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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화. 새로운 빌런 (2) (192/201)

191화. 새로운 빌런 (2)

“뭐?!!!!”

핀란드 사령관은 부하의 말에 질겁했다.

“그게 무슨 미친 소리야?!!!”

“미국 측에서 러시아가 방금 이곳으로 핵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연락을 보냈습니다. 미국이 우리에게 딱히 거짓말할 이유는 없고 러시아군이 갑자기 후퇴하는 것으로 보아서는 아무래도……. 맞는 것 같습니다.”

부하는 난감하다는 듯이 말끝을 흐리며 말했다.

“사령관님!!!!!”

그때 또다시 어떤 부하가 사색이 되어 나타났다.

“왜 그래?”

“핵미사일이 감지 되었습니다!!!! 곧장 이곳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건 그야말로 확인 사살이었다.

더 이상 현실을 부정할 수가 없었다.

“……이 미친 새끼들이.”

사령관은 치를 떨며 분노했다.

“당장 후퇴해!!! 이곳에 있다가는 다 죽는다!!!! 어서 다 도망쳐!!!!”

사령관은 황급히 퇴각 명령을 내렸다.

“데이터 에너지는 어떻게 합니까?!!”

부하는 곤란하다는 식으로 사령관에게 따졌다.

“시발! 지금 그게 중요해?!!!! 여기 있다가는 다 죽는다고!!! 어서 빨리 다 후퇴해!!!”

“네!!! 알겠습니다.”

사령관의 일갈에 부하 장교는 바로 꼬리를 내리고 지시에 따랐다.

핀란드군은 데이터 에너지를 그대로 내버려 둔 채 모두 팀페레를 떠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30분 뒤.

핵미사일은 결국 팀페레에 떨어졌다.

콰아아앙-!!!!!

엄청난 굉음이 들려왔다.

그 평화로웠던 팀페레는 순식간에 쑥대밭이 되었다.

핵폭탄은 그 주위를 초토화시켰다.

“으어어어어!!!!”

“끄아아아아악!!!!!”

미처 대피하지 못한 사람들과 군인들은 핵폭발 열기에 그대로 다 녹아내렸다.

건물들도 쓸려나가기 시작했다.

“…….”

핀란드 사령관은 팀페레에 생겨난 버섯구름을 보면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어떻게……. 저런 일이…….”

“세상에…….”

멀리서 폭발을 지켜보던 모든 사람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콘스탄틴 이 개새끼!!!!!”

사령관은 분노에 차 소리를 꽥꽥 질러댔다.

“대체 우리나라에 무슨 짓을 저지른 것이더냐?!!!!”

사령관은 너무 분한지 눈물까지 흘리며 땅을 쳐댔다.

“크흑!!! 젠장할!!!!!”

핵미사일 앞에 그가 할 수 있던 것은 퇴각 명령밖에 없었다.

그는 무력감에 망연자실하며 서글피 울었다.

***

“시원하게 폭발했군요.”

멀리서 폭발 광경을 지켜보던 비서가 콘스탄틴에게 말했다.

“그래……. 멋있군.”

콘스탄틴은 어떠한 일말의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은 채 팀페레가 폭발되는 광경을 지켜봤다.

“슬슬 이동하도록 하지.”

“괜찮겠습니까? 막 핵이 터진 직후라 방사능 수치가 많이 높은 텐데요.”

“상관없어.”

콘스탄틴은 걱정돼서 묻는 비서의 말을 딱 잘랐다.

“어차피 데이터 에너지만 얻는다면 그깟 방사능이야 아무것도 아니야.”

콘스탄틴은 자신감에 차서 말했다.

“그렇군요.”

비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에 호응해 주었다.

“그럼 차량 준비시켜 놓겠습니다.”

“그래.”

콘스탄틴은 준비된 차량을 타고 곧장 팀페레로 이동했다.

가는 길에 그들은 대피해 있던 러시아군을 만났다.

“각하! 안녕하십니까!”

사령관은 힘차게 경례를 하며 인사했다.

“사령관. 수고가 많군.”

“아닙니다!”

사령관은 군기가 바짝 들어 있었다.

콘스탄틴은 그런 그를 만족스럽게 쳐다봤다.

“팀페레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말이야.”

“네……?”

사령관은 대통령의 말에 어이가 없었다.

“지금 그곳은 위험합니다. 시간이 좀 지나고 들어가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그러면 핀란드군이 다시 도착하겠지. 그땐 또 골치 아파져. 지금이 절호의 기회라네.”

“…….”

콘스탄틴의 말에 일리는 있었지만, 사령관은 여전히 망설이고 있었다.

“괜찮아. 내가 그 에너지만 다룰 수 있게 되면 모든 게 다 해결될 테니까 말이야.”

콘스탄틴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알겠습니다.”

대통령이 저렇게 강경하게 나오는데 사령관이 더 이상 할 말은 없었다.

그는 길을 열어주었다.

“죄송하지만……. 병력 지원은 안 되겠습니다. 부하들을 죽음으로 내몰 수는 없어서요.”

“…….”

콘스탄틴은 사령관을 노려보았다.

이건 명백한 도발이었다.

사령관은 지지 않고 똑같이 콘스탄틴을 노려봤다.

“하!”

콘스탄틴은 피식 웃었다.

“사령관. 아무래도 야망이 있는 거 같네만.”

“제가요? 착각이십니다.”

사령관은 의뭉을 떨며 말했다.

“내가 죽으면 자네가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보지?”

“아닙니다. 오해입니다.”

다른 사람이라면 극구 부정하면서 난리를 쳤을 테지만, 사령관은 당황한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은 채 차분하게 대답했다.

콘스탄틴은 재밌다는 듯이 사령관을 바라봤다.

“그런가?”

“……예.”

“알겠네. 그나저나 병력 지원이 없다는 것은 아쉬운데? 그 위험한 곳에 나만 혼자 보낼 생각인 건가? 부하들의 목숨이 소중한 만큼 내 목숨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하지 않겠어?”

“저는 분명 말렸습니다. 선택은 대통령님의 몫입니다. 굳이 꼭 지금 거기로 가시겠다면 말리지는 않겠습니다.”

사령관은 대놓고 콘스탄틴을 도발하고 있었다.

“하하하하하하하!!!”

콘스탄틴은 호탕하게 웃어댔다.

“사령관. 자네가 이렇게 재미있는 사람인 줄은 처음 알았네. 하하하하하하하하.”

콘스탄틴은 웃음을 좀처럼 참지 못했다.

그는 계속해서 웃어댔다.

“그동안 그런 성격을 어떻게 참았나 몰라.”

콘스탄틴은 사령관은 같잖다는 듯이 쳐다봤다.

“아쉽네. 사령관. 좀 더 현명한 선택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야.”

“…….”

“끝까지 고집을 부리는군.”

“고집은 대통령님께서 부리시는군요.”

“하하하하하하.”

콘스탄틴은 다시 웃어댔다.

“알았네. 그럼 나중에 또 보자고.”

콘스탄틴의 차는 다시 팀페레로 이동했다.

사령관을 비롯하여 러시아군은 그 광경을 황당하다는 듯이 바라봤다.

“사령관님……. 괜찮을까요?”

“……그렇게 죽고 싶다면 어쩔 수 없지. 보다시피 어차피 저 인간은 말이 안 통한다고.”

사령관은 혀를 끌끌 차며 고개를 흔들어댔다.

“곧 새로운 대통령을 뽑아야겠네. 우리는 일단 철수하자고. 어차피 지금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은 없어.”

“알겠습니다.”

그렇게 러시아군은 팀페레의 상태가 다시 좋아질 때를 기약하며 물러났다.

반면, 콘스탄틴은 계속해서 팀페레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비서는 정보기관으로부터 받은 좌표를 따라갔다.

“하!”

콘스탄틴은 바깥의 풍경이 기막힌지 코웃음을 쳤다.

“역시 핵은 어마어마하군. 아무것도 없잖아. 그냥 깔끔하게 청소를 해버렸네.”

“그러니까 모두가 무서워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비서는 콘스탄틴과 마찬가지로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그나저나 저 건방진 군인 놈들은 나를 도와줄 생각이 없던데 자네는 나를 이렇게 도와주는군. 자네는 두렵지 않은 건가?”

“두렵지 않습니다. 저는 그저 대통령님을 도울 뿐이죠.”

비서의 말에 콘스탄틴은 씨익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아까 사령관에게 보낸 비웃음과는 달리 매우 인자한 웃음이었다.

“데이터 에너지를 얻으면 자네가 온갖 부귀영화를 누리도록 해주겠네. 목숨도 아끼지 않고 나를 이렇게 따라주었으니 그에 대한 보상을 해주어야지. 아! 방사능은 걱정 말게. 데이터 에너지를 얻자마자 바로 치료해줄 테니까 말이야.”

“예. 대통령님을 믿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기꺼이 따라나선 겁니다.”

“하하하. 좋아. 자네는 정말 옳은 선택을 했어. 내가 후회하지 않도록 해주겠네.”

“감사합니다.”

그렇게 그들만의 훈훈한 대화가 이어지고 있는 동안 그들은 목적지에 다다랐다.

“여기입니다.”

삼엄한 경비로 인해 요원들이 근처에 얼씬도 못하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쥐새끼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핵폭발로 인해 데이터 에너지를 엄폐하고 있던 건물들이 완전히 초토화되었기 때문에 데이터 에너지는 날 것 그대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데이터 에너지는 밝은 푸른 빛을 강렬하게 내뿜고 있었다.

“이거였군.”

콘스탄틴은 감격하며 데이터 에너지에 다가갔다.

“드디어. 나도 warrior처럼 될 수 있는 건가.”

그는 희열에 차며 그 에너지에 손을 대려고 했다.

타앙-!!!!

“커헉!”

그때 총소리와 함께 콘스탄틴은 그대로 주저앉았다.

“뭐……. 뭐야……?”

콘스탄틴의 복부에서는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콘스탄틴. 너도 참 순진하다.”

비서는 방금 전과 전혀 다른 태도로 콘스탄틴을 대하고 있었다.

“이게……. 무슨 짓이냐……?”

콘스탄틴은 고통에 신음하며 비서에게 힘겹게 따지기 시작했다.

“무슨 짓이긴. 내가 데이터 에너지를 얻으려고 이러는 거지.”

“네 이놈!”

“하하하하하. 죽어가는 주제에 여전히 건방지네.”

비서는 콘스탄틴에게 다가가 그의 머리를 짓밟기 시작했다.

“끄아아악!!”

“하하하하. 이거 기분이 째지는데?”

비서는 비열하게 웃으며 더 세게 콘스탄틴의 머리를 밟았다.

그는 콘스탄틴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며 더욱더 즐겼다.

“내가 뭐가 좋다고 너 좋은 것을 해 줘야 하지? 너, 정말 내가 너에게 충성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거야? 진짜 멍청하다. 멍청해. 뭐 덕분에 나는 손쉽게 너를 처치할 수 있게 됐지.”

“네까짓 놈이……. 감히 나를 배신해……?”

“데이터 에너지를 그냥 획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 이걸 놓칠 수는 없잖아. 그 누구라도 이렇게 했을 거다. 이 병신 새끼야. 이렇게 순진하면서 어떻게 그동안 대통령직에 있었는지 모르겠네.”

철컥-!

비서는 권총으로 콘스탄틴의 머리를 겨냥했다.

“그동안 네 뒤치다꺼리하면서 아주 거지 같았다. 그 대가로 데이터 에너지는 내가 갖도록 하겠다.”

“이 망할 새끼가!!!!”

타앙-!

총소리와 함께 콘스탄틴의 외침은 그대로 끊겼다.

탕-! 탕-! 탕-!

비서는 확실하게 하려고 계속해서 콘스탄틴의 머리를 쏴댔다.

“후우! 개운하네.”

비서는 이때껏 쌓였던 것이 다 풀렸는지 희열에 차며 미소를 지었다.

“그럼 이제 내가 가져보도록 할까?”

비서는 조심스럽게 데이터 에너지에 손을 댔다.

지지지직-!

“크흑!”

스파크가 일어나며 고통이 밀려왔다.

그는 따가운지 인상을 쓰며 손을 털어댔다.

“쉽게 가지는 않네. 뭐 이럴 것은 예상했어. 그리고 생각보다 버틸 만해.”

비서는 다시 마음을 단단히 먹으며 데이터 에너지에 손을 댔다.

지지지직!!!!

이번에도 스파크가 일어났다.

하지만 비서는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데이터 에너지에 손을 대고 있었다.

“크흑!!! 난 지지 않아!!! 이 힘은 내 거야!!!!”

지지지지직!!!

스파크는 더 강렬하게 일어났다.

고통이 더 증가하면서 비서는 점점 한계에 다다랐다.

“꺼져!!!!! 나를 우습게 보지 마라!!!”

비서는 아예 데이터 에너지를 감싸 안았다.

“끄아아아아악!!!!!”

비서는 데이터 에너지를 흡수하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지지지지직-!!!! 콰앙-!!!!

스파크는 점점 더 강해지더니 결국 폭발이 일어났다.

“으아아악!!!”

비서는 폭발과 함께 그대로 뒤로 튕겨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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