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화. 북침 (1)
투두두두두!!!!!
북한군들은 핵미사일 발사 시스템을 습격한 괴한들을 공격하느라 바빴다.
“죽어라. 이 간나 새끼들!”
그들은 열심히 총알을 퍼부었다.
“끄아아아아아악!”
갑자기 칼 하나가 날아와 북한 병사의 몸에 꽂혔고 그는 비명을 질러댔다.
퍼억-!
조금의 틈도 없이 갑자기 장수진이 달려들어 그 병사의 복부를 때리는 동시에 단검을 빼내었다.
“와…….”
전일수는 그 모습에 감탄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박수를 쳤다.
“진짜 장수진이 겁나 멋있긴 해.”
“지금 한가하게 감상이나 할 때예요 빨리 안 도와줘요”
“오케이. 저도 열심히 싸우겠습니다.”
본인들은 필사적인 반면 장수진과 전일수는 마치 소풍을 온 듯한 분위기였기 때문에 북한군들은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야! 니들.”
장수진은 자신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는 북한군들에게 물었다.
“그거 아냐 방금 너희가 쏜 핵미사일 공격이 전부 다 무의미하게 됐어. 우리 보스가 정말 대단하긴 한가 봐. 그 무서운 핵미사일이 아무 소용이 없어져 버렸네.”
장수진은 끌끌 대며 웃기 시작했다.
“다들 내 말귀 못 알아들어 핵미사일은 네 녀석들이 자랑하는 비장의 카드였잖아. 그런데 그게 지금 아무렇지 않게 막혀버린 거야. 더 이상 이러는 게 무의미하다고.”
“…….”
북한군들은 장수진의 말에도 여전히 총을 겨누고 있을 뿐이었다.
“진짜……. 너희들은 답이 없다. 답이 없어. 이제 북한 정부는 무너질 거야. 그래도 지금 이 짓거리를 계속하겠다는 거야”
장수진이 이렇게 말했어도 북한군에는 어떤 변화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래……. 기회는 충분히 줬어. 그냥 죽자.”
장수진은 그렇게 말하며 단검을 돌려댔다.
“어서 저년을 죽여버려!”
사격 명령에 북한군들은 마치 로봇처럼 아무 생각 없이 장수진에게 총을 쏴댔다.
하지만 그건 무의미했을뿐더러 본인들 죽음을 자초하는 것뿐이었다.
“끄아아아아악!”
데이터 쉴드의 보호로 공격이 통하지 않는 장수진은 늘 그렇듯 북한군들을 단검으로 베어나갔다.
“야! 너희 진짜 너무 약해. 좀 괜찮은 애들 없냐 이러면 몸풀기도 안 된다고.”
장수진은 애를 가지고 놀 듯 북한군들을 상대했다.
슈욱-!
그때 장수진에게 단검이 날아왔다.
장수진은 피할 필요가 없었음에도 본능적으로 그 공격을 피했다.
“뭐냐”
장수진은 단검이 날아오는 쪽을 쳐다봤다.
거기에는 뭔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사람들이 서 있었다.
풍채가 예사롭지 않은 그들은 일반 군복과는 다른 전투복을 입고 있었다.
“하하하! 건방진 년. 우리 북한군의 자랑 백두단이 왔다.”
북한군들은 특수부대의 등장에 모두 환호했다.
“와아아아!!!!! 백두단이 오셨다.”
“어서 저 괴물 같은 년을 죽여주세요!!!!!”
장수진은 마치 광신도 같은 북한군의 반응을 경멸하듯 쳐다봤다.
“아니……. 그러니까 나는 총알도 안 통한다고 이 병신들아. 저딴 놈들이 내 상대가 되겠냐”
장수진은 어이없어하면서 그들에게 말했다.
하지만 북한군들은 그러거나 말거나 자기들끼리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진짜 세뇌 교육이 무섭긴 한가 보다. 전혀 이성적으로 뭘 볼 줄을 모르네.”
“수진아. 저런 바보들은 나에게 맡겨.”
갑자기 전일수가 끼어들며 말했다.
“너무 너만 노니까 내가 소외당하는 것 같잖아. 나도 많이 발전했으니까 한번 지켜봐 주라고.”
“예. 알겠습니다.”
장수진은 손을 내밀며 전일수를 앞으로 안내했다.
그에 전일수는 가볍게 몸을 풀며 앞으로 나아갔다.
“하하하. 들어와. 한번 싸워 보자고.”
“으아아아아아!!!”
백두단은 기합을 내지르며 일제히 전일수에게 달려들었다.
슈욱-!!!
한 부대원이 전일수를 주먹으로 내리쳤다.
쾅-!
“크흑!”
데이터 쉴드의 보호로 그의 주먹만 아플 뿐이었다.
그 군인은 고통스러운지 손을 흔들어댔다.
“와. 다른 사람들은 주먹이 그냥 깨지던데 너는 그래도 멀쩡하네. 몸이 얼마나 단단한 거야 훈련 잘 받긴 했구나”
“닥쳐!!!”
그는 다시 발로 일수를 찼다.
쾅-!
하지만 역시나 데이터 쉴드에 막힐 뿐이었다.
“크윽!”
그는 발이 아픈지 인상을 썼다.
하지만 아직은 멀쩡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니까 안 통한다고. 애쓰지 말라니까”
일수는 얄밉게 백두단을 놀려대고 있었다.
“잠깐만요 일수 오빠.”
갑자기 장수진이 그를 불러세웠다.
“응 왜 그래”
“저 이 녀석들과 한번 싸워 보고 싶어요.”
“……뭐”
전일수는 이해가 안 된다는 듯이 장수진을 바라봤다.
“북한군들이 자랑할 만하네요. 실력이 예사롭지 않아요. 요즘 전투다운 전투를 못 하고 일방적인 공격만 하니까 몸이 찌뿌둥한 것 같거든요. 간만에 제대로 된 전투를 하고 싶네요.”
장수진의 눈에서 투지가 불타올랐다.
전일수는 대신 싸워서 장수진에게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그건 물 건너간 것 같았다.
장수진은 이미 싸우고 싶어서 안달 나 있었다.
“그래. 네 뜻이 그러하다면…….”
하는 수 없이 일수는 장수진에게 자리를 양보해줬다.
“감사합니다.”
장수진은 기뻐하며 백두단 앞으로 나아갔다.
백두단은 경계하며 장수진을 노려봤다.
“방금 공격으로 깨달았겠지만, 너희가 그렇게 공격해봤자 데이터 쉴드가 막아주기 때문에 네놈들 손과 발만 아플 뿐이야.”
갑자기 장수진은 자신을 감싸고 있던 데이터 쉴드를 해체시켰다.
“자, 장수진!”
일수는 놀라며 외쳤다.
하지만 장수진은 재밌다는 듯이 입꼬리를 올릴 뿐이었다.
“하지만 내가 이번에는 특별히 데이터 쉴드 없이 너희를 상대해주도록 할게.”
“!!!!!”
그곳에 있던 모두가 놀란 눈으로 장수진을 쳐다봤다.
“너희에게 큰 제안을 할까 해. 만약 너희 백두단인가 뭔가가 나를 이긴다면 난 그대로 여기서 물러나는 것으로 할게.”
“만약 우리가 진다면……. 어떻게 되는 거지”
백두단 중 한 명이 장수진에게 물었다.
장수진은 피식하면서 대답했다.
“어떻게 되긴 어떻게 돼 다 뒤지는 거지.”
“…….”
그녀의 말은 섬뜩하기 그지없었다.
같은 편인 전일수마저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어차피 내 제안을 안 받아들이면 너희는 그냥 개죽음당하는 거야. 내 특별히 자비를 베풀어서 너희에게 기회를 주는 거지. 어때 한번 해볼래”
이들이 장수진의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백두단은 옳다구나 하고 장수진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하! 건방진 년. 우리를 너무 얕잡아 보고 있군. 우리를 상대하다가 중간에 불리해지면 그 비겁한 능력을 다시 사용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
“걱정 마. 능력 사용한 순간 내 패배로 간주할게.”
“하하하하하하하.”
백두단은 장수진의 말에 단체로 박장대소했다.
“스스로 구렁텅이에 들어가는 꼴이군. 뭐 우리로서는 안 할 이유가 없지. 좋다. 넌 이 백두단을 무시한 값을 톡톡히 치를 거다.”
백두단은 능력이 없는 장수진은 별것도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완전히 자신감에 넘쳐 있었다.
그런 그들은 장수진은 재밌어하며 쳐다봤다.
“진심으로 상대하는 게 좋을걸. 허무하게 죽기 싫으면 말이야.”
그렇게 말하며 장수진은 자세를 잡았다.
백두단들도 전투태세를 취했다.
그들은 한동안 움직이지 않고 탐색전을 벌이고 있었다.
장수진은 진지하게 싸움에 임했다.
그녀가 이런 선택을 한 것을 사실 백두단을 어느 정도 인정했기 때문이었다.
일수를 공격했을 때의 그들의 움직임은 어느 엘리트 요원 못지않았다.
수많은 전투를 치른 장수진은 그들이 고수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봤다.
데이터 쉴드의 보호 없이 싸운다는 게 어느 정도 압박으로 다가왔는지 장수진은 침을 꿀꺽 삼켰다.
“으아아아아아!”
그 순간 백두단의 공격으로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되었다.
백두단의 총원은 15명.
그중 하나는 아까 일수를 공격하면서 다친 상황.
먼저 5명의 일원이 장수진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슈욱-! 슉-!
그들은 장수진을 둘러싸며 공격을 퍼부어댔다.
“흐앗!”
백두단의 공격이 상당히 빨랐는지 장수진은 아슬아슬하게 그들의 공격을 피했다.
일수는 불안해하며 그 장면을 쳐다볼 뿐이었다.
“수진아! 조심해.”
“걱정 말아요.”
곧바로 장수진의 반격이 들어갔다.
그녀는 재빨리 앞으로 구른 다음 백두단 일원의 다리를 가격했다.
퍼억-!
하지만 그는 다리가 꽤 튼실한지 장수진의 공격에도 끄떡없이 서 있었다.
반대로 장수진의 다리가 아픈 지경이었다.
“아휴! 망할!”
장수진은 인상을 쓰며 짧게 신음했다.
“무슨 금강불괴냐 몸이 왜 이렇게 단단해”
“이게 바로 우리 백두단의 무서움이다. 너의 그 시시한 공격 따위는 우리에게 통하지 않아.”
“하! 무식하게 몸만 단단하나 보네.”
장수진은 단검을 꺼내 들었다.
“근데 니들 몸이 아무리 단단해봤자 검을 막을 정도로 단단하겠냐”
백두단은 검을 든 장수진을 보며 흠칫했다.
장수진은 재빨리 공격을 시작했다.
촤악-!
“끄아아아악!”
단검 공격에 미처 대비하지 못했던 백두단 일원은 어쩔 수 없이 두 팔로 장수진의 공격을 막았고 그에 살점이 찢겨져 나갔다.
“오우! 단단하긴 한가 보네. 완전히 팔을 자를 줄 알았는데 이게 안 잘리네”
“너 이 새끼…….”
장수진의 공격에 당해 피를 뚝뚝 흘리고 있는 그는 이를 갈며 그녀를 노려봤다.
푸슉-!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장수진은 그의 몸에 그대로 단검을 꽂아버렸다.
“끄아아아악!”
그는 비명을 지르며 그대로 쓰러졌다.
“살려달라고 빌었어야지. 그렇게 나오면 그냥 죽이고 싶을 뿐이라고.”
장수진은 죽어가는 그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네 이년!”
백두단은 동료가 죽자 일제히 품에서 단검을 꺼내 들었다.
“그래. 진작에 그렇게 나왔어야지. 시시한 주먹싸움보다는 이편이 더 재밌잖아.”
“이게 더 재밌다고”
전일수는 질린다는 듯이 말했다.
“오빠 잘 보세요. 이게 바로 국정원 최고 요원의 품격이니까요.”
“……넵.”
장수진의 포스에 전일수는 그냥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으아아아!!”
“으아아아!!!”
백두단과 장수진은 동시에 기합을 지르며 서로에게 달려들었다.
다시 피비린내 나는 전투가 시작된 것이다.
“끄아아아악!”
장수진의 공격에 한 명이 그대로 순식간에 썰려버렸다.
장수진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적들을 베어냈다.
“끄아아악!”
순식간에 세 명이 쓸려나갔다.
“망할!!!!”
동료들이 하나둘 장수진의 공격에 당해 쓰러지자 백두단은 아까 자신감이 넘쳤던 것과는 달리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간만에 좀 제대로 싸워 보고 싶은데 정말 이렇게 나올 거야 이러면 또 몸풀기밖에 안 된다고.”
“까불지 마!!!”
장수진의 말에 자존심이 상한 백두단은 더 격렬하게 장수진에게 공격을 가했다.
하지만 장수진은 가볍게 그들의 공격을 피했다.
“계속 이렇게 재미없게 나온다면 그냥 죽을 뿐이지.”
“끄아아아악!”
장수진 본인은 데이터 쉴드로 인해서 약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실상은 더 적극적으로 공격을 하게 됨으로 인해 훨씬 강해져 있는 상태였다.
백두단은 결국 장수진에게 무참히 쓸려나갔다.
결국 14명의 백두단 일원들이 쓰러지고 마지막 한 명이 남았다.
그는 대장처럼 보였다.
아까 장수진에게 단검을 던졌던 놈이었다.
“그래. 너가 끝판왕이라 이거냐 어디 한번 실력 좀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