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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화. 새로운 국면 (4) (157/201)

156화. 새로운 국면 (4)

“!!!!!”

올리버의 말에 다들 경악하고 말았다.

“거, 거짓말이야…….”

일수는 현실을 부정했고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했다.

하지만 떨리는 목소리는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부정한다고 해서 실제 현실이 달라지는 것은 아닐 텐데 말이야.”

“거짓말하지 마!!!!!”

일수는 결국 폭발하면서 악을 지르고 말았다.

“너 이 개새끼!!!”

“일수 오빠!!!”

장수진은 전일수를 황급히 막았다.

“흥분 가라앉혀요. 오빠 지금 감정 상태론 될 일도 안 돼요.”

“…….”

장수진의 달램으로 전일수는 겨우 냉정을 찾을 수 있었다.

“마치 차분해지면 나를 이길 수 있을 것 같이 말하는데, 천만의 말씀이야. 너희는 나한테 안 돼.”

“닥쳐. 이 버러지 같은 놈아.”

이번에는 장수진이 올리버를 죽일 듯이 노려보며 말했다.

“어이구. 아주 무서워 죽겠네.”

올리버는 여유롭게 장수진에게 이죽댈 뿐이었다.

“너희는 너무 싸움을 질질 끌었어. 너희가 계속 끝까지 잘날 줄 알았겠지. 하지만 결과를 봐라. 그렇게 여유롭게 있다가 이렇게 돼버렸잖아. 언제까지 너희만 계속 강할 줄 알았어?”

“당신! 말만 이렇게 하는 거 보니까 실제로는 우리가 겁나지? 사실 라일 씨는 살아있는 거고 말이야.”

그동안 앞으로 잘 나서지 않았던 박이나도 나서기 시작했다.

그녀 또한 이라일이 올리버에게 당했다는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아주 죽고 싶어 용을 쓰는군. 크흐흐흐흐흐.”

올리버는 자신의 말을 믿지 않는 그들을 보며 재밌다는 듯이 끌끌 댔다.

“뭐, 믿고 싶은 대로 믿어. 어차피 곧 현실을 깨닫게 될 거야.”

올리버는 그렇게 말하며 뒤돌아갔다.

“어디 가는 거야? 거기 안 서?!!!”

전일수는 떠나는 올리버의 뒤통수에 대고 소리를 질렀다.

“흥!”

올리버는 완전히 그를 능멸하는 표정을 지으며 가소롭다는 듯이 코웃음을 대차게 쳤다.

“너 따위를 이 몸이 바로 상대하기에는 자존심이 상해서 말이야. 일단은 내 부하들이나 상대하고 있으라고. 만약 너희가 잘 막아낸다면 나를 상대할 수 있는 영광을 누릴지도 모르지.”

“이 미친 새끼가 뭐라고 하는 거야? 너 거기 안 서?!!!”

“무운을 빈다.”

올리버는 전일수에게 가운뎃손가락을 치켜세운 다음 순간이동 해서 사라졌다.

다들 어쩌지도 못한 채 올리버가 사라진 곳만 바라봤다.

“아니겠지? 거짓말일 거야.”

“일수 오빠……. 저도 안 믿기지만 일단은 냉정하게 현실을 파악해야 될 거 같아요. 지금 계속해서 라일 님의 연락은 없는데 놈들은 우리를 공격하려고 한다고요. 우선은 우리 힘으로 녀석들을 막아야 해요.”

장수진은 강한 멘탈의 소유자답게 침착하게 나왔다.

“수진 양 말이 맞네. 라일 씨는 분명 다시 올 거야. 무슨 사정이 있겠지. 우리는 그동안 녀석을 잘 막아내면 될 거라고.”

백기완 대통령 또한 어른답게 그들을 안심시키며 사기를 북돋아 주고 있었다.

“저, 저기요?!!!”

박이나가 불안에 떨며 갑자기 그들을 불렀다.

모두 박이나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시작됐네.”

슈웅-!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전투기가 날아오는 소리가 들었다.

“전군!!!!!”

백기완 대통령은 데이터 쉴드를 통해 우렁차게 외쳤다.

“용맹하게 적들을 막아내라!!!”

“네!!!!”

군인들 또한 대통령의 말에 호응하며 우렁차게 대답했다.

“다 박살 내버려!!!!!”

“으아아아아아!!!!!”

곧바로 교전이 시작되었다.

피슝-!!!

슈웅-!!!

하늘에서 미사일들이 떨어지는 게 보였다.

한두 발이 아니라 개수가 꽤 됐다.

“우리는 데이터 쉴드를 사용해 안전하다지만, 군함이나 전투기들은 완전 박살 날 것 같은데요?”

박이나는 철새 떼처럼 날아오는 미사일들을 보며 경악했다.

“걱정 마요. 저럴 줄 알고 제가 또 대형 데이터 쉴드를 만들었죠.”

탁-!

전일수가 손가락을 튕기자, 푸른 장막이 군함과 전투기를 감싸기 시작했다.

“오오!”

박이나는 감탄하며 전일수에게 엄지를 치켜세웠다.

“역시. 일수 씨네요. 듬직한 사람.”

“하하하하하하하. 커헉!”

박이나의 칭찬에 전일수가 너무 좋아하자 장수진은 그의 복부를 툭 쳤다.

“뭐, 뭐야? 왜?”

“정신 차려요. 지금 웃을 때예요? 미사일이 날아오고 있다니까요?”

“아! 그렇지.”

쾅-!!!!!

콰쾅-!!!!!!

엄청난 폭발에 땅이 미친 듯이 흔들렸다.

미사일은 한국군이 주둔하고 있는 곳으로 사정없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쾅-!!!

콰앙-!!!!!!

폭발로 인해 연기가 생기면서 시야가 완전히 가려졌다.

여파가 생각보다 엄청났다.

“……진짜 데이터 쉴드 없었으면 어쩔 뻔했어?”

장수진은 혼자 감탄하며 말했다.

“봐봐. 내가 이렇게 대비를 해 놓으니까 끄떡없잖아.”

전일수는 의기양양 해하며 말했다.

그의 말대로 한국군의 피해는 전혀 없었다.

“My turn.”

전일수는 분위기를 잡으며 말한 다음 순간이동 해 사라졌다.

장수진과 박이나 백기완 대통령은 서로를 쳐다볼 뿐이었다.

“저거……. 멋있다고 생각하고 한 거겠지?”

“…….”

백기완 대통령의 말에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다들 입술을 비죽이면서 대답을 대신했다.

백기완 대통령은 조용히 고개만 끄덕였다.

“이제 우리도 따라가죠. 혼자만 재미 보게 둘 수는 없잖아요.”

“그러죠. 이번에는 저도 같이 싸워봅시다. 그동안 여러분만 재밌었잖아요.”

백기완 대통령은 가볍게 어깨를 돌리며 말했다.

“그럼 가볼까요?”

셋도 순간 이동해서 미군 진영으로 이동했다.

퍽! 퍼억-!

전일수는 항공모함 위에서 한창 미군들과 격투를 벌이고 있었다.

“끄아아아악!”

“으아아아악!!!”

확실히 전일수의 전투 능력은 미군에 비해 떨어졌지만, 데이터 쉴드는 그런 차이를 메꿔주고도 남게 해주었다.

전일수는 여유롭게 미군들을 하나둘 처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장수진은 답답한 듯 그 모습을 지켜봤다.

“아니. 그렇게 느리게 처리해서 언제 다 해치우겠어요?”

장수진은 품에서 단검을 꺼내든 다음 미군들에게 돌진했다.

“으아아아아악!!!!”

그녀는 언제나 그렇듯 우아하게 날아 번개처럼 공격을 가했다.

전일수와는 비교가 안 되는 속도로 장수진은 미군들을 휩쓸고 다녔다.

“진짜. 장수진……. 대단하기는 하다. 무슨 폭풍이 지나가는 것 같아.”

전일수는 장수진의 전투 모습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이런 건방진 년.”

한편 연약해 보이는 박이나에게 미군들이 접근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박이나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었다.

“죽어!!!”

투두두두두두두-!!!

미군들은 박이나를 향해 총을 갈겨댔다.

팅-! 팅-!

하지만 데이터 쉴드는 그들의 총알를 가볍게 다 튕겨내고 있었다.

박이나는 그들을 보며 어깨를 으쓱했다.

예전의 박이나라면 데이터 쉴드가 있었어도 그들의 공격에 당황해 비명을 질렀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 또한 경험치가 많이 쌓였다.

박이나는 여유롭게 그들이 공격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검지를 치켜세운 다음 미군 쪽으로 손가락을 움직였다.

“뭐 하는 거야?!!!”

자신들은 열심히 공격하고 있는데 딴짓이나 하는 박이나를 보며 미군들은 약이 올랐다.

쿠쿠쿠쿠쿵-!

“뭐야?!!!”

하지만 박이나는 딴짓을 하고 있는 게 아니었다.

박이나는 항공모함 위에 있는 전투기를 조종해 그녀를 공격하고 있는 미군들에게 돌진하게 만들었다.

“이런 미친!!!!!”

“으아아아아!!!!”

미군들은 자신에게 달려오는 전투기를 피해 달아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박이나는 집요하게 미군들을 쫓았다.

“으아아아아!!!”

미군들은 전투기에 맞고 날아가거나 짓이겨졌고, 그나마 피한 사람들은 바다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하하하하하하! 이나 씨도 잘 싸우고 계시는군요.”

백기완 대통령은 그 모습을 만족스럽게 쳐다보며 웃었다.

“어이! 대통령!”

한쪽에서 미군들이 그런 그를 부르기 시작했다.

“조용히 숨어서 목숨이나 보전하고 있을 것이지, 왜 여기 와서 설쳐대고 있어? 그렇게 빨리 죽고 싶어?”

한 미군이 가소롭다는 듯이 그를 쳐다보며 조롱하기 시작했다.

“하! 내가 보기에는 당신이 죽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말이야.”

백기완 대통령은 여유롭게 그의 도발을 받아쳤다.

“하하하하하하. 진짜 대통령이 전쟁터에서 직접 싸우다니……. 한국도 갈 데까지 갔군. 이런 미친 대통령이 어딨어?”

“대통령이 직접 싸우니까 얼마나 멋진가? 내가 직접 국민들을 대표해 모범을 보이고 있으니까 말이야.”

“늙은이!!! 노망났으면 그냥 죽어!!!!”

투두두두두두-!!!

백기완 대통령에게도 총알 세례가 퍼부어졌다.

하지만 그는 여유롭게 총알을 뚫고 미군들을 향해 돌진했다.

“으아아아아!!!”

그는 저돌적으로 미군들에게 달려갔다.

총이 먹히지 않자 미군들은 점점 겁을 먹기 시작했다.

“뭐, 뭐야?!!!”

“뭐긴 뭐야? 대한민국 대통령 백기완이올시다.”

퍼억-!!!

백기완 대통령은 자신을 놀려댔던 미군에게 시원하게 펀치를 갈겼다.

“커헉!!!”

데이터 쉴드로 무장된 주먹은 그야말로 살인적이었다.

백기완 대통령의 주먹을 맞은 군인은 한방에 즉사하고 말았다.

“맙소사…….”

목이 비틀어져 땅바닥에 늘어져 있는 시체를 보며 미군들은 경악했다.

“하하. 이거 스트레스가 한 방에 가시는구먼. 이 재밌는 것을 나만 빼고 다들 하고 있었다니.”

백기완 대통령은 곧바로 다른 군인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크헉!!!”

“컥!!”

백기완 대통령의 공격을 맞은 군인들은 하나둘 나가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들은 그렇게 항공모함에서 미군들을 양학해 나갔다.

“끄아아아악!!”

“살려줘!!! 으아아아아아악!!!!”

항공모함은 미군들의 비명 소리로 가득 찼다.

“대충 다 된 거 같으니까 마무리하겠습니다.”

박이나는 그렇게 말하며 항공모함에 있는 전투기들을 전부 다 이륙시켰다.

“뭐, 뭐 하려는 거야?!!!!”

함장은 전투기들이 다 빠져나가는 것을 보며 경악했다.

“이렇게 하려고요.”

박이나는 가볍게 손가락을 아래로 움직였다.

슈우우우우우웅-!!!

“안 돼!!!!”

함장은 절규하며 울부짖었다.

하지만 그의 외침이 무색하게 전투기는 그대로 항공모함을 향해 수직 낙하했다.

콰앙-! 쾅-!!!! 쾅-!!!

수많은 전투기들이 항공모함에 부딪치면서 터져나갔다.

“하하……. 우리는 이만 이동합시다.”

“그러죠.”

모두 박이나의 공격에 기막혀하면서 다른 항공모함으로 이동했다.

“뭐야?!!!”

다른 항공모함의 미군들은 갑자기 등장한 불청객들을 보면서 당황했다.

하지만 그들은 신경 쓰지 않은 채 자기들 할 말만 했다.

“아니. 박이나 씨 그렇게 안 봤는데 완전 화끈한데요?”

백기완 대통령은 재밌다는 듯이 박이나에게 엄지를 치켜세웠다.

박이나는 그런 대통령의 반응에 쑥스러운지 얼굴을 붉혔다.

“그러게요. 진짜 우리한테 도망치라고 이야기도 안 하고……. 대박이네요.”

전일수는 약간 박이나를 놀리듯 말했다.

“그만 하세요. 창피하니까요…….”

박이나는 민망해서 말끝을 흐리며 말했다.

“하하하하하. 다들 재밌게 즐기고 있나 보네?”

“!!!!!”

갑자기 등장한 목소리에 그들은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그들이 바라본 곳에서는 올리버가 비열하게 웃으며 그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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