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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화. 데이터 쉴드 성능 테스트 (5) (83/201)

82화. 데이터 쉴드 성능 테스트 (5)

전일수와 장수진은 포를 조정해 발사 준비를 했다.

데이터 쉴드에 내재되어 있는 검색 능력을 통해 조작법을 알아가고는 있었지만, 처음 다뤄보는 거라 쉽지는 않았다.

“후우-! 좀 어려운데?”

“그러게요…….”

둘은 낑낑대며 포를 이리저리 만져보았다.

“꼼짝 마!”

그때 북한 군인들이 등장했다.

전일수와 장수진은 서로를 쳐다보며 씨익 미소를 지었다.

둘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굳이 우리가 할 필요 있어? 저기 전문가들이 계시는데?”

“그렇죠?”

장수진과 전일수는 북한군을 향해 섰다.

“부탁이 있는데 이거 쏘는 법 좀 알려 줄래요?”

“뭔 개소리야?!!!”

북한 병사는 그들에게 총을 겨누며 윽박질렀다.

“아니, 정중하게 말했는데 왜 소리를 지르고 난리야?”

“간나새끼들. 헛소리 말고 꼼짝 말고 서 있어!”

군인들은 당장이라도 그들에게 총을 쏠 기세였다.

“쏴봤자 소용없을 테니까 그냥 우리를 도와주기나 하시지?”

장수진은 그들이 경계하고 있는 모습을 같잖아하며 말했다.

그런 장수진의 태도에 그들은 더 약이 올랐다.

“고작 두 명이서 이곳에 쳐들어오다니. 완전 우리를 개무시하고 있나 본데 본때를 보여주지.”

“하지 마. 진짜 후회할 거야.”

장수진은 검지를 까딱까딱 흔들어댔다.

그게 북한 군인들을 울컥하게 만드는 트리거가 됐다.

“저 건방진 자식들. 당장 몸을 벌집으로 만들어버려.”

“네!”

지휘관의 명령에 군인들은 방아쇠를 당기기 시작했다.

투두두두두두두두-!

“어휴. 결국 쏘네.”

“소용없다니까 왜 말을 안 들을까요?”

어느새 이런 상황에 익숙해진 일수는 장수진과 같이 태평하게 있었다.

데이터 쉴드를 가지고 있는 이상 이제 총 따위는 신경 쓸 가치도 없었다.

팅-! 팅-!

그들이 두르고 있는 파란 보호막은 총알을 가볍게 튕겨내고 있었다.

“대, 대체 저건 뭔데…….”

“말도 안 돼.”

총을 쏘는 북한 군인들은 식겁하며 장수진과 전일수를 놀란 눈으로 쳐다봤다.

“아무래도 그냥 말로만 해서는 안 통하겠지?”

“네. 가볍게 몇 대 때리고 시키는 게 더 나을 거 같네요.”

“나도 같은 생각이야.”

전일수와 장수진은 결국 힘으로 상대편을 제압하기로 했다.

장수진은 총을 쏘는 군인들을 향해 저돌적으로 돌진했다.

“오, 오지 마!!!!”

총알을 튕겨내며 성난 멧돼지처럼 돌진해오는 장수진은 그들에게 공포 그 자체였다.

북한 군인들은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일단 이거나 먹어!”

퍼억-!

장수진은 그대로 뛰어올라 무릎으로 북한 군인의 얼굴을 찍어버렸다.

“커헉-!”

그는 이빨이 뽑히며 그대로 뒤로 나자빠졌다.

“다음은 너!”

퍽-!

곧바로 장수진은 옆에 있던 동료의 다리를 걷어 넘어지게 만들었다.

“으앗!”

퍽-!

그녀는 쓰러져 있는 그 군인의 얼굴을 정권 찌르기로 그대로 가격했다.

그는 쌍코피를 내뿜으며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

퍼억-! 퍽-! 퍽-!

좀 전과 마찬가지로 장수진의 무쌍이 이어졌다.

전일수는 고작 두 명을 제압할 뿐이었다.

장수진의 화려한 액션에 지휘관은 자기들이 도저히 상대가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그 자리를 벗어나 줄행랑을 치기 시작했다.

“대체 저게 뭐야?!!”

“뭐긴. 너 잡으러 온 술래지.”

“!!!!!.”

어느새 장수진은 그 지휘관을 따라잡았다.

“치사하게 부하들을 버리고 너만 내빼냐?”

“제, 젠장할!”

장수진은 지휘관의 목을 팔꿈치로 감싸 안은 다음 그대로 앞으로 점프해 고꾸라트렸다.

“으악!”

그대로 몇 바퀴를 구른 지휘관은 충격으로 인해 몸을 가누지 못했다.

곧바로 그의 목에 단검이 들어왔다.

“항복하고 내 지시를 따라. 그러면 살려주겠다.”

장수진의 싸늘한 목소리에 지휘관은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하지만 이대로 굴복하기에는 그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꺼져. 이 간나새끼야!!!!”

“흥!”

장수진은 코웃음 치며 손에 힘을 줬다.

지휘관의 목에 칼이 들어가면서 피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 그만! 항복하겠다!!!”

지휘관은 정말로 죽겠다 싶어 아연실색하며 소리를 질렀다.

장수진은 바로 힘을 빼주었다.

“진작에 그랬으면 좋았잖아.”

그녀는 지휘관을 풀어주었다.

“지금부터 내 지시대로 부하들에게 명령해. 알겠어?”

“알았다…….”

지휘관은 다친 목을 감싸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무엇을 시킬 거지?”

“너희가 포격 훈련하는 곳에 어떤 장치를 놔둘 건데, 그냥 거기에다가 포를 쏘기만 하면 돼. 오케이?”

“……그게 다인가?”

생각보다 지시가 허무해 지휘관은 수상해 하며 물었다.

“응. 다야.”

“…….”

고작 그것을 위해 이들이 여기에 쳐들어왔다는 사실에 지휘관은 어이가 없었다.

“그냥 하라면 하라는 대로 해. 그게 편해.”

장수진은 황당해하는 그의 반응을 의식하며 말했다.

그렇게 데이터 쉴드 2차 버전의 테스트가 시작되었다.

장수진의 지시에 따라 북한 군인들은 활성화된 데이터 쉴드를 적당한 지점에 가져다 두었다.

북한 군인들은 눈치를 보며 그것을 갈취할 생각이었다.

그들의 속을 눈치챈 장수진이 그들에게 한마디 했다.

“가져갈 생각이라면 당장 그만두는 게 좋아. 아주 끔찍한 일을 당할 거니까 말이야. 난 분명 경고했다.”

장수진은 그들을 향해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

북한 군인들은 데이터 쉴드를 가져갈 생각이 싹 사라져버렸다.

“야. 장수진.”

그때 무전이 들려왔다.

이라일이었다.

“너 지금 나 따라 하냐? 진짜 어이가 없네.”

“……아, 아닙니다.”

그의 말을 듣고 보니 장수진 본인도 방금 자기가 이라일 같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민망한지 얼굴을 붉혔다.

“그렇게 따라 하고 싶을 정도로 이 몸이 존경스러운가 보지?”

“…….”

장수진은 이라일이 진짜 재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걸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그랬다가는 괜히 불똥만 튈 거다.

“왜 반응이 없어? 그건 아니야?”

“…….”

장수진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됐다. 그냥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으니까 마무리까지 잘해라.”

“……네.”

북한 군인들은 장수진이 혼자서 말하는 줄 알고 이상하게 쳐다봤다.

불똥은 그곳으로 튀었다.

“뭘 봐 새끼들아!”

장수진은 투덜대며 포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설치하고 왔습니다.”

“오케이. 그러면 테스트를 진행해볼까?”

일수는 포병대대 지휘관에게 시작하라고 손짓을 했다.

그러자 그는 발포 명령을 내렸다.

퍼엉-!

요란한 소리와 함께 땅이 울리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쏴!”

목표물을 향해 계속 포탄이 날아갔다.

퍼엉-! 퍼엉-!

그렇게 갑작스러운 포격 훈련이 시작되었다.

“이제 됐다.”

어느 정도 됐다 싶자, 일수는 지휘관에게 그만하라고 신호를 보냈다.

“확인해보고 올까?”

“알겠습니다.”

전일수와 장수진은 데이터 쉴드가 놓여져 있는 곳으로 갔다.

충격으로 인해 튕겨져 나가 원래 두었던 곳에 있지 않았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 쉴드와 연동이 되어 있는 상태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데이터 쉴드 2차는 포탄 세례에도 불구하고 멀쩡했다.

아무래도 테스트는 성공인 것 같았다.

“성공이네.”

“하하하. 좋네요!”

전일수와 장수진은 기뻐하며 서로 하이파이브를 했다.

“이제 챙겨서 돌아갈까?”

“네.”

***

워싱턴 D.C.

백악관

에이든 대통령은 군무장관으로부터 보고서를 하나 받았다.

그는 심각한 표정으로 그것을 읽어내려갔다.

[어제 새벽 남북한 경계선 부근에서 연이은 지뢰 폭발]

[계속된 사격 소리와 함께 소규모 교전이 있던 것으로 추정.]

[그 이후 자주포도 여러 발 발포.]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죠?”

보고서를 다 읽은 에이든은 앞에 대기하고 있는 군무장관에게 물었다.

“지금 계속해서 파악 중입니다. 하지만 아직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한국은 뭐라고 하던가요?”

“자기들도 무슨 상황인지 잘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모르겠다라…….”

에이든 대통령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계속해서 모르쇠 작전으로 나오겠다 이건가?”

“한국이 분명 무엇을 숨기고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대비를 잘해놨는지 도저히 증거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군무장관은 답답해하며 말했다.

“모르쇠 작전으로 임하면 우리가 어떻게 하지 못할 거라 착각하고 있나 봅니다. 우리 미국을 그렇게 계속 호구 취급하고 있다면 힘을 보여줘서 그 잘난 콧대를 눌러버려야겠군요.”

에이든 대통령은 결단하며 말했다.

“패를 드러낼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줘야겠군요.”

***

“그래서 북한 방문은 어땠어?”

“재밌더라. 무슨 게임 하는 거 같기도 했고.”

일수는 스테이크를 크게 한입 베어 물며 신나게 말했다.

“이야- 진짜 여기는 먹을 때마다 감격스럽네.”

“진짜요. 완전 맛있어요.”

수진이도 앞에 놓인 관자 요리를 먹으며 감탄했다.

“아! 너는 여기 처음이지?”

“네. 일수 오빠가 이 레스토랑에 오면 무조건 반할 거라고 장담했는데 정말이네요. 여기는 대박입니다.”

난 지금 테스트를 훌륭하게 마치고 온 둘을 위해 한턱 쏘고 있는 중이다.

물 한 병에 만 원하는 그곳이다.

“그치? 완전 짱이지? 자주 오는 기회 아니니까 많이 먹어. 엄청 비싸서 나도 라일이가 데리고 올 때만 와.”

“네. 이것만으로는 부족해서 좀 더 시켜야겠어요.”

수진이와 일수는 둘이 죽이 아주 척척 잘 맞으며 메뉴를 고르고 있었다.

그 모습이 난 보기 좋았다.

마치 시트콤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랄까?

“고생하고 왔는데 이 정도는 내가 해 줄 수 있지. 마음껏 먹어라.”

“그러면 눈치 안 보고 잘 즐기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요!”

일수와 수진이는 고른 음식들을 거침없이 주문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음식 양이 많다.

너희……. 그거 다 먹을 수는 있냐?

나는 마냥 해맑은 녀석들을 보며 기가 차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댔다.

“수진이 너는 꽤 즐기는 것 같더라?”

“간만에 스트레스 제대로 풀었습니다. 방어에 신경 쓸 필요가 없으니까 재밌더라고요.”

수진이는 그때만 생각하면 신이 나는지 기분이 조금 업 된 것처럼 보였다.

“다행이네.”

“다음에도 이런 작전 또 시켜주십시오. 전 확실히 공부보다는 이게 맞는 것 같아요.”

갑자기 의욕적으로 나오는 수진이었다.

“그래. 또 재밌는 게 기다리고 있을 거니니까. 기대해.”

“하하하. 그렇게 말하니까 또 불안해지기는 하네요. 다음에는 어디를 보내시려고요?”

“비밀이야.”

“칫. 치사하네요.”

띠리리리-!

때마침 전화가 울렸다.

박이나에게서 온 것이었다.

“나중에 이야기하자.”

나는 얼른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라일 씨.”

“네. 이나 씨. 어쩐 일이세요?”

“해외 지사와 관련해서 같이 의논해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

프렌드쉽의 열기는 식을 줄을 몰랐고 이제는 정말 세계적인 게임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온 나라에서 인기를 끌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각국에서는 자기 나라에 디씨소프트 지사가 설립되기를 희망하고 있었다.

아마 박이나는 계속된 요청에 어떻게 해야 할지를 나와 상의하고 싶은 것 같았다.

“네. 안 그래도 그 일과 관련해서 이나 씨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었는데. 마침 잘됐네요.”

“부탁이요?”

박이나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그녀는 내가 무슨 말을 할지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

당연하다.

그녀 입장에서는 지금부터 내가 하는 소리가 밑도 끝도 없을 테니까.

“네. 일단 멕시코 지사부터 우선적으로 설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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