. 크〜죽이는구만〜”

킁킁 향기를 맡으며 즐거워하던 아단은 의문을 품었다.

그가 알기로 빌헬미나는 다른 곳 에 있었다.

왜 바그너 영지에 있는 것일까?

“왜 빌헬미나 님께서 여기 계신 겁니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

요한이 말을 꺼냈을 때 길의 끝 이 보였다.

작은 오두막 앞에서 빗질을 하던 빌헬미나는 요한을 보자 활짝 웃었 다.

“어머나? 어서 오렴. 요한. 그리 고…… 처음 보는 얼굴이네? 후후. 어서들 들어와.”

“바그너 영지에 와주셔서 고맙습 니다. 할머니.”

요한은 최대한 정중하게 빌헬미 나에게 인사했다.

그 모습에 아단은 기겁했다.

귀족들이 가진 우월주의를 아단 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귀족인 요한이 평민인 빌 헬미나를 진짜 할머니라 부르며 아 랫사람임을 자처할 줄이야.

그는 기겁했지만 요한도,빌헬미 나도 크게 이상하다 생각하지는 않 았다.

“후후. 너무 거리감이 느껴지는 구나. 그냥 친할머니 대하듯 해주 면…… 안 되겠니?”

“그건 시간이 해결해 줄 겁니다. 천천히 하죠. 천천히.”

지팡이를 짚으며 다가간 빌헬미 나는 요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고목 같은 손길을 요한은 웃으며 받아들였다.

그들의 모습은 누가 봐도 친한 조손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배고프지? 밥부터 먹자. 거기 하플링과……“아단이라고 불러주십시오. 빌헬 미나 님.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후후. 그래,그리고 거기 숲지 기. 자네도 들어오시게나.”

“저,저도 머,먹어도 됩니까?”

“후후후. 얼마든지 먹어도 되니 사양 마시게.”

숲지기는 신나 하며 안으로 들어 갔고 요한 역시 그의 뒤를 따랐다.

머뭇거리며 아단이 들어가자 문 은 천천히 닫혔다.

“굉장하다……감탄하는 아단을 향해 요한이 의 아해하며 물었다.

그 질문을 받은 아단은 문을 가 리 켰다.

“뭐가?”

“이 집,정령의 집입니다.”

마법사인 아단이기에 알 수 있었 다.

이 집은 정령이 살아가는 집이 다.

그렇기에 집 자체에서 좋은 향기 가 나는 것이고.

주인의 뜻에 따라 자연스레 음직 이는 것이다.

“다들 배고프지? 어서 먹자꾸 나.”

아단이 집을 둘러보며 연신 놀라 는 사이 빌헬미나는 주방에서 커다 란 접시를 들고 나왔다.

살이 잔뜩 붙어 있는 폭립이었 다.

메인요리가 테이블 위에 놓이고 저번처럼 다른 요리들도 금방 테이 블 위에 쌓였다.

따뜻하고 말랑말랑한 빵.

달콤한 딸기잼.

과일 샐러드와 호박 수프.

그 외에 다른 요리들까지.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운 요리 들을 앞에 둔 숲지기는 요한의 눈 치를 살피며 침만 꼴깍꼴깍 삼켰다.

“여기서는 쓸데없는 예절 상관하 지 말고 먹어도 된다.”

“감사합니다!”

가난한 숲지기가 이런 요리를 언 제 먹어보겠나.

요한의 허락이 떨어지자 숲지기 는 정신없이 폭립을 잡고 뜯었다.

신나게 먹는 그를 향해 빌헬미나 는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많이 먹고 모자라면 말하시게 나. 더 있으니까.”

“우오오! 맛있습니다! 맛있습니 다!”

눈물까지 글썽거리며 두툼한 폭 립을 뜯는 그를 힐끔 본 요한도 폭 립을 잡았다.

소스가 듬뿍 묻어 있는 살점을 입에 넣고 그가 씹기 시작하자 빌 헬미나는 상냥히 웃었다.

“많이 먹으렴. 요한.”

“예. 할머니.”

“言言言......”

I 厂 i I •요한이 먹는 것만 봐도 배부르다 는 듯 빌헬미나는 무척이나 즐거워 했다.

그 둘을 번갈아 바라보던 아단 역시 호박 수프를 한 모금 마셨다.

“이거 굉장하군요. 어떻게 만드 신 겁니까?”

“호박을 푹 끓인 다음에……하플링은 원래 요리를 잘하고, 또 먹는 것 역시도 좋아하는 종족 이다.

그런 그도 놀랄 정도로 빌헬미나 의 요리 솜씨는 훌륭했다.

천천히 레시피의 설명을 끝낸 그 녀는 부드럽게 웃으며 마지막 비법 을 알려주었다.

“마지막으로 애정 한 스푼을 넣 어주는 거지.”

“……그건 못 따라 하겠군요.”

“연륜이란다. 연륜.”

“다른 요리들은 못 만드십니까?”

“내가 아는 것은 요리책으로 배 운 정도뿐이라……지금 놓인 요리들은 조금 부유한 가정에서 만들 법한 소박한 요리들 뿐이었다.

민망해하는 그녀를 향해 아단이 레시피를 말해주려는 때.

요한이 그녀를 불렀다.

“할머니.”

“응? 왜? 모자라니? 더 줄까?”

요한은 폭립의 뼈를 내려놓고 아 단을 가리켰다.

“이 친구 보조로 쓰세요. 할머니 혼자 요리하시려면 힘드시잖아요.”

“어머? 마법사 같은데? 나에게 마법을 배우려는 것이 아니라?”

“솔직히 마법을 배우고 싶기는 합니다만…… 빌헬미나 님께선 마 법을 가르쳐주지 않으시잖습니까.”

“후후후.”

“그래도 요리는 배울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제가 빌헬미나 님을 돕 겠습니다.”

처음에는 어중간한 요리사의 밑 에서 일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솔직히 요한의 명령이지만 마음 에 들지는 않았다.

하플링들은 대부분 뛰어난 요리 사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빌헬미나의 요리를 먹어 본 지금 마음이 바뀌었다.

그녀의 요리는 소박하지만,그 소박함을 뒤덮을 훌륭한 맛이 있었 다.

이런 요리를 만들 수 있는 요리 사에게라면 마음을 터놓고 보조가 되어도 상관이 없었다.

“그래. 고맙다. 안 그래도 칼질할때 팔이 시큰거렸거든.”

빌헬미나가 보조가 생긴 것에 기 뻐하자 요한은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뭘〜 다 나 좋자고 하는 것 아 니겠니?”

싱글거리던 빌헬미나는 잘됐다는 듯 아단에게 요리에 관해 묻기 시 작했다.

아단이 성실히 답해주기 시작하 자 요한은 호박 수프를 한 모금 마 시고 생각했다.

‘빌헬미나는 유서에 홀로 요리를 하는 동안에도 불안과 고통,외로 움을 느꼈다고 적었었지. 아단이 있다면 그건 줄일 수 있을 거야.’

“아단.”

“예?”

“할머니 잘 부탁한다. 그리고 말 안 해도 알지?”

“......... 아. 예.”

“네가 하플링인건 아는데. 여기 서 내가 너희 종족에 대한 편견을 가지지 않게 해줬으면 한다.”

하플링은 일반적으로 사악하다고 알려져 있다.

남의 것도 쉽게 손을 대고,기회 만 있으면 마음대로 쓰려 한다.

하지만 그것은 일반적인 시선일 뿐 모든 하플링이 그런 것은 아니 다.

특히나 아단은 상아탑에 마력의 맹세를 한 자연 마법사다.

그런 만큼 질서를 승상한다.

또 바론 교의 신도이기도 했다.

당연히 여기서 애먼 짓을 할 생 각은 없었다.

“저는……아단은 항변하려다 요한이 가볍 게 주먹을 쥐자 움찔했다.

저 요한이 빌헬미나를 할머니라 부른다.

빌헬미나는 요한을 손주처럼 대 한다.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서로에 대한 호감과 예의 가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즉 요한이 잘 부탁한다는 말은 단순하게 받아들일 것이 아니다.

정말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이야 기였다.

‘빌헬미나에게 거슬리면 죽여 버 리겠다는 거군……“다,당연히 알지요. 그리고 저희 하플링은 요리 잘하는 사람은 좋아 합니다.”

“그건 나도 알고 있단다. 그리고 하플링들은 많은 요리를 안다면서? 내가 모르는 요리들도 있으니 가르 쳐주겠니?”

빌헬미나의 요청에 아단은 요한 의 눈치를 살폈다.

여전히 살기가 꽂히고 있다.

손바닥이 흠뻑 젖을 정도로 긴장 하면서도 아단은 애써 웃었다.

“제가 아는 요리는 모두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아단의 대답을 듣고 나서야 요한 은 주먹을 풀고 폭립을 쥐었다.

‘빌헬미나가 하플링의 요리까지 만들 줄 알면 앞으로 살은 팍팍 찌 겠네.’

빌헬미나와 아단이 요리를 함께 한다면.

그리고 그 요리를 꾸준히 먹으면 분명히 원하는 만큼 살이 잘 찔 것 이다.

요한은 두툼한 폭립을 뜯으며 만 족스레 웃었다.

그렇게 식사가 진행되고 테이블 위의 요리가 거의 바닥났을 때.

숲지기는 스푼을 내려놓으며 힘 없이 중얼거렸다.

숲지기도,아단도 모두 넘치도록 배부르게 먹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요리의 절반 이 상을 요한이 먹었다.

그가 마지막 폭립을 뜯어 삼키고 수프로 입가심을 끝낸 요한이 냅킨 을 들자 빌헬미나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요한은 잘 먹어서 너무 좋다니 까. 과일 먹을래?”

“예.”

그가 빈 접시를 내려놓자 빌헬미 나는 과일을 내왔다.

요한이 과일을 집고 먹기 시작하 자 아단과 숲지기는 질린 표정이 되었다.

‘저렇게 먹었는데……‘더 먹을 수 있단 말야? 위장이 어떻게 되먹은 거야?’

둘이 속으로 경악을 하든 말든 요한은 과일을 씹어 먹다가 말했다.

“그런데 할머니.”

“응?”

“식비로 한 달에 얼마 드려야 할 까요?”

“그럴 필요 없단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뭐 대단한 요리를 한 다고.”

구하기 힘든 재료로 만드는 고급 스러운 요리라면 재료 수급에 문제 가 있다.

하지만 빌헬미나가 할 수 있는 요리는 가정식에 불과했다.

그 정도라면 바그너 영지의 시장 에서도 충분히 구할 수 있었다.

돈도 충분히 있었기에 빌헬미나 는 요한의 배려를 웃으며 거절했다.

“그래도 필요한 것이 있다면 얘 기해주세요.”

“필요한 것…… 음. 그래. 하나 있구나. 양모를 좀 구해다 줄 수 있겠니?”

“양모?”

“이제 가을이고. 조금만 더 있으 면 겨울이잖니.”

“예.”

“바그너 영지의 겨울에는 눈이 많이 온다 들었단다.”

“어…… 예. 그렇죠.”

“백작님께 스웨터라도 하나 떠드 리고 싶어서 그런단다. 그리고 마 고 후작에게 매년 보내왔으니. 올 해도 보내고 싶고……빌헬미나는 벽난로 쪽을 가리켰 다.

그 위에 놓여 있는 바구니에는 털실과 뜨개질용 바늘이 있었다.

“좋은 양모를 보내드리지요.”

“후후후. 고맙다.”

“그럼 저희는 이만 가보겠습니 다.”

과일을 다 먹은 요한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숲지기도 허둥거리며 일 어 났다.

그들이 떠나려는 것을 빌헬미나 는 아쉬워하며 응시했다.

“저녁에 밥 먹으러 올 거지?”

“물론이죠.”

“후후후. 오늘 저녁에는 스튜를 할 거란다. 고기와 채소를 푹 넣고 삶으면 무척 맛있을 거야.”

배가 터질 것 같았지만 숲지기는침을 꼴깍 삼켰다.

그를 힐끔 본 요한은 마주 웃으 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자네도 가족이나 친구 중에 굶 주리는 이가 있으면 데리고 오게나. 부담 갖지 말고.”

“예! 마법사님!”

“후후후. 그럼 저녁에 보자꾸나. 아. 그리고.”

빌헬미나는 구석에 놓아둔 바구 니를 내밀었다.

바구니 안에는 자른 고기와 햄,잼과 채소,큼지막한 빵이 있었다.

“이따가 출출하면 먹으렴.”

“고맙습니다.”

가볍게 바구니를 든 요한은 숲지 기와 함께 나갔다.

마중을 나온 빌헬미나는 아쉬워 하며 요한이 멀어지는 것을 말없이 지켜보았다.

그녀의 배응을 받아 숲 밖으로 나오자마자 요한은 숲지기의 어깨 를 감싸 잡았다.

“내가 경고하는데.”

“아,예.”

“남의 선의 이용해 먹지 마라. 숲 들어갈 때 쓸데없이 이용료 받 거나 허가증 받거나 그 외 기타 잡 다한 짓거리 하면……아까 빌헬미나와 이야기를 나눌 때의 따스함은 없었다.

요한의 눈에는 아무런 감정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자신을 길가의 돌멩이처럼 생각하는 듯한 싸늘함에 숲지기는 두려움에 질렸다.

그를 노려보며 요한은 맹세하듯 강하게 말했다.

“바그너 가의 명예를 걸고.”

숲지기는 긴장으로 침을 꿀꺽 삼 켰다.

목이 굳었기 때문일까?

침도 제대로 넘어가지 않았다.

굳어 있는 그를 똑바로 보며 요 한은 마지막 말을 내뱉었다.

“너를 숲과 지기로 나눠주지.”

“다,당연한 말씀을. 절대 그런 일 없을 겁니다.”

숲지기는 식은땀을 흘리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환생한 공자님께서 회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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