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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화. 마무리 지어야 할 악연 (2) (185/201)

184화. 마무리 지어야 할 악연 (2)

“…….”

장수진은 뭔가 굉장히 싸함을 느꼈다.

순간 장수진은 오늘이 이설아가 그녀의 대답을 들으러 오겠다는 날인 것을 떠올렸다.

“설마…….”

장수진은 밖에 누가 있는지 데이터 자아를 사용해 알아보려고 했다.

하지만 확인되지 않았다.

이설아가 분명했다.

“…….”

장수진은 마음을 다잡고 현관문을 열었다.

“안녕.”

역시나 그녀의 예상대로 초인종을 누른 것은 이설아였다.

“오늘 대답 듣기로 했는데 말이야.”

“네……. 저는 동의한 적 없지만, 언니가 그렇게 말씀하셨죠.”

“수진아…….”

쾅-!

갑자기 이설아는 현관문을 주먹으로 때렸다.

얼마나 세게 때렸는지 철문이 다 부서질 정도였다.

“언니가…… 지금 말이야. 매우 기분이 좋지 않기 때문에 제대로 말하는 게 좋을 거야.”

장수진이 보기에 이설아의 분위기는 전과는 매우 달라져 있었다.

일주일 전에는 해맑고 쾌활한 분위기였다면, 지금의 이설아는 아예 감정이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

“설아 언니. 제 대답은 똑같아요. 전 라일 님 밑에 있을 거고, 대한민국을 공격하는 데 동참하지 않을 거예요.”

“장수진!!!!!!!”

이설아는 소리를 꽥하며 질러댔다.

그 소리가 어찌나 컸는지 장수진은 귀가 아파 인상까지 썼다.

“언니. 그 사예드란 꼬마도 잃고 정철 선배도 잃었죠. 그리고 라일 님에게 한 방 먹은 걸로 전 알고 있어요. 그 정도면 충분히 깨달았을 거라 생각해요. 어서 마음 접고 라일 님께 사과하세요.”

“닥쳐!!!!!”

이설아는 장수진에게 달려들어 그녀의 목을 잡으려고 했다.

슈욱-!

장수진은 바로 반응하며 이설아의 손을 피했다.

“크흑!”

하지만 곧바로 이설아에게 잡혀버렸다.

“이 언니가 말로만 하니까 아주 병신으로 보이지?”

이설아는 두 손으로 장수진의 목을 세게 잡았다.

“몇 번이나 기회를 줬는데 왜 받아먹지를 못하고 있어?!!!!”

“케헥!!!”

장수진은 고통스러워하며 신음했다.

그녀는 빨리 이설아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한번 점프한 다음 두 발로 이설아의 복부를 때렸다.

퍼억-!

“크윽!”

이설아는 장수진의 발차기를 맞고 뒤로 쓰러졌다.

“콜록! 콜록!!”

목이 풀린 장수진은 심하게 기침을 해댔다.

“이게!!!!”

이설아는 다시 장수진에게 달려들었다.

휘익-!

장수진은 얼른 정신을 차리고 옆으로 굴러 이설아의 돌진을 피했다.

“장수진. 진짜 해보자는 거냐?”

“언니가 뜻을 굽히지 않는다면요. 어쩔 수 없죠.”

“하하하하. 진짜 가소롭구나. 장수진.”

이설아는 장수진에게 싸늘한 미소를 보내며 말했다.

“그래. 한번 끝을 봐보자.”

이설아는 데이터를 변환하며 장수진에게 다가왔다.

장수진은 긴장하며 침을 꿀꺽 삼켰다.

데이터를 사용하기 시작한 이상 이건 가볍게 끝날 일이 아니었다.

“죽어!!!!”

이설아는 독기 가득한 괴성을 지르며 장수진에게 발차기를 날렸다.

콰아아앙-!!!!

요란한 소리와 함께 장수진 집의 벽이 다 날아가 버렸다.

“…….”

장수진은 황당해하며 부서진 벽을 바라봤다.

“그냥……. 아예 개박살을 내버렸네.”

“이것도 피해 보시던가!!”

이번에 이설아는 발차기를 가했다.

콰아아아앙-!!!!

장수진이 피하자 이설아의 발이 다른 벽을 때리면서 그것 또한 산산조각을 내버렸다.

벽들이 부서지면서 다른 곳에도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쥐새끼처럼 잘 피하네. 넌 요원 시절에도 그랬지. 근데 그렇게 피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고 내가 가르쳐주지 않았니?”

이설아는 장수진을 경멸 가득한 눈빛으로 쳐다보며 조롱했다.

“네가 그러니까 그 모양 그 꼴인 거야.”

“하! 언니보다는 나아요. 지금 남의 집에서 왜 행패예요? 그딴 버릇은 어디서 배웠어요? 교양 없게.”

“교양……?”

이설아는 어이없다는 식으로 말했다.

“교양? 그래. 내가 너 오늘 교양 교육 좀 제대로 시켜주마.”

막장 드라마 같은 대사를 내뱉은 이설아는 장수진을 향해 높이 뛰어올랐다.

“하압!”

이설아는 다리를 높이 든 다음 장수진을 향해 발을 찍어 내렸다.

슈욱-!

장수진은 옆으로 몸을 피하며 이설아의 공격을 피했다.

이설아는 약이 올랐는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공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슈욱-! 슉-!

장수진은 온 정신을 집중해 이설아의 공격을 피해 가고 있었다.

매일 훈련을 쉬지 않고 해온 장수진이었지만, 이설아의 전투력 또한 상당했기 때문에 그녀는 공격을 굉장히 아슬아슬하게 피하고 있었다.

“하압!!!!”

이설아는 기합을 내지르며 크게 한방을 휘둘렀다.

“크흑!!!”

이번에는 정말 간발의 차이로 피했다.

조금만 더 늦게 피했으면 장수진은 하마터면 이설아의 공격에 당했을 것이다.

갈 곳 잃은 이설아의 주먹은 그만 집 모서리 벽에 박혀버렸다.

쿠콰콰쾅-!!!!!!

집은 완전히 균열이 생기면서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치잇!!!”

장수진은 잔해에 깔리지 않기 위해 얼른 순간이동을 해서 밖으로 빠져나왔다.

쿠콰콰콰쾅-!!!!!

장수진의 집은 그대로 폭삭 가라앉아버렸다.

“하아……. 시발. 산 지 얼마 안 된 집이었는데…….”

장수진은 무너져내린 집을 보면서 한탄했다.

“그깟 집이 중요하니? 네 목숨이 오늘 끊기게 생겼는데 말이야?”

이설아는 한껏 비아냥거리며 장수진에게 말했다.

“헉!”

장수진은 갑자기 몸이 말을 듣지 않아 당황했다.

이설아는 장수진을 보며 피식 웃었다.

“이 언니가 놀아주니까 할 만했어? 근데 날파리 같이 짜증 나서 이제는 못 놀아주겠다. 적당히 하고 내 공격을 맞아줘야지 그렇게 계속 피하면 쓰니?”

이설아는 차분하게 장수진 쪽으로 걸어왔다.

“이제 어디 한번 피해 봐. 할 수 있으면 말이야.”

“크윽!”

장수진은 이설아가 보내는 데이터를 막으며 몸을 풀려고 했다.

하지만 이설아가 보내는 데이터양이 상상 이상으로 많았기 때문에 장수진은 구속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장수진은 낑낑대며 몸을 움직이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그녀의 몸은 동상처럼 그대로 굳어 있었다.

“아무리 해도 안 되지? 뭐 당연하겠지. 너와 나의 격차는 하늘과 땅 차이니까.”

이설아는 주먹을 높게 잡으며 장수진의 얼굴을 때릴 자세를 취했다.

“일단 한 대 맞고 시작할까?”

이설아는 장수진을 향해 질량이 변환된 주먹을 세게 날렸다.

챙-!!!

사람을 때린 것보다는 더 맑은소리가 났다.

이설아가 때린 것은 장수진이 아니라 데이터 장벽이었다.

“하!”

이설아는 한바탕 코웃음을 쳐댔다.

전일수가 나타난 것이었다.

“일수 오빠!!!!!!”

장수진은 반가워하며 외쳤다.

“여어!”

전일수는 장수진을 향해 씨익 웃었다.

“여자친구 구해주러 온 거야?”

“아직은 사귀는 사이가 아니라서 그건 아니고.”

전일수는 이설아의 말에 약간 쑥스럽다는 듯이 답했다.

“오늘 데이트하려고 했는데 그걸 방해하네. 너무한 거 아니야?”

전일수는 이설아에게 원망 가득한 눈빛을 보냈다.

“그래? 그 데이트 아마 조금 이따는 할 수 있을 거야. 지옥에 가서 말이야.”

“넌 무슨 말을 그렇게 끔찍하게 하냐. 짜증 나게.”

아까까지 여유롭던 일수의 표정은 분노로 인해 싸늘해지기 시작했다.

“데이트 방해한 값은 톡톡히 치러야겠는걸?”

“그니까 지옥에나 가서 하라고.”

“그렇게는 안 되지.”

전일수는 이설아에게 조작된 데이터를 보내기 시작했다.

몇 날 며칠을 데이터 조작 연구만 했던 전일수라 이제는 아예 도사가 되어 있었다.

이설아는 갑자기 혼이 빠진 것처럼 멍하니 서 있었다.

“하아!”

전일수가 도와준 덕에 장수진은 몸을 움직일 수 있었다.

“일수 오빠!”

“시간이 돼도 안 오고 연락도 안 받길래 왔더니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네.”

“도와줘서 고마워요. 그리고 약속 늦어서 미안해요.”

“네가 왜 미안해? 저 이상한 여자 때문에 늦은 건데.”

전일수는 장수진을 안심시켜주기 위해 밝은 미소를 지었다.

“근데 이설아를 저렇게 속이고 있다니……. 오빠 대단한데요?”

장수진은 진심으로 감탄하며 말했다.

그녀는 이설아의 데이터를 못 막고 꼼짝하지 못했던 반면 전일수는 오히려 이설아를 지배하고 있었다.

“지금 매일 같이 토 나올 정도로 반복하고 있는 게 데이터 조작인데 이 정도도 못 하면 슬프지 않냐?”

전일수는 의기양양하게 말하며 이설아에게로 갔다.

“한 방 먹고 정신 차렸으면 좋겠네.”

전일수는 자세를 취한 다음 데이터 변환이 된 주먹을 이설아에게 있는 힘껏 휘둘렀다.

“하압!”

퍼억-!!!!

“……뭐야?”

전일수는 방금 일어난 상황을 못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설아가 그가 날린 주먹을 가볍게 잡은 것이었다.

“하하하하하. 귀엽네.”

이설아는 전일수를 같잖다는 듯이 쳐다봤다.

“나한테 한 방 먹일 줄 알고 설렜어? 천만의 말씀이야.”

“끄아아아아악!!!!!”

전일수는 고통스러워하며 비명을 질러댔다.

이설아가 힘을 줘서 그의 주먹을 으깬 것이었다.

“크으으으윽!!!”

이설아는 전일수의 주먹을 꼭 쥔 채로 놓아주지 않았다.

“주제에 제법 하나 봐. 솔직히 말해서 하마터면 당할 뻔했어. 데이터 조작 능력이 상당한데?”

이설아는 비열한 표정을 지으며 괴로워하는 일수를 쳐다봤다.

“하지만 그것도 거기까지야. 나에게는 안 된다고.”

퍼억-!

이설아는 전일수를 발로 걷어버렸다.

“커헉!!!”

이설아의 발차기를 맞은 전일수는 뒤로 심하게 날아가 버렸다.

콰쾅-!!!!

다른 건물 벽에 전일수가 틀어박히자 그대로 건물이 그 위로 무너져내렸고, 그는 건물 잔해에 깔려버렸다.

“일수 오빠!!!!!”

장수진은 전일수를 구하러 얼른 뛰어갔다.

“나랑 놀아야지 어딜 가니?”

이설아가 그녀를 막으며 말했다.

“저리 비켜!!!”

장수진은 분노하며 이설아에게 발차기를 날렸다.

“하! 애송이 녀석.”

이설아는 가볍게 뒷걸음치며 장수진의 공격을 피했다.

장수진은 단검을 꺼내 들었다.

“어쭈. 그렇게 나오신다?”

이설아는 재밌어하면서 똑같이 단검을 꺼냈다.

“때리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써는 게 더 재밌지?”

“미쳐도 제대로 미쳤어. 넌 선배도 뭣도 아니야. 그냥 미친년일 뿐이라고!!!”

장수진은 완전히 질렸다는 듯이 말했다.

“그래. 미친년이지. 그런 일을 겪었는데 어떻게 미치지 않겠어.”

이설아는 뭔가 염세적인 태도로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그냥 죽자. 어차피 좆 같은 세상이잖아.”

“너나 죽어! 나는 행복하게 잘 살 거니까.”

“미안하지만 그렇게는 안 돼.”

“죽어!!!!”

장수진은 이설아에게 달려들어 맹렬하게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그녀는 엄청난 속도로 이설아에게 난도질을 가했다.

챙-! 채앵-!!! 챙-!!!

이설아는 또 그것을 가볍게 다 막아댔다.

“칼 쓰는 게 전보다 더 나아지기는 했네. 이 정도면 대충 쓸만한 정도는 됐어.”

“닥쳐! 마치 나보다 강하다는 듯이 말하지 마. 난 하루도 훈련을 게을리한 적이 없어. 이미 나는 너를 뛰어넘었다고.”

“그건 그렇게 말이 아니라 직접 나를 이겨서 증명해야지. 근데 아무래도 아닌 것 같은데?”

채앵-!!!

이설아는 장수진을 향해 힘껏 단검을 휘둘렀고 그에 장수진은 그만 검을 놓쳐버렸다.

“넌 여전히 애송이야. 장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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