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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화. 반역 (1) (98/201)

97화. 반역 (1)

미국 뉴욕에 있는 한 회의장.

여기에는 미국의 메이저 금융회사의 대표들이 모여 있었다.

다들 최근에 벌어진 일로 심기가 많이 불편한 상태였다.

“제가 뒤를 봐주던 몬테레이 패밀리가 warrior 때문에 완전히 망해버렸습니다. 에이든 대통령에게 항의했더니, 대통령은 은혜도 모르고 완전 배 째라는 식으로 나오더군요.”

라이언 은행 대표 마이클은 착잡해 하며 말했다.

“warrior가 대통령의 뒤를 봐주고 있는 게 아닐까요? 최근에 한국으로부터 다량의 무기도 구입했다고 하던데요.”

“가능성이 없지는 않습니다.”

“조만간 에이든 대통령을 숙청해야겠군요. 하지만 그건 나중에 하도록 하고……. 일단 급히 warrior를 상대해야 합니다.”

아메리카 은행 대표 조나단이 나서서 말했다.

“맞습니다. 이제 warrior는 멕시코 언론에 자신이 모든 마약 카르텔을 없애버리겠다고 선전하고 다니기까지 합니다.”

“허허허. 제정신이 아닌가 보군요.”

라이언 은행뿐만 아니라 다른 미국의 메이저 금융회사들도 마약 카르텔에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 다들 warrior의 이 같은 행동에 어이가 없었다.

실질적으로 금융회사 연합이 현재의 미국을 다스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warrior는 겁대가리를 상실하고 그들에게 피해를 주려 하고 있는 것이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녀석을 한번 손봐주기는 해야 할 텐데……. 한국과 중국의 사례를 보아 어설프게 대응했다가는 되려 우리가 당할 수도 있다는 게 걸리는군요.”

마이클은 답답해하며 다른 대표들에게 물었다.

“우린 중국이나 한국과는 다르지 않습니까. 제까짓 게 감히 우리를 건들 수나 있겠습니까?”

낙관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마이클은 가벼운 반응에 더 답답해했다.

“지금 근거 없는 자신감만 키우려고 여기 모인 게 아닙니다. 현실적인 대처를 해야 한단 말입니다. 녀석은 이미 중국으로부터 1조 달러를 받아냈고, 항공모함도 무력화시킬 정도로 어마어마한 놈입니다.”

마이클의 단호하면서 날카로운 지적에 낙천적인 의견은 쏙 들어가 버렸다.

“그러면 이렇게 하는 게 어떻겠소? 멕시코 대통령을 직접 압박하는 거요.”

“그것도 안 통한다면요?”

“그렇다면 한국에게 직접 압박을 가해야겠죠.”

조나단 또한 날카롭게 말했다.

“마이클.”

그는 자신들의 대표인 마이클을 지목했다.

“네.”

“당신이 멕시코 대통령과 이야기 좀 나눠주세요. 압박에 대한 지원은 우리가 다 거들어 줄 테니.”

“알겠습니다.”

마이클은 곧바로 자신의 정보통을 통해 가르시아 대통령과 연락을 시도했다.

“여보세요.”

“라이언 은행 대표 마이클이라고 합니다. 이 정도의 소개로 내가 누군지 충분히 파악했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마이클은 한껏 뻐기며 말했다.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습니다. 용건이 무엇입니까?”

“우린 지금 멕시코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다 알고 있소. warrior를 당장 쫓아내시오.”

“그건 불가능합니다.”

“뭐요?”

마이클은 황당해하며 물었다.

에이든 대통령에 이어 이제 가르시아 대통령도 그에게 반항하기 시작했다.

마이클은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들이 무엇을 믿고 이러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금융회사 연합 대표인 자신에게 반항한다는 것은 마이클의 상식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가르시아 대통령. 지금 상황 파악을 잘못하고 있는가 본데, 우리는 당신을 당장에라도 끌어내릴 수 있소. 잠자코 우리 말을 듣는 게 나을 텐데.”

기분이 한껏 상한 마이클은 강한 어조로 그를 몰아쳤다.

“당신들이야말로 상황 파악을 못 하고 있는 것 같군요. 당신들도 잘 알고 있다시피 warrior가 이일에 전면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당신들이 warrior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까짓 놈이 두려워서 지금 우리의 지시를 안 따르겠다는 거요?”

마이클은 자존심이 상해 많이 격양된 상태였다.

“마이클 씨……. 그거 아십니까? warrior는 지금 이 모든 내용을 듣고 있을 것입니다. 당신들이야말로 지금이라도 여기서 그만두는 게 좋을 것입니다.”

“그까짓 놈이 대체 뭐길래 우리를 그만두게 만든단 말이오!”

결국 마이클은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당장 warrior를 내쫓으시오! 그러지 않으면 당신은 바로 몰락할 테니까.”

“지금 협박하시는 겁니까?”

가르시아 대통령도 기분이 많이 상한 상태였다.

그도 더 이상 참지 않고 맞대응하기 시작했다.

“협박이오. 그러니까 당장 실행하시오.”

“굳이 warrior 때문이 아니더라도 저는 당신들 지시를 따를 생각이 없습니다. 마약 카르텔은 제 딸을 죽였습니다. 상식적으로 이런 상황에서 제가 그놈들을 척결하는 데 동조하겠습니까? 아니면 그대로 내버려 두는 데 동조하겠습니까?”

“대통령!!!!!!”

마이클은 온 힘을 다해 전화기에 대고 소리를 질러댔다.

하지만 가르시아 대통령은 단호했다.

“이만 끊겠습니다. 그리고 경고하죠. 여기서 그만두지 않으면 당신들도 몰락할 것입니다.”

“이봐!!!”

마이클이 온 힘을 다해 그를 불렀지만, 통화는 끊겨버렸다.

회의장 안에 있는 사람들은 누가 봐도 협상이 잘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가르시아 대통령은 에이든 대통령과 같이 나중에 처리하는 것으로 하고… 일단은 다음 계획으로 가는 게 좋을 것 같군요.”

조나단은 회의장 분위기를 전환 시키기 위해 나섰다.

“이번에는 제가 한국의 대통령과 대화해 보겠습니다.”

그 또한 자신의 정보통을 통해 백기완 대통령에게 연락을 걸었다.

“여보세요?”

“아메리카 은행 대표 조나단이라고 합니다.”

백기완 대통령은 갑작스러운 연락에 어리둥절했다.

갑자기 미국의 금융회사 대표가 전화하는 것이 그렇게 흔한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예. 조나단 씨. 어쩐 일이시죠?”

“warrior와 관련해서 할 말이 있어서 말입니다.”

“……말씀하시지요.”

백기완 대통령은 곧바로 경계하는 듯한 태도로 나왔다.

하지만 여전히 예의는 차리고 있었다.

“지금 warrior가 멋대로 멕시코에서 활개 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희 미국 금융회사 연합은 그게 굉장히 눈에 거슬리는군요. 당장 warrior를 한국으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만.”

“일단, 물어볼 게 있는데……. 조나단 씨께서는 미국인이 아니신가요?”

갑자기 나온 뜬금없는 질문에 조나단은 어이없어하며 대답했다.

“맞습니다. 미국인이고 우리 회사도 미국의 회사지요.”

“대단히 외람된 말씀이오나, 그렇다면 왜 굳이 멕시코의 일에 이렇게 신경을 쓰고 있는 거지요?”

사실 백기완 대통령은 그들이 왜 이렇게 나오는지 다 알고 있었으나 의뭉을 떨며 물었다.

그가 생각하기에 모르쇠 작전은 warrior로부터 배운 최고의 작전이었다.

“그것까지는 밝힐 수 없군요. 이유야 어쨌든, 저희 지시대로 움직이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조나단이 불쾌함을 드러내며 상당히 거만한 태도로 말했다.

거기에 백기완 대통령도 울컥해버렸다.

“무슨 이유인지 말해주지도 않으면서 막무가내로 그렇게 요구하는 건 대체 무슨 경우입니까? 이유를 밝히면서 정중하게 부탁해도 할까 말까인데요.”

“대통령……. 당선된 지 얼마 안 돼서 우리 미국 금융회사 연합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잘 모르는 것 같소만……. 우리가 맘먹고 나서면 당신 따위는 바로 그 자리에서 내려오게 만들 수 있소.”

조나단은 백기완 대통령에게 겁을 주기로 마음먹으며 강하게 밀어붙였다.

하지만 그건 별로 좋지 못한 시도였다.

오히려 백기완 대통령의 투지를 불태웠기 때문이다.

“하하하하하하!”

그는 조나단의 협박에 호쾌하게 웃었다.

“어이. 조나단 씨.”

백기완 대통령은 더 이상 예의를 차리지 않았다.

“당신이 누구든지 간에 한 나라의 원수에게 그딴 식으로 나와도 되나?”

“대통령, 말조심하시오.”

“아니지, 아니야. 말조심은 당신이 해야지.”

백기완 대통령은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았다.

“남의 나라 일에는 신경 끄고 당신들 미국 일이나 신경 써라. 우리 일은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 그리고 warrior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계속할 테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

“이봐! 대통령!”

“너와 이 이상 나눌 이야기는 없다.”

그렇게 한국 대통령과의 통화도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나버렸다.

“망할!!!”

조나단은 너무나 분해서 그만 핸드폰을 바닥에 던져 깨부수어버렸다.

거듭된 협상 실패로 회의장 분위기는 너무나 좋지 않았다.

“대체 다들 왜 이렇게 나오는지 이해할 수가 없군요. warrior가 그렇게 대단한가요?”

“대단하긴 하죠. 중국을 그렇게 만들었으니.”

“우리 미국도 마음만 먹으면 그렇게 만들 수 있어요!”

금융회사 대표들은 여전히 자신감이 넘쳤다.

“그렇다면 중국을 이용해보는 게 어떻겠습니까? 중국이 우리에게 협력한다면 아무리 warrior라고 해도 별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중국 쪽에서도 warrior에게 한 번 당했으니 분명 보복하고 싶어 할 것입니다.”

“오! 그거 좋은 생각입니다.”

다들 그 의견에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면 제가 통화를 해보도록 하죠.”

다시 마이클이 나서며 말했다.

그는 이번만큼은 성공에서 자신의 체면을 유지하고 싶었다.

마이클은 중국의 새 주석인 리원하오와 연락을 시도했다.

생각보다 쉽게 그와 연락을 잡을 수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라이언 은행 대표 마이클이라고 합니다.”

“네. 수행원을 통해 안내받았습니다. 어쩐 일이신지요?”

“의례적인 말은 생략하고 바로 본론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저희 미국 금융회사 연합은 지금 warrior를 혼내줄 생각입니다. 당신들 중국도 녀석에게 한번 호되게 데였다고 들었는데, 이번 기회에 우리에게 동참해서 녀석을 같이 때리는 게 어떻겠습니까?”

리원하오는 마이클의 제안에 생각이 많았다.

그는 일단 마이클의 생각을 들어보고자 했다.

“저희가 warrior에게 원한이 깊다는 것은 맞는 소리입니다만……. 솔직히 타격을 꽤 세게 입어서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일단은 당신들의 계획을 들어봐도 되겠습니까?”

“warrior가 설치지 못하도록 한국을 경제적으로 압박해주시오.”

“…….”

리원하오는 이들의 제안에 어이가 없었다.

중국이 한국에게 경제보복을 하다가 어떤 꼴을 당했는지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

아니면, 알고 있음에도 자신들을 물 먹일 생각으로 이러는가 싶기도 했다.

리원하오는 그들에게 협력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사실, 최근에 warrior와 관련하여 그에게 접근한 사람이 따로 있었다.

리원하오는 그 사람과 전적으로 손을 잡고 있었고 좋은 계획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라, 적당히 핑계를 대며 이 일에서 손을 빼기로 했다.

“당신들은 warrior를 너무나 얕보고 있군요. 이미 한번 호되게 당한 우리로서는 그런 계획에 동참할 수가 없습니다. 제대로 된 계획을 들고 오지 않는다면 우리는 협조하지 않겠습니다. 괜히 피해만 더 볼 게 분명하니까요.”

“이봐요.”

마이클이 따질 새도 없이 리원하오는 연락을 끊어버렸다.

그는 굉장히 무색했다.

체면을 살리려고 했다가 오히려 더 모양 빠지는 꼴이 되었다.

“하아……. 다들 왜 이렇게 warrior를 두려워하고 있는지.”

그들은 warrior의 힘을 직접 체감해보지 못해서 국가 원수들이 왜 이렇게 나오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른 나라의 힘을 빌리는 것은 아무래도 안 되겠군요. 이렇게 된 이상 우리 미국이 직접 개입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에이든 대통령이 협조하지 않겠다면 그를 내리면 되겠지요.”

조나단은 결심하듯 말했다.

다른 대표들도 다른 방도가 없었기에 거기에 동조하기로 했다.

“상원의원들을 꾀겠습니다. 여러분들도 같이 협조해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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