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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화. 데이터 쉴드 성능 테스트 (1) (79/201)

78화. 데이터 쉴드 성능 테스트 (1)

“청소라고요?”

백 대통령은 궁금해하며 물었다.

이건 걱정보다는 설레는 것에 더 가까웠다.

“하하. 또 무슨 일을 꾸미려는 겁니까?”

“제가 정보를 공개했는데도 아직도 항복하지 않은 채 배 째라는 놈들 있잖아요. 이제 그놈들 정리해야죠.”

warrior 특별법이 발효된 이후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자수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자수하지 않고 버티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대부분 조직폭력배였다.

녀석들은 살기 위해서 서로 똘똘 뭉쳤고 그로 인해 경찰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데이터 쉴드를 경찰들에게 보급하겠습니다. 총과 칼은 쉽게 막을 수 있을 거예요. 그러면 이제 버티고 있는 놈들 잡아들이는 것은 식은 죽 먹기일 겁니다.”

“오! 좋네요. 보급 안 할 이유가 없습니다. 당장에 하죠.”

“역시 대통령님과는 대화가 잘 통하네요.”

“하하하. 그런가요? 그냥 라일 님을 신뢰하고 있는 것뿐입니다. 저를 한 번도 실망시키신 적이 없기 때문이죠.”

백 대통령은 기분 좋게 이야기했다.

“하하.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선택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나 역시도 나를 믿어주는 대통령으로 인해 기분이 좋아졌다.

“그럼 생산돼서 나오면 바로 보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저도 바로 지시하도록 하겠습니다.”

***

전국 조직폭력배 연합

warrior로 인해 입지가 좁아진 조직폭력배들이 살아남기 위해 만든 연합이다.

오직 돈으로만 움직이고, 경제적 이익이 없으면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던 그들이었지만, 위기를 직감했는지 이제는 살기 위해서 알아서 서로 도와주기 시작했다.

어떤 조직폭력배가 경찰로부터 공격받으면 그 주변의 조직폭력배들이 얼른 투입되어 그들을 도와주었다.

이렇다 보니 경찰들은 조직폭력배들을 제압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생각보다 조직폭력배들이 금방 잘 뭉치다 보니 경찰들 쪽에도 피해가 많았고, 다들 조직폭력배와 싸우는 것을 주저하기 시작했다.

반면 조직폭력배들의 자신감은 날로 높아져 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하하하. warrior 그 건방진 놈 때문에 잠시 위기가 있었지만, 이거 봐라. 자수한 놈들은 아주 병신들이지. 이렇게 버티면 될 것을 말이야.”

전국 조직폭력배 연합 대표 김석규는 부하들에게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맞습니다. 멍청한 놈들. 위기가 오면 극복할 생각을 해야지 바로 포기하다니요.”

“warrior 그 자식. 우리가 이렇게 나올 줄은 생각도 못 했을 겁니다. 하하하. 병신새끼.”

김석규의 부하들도 그의 말에 호응했다.

“석규 님!!!!”

그들이 그렇게 서로 자화자찬하고 있던 중 갑자기 부하 한 명이 소리를 지르며 그들에게 달려왔다.

“왜 그래?”

김석규는 사색이 되어 있는 부하에게 의아해하며 물었다.

“경찰들이 쳐들어왔습니다!!”

“하! 나! 새끼들 정신 못 차리고 또 오고 자빠졌다. 야. 넌 근데 그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그렇게 요란하게 말하냐?”

“그, 그게….”

다른 사람들은 평온한 반면, 그 동료는 계속 벌벌 떨고 있었다.

“지금 계속 싸우고 있는데요……. 녀석들에게 공격이 통하지 않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김석규는 깊은 인상을 쓰며 물었다.

그는 직감적으로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경찰들 주위로 파란 보호막이 있어서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공격해도 뚫을 수가 없어요. 그 보호막으로 인해 지금 저희들이 일방적으로 털리고 있습니다.”

김석규는 부하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전혀 이해되지 않았다.

그는 직접 전투 현장으로 가서 어떤 상황인지 확인하려 했다.

“안내해 봐.”

부하의 안내에 따라 김석규는 전투 현장에 도착했다.

“이건 대체 무슨……?”

그제야 그는 부하의 말이 이해가 되었다.

정말로 이상한 푸른 방어막이 경찰들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다.

김석규의 부하들은 칼과 쇠 파이프로 열심히 경찰들을 공격했지만, 그 방어막을 뚫을 수가 없었다.

“끄아아악!”

“이런 망할!!!!”

반면 경찰들은 여유롭게 그의 부하들을 정리해나갔다.

“저기 김석규다!!!”

누군가의 외침으로 경찰들의 시선이 김석규에게로 쏠리기 시작했다.

“이, 이런!”

아까까지 의기양양했던 김석규는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그는 거기서 죽어라 도망치기 시작했다.

경찰들은 곧바로 그를 뒤쫓아갔다.

“대, 대체 저게 뭐야?!!”

그의 상식으로는 이 상황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다.

“저도 모르겠습니다.”

같이 도망치는 부하들도 오리무중이기는 매한가지였다.

“거기 서라!!!”

그들이 한창 도망치고 있는데 갑자기 그들 앞으로 경찰들이 나타났다.

“칫!”

그들은 경찰들을 피해 곧바로 옆길로 방향을 틀어 달아났다.

“여깄다!”

하지만 또 얼마 못 가 경찰들이 앞을 막아서기 시작했다.

“젠, 젠장!!”

그들은 다시 뒤돌아서 도망치려고 했다.

하지만 뒤쫓아오던 경찰들이 바로 그들을 막아섰다.

“순순히 잡혀라. 이제 도망갈 곳 없다.”

“크윽!”

김석규는 완전히 궁지에 몰렸다.

그는 표독스럽게 경찰들을 노려보며 품에서 회칼을 꺼내 들었다.

“잡히긴 개뿔! 끝까지 싸울 거다.”

부하들도 그와 마찬가지로 칼을 꺼내 들었다.

“서장님. 애들 말이 안 통하네요.”

“내버려 둬. 굳이 맞고 싶나 보지.”

경찰들은 완전히 여유로웠다.

그들은 김석규 일당을 완전히 어린아이 보듯 얕잡아보고 있었다.

거기에 김석규는 약이 올랐다.

“죽어!!!!”

김석규는 악을 꽥꽥 지르며 경찰들에게 달려들었다.

그는 맨 앞에 있는 경찰을 칼로 찔렀다.

챙-!

하지만 그의 공격은 곧바로 생긴 푸른 보호막에 막혀버렸다.

“대, 대체 이게 뭐야?!!!!”

김석규는 질겁하며 소리를 질렀다.

챙-! 챙-! 챙-!

그는 열심히 칼을 휘둘렀지만 푸른 보호막은 끄떡없었다.

“하하하. 애쓴다. 애써.”

“흐아암- 하품이 나올 지경이네.”

경찰들은 혼자 열심히 칼을 휘두르는 김석규를 향해 비아냥거렸다.

“이만 잡아갈까요?”

“그러자.”

경찰들은 경찰봉을 꺼내 들었다.

“그럼 진압 시작하겠습니다.”

경찰들은 경찰봉으로 가볍게 손바닥을 두드리며 김석규에게 다가갔다.

그 모습에 김석규는 악에 받쳐 경찰들에게 달려들었다.

“죽어 이 개새…….”

퍼억-!!!!

경찰봉이 그대로 김석규의 대가리를 내려쳤다.

“커헉-!”

정통으로 머리를 맞은 김석규는 휘청거렸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경찰은 다시 김석규의 대가리를 경찰봉으로 내려쳤다.

퍼억-!!!!

머리에서 피가 튀기며 김석규는 그대로 졸도하며 쓰러졌다.

“뭐야? 끝이네?”

“아……. 이건 입가심도 안 되잖아.”

경찰들은 싱거운 듯이 말했다.

반면 같이 따라온 김석규의 부하들은 공포감으로 인해 벌벌 떨고 있었다.

“니들은 그냥 잡힐래? 아니면 저렇게 맞고 잡힐래?”

“다, 닥쳐!!!!”

그들은 그냥 냅다 칼을 들고 경찰들에게 달려들었다.

퍼억-!!! 퍼억-!!!!

그 결과는 그대로 대가리가 깨지는 것이었다.

김석규의 부하들도 마찬가지로 경쾌한 소리와 함께 기절해버렸다.

“여긴 다 정리됐습니다.”

경찰들은 무전기를 통해 상황 종료를 보고했다.

“하하하. 칼 든 놈들을 제압하는 게 이렇게 쉬운 일이었나요?”

한 경찰이 기절해있는 불량배들은 보며 새삼 감탄하며 말했다.

“진짜 이 데이터 쉴드라는 거 말도 안 된다.”

“그러게요. 총도 막아낸다면서요.”

“이것만 있으면 정말 두려울 게 없네요.”

경찰들은 보급받은 데이터 쉴드 장치를 보며 혀를 내둘렀다.

“게다가 범인들 위치 정보도 다 알려주다니. 이거 사기 아니에요?”

“내가 경찰이라는 것에 정말 감사한다. 범죄자 입장에서는 이건 정말 끔찍한 거야.”

“그러게요. 범죄 안 저지르고 살기를 정말 잘했어요. 그랬으면 어떻게 됐을지 끔찍하네요.”

그들은 자신의 처지에 감사하며 쓰러진 놈들을 연행해갔다.

***

경찰들에게 데이터 쉴드가 보급된 이후로 조직폭력배들은 빠르게 정리됐다.

공격도 다 막아주고 위치 정보까지 알려주는데 제압 못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경찰들은 자수를 안 하고 버티던 범죄자들을 싹 다 잡아들이기 시작했다.

이제 대한민국에서 범죄자는 씨가 말렸다.

“그 꿈만 같던 일이 실제로 벌어졌군요. 범죄자들이 완전히 사라지다니요…….”

백기완 대통령은 감탄하며 말했다.

“대한민국을 범죄가 하나도 없는 이상적인 나라로 만들어 주겠다는 약속 지켜드렸습니다.”

“하하하하하. 그게 정말로 이루어지다니요. 하하하하.”

백기완 대통령은 뭐가 재밌는지 혼자 호쾌하게 웃어댔다.

“정말 놀랐습니다.”

“이제 시작이에요. 데이터 쉴드 2차 버전 개발도 시작됐습니다.”

“2차도 개발할 셈이니까?”

백 대통령은 놀라워하며 물었다.

“네. 지금 버전은 총알까지는 막을 수 있지만, 그 이상은 무리거든요. 무엇보다 열에 취약해서 그 부분을 보완하려고 합니다. 2차가 개발되면 큰 폭발도 견뎌낼 수 있을 것입니다.”

“2차가 개발되면 정말 무서울 게 없겠네요.”

“그렇죠. 그걸 군대에 투입하면 우리 국방력은 이제 어마어마해집니다.”

“하하하하하하. 진짜 엄청나십니다.”

대통령은 만족해하며 웃었다.

“대한민국은 이제 세계 최강의 국가가 되겠군요.”

“이미 최강입니다. 제가 있으니까요.”

“하하하하. 반론의 여지가 없이 맞는 소리입니다.”

똑-! 똑-! 똑-!

그때 누군가 집무실 문을 두드렸다.

“잠시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그의 수행원이었다.

“들어오십시오.”

수행원의 얼굴 표정은 심각했다.

나는 이미 무슨 일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백 대통령을 향해 피식 웃었다.

내 미소에 백 대통령은 의아해하며 수행원에게 물었다.

“무슨 일입니까?”

“에이든 대통령에게서 또 연락이 왔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수행원의 말에 백 대통령은 나를 힐끗 쳐다봤다.

“걱정하지 마시고 항상 하던 대로 모르쇠 작전으로 나가세요. 그러면 아무 문제 없을 겁니다.”

“……알겠습니다.”

대통령은 수행원에게 말해 바로 에이든 대통령과 통화를 시작했다.

“백 대통령님. 그간 잘 지내셨습니까?”

에이든은 친근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나 이전에도 그렇듯 그 안에는 경계심과 약간의 적의가 담겨 있었다.

“네. 아무 탈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에이든 대통령님도 잘 지내셨습니까?”

“아니요. 못 지냈습니다.”

통상적인 인사말에 에이든 대통령은 딴지를 걸었다.

의도가 담긴 말인 게 분명했다.

“……왜 그러십니까? 무슨 일 있습니까?”

“당신들 한국 때문에 편하게 있질 못하겠군요.”

“…….”

에이든 대통령은 돌려 말할 것 없이 직설적으로 말했다.

백 대통령은 그런 에이든 대통령의 태도에 적잖이 당황했다.

나는 괜찮으니까 쫄지 말라고 옆에서 조용히 신호를 보냈다.

백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였다.

“갑자기 그렇게 말씀하시니 당황스럽네요. 뭐가 문제입니까?”

“당신네들이 너무 신경 쓰여서 말이죠. 분명 음흉한 계획이 있는데 그걸 드러내놓질 않으니 저희 입장에서 답답하지 않겠습니까?”

“저희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데 대체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백 대통령은 에이든 대통령의 말에 불쾌해하며 따졌다.

“하!”

에이든 대통령은 코웃음을 쳤다.

“일단 뭐 하나만 물어봅시다. 최근 러시아에서 멕시코 마약 카르텔 놈들과 러시아 마피아들끼리 교전이 있었더군요. 알고 계셨습니까?”

“그런 일에 관심을 가질 정도로 여유롭지는 않아서요.”

“그렇습니까?”

에이든 대통령은 피식했다.

이 녀석…….

보아하니 백 대통령의 반응을 보기 위해서 일부러 그를 떠보고 있었다.

“그건 그렇다 칩시다. 연천에서는 왜 총소리가 들린 겁니까?”

성능 테스트를 할 때를 말하는가 보다.

한번 들켜서 스파이들이 잡혔음에도 불구하고 이놈들은 연구소를 감시하도록 계속해서 스파이를 보냈다.

아예 배 째라는 식이었다.

나는 이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냥 내버려 두었다.

괜히 건들면 더 오기를 부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어차피 안으로 들어오지도 못하니까 상관없었다.

근데 고작 잡는다는 트집이 저거다.

“군수 공장에서 성능 테스트하는 건데 당연한 거 아닙니까?”

백기완 대통령은 의뭉을 떨며 잘 말했다.

“하하. 그런가요……?”

에이든은 갑자기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면 그 무기 좀 저희에게 보여주실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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