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화. 거침없는 진격 (7)
나는 권총을 꺼낸 다음 녀석에게 다가갔다.
내가 다가갈수록 녀석은 불안해하는 눈치였다.
온갖 폼은 다 잡아놓고서는 막상 죽기 직전이니까 이런다.
나는 총을 들어 녀석의 머리에 댔다.
철컥-!
“후우…….”
녀석은 눈을 감으며 깊은 함성을 내쉬었다.
“와아아아아아아-!!!!”
엄청난 함성이 울려 퍼졌다.
무슨 말을 해도 안 들릴 정도로 커서 귀까지 아플 정도였다.
그동안 리원하오에게 복종해 온 사람들이었는데 하루아침에 태도가 이렇게 바뀌어 있었다.
북한에서도 그렇고 여기 중국에서도 그렇고…….
다들 그동안 권력의 힘 앞에서 복종하는 것처럼 연기했던 거지 실상은 바로 이것이었다.
“들리냐? 이 소리가?”
“…….”
리원하오는 말없이 있었다.
“다들 너의 죽음을 바라나 봐. 이래도 멋있다고 생각해?”
“쓸데없는 말 하지 말고. 어서 죽여라.”
녀석은 어찌 됐든 꿋꿋함을 유지했다.
“미안한데 너를 멋지게 죽여줄 생각은 추호도 없어. 네가 그동안 한 게 있잖아.”
나는 권총을 녀석의 머리에서 내렸다.
리원하오는 의아해하며 나를 쳐다봤다.
“뭐냐?”
“좀 다르게 하려고.”
나는 군중을 향해 몸을 돌렸다.
“모두 잘 들으시오!”
나는 디오를 통해 굳이 악을 지르지 않아도 군중 모두에게 말을 전달할 수 있었다.
내가 말을 시작하자 사람들은 집중하고 내 말을 듣기 시작했다.
“내가 여러분에게 좋은 기회를 드리려고 하오. 바로 리원하오의 뺨을 돌아가면서 한 대씩 때릴 수 있는 기회요.”
“와아아아아아!!!!”
다시 엄청난 함성이 몰아쳤다.
“warrior……. 너 이 자식……!”
드디어 리원하오의 그 평온한 표정이 무너져내렸다.
녀석은 온갖 증오가 다 담긴 표정으로 나를 노려봤다.
“나를 얼마나 더 비참하게 만들 생각이냐?”
“가능한 최대로 할 생각이지.”
“이 개자식!!!!!”
리원하오는 포효하며 울부짖었다.
녀석이 일어서려고 하자 곧바로 옆에 있던 경비 두 명이 녀석을 제지했다.
“놔라!!!! 이것 놓으란 말이다!!!”
리원하오는 발악했지만, 경비 두 명의 힘을 이겨낼 수는 없었다.
“거기! 너희부터 뺨을 한 대씩 쳐줄래?”
“네!!”
짝-!!!! 짜악-!!!!
지체 없이 대답한 경비는 기다렸다는 듯이 리원하오의 뺨을 올려붙였다.
이제껏 들었던 뺨 때리는 소리 중에 제일 살벌했다.
“커헉-!!”
단 두 대만 맞았을 뿐인데 리원하오의 볼은 퉁퉁 부어있었다.
“어우. 야! 시작부터 너무 강한데?”
나는 놀리는 거 반 걱정 반으로 말했다.
“하아……. 하아…….”
아파서 그런 건지 분해서 그런 건지 씩씩거리고 있는 리원하오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다 큰 어른이 뭘 울고 있냐? 아까까지의 그 건방지고 의연한 태도는 다 어디로 갔어?”
“닥쳐!!!!!!”
리원하오는 울부짖으며 외쳐댔다.
저런 모습을 보니 나도 한 대 때리고 싶어졌다.
“꼭 붙들고 있어. 나도 한 대 때릴 거니까.”
“네!”
경비는 친절하게 내가 리원하오의 뺨을 잘 때릴 수 있도록 얼굴까지 잡아 주었다.
“크윽!”
리원하오는 치욕스러운지 경비들의 손을 뿌리치려고 발악을 했다.
하지만 경비들의 힘이 워낙 좋아 녀석은 꿈쩍도 못 했다.
“어이구. 애쓴다.”
짝-!!!
나는 가볍게 한 대 갈겨주었다.
“큭!”
리원하오는 통탄해하며 짧게 신음했다.
“이제 내 볼일은 끝났어. 나머지는 저기 군중들이 알아서 할 거야.”
나는 다시 군중 앞에 섰다.
“지금부터 순서대로 차례로 리원하오의 뺨을 때리도록 하겠습니다. 녀석이 죽기 전까지 계속해서 이 이벤트는 진행될 예정이오니 많은 참여 부탁합니다.”
“와아아아아아!!!!”
분명 너도나도 리원하오의 뺨을 때리려고 달려들게 분명했기에 나는 순서를 부여해주었다.
중국 국민들도 이 순서를 지키지 않았다가는 나에게 혼날 것을 잘 알았는지 이 아수라장 속에서도 순서를 잘 지켜주었다.
그렇게 리원하오의 뺨을 때리는 이벤트가 진행되었다.
짜악-! 짜악-! 짝-!!!
뺨 때리는 소리는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울려 퍼졌다.
리원하오의 모습은 처량함 그 자체였다.
저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약해질 법도 한데, 중국 국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리원하오의 뺨을 갈겨댔다.
그렇게 시간이 꽤 지났다.
추욱-!
결국 리원하오의 몸은 축 늘어졌다.
“이제 됐습니다.”
경비는 이미 숨이 끊어진 리원하오를 때리려는 사람을 말렸다.
“한 대만요. 계속 기다렸다고요.”
“저도요. 이 자식이 죽었든지 말든지 상관없어요. 저는 때리고 말 거예요.”
경비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나를 쳐다봤다.
굳이 하고 싶다면 말릴 이유가 있을까?
나는 계속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렇게 꽤 오랫동안 계속해서 이 이벤트는 이어졌다.
생각보다 리원하오에 대한 증오심이 꽤 큰 것 같았다.
“에휴.”
시체의 뺨을 때리고 있는 것을 계속 보고 있자니 나까지 정신이 미쳐버릴 지경이라 고개를 돌려버렸다.
“이렇게 리원하오도 정리됐군.”
잭슨을 죽였던 순간만큼 큰 쾌감은 없었지만 그래도 짜릿하긴 했다.
“다음은 미국의 그 시건방진 놈들이네.”
나는 뒤처리는 알아서 하라고 맡기고는 그곳을 떠났다.
***
중국과 북한의 공산 체제는 완전히 무너져 버렸다.
리원하오와 이택근이 척결됐다는 이유로 무너진 것은 당연히 아니었다.
그들 이외에도 기존의 체제를 유지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넘쳐났다.
문제는 warrior였다.
그는 기존의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가만두지 않겠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이미 사람들은 자신들의 수장들이 어떻게 처리됐는지 몸소 경험했기 때문에 warrior에게 반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중국과 북한은 갑자기 무정부 상태가 되어 큰 혼란이 왔다.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답을 못 찾고 있었다.
warrior가 무서웠기 때문에 누구 하나 나서는 사람도 없었다.
모두 warrior의 지시만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아무래도 내가 나서야 일이 진행될 거 같아서 이렇게 나선다.]
며칠 뒤 warrior의 메시지가 나타났다.
사람들은 warrior의 등장에 다시 환호했다.
군중들은 그냥 warrior에 대해 무조건적인 찬양을 보냈다.
물론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었으나,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괜히 나섰다가는 좋지 않은 일만 당할 게 분명했다.
[일단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려면 부정부패부터 다 척결해야 하는데……. 다들 동의하나?]
warrior는 상당히 능청스러운 메시지를 보냈다.
“당장 척결하시오!!!”
“원하는 바요!!! 이 나라는 도둑놈들이 많아서 우리가 다 이렇게 불행했던 거요!!!”
물론 사람들은 거기에 열광적으로 호응해주었다.
[오! 그래요? 그게 모두의 뜻이라면 어쩔 수 없네요.]
당연히 모두가 원하는 것은 아니었다.
나쁜 짓을 한 사람들은 모두 가슴이 철렁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그들은 여기에 반대할 수가 없었다.
반대했다가는 본인이 떳떳하지 않다는 것만 더 증명하는 셈이었다.
“척결하시오!!!!”
“모든 부정부패는 다 처리하시오!!!!!”
북한과 중국의 민중들은 더 격렬하게 warrior에게 아우성치기 시작했다.
[오케이. 알겠습니다. 그러면 제가 곧 정리해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많지 않은 시간이 지난 뒤에 다시 warrior의 메시지가 올라왔다.
[모든 범죄기록을 증거와 함께 공개한다. 이로써 이제까지 감춰져 있거나 해결되지 않는 사건들은 다 해결될 것이다. 명단에 있는 사람들은 데이터 쉴드를 사용하지 못할 테니 알아서 처리하도록.]
warrior가 자료를 공개한 순간 엄청난 대혼란이 시작되었다.
“세상에…….”
“역시 그랬군……. 어쩐지 더럽다 했어.”
“사람을 이렇게나 많이 죽였다고? 이 더러운 살인마 새끼들.”
그동안 정부 차원에서 쉬쉬하면서 감춰두었던 모든 범죄까지 싹 다 드러났고 사람들은 엄청나게 분노하기 시작했다.
“당장 처벌해!!!!”
“이렇게 증거가 확실하니 시치미도 못 떼겠네. 다 잡아서 족치자!!!!!”
사람들은 발 벗고 나서 범죄자들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극악무도한 범죄자들은 시민들 손에 무참히 죽어 나갔다.
“자, 잘못했어. 제발 살려줘!!!”
warrior가 실시간으로 흉악범들의 위치를 전송해주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을 잡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게다가 범죄자들은 데이터 쉴드도 없었기 때문에 거기에 맞설 수도 없었다.
그들은 바로 붙잡혀 응징을 당하기 시작했다.
퍼억-! 퍽!
범죄자들에 대한 각종 구타와 공격이 들어갔다.
“잘못했어!!! warrior!!! 살려줘! 데이터 쉴드가 다시 작동되게 해주란 말이야!!!!”
범죄자들은 warrior에게 애걸복걸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응답은 없었다.
“바랄 걸 바래라. 너 같은 놈을 warrior 님이 도와주시겠냐?”
“넌 그냥 지옥에나 가서 놀아라.”
퍽-! 퍽-!
사람들은 시원하게 범죄자들을 없앴다.
중국과 북한의 비리는 그렇게 사라져갔다.
사람들은 이제 다시는 범죄를 저지를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들은 그런 사람들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똑똑히 봤기 때문이다.
이제 중국과 북한은 범죄자들은 도저히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비리와 범죄 척결 이후.
난세 속에 영웅이 나타난다고, 뜻있는 사람들이 서서히 나서기 시작했다.
굉장히 소수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청렴한 사람들이 있기는 했다.
사람들은 투표로 자신의 지도자를 뽑기를 원했고, 중국과 북한에서 제대로 된 투표가 실시되었다.
그들은 그렇게 자신의 지도자들을 뽑았다.
중국과 북한은 이제 완전히 새롭게 변하기 시작했다.
전 세계 사람들은 변화하는 중국과 북한을 보며 경악했다.
솔직히 국제적으로 두 나라의 이미지는 그렇게 별로 좋지가 않았다.
그런데 그런 나라가 순식간에 범죄가 없는 나라로 탈바꿈한 것이었다.
사람들은 한국에 이어 중국과 북한을 그렇게 만들어 버린 warrior를 다시 칭송하기 시작했다.
-미쳤다. 미쳤어.
-미쳤지……. 그 두 나라가 그렇게 변할 줄 누가 알았겠어?
-진짜 warrior는 신이라도 되는 건가?
-하아……. 우리 이탈리아도 그렇게 변하면 좋을 텐데.
-우리 컬럼비아도 마찬가지야.
-warrior 님. 혹시나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신다면 제발 우리나라도 그렇게 만들어 주세요. 제발요.
-우리나라도요. 제발요.
-그래요. warrior 님. 그냥 전 세계의 범죄를 없애주세요. 범죄자를 제외한 모두가 그것을 바라고 있답니다. 그냥 범죄자들은 지옥에나 가라고 하세요.
많은 사람들이 중국과 북한에서 일어난 일이 자기 나라에서도 일어나기를 바랐다.
이제까지 warrior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냥 강한 존재라는 인식만 있었지, 솔직히 그렇게 호감만을 느끼지는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상당히 건방지다고 생각했고, 그냥 자기 힘만 믿고 설치는 애송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중국과 북한 일은 warrior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완전히 뒤바꿔버렸다.
warrior는 이제 세계적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었다.
거의 모든 나라에서 warrior를 칭송하고 있었다.
미국은 제외하고…….
미국에서는 한참 warrior와 한바탕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