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화. 새로운 국면 (10)
[미군 측에서 미사일들을 쐈습니다. 올리버가 당한 줄은 꿈에도 모른 채 한 것이죠.]
“그렇구나…….”
죽고 싶어 환장했다는 말밖에는 안 된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라일 씨.”
일어나려는 나를 박이나가 제지했다.
“지금은 그냥 쉬세요. 우리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요. 이 정도는 우리에게 맡겨요.”
“…….”
어떤 대꾸도 하지 못할 정도로 박이나는 너무나 진지했다.
“알겠습니다.”
난 바로 대답했다.
확인해보니 강한 놈들도 없다.
어차피 지금의 이들은 핵도 막을 수 있을 정도로 강해져 있다.
박이나 말대로 이 정도는 맡겨도 된다.
“푹 쉬세요. 다 처리하고 멋지게 복귀할 테니까요.”
박이나는 내게 화사한 미소를 보냈다.
나도 모르게 절로 웃음이 지어졌다.
“예.”
박이나는 일어서서 동료들과 함께 미군을 처리하러 갔다.
이후의 일은 이렇다.
이전에 항공모함을 작살냈던 것처럼 박이나는 또 화끈하게 항공모함들을 부숴버렸다.
수진이야 뭐 말할 것도 없이 군인들을 썰고 다녔고.
일수랑 백기완 대통령은 방어에 신경 써 주었다.
덕분에 우리 군의 피해는 없었다.
일을 다 끝내고 돌아온 박이나는 내게 웃으며 말했다.
“어때요? 맡기니까 편하게 쉴 수 있죠?”
박이나는 자랑스러워하듯 말했다.
“하하. 그렇네요.”
“그러니까 앞으로는 같이 하자고요.”
“알겠습니다.”
박이나는 내게 손을 내밀었다.
나는 그녀의 손을 잡았고 그녀는 나를 잡아당겨 일으켜 세워주었다.
미국의 침공은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
미국 뉴욕.
또다시 금융회사 연합의 회의가 열렸다.
올리버와 연락이 두절되고 한국으로 파병되었던 병력이 전원 몰살당한 것으로 봐서 일이 잘 못 된 게 분명했다.
그들은 또다시 암담해 하며 이 일을 극복하고자 회의를 열었다.
“하아……. 몇 번을 반복하는지 모르겠지만…….”
마이클은 진행하는 도중 회의감이 들었는지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이제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 이야기 좀 나누겠습니다.”
“…….”
항상 마이클을 호응해주던 조나단도 이제는 많이 지쳤는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할까요?”
“…….”
마이클이 질문을 던졌어도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들은 너무 절망적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올리버가 최후의 희망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것 또한 warrior에게 막혀버린 것이다.
“지금이라도 warrior에게 사과를 하는 것이 제일 낫지…….”
“절대로 안 되오!!!!!”
한 대표의 말에 마이클은 버럭 소리를 지르며 그에게 일갈했다.
“절대로 안 돼……. 어차피 warrior는 우리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어떻게든 warrior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우리가 살 수 있단 말이오.”
“하지만……. 어떻게요?”
모두가 마이클이 말한 대로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되지 않길 바라는 사람이 여기서 어딨겠는가.
하지만 방법이 없었다.
“…….”
마이클도 할 말이 없는지 입맛만 다시고 있었다.
“솔직히 가능성 있는 거라곤 돈밖에 없는데……. 녀석에게는 그것도 의미가 없는 것 같소.”
다른 대표는 그렇게 말하며 절망적이라는 듯이 이마를 짚었다.
그는 빨리 여기에서 손을 떼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했다.
“마이클. 고집 그만 부리고. 지금이라도 그만두는 게 어떻겠소?”
“맞아. 좀 그만둬라.”
“!!!!!!!”
순간 회의장 안은 공포 체험을 하는 곳이 되어버렸다.
우당탕탕-!!!
“으아아아악!!!!!”
사람들은 갑자기 등장한 인물로 인해 경악하며 모두 자빠지거나 비명을 질러댔다.
“무슨 귀신 봤어? 왜 이렇게 놀라.”
warrior였다.
그는 다들 질겁하는 것을 보며 재밌다는 듯이 웃었다.
“warrior…….”
마이클을 나를 노려보며 이빨을 빠드득 갈았다.
“그러면 이빨 안 나가냐? 아! 하긴 너는 돈이 많으니까 치과에 돈을 쏟아부어도 별로 아깝지가 않겠구나? 뭐, 너 알아서 해라.”
“…….”
나는 마이클에게 한껏 비아냥거렸다.
마이클은 아무 말도 못 하고 가만히 있기만 했다.
녀석의 몸은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이제는 내가 많이 무서운 것처럼 보였다.
“이제야 알겠어? 네가 얼마나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것을?”
진짜 한심하다.
진작에 사과하고 그만뒀으면 이렇게 심각해지지는 않았을 거다.
시도했던 모든 것이 막히고 나서야 드디어 알았나 보다.
하지만 이제 늦었다.
늦어도 한참 늦었다.
“너희들이 한 짓거리를 봐. 너희 때문에 얼마나 아까운 생명이 죽었어?”
“네가 죽인 거잖아!!! 왜 우리한테 탓을 돌려?!!!”
마이클을 분노하며 내게 소리를 질러댔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구나.”
탁-!
“아, 안 돼!!!!”
마이클은 내가 무엇을 할지를 바로 알았는지 절규했다.
하지만 이것도 이미 늦었다.
지지지지직!!!!!
“끄아아아아악!!”
마이클은 심하게 몸을 떨며 비명을 질렀다.
쿵-!
충격이 끝나자 그는 곧바로 나가떨어졌다.
“으어어어…….”
전기 맛이 좀 강했는가 녀석은 공포에 질려 몸을 부르르 떨 뿐이었다.
“나름 미국을 좌지우지하시는 분 아니신가? 이렇게 모양 빠져서 어쩌라는 거야?”
나는 쓰러져 있는 녀석에게 경멸의 시선을 보내준 다음 회의장 안에 있는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다들 마이클과 마찬가지로 얼굴에는 겁먹었다는 게 확연히 보였다.
“그러니까. 다시 돌아오자면 결국 이렇게 될 거였는데 말이야. 왜 그렇게 저항을 해서 일을 이렇게 크게 만드냔 말이야……. 어?!!!!!!”
쾅-!!!!!
“흐앗!!!!”
내가 소리를 지르며 윽박지르자 다들 움찔하며 놀라기 시작했다.
“사람 목숨이 장난이야? 뭐?!!! 내가 죽였다고? 그래! 내가 죽였다는 게 틀린 말은 아니지. 근데 원인을 생각해보자고. 너희들이 한국을 공격하지만 않았어도 이럴 일은 없었을 거야.”
“warrior. 잠깐 진정 좀 하게.”
갑자기 웬 재수 없게 생긴 놈이 끼어들기 시작했다.
이 녀석 이름이 조나단이었나?
“야.”
“…….”
조나단은 내가 불러도 반응하지 않았다.
하!
성격 배리게 하네.
“야!!!!!”
“흐익!”
윽박지르니까 녀석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놀랐다.
“대답 안 해? 야!!!”
“네!!!!”
녀석은 군기가 바짝 들었다.
이제야 좀 자신의 처지를 알기 시작했나 보다.
“누가 너보고 내가 말하는데 끼어들래?”
“예?”
“대답해!!!!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죄, 죄송합니다!!!”
조나단은 곧바로 나에게 사죄하기 시작했다.
근데 이대로 끝내기는 싫다.
특별히 내 너에게 한국 군대식 갈구기를 선보여주마.
“내가 누가 너보고 끼어들라고 했는지 물었지, 죄송하냐고 물었어?”
“아닙니다!!!”
“근데 왜 이상하게 대답했어?”
“죄송합니다!”
“아니! 시발! 왜 그렇게 대답했냐고?!!!!”
짜악-!
나는 조나단에게 달려가 그의 뺨을 갈겨버렸다.
“…….”
그는 자신이 맞았다는 충격이 큰지 고개를 돌린 채 멍하니 빨갛게 부어오른 뺨만 쓰다듬었다.
알아보니 녀석은 이랬던 경험이 없다.
처음부터 금수저로 태어났고 온갖 대우를 다 받고 자란 놈이다.
누가 녀석에게 저런 짓을 할 수 있겠는가.
바로 이 warrior만이 그럴 수 있지.
“야! 고개 돌려.”
“예.”
조나단은 자존심이 많이 상했는지 대답이 시원찮아졌다.
“어쭈. 목소리 봐라 이거. 야!”
“네!!!”
“앞으로 그렇게 크게 대답 안 하면 진짜 죽는다.”
“네!!!”
내가 어지간히 겁나기는 했는지 조나단은 열심히 소리 지르며 대답했다.
회의장 안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황당해하며 그것을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조나단을 애처롭게 보지는 마.
다 이게 너희들 미래가 될 것이니까 말이야.
“다시 한번 묻겠다. 왜 그렇게 대답했어?”
“제가 병신…… 이라 그랬습니다…….”
“하하하하…….”
그 자존심 강한 놈이 본인을 병신이라고 불렀다.
그것만으로도 칭찬해줄 만하다.
하지만 그냥 넘어갈 수는 없지.
짜악-!!!
난 또다시 녀석의 뺨을 갈겨버렸다.
“내가 대답 크게 안 하면 죽는다 했지? 진짜 죽고 싶어?!!!!”
퍼억-!!!
뺨을 맞아서 정신없는 놈인데 곧바로 정강이까지 같이 차 주었다.
“크윽!!!”
녀석은 내 발차기가 매웠는지 발을 부둥켜안고 방방 뛰기 시작했다.
이 녀석은 진짜 오늘 모양 다 빠질 대로 빠진다.
“안 되겠다. 그냥 좀 맞고 나가떨어져라.”
퍼억-!!!
난 녀석의 아구창을 시원하게 날려버렸다.
“케헥!!!”
올리버 녀석에게 배운 대로 질량 변화를 주어 때려버렸다.
[타이슨의 주먹보다 조금 더 강한 세기입니다.]
디오는 또 친절하게 그걸 계산해주고 있다.
“알았다.”
털썩-!
조나단은 바로 그로기 상태가 되어 뻗어버렸다.
녀석은 게거품을 물며 몸을 바르르 떨었다.
나는 곧바로 다시 회의장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공포 분위기는 더 잘 연출되고 있었다.
나는 녀석들을 향해 씨익 웃어주었다.
“방해꾼이 끼어들어서 잠시 멈췄네? 다들 잘 봤지? 나 말하고 있는데 끼어들면 이렇게 묵사발 난다?”
“…….”
여기저기서 침만 꿀꺽이는 소리가 났다.
“대답을 하지 말라고는 안 했는데? 다들 빨리 ‘네’라고 대답해줄래?”
“네!!!!!”
우렁찬 목소리가 회의장 안을 가득 채웠다.
다들 나이가 있으면서도 젊은이 못지않게 힘이 넘쳤다.
모두 죽기는 싫은가 보다.
“다들 잘못했어? 안 했어?”
“잘못했습니다!!!!”
“뭘?”
“…….”
다들 대답하기 곤란한지 서로 눈치만 보고 있었다.
“뭐야? 뭘 잘못했는지 몰라? 그러면 알 때까지 처맞아야겠네?”
“당신에게 개긴 것이 잘못한 것입니다.”
어떤 대표 녀석이 나서며 말했다.
“하! 그래. 맞어. 그것도 큰 잘못이지. 또?”
“비리를 저질렀고 우리 입맛대로 미국 정부를 흔들었습니다.”
“멕시코 마약 카르텔을 도왔고 그들로부터 벌어들인 돈을 사업 자본으로 사용했습니다.”
다들 알아서 자신들이 어떤 죄를 저질렀는지 고백하기 시작했다.
나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이며 다 들어주었다.
“그만!”
모두 어느 정도 말했다 싶어서 나는 이만 중지시켰다.
“다들 자신들이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네.”
나는 그렇게 말하며 가볍게 몸을 풀기 시작했다.
대표 녀석들은 불안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다들 불길한 것에 대한 예감은 좋다.
맞어.
너네들 다 좃됐어.
“그럼 잘못을 저질렀으면 그에 따른 벌을 받아야겠지?”
“네?”
다들 현실을 부정하고 싶나 보다.
하지만 안 된다.
“설마 이대로 그냥 지나갈 거라고 생각한 거야? 너희 너무 양심 없는 거 아니야?”
“……그렇다면 방금까지 우리에게 왜 잘못을 말하라고 한 겁니까? 마치 용서해 줄 것처럼요.”
“그건 너희들이 혼자 착각한 거지. 음……. 굳이 말하자면 너희들을 놀리려고?”
“그, 그런…….”
다들 황당해하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
나는 그러고 있는 이놈들 때문에 더 황당했다.
진짜 정신상태가 썩어빠졌다.
이렇게 노답인 녀석들은 그냥 싹 다 갈아야 한다.
“다들 줄 서라. 형이 교육 좀 시켜줄 테니까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